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멍때리기
      <월산대군 태항아리>, 높이 36.3 cm,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 소장     분청사기는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를 잇는 도자기다. 15세기 중엽 세종과 세조 시기에 전성기를 맞이했는데, 그 대표작으로 위의 <월산대군 태항아리>를 꼽는 데 이론異論이 없을 정도라고. 표면을 촘촘히 도장 찍듯 메운 국화 무늬와 연꽃무늬, 풍만하면서도 흐트러짐 없는 곡선미와 비례미를 보여준다.   조선시대에는 아기의 장수와 안녕을 빌며, 정성껏 씻은 태를 항아리에 담아 길지吉地에 묻었던 일이 있다. 위 사진은 조선 월산대군의 태를 담은 항아리다. 월산대군은 세조의 맏손자다. 세조는 자손의 안녕과 왕조의 영원함을 바라는 마음을 당시 최고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분청사기 속에 담았다. 하지만 이런 바람과는 달리 월산대군의 운명은 불우했다. 세조가 세상을 떠난 뒤, 한명회의 사위였던 동생(성종)이 왕위를 이었고, 그는 권력의 중심에서 완전히 밀려나야 했기 때문이다. 야심 가득한 가문에서 태어났으나 정치를 등져야 했고, 예술적 재능과 풍류로 삶을 달래야 했던 월산대군. 1937년 그의 태실은 도굴되어 태항아리는 일본으로 반출되어 끝내 일본 땅 어느 박물관 유리 상자 속에 갇혔다. 이 기막히게 아름다운 태항아리에는 기구하고 애틋한 월산대군의 삶이 담겨 있다.         누룽지 : 고등학교 미술시간에 풍경화와 산수화가 다르다는 설명을 듣고 언젠가 중국의 미술사를 공부 해보고 싶어졌다. 소원을 이루고 있는 지금, 그림을 넘어 점점 술잔과 식기, 조리도구에 눈길이 간다.
      <월산대군 태항아리>, 높이 36.3 cm,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 소장     분청사기는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를 잇는 도자기다. 15세기 중엽 세종과 세조 시기에 전성기를 맞이했는데, 그 대표작으로 위의 <월산대군 태항아리>를 꼽는 데 이론異論이 없을 정도라고. 표면을 촘촘히 도장 찍듯 메운 국화 무늬와 연꽃무늬, 풍만하면서도 흐트러짐 없는 곡선미와 비례미를 보여준다.   조선시대에는 아기의 장수와 안녕을 빌며, 정성껏 씻은 태를 항아리에 담아 길지吉地에 묻었던 일이 있다. 위 사진은 조선 월산대군의 태를 담은 항아리다. 월산대군은 세조의 맏손자다. 세조는 자손의 안녕과 왕조의 영원함을 바라는 마음을 당시 최고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분청사기 속에 담았다. 하지만 이런 바람과는 달리 월산대군의 운명은 불우했다. 세조가 세상을 떠난 뒤, 한명회의 사위였던 동생(성종)이 왕위를 이었고, 그는 권력의 중심에서 완전히 밀려나야 했기 때문이다. 야심 가득한 가문에서 태어났으나 정치를 등져야 했고, 예술적 재능과 풍류로 삶을 달래야 했던 월산대군. 1937년 그의 태실은 도굴되어 태항아리는 일본으로 반출되어 끝내 일본 땅 어느 박물관 유리 상자 속에 갇혔다. 이 기막히게 아름다운 태항아리에는 기구하고 애틋한 월산대군의 삶이 담겨 있다.         누룽지 : 고등학교 미술시간에 풍경화와 산수화가 다르다는 설명을 듣고 언젠가 중국의 미술사를 공부 해보고 싶어졌다. 소원을 이루고 있는 지금, 그림을 넘어 점점 술잔과 식기, 조리도구에 눈길이 간다.
누룽지
2026.09.30 | 조회 81
유물;멍때리기
자작나무
2026.08.31 | 조회 100
유물;멍때리기
여요청자무문수선분(汝窯靑瓷無紋水仙盆) 11세기말-12세기초, 북송, 대만국립박물원       *여요(汝窯)는 북송 시기 5대 유명 자기 가마 중 하나이다. 황실 전용 도자기만 구웠는데, 그 생산시기(1086-1106)가 극히 짧아 남아있는 유물이 100점이 채 안된다고 한다. 그래서 경매에 한 번 출몰하면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비싸다고...^^     여요수선분은 종래로 두 가지 감상포인트가 있다. 하나는 색깔이다. ‘비 갠 뒤의 푸른 하늘에서 구름이 걷힌 곳’의 색을 구현하라는 황명에 따라 만들어졌다고 한다. 다른 하나는 기편이 없다. 개편(開片)이란 바탕흙(胎土)과 유약의 수축률이 달라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자기 표면의 균열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천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하는 우연으로 개편이 생기지 않았다. 모양, 색깔 그리고 제작 스토리가 하나가 되어 명성이 높은 유물이다.    여요수선분을 소개하기로 결심한 뒤, 어느날 리움미술관에서 판매되는 비슷한 찻잔을 보게 되었다. 색이 여요수선분과 유사하고 아름다워서 놀랐다. 개편도 없는 깔끔한 맛이 또 다른 여요를 보는 듯했다. 어라, 그러고 보니, 주위의 도자기들 중에도 개편이 없는 것이 많이 보였다. 그렇다면 현대에도 구현할 수 있는 이런 특징을 제외하고, 여요수선분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그 지난한 역사의 시공간을 넘어 온전한 형태로 지금 내 눈앞에 있다는 사실이, 그가 가진 자기 서사가 주는 감동이 아닐까?!          여유 : 안 그래도 괜찮은데 너무 쫓기듯 살아온 것 같습니다. ‘힘 빼고 천천히’ 살다 보면 여유로운 제가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문탁에서 함께 글 읽으며 그 여유의 한 자락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여요청자무문수선분(汝窯靑瓷無紋水仙盆) 11세기말-12세기초, 북송, 대만국립박물원       *여요(汝窯)는 북송 시기 5대 유명 자기 가마 중 하나이다. 황실 전용 도자기만 구웠는데, 그 생산시기(1086-1106)가 극히 짧아 남아있는 유물이 100점이 채 안된다고 한다. 그래서 경매에 한 번 출몰하면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비싸다고...^^     여요수선분은 종래로 두 가지 감상포인트가 있다. 하나는 색깔이다. ‘비 갠 뒤의 푸른 하늘에서 구름이 걷힌 곳’의 색을 구현하라는 황명에 따라 만들어졌다고 한다. 다른 하나는 기편이 없다. 개편(開片)이란 바탕흙(胎土)과 유약의 수축률이 달라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자기 표면의 균열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천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하는 우연으로 개편이 생기지 않았다. 모양, 색깔 그리고 제작 스토리가 하나가 되어 명성이 높은 유물이다.    여요수선분을 소개하기로 결심한 뒤, 어느날 리움미술관에서 판매되는 비슷한 찻잔을 보게 되었다. 색이 여요수선분과 유사하고 아름다워서 놀랐다. 개편도 없는 깔끔한 맛이 또 다른 여요를 보는 듯했다. 어라, 그러고 보니, 주위의 도자기들 중에도 개편이 없는 것이 많이 보였다. 그렇다면 현대에도 구현할 수 있는 이런 특징을 제외하고, 여요수선분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그 지난한 역사의 시공간을 넘어 온전한 형태로 지금 내 눈앞에 있다는 사실이, 그가 가진 자기 서사가 주는 감동이 아닐까?!          여유 : 안 그래도 괜찮은데 너무 쫓기듯 살아온 것 같습니다. ‘힘 빼고 천천히’ 살다 보면 여유로운 제가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문탁에서 함께 글 읽으며 그 여유의 한 자락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여유
2026.08.01 | 조회 91
유물;멍때리기
    <제질문고(祭姪文稿)> 당, 안진경 길이 72.32센티× 너비 28.16센티 타이완 고궁박물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더 자세한 작품 사진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안진경(顔眞卿, 709~785) : 당나라 때의 정치가이자 서예가. 오늘날 우리가 서예를 배우기 시작할 때 배우는 글자체가 바로 안진경체다. 그는 단정한 해서체 뿐만 아니라 행서와 초서에도 조예가 깊었다고 한다.   “그대를 어루만지며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질 듯 비통하고, 놀람과 슬픔으로 내 얼굴색마저 변하고 떨리네. 머지않은 길일을 기다려 그대의 묘소를 정하고자 하니, 혼령이 알아듣는다면 객지에서 오래 떠도는 것에 대해 한탄하지 말라.”(<제질문고> 중에서)   <제질문고>는 안녹산의 반란군에 맞서 싸우다 고립돼 살해당한 조카를 위해 쓴 안진경의 제문祭文이다. 해서사대가(楷書四大家) 중 하나로 불렸던 그였지만, 이 작품의 글자들은 휘갈겨져 있다. 게다가 곳곳에는 지저분하게 고친 글자투성이다. 얼핏 보면 졸문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우고 쓰기를 거듭한 글자 하나 하나에서 혈족을 잃은 그의 비통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조카의 죽음이라는 개인사를 통해서 그의 글은 국난으로 가족을 잃은 백성의 슬픔은 물론이고 나라 잃은 한 지식인의 분노까지도 보여준다.       달똥달 조선 그림에 대한 사랑으로 중국 그림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 거대함과 깊이에 다소 압도당했지만, 나날이 발견의 기쁨이 커지고 있다. 그 기쁨으로 중국 그림도, 조선 그림도 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제질문고(祭姪文稿)> 당, 안진경 길이 72.32센티× 너비 28.16센티 타이완 고궁박물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더 자세한 작품 사진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안진경(顔眞卿, 709~785) : 당나라 때의 정치가이자 서예가. 오늘날 우리가 서예를 배우기 시작할 때 배우는 글자체가 바로 안진경체다. 그는 단정한 해서체 뿐만 아니라 행서와 초서에도 조예가 깊었다고 한다.   “그대를 어루만지며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질 듯 비통하고, 놀람과 슬픔으로 내 얼굴색마저 변하고 떨리네. 머지않은 길일을 기다려 그대의 묘소를 정하고자 하니, 혼령이 알아듣는다면 객지에서 오래 떠도는 것에 대해 한탄하지 말라.”(<제질문고> 중에서)   <제질문고>는 안녹산의 반란군에 맞서 싸우다 고립돼 살해당한 조카를 위해 쓴 안진경의 제문祭文이다. 해서사대가(楷書四大家) 중 하나로 불렸던 그였지만, 이 작품의 글자들은 휘갈겨져 있다. 게다가 곳곳에는 지저분하게 고친 글자투성이다. 얼핏 보면 졸문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우고 쓰기를 거듭한 글자 하나 하나에서 혈족을 잃은 그의 비통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조카의 죽음이라는 개인사를 통해서 그의 글은 국난으로 가족을 잃은 백성의 슬픔은 물론이고 나라 잃은 한 지식인의 분노까지도 보여준다.       달똥달 조선 그림에 대한 사랑으로 중국 그림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 거대함과 깊이에 다소 압도당했지만, 나날이 발견의 기쁨이 커지고 있다. 그 기쁨으로 중국 그림도, 조선 그림도 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달똥달
2026.06.30 | 조회 109
유물;멍때리기
여유
2026.05.31 | 조회 87
유물;멍때리기
누룽지
2026.05.01 | 조회 152
유물;멍때리기
원영
2026.03.30 | 조회 280
유물;멍때리기
        <계산행려도谿山行旅圖>, 북송, 범관范寬 세로 206센티×가로 103센티 타이완 고궁박물원   **범관(950?~1032?) : 북송 초기의 산수화가. 섬서성 출신. 주산主山을 화면 중앙에 배치해 비석처럼 우뚝 세우는 ‘거비산수巨碑山水’그림으로 유명하다.       그림 속 길을 가고 있는 자들에게 원경의 커다란 산과 폭포는 어떻게 감지될까. 저 먼 곳의 산은 단지 숲 그늘로만, 폭포의 웅대한 소리는 계곡물 흐르는 소리로만 감지되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산속에 들어가 있는 자들은 그 풍경의 전체를 보지 못하고 그 일부로 살아간다. 하지만 지금 그림을 보는 우리는 풍경과 거리를 둠으로써, 안에 있는 존재의 시점으로는 볼 수 없는 진면목을 접할 수 있다.     거대한 바위산은 우주의 중심처럼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지구 중력의 힘으로 수직낙하하는 폭포는 소리와 포말이 되어 공기 중으로 흩어진다. 그 한쪽에 인간은 자신의 길을 가는 데 여념이 없다(오른쪽 아래 길 가는 사람들을 보라). 그렇게 각각은 화면의 한 부분들을 차지하듯 전체 우주 질서 속의 부분들로 우주 질서 전체에 참여한다. 잘 감지되진 않지만^^. 그러하니 .... 때때로 고개를 들어 가던 길을 멈추고 하늘을 볼 일이다. 그러면 주위에 있으나 감지하지 못했던 것과 조우할지도 모르겠다.                 자작나무 천부적인 감식안이 아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믿는다. 그래서 관련 서적을 읽고 이런저런 시각 이미지를 보고 그 이미지 뒤에 숨겨진 것들을 탐구한다. 나, 공부하는 감상자다.  
        <계산행려도谿山行旅圖>, 북송, 범관范寬 세로 206센티×가로 103센티 타이완 고궁박물원   **범관(950?~1032?) : 북송 초기의 산수화가. 섬서성 출신. 주산主山을 화면 중앙에 배치해 비석처럼 우뚝 세우는 ‘거비산수巨碑山水’그림으로 유명하다.       그림 속 길을 가고 있는 자들에게 원경의 커다란 산과 폭포는 어떻게 감지될까. 저 먼 곳의 산은 단지 숲 그늘로만, 폭포의 웅대한 소리는 계곡물 흐르는 소리로만 감지되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산속에 들어가 있는 자들은 그 풍경의 전체를 보지 못하고 그 일부로 살아간다. 하지만 지금 그림을 보는 우리는 풍경과 거리를 둠으로써, 안에 있는 존재의 시점으로는 볼 수 없는 진면목을 접할 수 있다.     거대한 바위산은 우주의 중심처럼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지구 중력의 힘으로 수직낙하하는 폭포는 소리와 포말이 되어 공기 중으로 흩어진다. 그 한쪽에 인간은 자신의 길을 가는 데 여념이 없다(오른쪽 아래 길 가는 사람들을 보라). 그렇게 각각은 화면의 한 부분들을 차지하듯 전체 우주 질서 속의 부분들로 우주 질서 전체에 참여한다. 잘 감지되진 않지만^^. 그러하니 .... 때때로 고개를 들어 가던 길을 멈추고 하늘을 볼 일이다. 그러면 주위에 있으나 감지하지 못했던 것과 조우할지도 모르겠다.                 자작나무 천부적인 감식안이 아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믿는다. 그래서 관련 서적을 읽고 이런저런 시각 이미지를 보고 그 이미지 뒤에 숨겨진 것들을 탐구한다. 나, 공부하는 감상자다.  
우현
2026.03.01 | 조회 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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