줌 인&아웃
    에어컨 논쟁 올여름 서유럽에서는 40도가 넘는 폭염(暴炎)으로 ‘에어컨 논쟁’이 벌어졌다. 에어컨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 2024년 파리 올림픽 당시에 에어컨이 없는 선수촌이 문제가 되었었다. 그때 프랑스는 파리의 평균 기온이 26.5도라는 것, 선수촌 아파트가 지열 에너지를 이용해 실내 기온을 떨어뜨리는 시스템을 사용한다는 점을 들며 에어컨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안을 식히기 위해 밖을 덥히는’ 에어컨의 사악함을 문제 삼았다. 에어컨 사용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 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좀 다르다. 최고 40도가 넘는 폭염이 6월 말부터 이어지면서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선풍기와 에어컨의 판매가 급증했는데, 그러자 에어컨 설치에 대한 찬반 논쟁이 일었다. 프랑스는 1971년 세계 최초로 환경부를 설립한 나라로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에어컨 설치에 대한 규제가 까다롭다. 여기에 오래된 건축물이 많아 실제로 에어컨의 설치가 어렵다. 하지만 폭염이 2주 이상 지속되면서 에어컨 도입에 대한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학교나 병원 등의 에어컨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다. 이 문제는 정치권 내에서 이념 공방으로 발전했으며 내년에 치러지는 대선에 ‘에어컨 규제 해제’가 주요 쟁점으로까지 떠올랐다.         우리나라도 지금은 에어컨이 필수 가전제품인 듯하지만 사실 얼마 전까지도 에어컨은 좀 사는 집에서나 사용하는 가전제품이었다. 내 기억에 15년 전만 해도 아주 더운 날이 일주일 정도였는데, 그때를 제외하고 굳이 에어컨이 필요 없었던 듯하다. 그래서 남편이...
    에어컨 논쟁 올여름 서유럽에서는 40도가 넘는 폭염(暴炎)으로 ‘에어컨 논쟁’이 벌어졌다. 에어컨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 2024년 파리 올림픽 당시에 에어컨이 없는 선수촌이 문제가 되었었다. 그때 프랑스는 파리의 평균 기온이 26.5도라는 것, 선수촌 아파트가 지열 에너지를 이용해 실내 기온을 떨어뜨리는 시스템을 사용한다는 점을 들며 에어컨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안을 식히기 위해 밖을 덥히는’ 에어컨의 사악함을 문제 삼았다. 에어컨 사용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 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좀 다르다. 최고 40도가 넘는 폭염이 6월 말부터 이어지면서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선풍기와 에어컨의 판매가 급증했는데, 그러자 에어컨 설치에 대한 찬반 논쟁이 일었다. 프랑스는 1971년 세계 최초로 환경부를 설립한 나라로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에어컨 설치에 대한 규제가 까다롭다. 여기에 오래된 건축물이 많아 실제로 에어컨의 설치가 어렵다. 하지만 폭염이 2주 이상 지속되면서 에어컨 도입에 대한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학교나 병원 등의 에어컨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다. 이 문제는 정치권 내에서 이념 공방으로 발전했으며 내년에 치러지는 대선에 ‘에어컨 규제 해제’가 주요 쟁점으로까지 떠올랐다.         우리나라도 지금은 에어컨이 필수 가전제품인 듯하지만 사실 얼마 전까지도 에어컨은 좀 사는 집에서나 사용하는 가전제품이었다. 내 기억에 15년 전만 해도 아주 더운 날이 일주일 정도였는데, 그때를 제외하고 굳이 에어컨이 필요 없었던 듯하다. 그래서 남편이...
진달래
2026.08.31 | 조회 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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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타는 지구를 실감하는 8월이 되면 곧바로 9월의 ‘기후대행진’을 떠올린다. 지구의 기후위기를 알리고, 대책을 마련하자고 외치며 행진하는 아스팔트 위를 문탁의 친구들은 매년 함께 걸었다. 그리고 그 한 달여 전부터 참여 분위기를 만들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파지사유 친구들이 잘한다. 2026년 올해에는 무얼 할까? 정부에서는 야심차게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였다. 이미 AI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음에도 어떻게 이런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되었는지 의아했다. 그러니 이번에는 공부를 같이 해보자. AI에 대해, 파운데이션 모델이 어떻다는 기술적 측면, 반도체와 주가, 인간 정서나 지능에 미치는 영향, 일자리 대체의 두려움 등, 이런저런 평가들이 있지만 생태적인 측면의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았다. 따라서 한 권의 책 『AI와 기후의 미래』를 가지고 세미나를 열었다. 디지털전환과 생태전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던 4회차에 걸친 세미나를 스케치해 본다.     OTT와의 이별은 어려워       “디지털 과소비에서 디지털 절제로… 전용기도 없고 채식을 지향하면서도 ott 중독은 끊기가 어렵다. 화질을 낮추고 봐야 할까?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라는데(111), 도대체 ‘개인’이 어디까지 해야 하는 걸까 싶으면서, 숨겨두었던 내 안의 ‘기후냉소주의’가 꿈틀하는 게 느껴진다. ㅠㅠ”   이 메모는 세미나에 참여한 참이 쓴 것으로, 『AI와 기후의 미래』 111쪽에서 디지털 과소비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한 데 대한 짧은 소회이다. ‘기후냉소주의’ 운운하지만, 사실 참은 누구보다 생태적 실천에 앞장서는 사람이다. 참뿐만 아니라 세미나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기후위기를 살피며 동물권, 플라스틱, 에너지 문제에 큰 관심을...
      불타는 지구를 실감하는 8월이 되면 곧바로 9월의 ‘기후대행진’을 떠올린다. 지구의 기후위기를 알리고, 대책을 마련하자고 외치며 행진하는 아스팔트 위를 문탁의 친구들은 매년 함께 걸었다. 그리고 그 한 달여 전부터 참여 분위기를 만들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파지사유 친구들이 잘한다. 2026년 올해에는 무얼 할까? 정부에서는 야심차게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였다. 이미 AI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음에도 어떻게 이런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되었는지 의아했다. 그러니 이번에는 공부를 같이 해보자. AI에 대해, 파운데이션 모델이 어떻다는 기술적 측면, 반도체와 주가, 인간 정서나 지능에 미치는 영향, 일자리 대체의 두려움 등, 이런저런 평가들이 있지만 생태적인 측면의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았다. 따라서 한 권의 책 『AI와 기후의 미래』를 가지고 세미나를 열었다. 디지털전환과 생태전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던 4회차에 걸친 세미나를 스케치해 본다.     OTT와의 이별은 어려워       “디지털 과소비에서 디지털 절제로… 전용기도 없고 채식을 지향하면서도 ott 중독은 끊기가 어렵다. 화질을 낮추고 봐야 할까?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라는데(111), 도대체 ‘개인’이 어디까지 해야 하는 걸까 싶으면서, 숨겨두었던 내 안의 ‘기후냉소주의’가 꿈틀하는 게 느껴진다. ㅠㅠ”   이 메모는 세미나에 참여한 참이 쓴 것으로, 『AI와 기후의 미래』 111쪽에서 디지털 과소비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한 데 대한 짧은 소회이다. ‘기후냉소주의’ 운운하지만, 사실 참은 누구보다 생태적 실천에 앞장서는 사람이다. 참뿐만 아니라 세미나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기후위기를 살피며 동물권, 플라스틱, 에너지 문제에 큰 관심을...
자누리
2026.08.31 | 조회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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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맥은 문탁회원들과 함께 『코리안 젠더워』를 읽고, VOL3호의 주제를 페미니즘과 젠더 전쟁으로 잡았다. 굳이 ‘전쟁’이라는 표현을 써야 하느냐는 논란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가 전쟁을 방불케 할 만큼 심각하다는 것, 그리고 전쟁이 정치의 다른 얼굴이라면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도 여성혐오의 민낯을 대면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 글은 20대에서 60대까지 문탁에서 공부하는 회원 6명이 젠더전쟁을 주제로 나눈 토론을 정리한 것이다.   토론 참석자 문탁 회원: 새은(20대), 동은(30대), 가마솥(60대·남) 파지사유 페미니즘 세미나 회원: 노을(40대), 무사(40대), 참(50대) 사회 및 정리: 문맥 편집팀 요요         “낯선 페미니즘에서 연대의 페미니즘으로”   요요/ 문탁에서는 2010년대 후반 페미니즘 리부트 시기에 정희진, 손희정, 권김현영 등을 초대해 연속 강의를 연 적이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영영페미니스트들의 행동양식은 낯설게 느껴졌지요. 하지만 이후 백래시를 지켜보고, 또 계엄과 탄핵을 거치며 응원봉을 든 새로운 여성 세대를 목격하면서 젊은 페미니스트들에 대한 이해와 연대의 마음도 커졌습니다. 최근 문탁에서는 『코리안 젠더워』를, 파지사유에서는 『디지털 페미니즘』을 읽었는데요. 두 세미나에 모두 참여한 참님께 먼저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참/ N번방 사건이나 딥페이크처럼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 여성혐오 범죄는 이제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OTT 영화 <소년의 시간>을 통해 인셀 문화((비자발적 독신을 뜻하는 말로 성적 좌절의 원인이 여성에게 있다고 보는 남성들의 문화)도 이전보다 더 잘 알려졌고요.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 세대는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여성혐오와...
    문맥은 문탁회원들과 함께 『코리안 젠더워』를 읽고, VOL3호의 주제를 페미니즘과 젠더 전쟁으로 잡았다. 굳이 ‘전쟁’이라는 표현을 써야 하느냐는 논란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가 전쟁을 방불케 할 만큼 심각하다는 것, 그리고 전쟁이 정치의 다른 얼굴이라면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도 여성혐오의 민낯을 대면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 글은 20대에서 60대까지 문탁에서 공부하는 회원 6명이 젠더전쟁을 주제로 나눈 토론을 정리한 것이다.   토론 참석자 문탁 회원: 새은(20대), 동은(30대), 가마솥(60대·남) 파지사유 페미니즘 세미나 회원: 노을(40대), 무사(40대), 참(50대) 사회 및 정리: 문맥 편집팀 요요         “낯선 페미니즘에서 연대의 페미니즘으로”   요요/ 문탁에서는 2010년대 후반 페미니즘 리부트 시기에 정희진, 손희정, 권김현영 등을 초대해 연속 강의를 연 적이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영영페미니스트들의 행동양식은 낯설게 느껴졌지요. 하지만 이후 백래시를 지켜보고, 또 계엄과 탄핵을 거치며 응원봉을 든 새로운 여성 세대를 목격하면서 젊은 페미니스트들에 대한 이해와 연대의 마음도 커졌습니다. 최근 문탁에서는 『코리안 젠더워』를, 파지사유에서는 『디지털 페미니즘』을 읽었는데요. 두 세미나에 모두 참여한 참님께 먼저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참/ N번방 사건이나 딥페이크처럼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 여성혐오 범죄는 이제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OTT 영화 <소년의 시간>을 통해 인셀 문화((비자발적 독신을 뜻하는 말로 성적 좌절의 원인이 여성에게 있다고 보는 남성들의 문화)도 이전보다 더 잘 알려졌고요.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 세대는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여성혐오와...
Moon*Mag
2026.06.30 | 조회 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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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웹진 원고를 부탁받았을 때, 솔직히 도망치고 싶었다. 우리 문탁 회원들 중에는 나보다 페미니즘을 더 깊이 공부하고, 더 치열하게 문제의식을 품고 살아온 이들이 많다. 굳이 왜 내가 이 글을 써야 하나 싶어 한참을 망설였다. 사실 회원들과 함께 《코리안 젠더 워》를 읽을 때만 해도, 내게 이 책은 어딘가 건조하고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세 남매 중 외딸로 자라 나름의 대우를 받았고, 주로 여성이 많은 직장에서 일해왔기에 "남자한테 치여본 적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도 그 전장에 있었다 그런 내 생각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책을 읽으며 내 삶의 궤적을 복기하면서부터였다. 최근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남자들만 모여 담배를 피우며 회사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그 자리에 주인공 김고은이 아무렇지 않게 끼어들어 그들 사이에 서고, 담배에 불을 붙인 채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흐름을 흔든다. 인상적인 장면이었지만, 그때의 나는 그것을 어딘가 과장된 설정처럼 여기며 가볍게 넘겨버렸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내가 지나온 조직 역시 그 장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직속상관이었던 상무이사는 “여자랑 일해보는 게 처음이라 그렇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고, 내가 배제된 남자들만의 술자리에서 회사의 중요한 일들이 결정되곤 했다. 배제가 일상이 된 조직에서 당시의 나는 분노를 터뜨리기보다, 그곳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문제를 드러내기보다 조용히 이직을 택했고, 그 선택을 합리화했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처음 웹진 원고를 부탁받았을 때, 솔직히 도망치고 싶었다. 우리 문탁 회원들 중에는 나보다 페미니즘을 더 깊이 공부하고, 더 치열하게 문제의식을 품고 살아온 이들이 많다. 굳이 왜 내가 이 글을 써야 하나 싶어 한참을 망설였다. 사실 회원들과 함께 《코리안 젠더 워》를 읽을 때만 해도, 내게 이 책은 어딘가 건조하고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세 남매 중 외딸로 자라 나름의 대우를 받았고, 주로 여성이 많은 직장에서 일해왔기에 "남자한테 치여본 적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도 그 전장에 있었다 그런 내 생각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책을 읽으며 내 삶의 궤적을 복기하면서부터였다. 최근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남자들만 모여 담배를 피우며 회사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그 자리에 주인공 김고은이 아무렇지 않게 끼어들어 그들 사이에 서고, 담배에 불을 붙인 채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흐름을 흔든다. 인상적인 장면이었지만, 그때의 나는 그것을 어딘가 과장된 설정처럼 여기며 가볍게 넘겨버렸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내가 지나온 조직 역시 그 장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직속상관이었던 상무이사는 “여자랑 일해보는 게 처음이라 그렇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고, 내가 배제된 남자들만의 술자리에서 회사의 중요한 일들이 결정되곤 했다. 배제가 일상이 된 조직에서 당시의 나는 분노를 터뜨리기보다, 그곳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문제를 드러내기보다 조용히 이직을 택했고, 그 선택을 합리화했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두루미
2026.06.30 | 조회 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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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탁의 커머닝, 중장년 이야기      문*맥 5월호 주제는 “커먼즈(commons)”이다. 사실 ‘커먼즈’라는 주제를 받았을 때 너무 구태의연한 주제라고 생각했다. 문탁은 ‘인문학 공동체’다. 따라서 처음 문탁에 발 들여놓았을 때부터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해 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공동체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고? 하지만 막상 《커먼즈란 무엇인가》를 읽고 나니 정말 내가 공동체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혹은 커머닝(commonimg, 공통화하다)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커먼즈란 무엇인가》에 의하면 커먼즈는 이전에는 ‘공유지’, ‘공유재’, ‘공유자원’ 등으로 번역되었지만 이후에 그것만으로는 커먼즈의 뜻을 제대로 담을 수 없다는 인식이 자라났다고 한다. 커먼즈 이론가들과 활동가들 등등은 커먼즈를 단순히 자원으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그 의미를 활동이자 관계로 확장했다. 네그리는 “공통적인 것은 너와 내가 무언가를 함께 할 때 만들어지는 것”으로 커먼즈를 “무언가를 함께 하는 활동 그 자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문탁의 활동, 즉 우리가 함께 활동하는 것 자체가 커먼즈일까? 우리는 어떤 활동을 하고, 어떤 공통적인 것을 만들어 내고 있을까? 우리는 맥잡기 세미나에서 이런 질문들을 토대로 《커먼즈란 무엇인가》를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기로 했다. 뻔해 보였던 주제지만 세미나를 통해 우리가 ‘공통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각각 다른 맥락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더욱이, 당연하겠지만 청년과 장년의 감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 중장년에게 있어 문탁은 어떤 커먼즈일까?      문탁 커먼즈의 꽃, 에세이 발표날      맥잡기 세미나를 하는...
문탁의 커머닝, 중장년 이야기      문*맥 5월호 주제는 “커먼즈(commons)”이다. 사실 ‘커먼즈’라는 주제를 받았을 때 너무 구태의연한 주제라고 생각했다. 문탁은 ‘인문학 공동체’다. 따라서 처음 문탁에 발 들여놓았을 때부터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해 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공동체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고? 하지만 막상 《커먼즈란 무엇인가》를 읽고 나니 정말 내가 공동체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 혹은 커머닝(commonimg, 공통화하다)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커먼즈란 무엇인가》에 의하면 커먼즈는 이전에는 ‘공유지’, ‘공유재’, ‘공유자원’ 등으로 번역되었지만 이후에 그것만으로는 커먼즈의 뜻을 제대로 담을 수 없다는 인식이 자라났다고 한다. 커먼즈 이론가들과 활동가들 등등은 커먼즈를 단순히 자원으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그 의미를 활동이자 관계로 확장했다. 네그리는 “공통적인 것은 너와 내가 무언가를 함께 할 때 만들어지는 것”으로 커먼즈를 “무언가를 함께 하는 활동 그 자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문탁의 활동, 즉 우리가 함께 활동하는 것 자체가 커먼즈일까? 우리는 어떤 활동을 하고, 어떤 공통적인 것을 만들어 내고 있을까? 우리는 맥잡기 세미나에서 이런 질문들을 토대로 《커먼즈란 무엇인가》를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기로 했다. 뻔해 보였던 주제지만 세미나를 통해 우리가 ‘공통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각각 다른 맥락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더욱이, 당연하겠지만 청년과 장년의 감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 중장년에게 있어 문탁은 어떤 커먼즈일까?      문탁 커먼즈의 꽃, 에세이 발표날      맥잡기 세미나를 하는...
진달래
2026.05.01 | 조회 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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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탁의 커머닝, 청년의 이야기      지난 호 문*맥에서 나는 ‘전환’을 주제로 문탁 네트워크가 겪고 있는 ‘인류세의 곤경’, 그리고 문탁이 가져야 할 새로운 비전에 대해 적었다. ‘인류세의 곤경’은 갈수록 인문학 공동체에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으며 사회의 욕망은 더더욱 화폐로 귀결되고 있다는 것이었고, 그에 대한 문탁의 새로운 비전은 이사와 문*맥 발행, 즉 더 다양한 이들과의 만남을 도모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맥 5월호 주제는 “커먼즈(commons)”다. 나는 이 주제가 시의적절하다고 느꼈다. 문탁이 이사를 하고 변혁을 꾀하고 있는 시점에서, ‘공동체’란 무엇인지, 문탁은 어떤 감각을 가지고 사람들과 관계 맺을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커먼즈’ 혹은 ‘공동체’란 무엇인지 그 개념을 명확히 하고, 구성원들의 감각을 정교하게 맞출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한디디의 『커먼즈란 무엇인가』를 함께 읽었다.          한디디에 따르면 “커먼즈(commons)는 함께 섞고 나누는 활동, 즉 커머닝(commoning/공통하기)이다(p.19)”. ‘함께 살아간다는 감각’(p.58)이기도 하고, ‘무언가를 함께 하는 활동 그 자체’(p.12)이기도 하다. 삶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다른 존재들과 관계 맺고, 그들과 함께 함으로써만 삶은 살아진다. 요컨대 커먼즈는 삶에 기본적으로 내재된 요소, 즉 ‘함께 함’이면서, 동시에 그런 감각을 가지고 만들어지는 활동들을 말한다. 반면 자본주의는 점점 삶과 커먼즈를 분리해내고, 다른 방식으로 관계를 재조직하려 한다. ‘공유지’와 ‘함께 살아간다는 감각’은 ‘소유’와 ‘화폐에 대한 욕망’으로 전환되었고, 공동체적 관계는 자본주의에 최적화된 핵가족과 개인을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이를 통해 생산성은 극대화되었지만, 우리의 삶은...
문탁의 커머닝, 청년의 이야기      지난 호 문*맥에서 나는 ‘전환’을 주제로 문탁 네트워크가 겪고 있는 ‘인류세의 곤경’, 그리고 문탁이 가져야 할 새로운 비전에 대해 적었다. ‘인류세의 곤경’은 갈수록 인문학 공동체에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으며 사회의 욕망은 더더욱 화폐로 귀결되고 있다는 것이었고, 그에 대한 문탁의 새로운 비전은 이사와 문*맥 발행, 즉 더 다양한 이들과의 만남을 도모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맥 5월호 주제는 “커먼즈(commons)”다. 나는 이 주제가 시의적절하다고 느꼈다. 문탁이 이사를 하고 변혁을 꾀하고 있는 시점에서, ‘공동체’란 무엇인지, 문탁은 어떤 감각을 가지고 사람들과 관계 맺을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커먼즈’ 혹은 ‘공동체’란 무엇인지 그 개념을 명확히 하고, 구성원들의 감각을 정교하게 맞출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한디디의 『커먼즈란 무엇인가』를 함께 읽었다.          한디디에 따르면 “커먼즈(commons)는 함께 섞고 나누는 활동, 즉 커머닝(commoning/공통하기)이다(p.19)”. ‘함께 살아간다는 감각’(p.58)이기도 하고, ‘무언가를 함께 하는 활동 그 자체’(p.12)이기도 하다. 삶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다른 존재들과 관계 맺고, 그들과 함께 함으로써만 삶은 살아진다. 요컨대 커먼즈는 삶에 기본적으로 내재된 요소, 즉 ‘함께 함’이면서, 동시에 그런 감각을 가지고 만들어지는 활동들을 말한다. 반면 자본주의는 점점 삶과 커먼즈를 분리해내고, 다른 방식으로 관계를 재조직하려 한다. ‘공유지’와 ‘함께 살아간다는 감각’은 ‘소유’와 ‘화폐에 대한 욕망’으로 전환되었고, 공동체적 관계는 자본주의에 최적화된 핵가족과 개인을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이를 통해 생산성은 극대화되었지만, 우리의 삶은...
우현
2026.05.01 | 조회 537
줌 인&아웃
      <‘전환’에 대한 사적이면서 사적이지 않은 스몰토크 지상 중계> 문탁네트워크는 2025년 말, 17년 간 머물렀던 둥지를 떠나 새 공간으로 이사했다. 이사를 결정하고 실제 이사를 단행하는 동안, 우리는 이것이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문탁의 전환을 불러오는 사건이라는 것에 공감했다. 그래서 문탁회원 세 사람을 초대해 ‘전환’을 키워드로 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웹진 편집 팀의 요요가 사회를 보았고, 봄날이 정리했다.)     참석자 소개   봄날: 문탁에서 공부를 시작한 지 15년. 고전공부를 한다. 탁구도 잘 치고 노래도 잘하고 심지어 새 터전의 인테리어도 그의 손을 안 거친 것이 없는 팔방미인. 그러나 공부는 늘 고민이다.       라겸: 문탁에서 공부를 시작한 지 10년. 작년에 갑자기 눈이 나빠지면서 문탁을 떠날까 말까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다시 문탁의 일상에 합류하며 ‘월간 읽기’ 세미나를 런칭했다. 근(육을)부(탁)해 신입멤버이기도 하다.       효주: 문탁생활 3년차. 사랑스런 반려종 레오와 함께 산다. 나이로는 청년과 중장년 사이지만 주로 청년들과 공부하고 있다. 문탁 이사 과정에서 TF팀에 합류하며 인문학 공동체 답사도 하고, 관심사와 활동반경을 넓혀왔다. 아직도 문탁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다.         Q1. 오늘의 주제인 ‘전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봄날) 저는 영화 <패터슨>과 <서칭 포 슈가맨>을 좋아해요. 두 영화 모두 단절로서의 전환과는 거리가 먼 사람의 삶을 보여주고 있어요. 특히 <패터슨>에서 주인공 패터슨은 늘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을 살고,...
      <‘전환’에 대한 사적이면서 사적이지 않은 스몰토크 지상 중계> 문탁네트워크는 2025년 말, 17년 간 머물렀던 둥지를 떠나 새 공간으로 이사했다. 이사를 결정하고 실제 이사를 단행하는 동안, 우리는 이것이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문탁의 전환을 불러오는 사건이라는 것에 공감했다. 그래서 문탁회원 세 사람을 초대해 ‘전환’을 키워드로 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웹진 편집 팀의 요요가 사회를 보았고, 봄날이 정리했다.)     참석자 소개   봄날: 문탁에서 공부를 시작한 지 15년. 고전공부를 한다. 탁구도 잘 치고 노래도 잘하고 심지어 새 터전의 인테리어도 그의 손을 안 거친 것이 없는 팔방미인. 그러나 공부는 늘 고민이다.       라겸: 문탁에서 공부를 시작한 지 10년. 작년에 갑자기 눈이 나빠지면서 문탁을 떠날까 말까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다시 문탁의 일상에 합류하며 ‘월간 읽기’ 세미나를 런칭했다. 근(육을)부(탁)해 신입멤버이기도 하다.       효주: 문탁생활 3년차. 사랑스런 반려종 레오와 함께 산다. 나이로는 청년과 중장년 사이지만 주로 청년들과 공부하고 있다. 문탁 이사 과정에서 TF팀에 합류하며 인문학 공동체 답사도 하고, 관심사와 활동반경을 넓혀왔다. 아직도 문탁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다.         Q1. 오늘의 주제인 ‘전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봄날) 저는 영화 <패터슨>과 <서칭 포 슈가맨>을 좋아해요. 두 영화 모두 단절로서의 전환과는 거리가 먼 사람의 삶을 보여주고 있어요. 특히 <패터슨>에서 주인공 패터슨은 늘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을 살고,...
우현
2026.03.01 | 조회 557
줌 인&아웃
        문탁 새 터전 집들이에 찾아와 주신 많은 분들!     2026년, 17년 만에 처음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간을 옮겼다. 올 해로 문탁 활동 8년차가 되는 나에게도, 3년 전 처음으로 문탁에 접속하신 효주샘에게도, 17년동안 회계로 활동해 오신 인디언샘 모두에게 큰 사건이었다. 잘 지내던 터전을 떠나 새 공간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는 꽤나 복잡했다. 집주인과의 트러블, 신규 회원의 접속 부진, 공부의 미진함... 반면 우리가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적어낸 이사의 이유는 단 한 마디였다. “인류세의 곤경 속에서 우리 공부의 새로운 비전을 찾으러~” 사실 내가 봐도 이 문장은 아리송하다. ‘인류세의 곤경’이란 무엇이고, 우리 공부의 ‘새로운 비전’은 무엇이란 말인가? 하지만 동시에 이 문장은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를 모두 포함하는 말이기도 했다. 아마도 이 글은 이 한 마디를 설명하는 글이 될 것이다. 문탁네트워크의 새 웹진 'MOON*MAG'(이하 '문맥')을 만들게 된 맥락도 포함해서...     ‘인류세의 곤경’ 우선 인류세라는 말부터 살펴보자.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는 네덜란드의 대기학자 파울 크뤼천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표현으로, 지구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주체가 ‘인간’이라는 맥락에서 제안된 개념이다. 이는 인류가 지구라는 행성에 끼친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암시하며, 그것이 주로 부정적인 영향력이었다는 것을 시사하기 위해 쓰이는 말이다. 미국의 작가 로이 스크랜턴은 이 개념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그의 저서 『인류세에서 죽음을 배우다』에서는 기후 분석 자료들을 통해 이미 현대문명은 종말을 피할 수 없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단언한다. 상업용 석탄과 자본주의...
        문탁 새 터전 집들이에 찾아와 주신 많은 분들!     2026년, 17년 만에 처음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간을 옮겼다. 올 해로 문탁 활동 8년차가 되는 나에게도, 3년 전 처음으로 문탁에 접속하신 효주샘에게도, 17년동안 회계로 활동해 오신 인디언샘 모두에게 큰 사건이었다. 잘 지내던 터전을 떠나 새 공간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는 꽤나 복잡했다. 집주인과의 트러블, 신규 회원의 접속 부진, 공부의 미진함... 반면 우리가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적어낸 이사의 이유는 단 한 마디였다. “인류세의 곤경 속에서 우리 공부의 새로운 비전을 찾으러~” 사실 내가 봐도 이 문장은 아리송하다. ‘인류세의 곤경’이란 무엇이고, 우리 공부의 ‘새로운 비전’은 무엇이란 말인가? 하지만 동시에 이 문장은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를 모두 포함하는 말이기도 했다. 아마도 이 글은 이 한 마디를 설명하는 글이 될 것이다. 문탁네트워크의 새 웹진 'MOON*MAG'(이하 '문맥')을 만들게 된 맥락도 포함해서...     ‘인류세의 곤경’ 우선 인류세라는 말부터 살펴보자.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는 네덜란드의 대기학자 파울 크뤼천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표현으로, 지구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주체가 ‘인간’이라는 맥락에서 제안된 개념이다. 이는 인류가 지구라는 행성에 끼친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암시하며, 그것이 주로 부정적인 영향력이었다는 것을 시사하기 위해 쓰이는 말이다. 미국의 작가 로이 스크랜턴은 이 개념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그의 저서 『인류세에서 죽음을 배우다』에서는 기후 분석 자료들을 통해 이미 현대문명은 종말을 피할 수 없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단언한다. 상업용 석탄과 자본주의...
우현
2026.03.01 | 조회 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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