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에세이 아카이브
   이 글은 2024년 1분기 '읽고쓰기1234'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읽고쓰기1234'는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1년에 4번, 3개월에 한번씩, 1박2일 동안 각자 읽고 공부한 책에 관해 쓴 글들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회원들이 발표한 글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이 코너를 유심히 보시면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어떤 분양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주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나아가 앞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타르드 사회학의 기본 골자 이해하기 - 가브리엘 타르드 『사회법칙』 리뷰       인간세계의 과학은 가능한가?  우리는 물질이나 동물의 세계에 대해서 불변하는 ‘법칙’을 발견하고, 그를 토대로 ‘과학’을 수립해 왔다. 반면 사회에 대한 불변의 법칙이 존재하냐는 질문에는 쉽게 답하기가 어려워진다. 인간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나 행위는 자연계보다 훨씬 복잡해 보이기 때문이다. 저명한 사회학자인 지그문트 바우만은 “다른 학문들은 연구의 대상과 주체를 분리할 수 있는 반면에, 사회학은 우리가 ‘사회 세계’에 포함되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 탐구가 더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사회학자들은 초창기부터 사회학이 ‘과학’과 같은 지위를 얻게 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오늘 다룰, 그리고 내가 <1234>를 통해 올 한해 동안 다룰 가브리엘 타르드(Jean Gabriel Tarde, 1843~1904)는 ‘과학으로서의 사회학’을 처음으로 시도한, ‘사회학의 창시자’들 중 한 명이다. 타르드는 물질계와 생물계에서 형성된 자연과학과 마찬가지로, 인간계에서도 충분히 ‘과학’을 수립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타르드의 사회이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물질계와 생물계에서의 과학이 어떤 식으로...
   이 글은 2024년 1분기 '읽고쓰기1234'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읽고쓰기1234'는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1년에 4번, 3개월에 한번씩, 1박2일 동안 각자 읽고 공부한 책에 관해 쓴 글들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회원들이 발표한 글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이 코너를 유심히 보시면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어떤 분양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주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나아가 앞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타르드 사회학의 기본 골자 이해하기 - 가브리엘 타르드 『사회법칙』 리뷰       인간세계의 과학은 가능한가?  우리는 물질이나 동물의 세계에 대해서 불변하는 ‘법칙’을 발견하고, 그를 토대로 ‘과학’을 수립해 왔다. 반면 사회에 대한 불변의 법칙이 존재하냐는 질문에는 쉽게 답하기가 어려워진다. 인간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나 행위는 자연계보다 훨씬 복잡해 보이기 때문이다. 저명한 사회학자인 지그문트 바우만은 “다른 학문들은 연구의 대상과 주체를 분리할 수 있는 반면에, 사회학은 우리가 ‘사회 세계’에 포함되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 탐구가 더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사회학자들은 초창기부터 사회학이 ‘과학’과 같은 지위를 얻게 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오늘 다룰, 그리고 내가 <1234>를 통해 올 한해 동안 다룰 가브리엘 타르드(Jean Gabriel Tarde, 1843~1904)는 ‘과학으로서의 사회학’을 처음으로 시도한, ‘사회학의 창시자’들 중 한 명이다. 타르드는 물질계와 생물계에서 형성된 자연과학과 마찬가지로, 인간계에서도 충분히 ‘과학’을 수립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타르드의 사회이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물질계와 생물계에서의 과학이 어떤 식으로...
우현
2024.07.24 | 조회 122
두루미의 알지만 모르는
한비자의 법술세 탐구(3) 세란 무엇인가   한비의 법술세 중에서 내게 가장 친숙한 단어는 세(勢)이다. 법은 정작 자신이 위반하기 전까지 법령의 세세한 부분을 신경 쓰지 않게 된다. 술 또한 평소에 나의 의중을 숨기는 데는 잼병이라 내 관심사 밖이다. 그에 반해 세는 집안의 장녀, 맏며느리, 아내이자 엄마 등 내게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자리’이지 않은가. 그런데 과연 한비의 세가 내가 생각하는 자리, 위치를 의미할까? 먼저 세의 기원으로부터 시작해보자.   노자의 세는 필연이다 『사기』에서 한비는 「노장신한열전」에 속해있다. 사마천은 도가의 대표자로 노자와 장자를, 법가의 대표자로 신불해와 한비를 각각 소개하며, 이들이 공통적으로 도와 덕의 정신에서 출발한다고 평가한다. 한비는 왕필보다 500년 앞선 『노자』의 최초 해설자이다. 『한비자』에는 「해로」편과 「유로」편 두 편에 걸쳐 도와 덕에 대한 해석과 주, 그리고 사례를 싣고 있다. 이 때문에 한비가 노자의 영향을 받았다는 데는 일반적으로 이견이 없다. 그렇다면 『노자』로부터 세에 대한 단서 또한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도(道)는 모든 것을 낳고(生), 덕(德)은 모든 것을 기르고(畜), 물(物)은 모든 것을 꼴지우고(形), 세(勢)는 모든 것을 완성시킵니다(成). 그러기에 모든 것은 도를 존중하고, 덕을 귀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를 존중하고 덕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명령 때문이 아니라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自然)입니다. (『노자』 51장, 현암사, 오강남 풀이)   “도는 만물을 낳고 덕은 만물을 기른다.” 『노자』에서 도와 덕의 성격을 말해주는 유명한 문장이다. 하지만 여기까지만 알면 만물의 생성 변화에 대해 반만...
한비자의 법술세 탐구(3) 세란 무엇인가   한비의 법술세 중에서 내게 가장 친숙한 단어는 세(勢)이다. 법은 정작 자신이 위반하기 전까지 법령의 세세한 부분을 신경 쓰지 않게 된다. 술 또한 평소에 나의 의중을 숨기는 데는 잼병이라 내 관심사 밖이다. 그에 반해 세는 집안의 장녀, 맏며느리, 아내이자 엄마 등 내게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자리’이지 않은가. 그런데 과연 한비의 세가 내가 생각하는 자리, 위치를 의미할까? 먼저 세의 기원으로부터 시작해보자.   노자의 세는 필연이다 『사기』에서 한비는 「노장신한열전」에 속해있다. 사마천은 도가의 대표자로 노자와 장자를, 법가의 대표자로 신불해와 한비를 각각 소개하며, 이들이 공통적으로 도와 덕의 정신에서 출발한다고 평가한다. 한비는 왕필보다 500년 앞선 『노자』의 최초 해설자이다. 『한비자』에는 「해로」편과 「유로」편 두 편에 걸쳐 도와 덕에 대한 해석과 주, 그리고 사례를 싣고 있다. 이 때문에 한비가 노자의 영향을 받았다는 데는 일반적으로 이견이 없다. 그렇다면 『노자』로부터 세에 대한 단서 또한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도(道)는 모든 것을 낳고(生), 덕(德)은 모든 것을 기르고(畜), 물(物)은 모든 것을 꼴지우고(形), 세(勢)는 모든 것을 완성시킵니다(成). 그러기에 모든 것은 도를 존중하고, 덕을 귀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를 존중하고 덕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명령 때문이 아니라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自然)입니다. (『노자』 51장, 현암사, 오강남 풀이)   “도는 만물을 낳고 덕은 만물을 기른다.” 『노자』에서 도와 덕의 성격을 말해주는 유명한 문장이다. 하지만 여기까지만 알면 만물의 생성 변화에 대해 반만...
두루미
2024.07.23 | 조회 96
세미나 에세이 아카이브
반쯤 이해된 '느낌'이 주는 선물        어머니의 치매는 좀더 깊어진 듯하다. 요양병원에서 처방약과 재활치료를 하고 있어, 집에서처럼 나빠지는 것이 매일 알아 볼 정도의 진도는 아니더라도 말이다. 일주일에 한번, 그것도 30분의 짧은 면회시간이지만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어떤 때에는 식구들을 알아보는 듯 하고, 어떤 때에는 전혀 알아보지 못하신다. 팬데믹 상황이 종료되었는지, 면회에 나이 제한이 풀렸다. 어버이 날에 어머니의 증손자 하빈이를 데리고 갔다. 녀석은 마스크를 쓴 왕할머니를 보고는 긴가민가 하더니, 마스크를 벗자 기억이 났는가 보다 꾸벅 인사한다. 하빈이 과자를 드시던 어머니가 그 과자를 꺼내서 하빈이에게 건낸다. 머뭇 거리는 녀석에게 어서 받으라는 듯, 과자 든 손으로 부드럽게 아이를 어른다. 하빈이가 받아 먹는다. 하빈를 기억하시는 것일까? 그렇게 보인다. 그랬으면 좋겠다. 말씀을 전혀 못하시지만 정상은 아니더라도 무언가 ‘의식’은 유지하고 계신다는 뜻이니까.   의식이란 무엇인가?       다마지오는 의식을 세 층으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근저에 ‘원초적 자아(proto-self)’가 있고 그 위에 ‘핵심 의식(core consciousness)’, 맨 위에 주변으로 뻗어 나가는 ‘확장의식(extended consciousness)이 있다.      그는 진화 과정에서 정서는 의식이 출현하기 전에 나타났으며(p.64), 원시적 생물에도 정서가 있다고 한다. 정서란 유기체의 변화, 즉 생리적 변화나 행동변화를 유발하는 자극에 대한 복합적 반응을 말한다. 이 자극은 내적 자극과 외적 자극을 포함하는데, 이 자극의 변화를 감지하는 순간을, 유기체가 ‘느낀다(feeling)’고 표현하였다. 한편, 생물은 항상성을 유지해야만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생명현상이 가능하다, 이를...
반쯤 이해된 '느낌'이 주는 선물        어머니의 치매는 좀더 깊어진 듯하다. 요양병원에서 처방약과 재활치료를 하고 있어, 집에서처럼 나빠지는 것이 매일 알아 볼 정도의 진도는 아니더라도 말이다. 일주일에 한번, 그것도 30분의 짧은 면회시간이지만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어떤 때에는 식구들을 알아보는 듯 하고, 어떤 때에는 전혀 알아보지 못하신다. 팬데믹 상황이 종료되었는지, 면회에 나이 제한이 풀렸다. 어버이 날에 어머니의 증손자 하빈이를 데리고 갔다. 녀석은 마스크를 쓴 왕할머니를 보고는 긴가민가 하더니, 마스크를 벗자 기억이 났는가 보다 꾸벅 인사한다. 하빈이 과자를 드시던 어머니가 그 과자를 꺼내서 하빈이에게 건낸다. 머뭇 거리는 녀석에게 어서 받으라는 듯, 과자 든 손으로 부드럽게 아이를 어른다. 하빈이가 받아 먹는다. 하빈를 기억하시는 것일까? 그렇게 보인다. 그랬으면 좋겠다. 말씀을 전혀 못하시지만 정상은 아니더라도 무언가 ‘의식’은 유지하고 계신다는 뜻이니까.   의식이란 무엇인가?       다마지오는 의식을 세 층으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근저에 ‘원초적 자아(proto-self)’가 있고 그 위에 ‘핵심 의식(core consciousness)’, 맨 위에 주변으로 뻗어 나가는 ‘확장의식(extended consciousness)이 있다.      그는 진화 과정에서 정서는 의식이 출현하기 전에 나타났으며(p.64), 원시적 생물에도 정서가 있다고 한다. 정서란 유기체의 변화, 즉 생리적 변화나 행동변화를 유발하는 자극에 대한 복합적 반응을 말한다. 이 자극은 내적 자극과 외적 자극을 포함하는데, 이 자극의 변화를 감지하는 순간을, 유기체가 ‘느낀다(feeling)’고 표현하였다. 한편, 생물은 항상성을 유지해야만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생명현상이 가능하다, 이를...
가마솥
2024.07.20 | 조회 145
기린의 공동체가 양생이다
 내가 좋아하는 문장 중에 덕은 외롭지 않으니, 반드시 이웃이 있다(德不孤 必有隣)는 말이 있다. 『논어』에 나오는 문장인데, 사람 좋아하는 나에게 이웃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밝혀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덕(德)이다. 반드시 외롭지 않으려면 덕이 무엇인지 알아야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저 문장만으로는 너무 막연해서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소화불량이다. 『장자』의 「덕충부」편에는 덕이 충만한 것으로 일컬어지는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들은 주변에 사람이 끊이지 않고 모여들어 외로울 틈이 없다. 그렇다면 덕을 몰라 답답한 나에게 어떤 팁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덕이 충만한 표시는 어떻게 드러날까. 사람을 끌어들인다는 그들의 매력을 찾아보기로 했다.     1. 발보다 더 중요한 것을 보존하다    형벌을 받아 한쪽 발이 잘린 절름발이 숙산무지가 공자를 찾아와 뵙기를 청했다. 공자는 무지의 외형을 보고 이런 몰골이 되어 나를 찾아온 것이 무슨 소용인가 질책했다. 유가인 공자 입장에서는 형벌로 발목이 잘린 무지가 탐탁지 않을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유가에서는 부모로부터 받은 신체를 훼손하는 것을 불효로 여기기 때문이다. 불효도 모자라 형벌까지 받은 몸이라니 구제불능이 아니냐는 반문이 내포되어 있는 반응이다. 무지는 발을 잃은 후 자신을 깨우칠 새로운 배움을 찾아 왔는데 이렇게 말하다니 실망이라고 답한다. 공자는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고 안으로 들어오라 권했으나 무지는 그 자리를 떠났다.         신도가도 형벌을 받아서 한쪽 발이 잘린 절름발이다. 그가 정나라 재상인 자산과 함께 백혼무인이라는 스승께 배우고 있었는데, 자산은 신도가와 함께 스승의 방에 드나드는 것이 아무래도...
 내가 좋아하는 문장 중에 덕은 외롭지 않으니, 반드시 이웃이 있다(德不孤 必有隣)는 말이 있다. 『논어』에 나오는 문장인데, 사람 좋아하는 나에게 이웃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밝혀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덕(德)이다. 반드시 외롭지 않으려면 덕이 무엇인지 알아야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저 문장만으로는 너무 막연해서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소화불량이다. 『장자』의 「덕충부」편에는 덕이 충만한 것으로 일컬어지는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들은 주변에 사람이 끊이지 않고 모여들어 외로울 틈이 없다. 그렇다면 덕을 몰라 답답한 나에게 어떤 팁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덕이 충만한 표시는 어떻게 드러날까. 사람을 끌어들인다는 그들의 매력을 찾아보기로 했다.     1. 발보다 더 중요한 것을 보존하다    형벌을 받아 한쪽 발이 잘린 절름발이 숙산무지가 공자를 찾아와 뵙기를 청했다. 공자는 무지의 외형을 보고 이런 몰골이 되어 나를 찾아온 것이 무슨 소용인가 질책했다. 유가인 공자 입장에서는 형벌로 발목이 잘린 무지가 탐탁지 않을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유가에서는 부모로부터 받은 신체를 훼손하는 것을 불효로 여기기 때문이다. 불효도 모자라 형벌까지 받은 몸이라니 구제불능이 아니냐는 반문이 내포되어 있는 반응이다. 무지는 발을 잃은 후 자신을 깨우칠 새로운 배움을 찾아 왔는데 이렇게 말하다니 실망이라고 답한다. 공자는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고 안으로 들어오라 권했으나 무지는 그 자리를 떠났다.         신도가도 형벌을 받아서 한쪽 발이 잘린 절름발이다. 그가 정나라 재상인 자산과 함께 백혼무인이라는 스승께 배우고 있었는데, 자산은 신도가와 함께 스승의 방에 드나드는 것이 아무래도...
기린
2024.07.13 | 조회 193
세미나 에세이 아카이브
 이 글은 2024년 1분기 '읽고쓰기1234'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읽고쓰기1234'는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1년에 4번, 3개월에 한번씩, 1박2일 동안 각자 읽고 공부한 책에 관해 쓴 글들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회원들이 발표한 글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이 코너를 유심히 보시면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어떤 분양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주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나아가 앞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텍스트가 현실을 창조하다 『맹자』를 통해 본 고대 중국의 글쓰기     들어가기   “이 책은 정체政體의 이 텍스트적 대역代役, double, 즉 성인과 군주라는 대응적 형상 속에 구체화된 하나의 대역이 부상하는 과정과 그것이 국가 구조에 결속되는 방식을 다룬다.”(17쪽)   『고대 중국의 글과 권위 : 제국으로 가는 글의 여정』(마크 에드워드 루이스, 최정섭 번역, 미토)가 다루는 대상은 한자로 쓰여진 텍스트들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제자백가의 텍스트나 『시경』, 『주역』, 역사서는 물론이고 행정 법률 문서, 호적부, 청동기 명문이나 묘비문 및 의학서적와 점술서 등도 포함되어 있다. 저자는 이러한 글의 유형들이 국가나 사회에서 어떻게 힘을 발생시키고 또 어떻게 힘을 행사하는지 역사적으로 밝히고 있다.   글은 정치적, 종교적, 지역 영역들을 아우르며 적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영역을 상호 교차한다. 종교적인 의미에서 힘을 갖고 사용되었던 글자는 그것의 정치적 전유술을 통해서 행정 법률 문서나 호적부조차도 정치적으로 국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위를 주었다. 이에 대한 연구가 제1장에서 이뤄진다....
 이 글은 2024년 1분기 '읽고쓰기1234'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읽고쓰기1234'는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1년에 4번, 3개월에 한번씩, 1박2일 동안 각자 읽고 공부한 책에 관해 쓴 글들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회원들이 발표한 글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이 코너를 유심히 보시면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어떤 분양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주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나아가 앞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텍스트가 현실을 창조하다 『맹자』를 통해 본 고대 중국의 글쓰기     들어가기   “이 책은 정체政體의 이 텍스트적 대역代役, double, 즉 성인과 군주라는 대응적 형상 속에 구체화된 하나의 대역이 부상하는 과정과 그것이 국가 구조에 결속되는 방식을 다룬다.”(17쪽)   『고대 중국의 글과 권위 : 제국으로 가는 글의 여정』(마크 에드워드 루이스, 최정섭 번역, 미토)가 다루는 대상은 한자로 쓰여진 텍스트들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제자백가의 텍스트나 『시경』, 『주역』, 역사서는 물론이고 행정 법률 문서, 호적부, 청동기 명문이나 묘비문 및 의학서적와 점술서 등도 포함되어 있다. 저자는 이러한 글의 유형들이 국가나 사회에서 어떻게 힘을 발생시키고 또 어떻게 힘을 행사하는지 역사적으로 밝히고 있다.   글은 정치적, 종교적, 지역 영역들을 아우르며 적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영역을 상호 교차한다. 종교적인 의미에서 힘을 갖고 사용되었던 글자는 그것의 정치적 전유술을 통해서 행정 법률 문서나 호적부조차도 정치적으로 국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위를 주었다. 이에 대한 연구가 제1장에서 이뤄진다....
자작나무
2024.07.07 | 조회 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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