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대소18일차> 손수건 없이는 못 살아요.

곰곰
2022-03-27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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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는 알레르기 비염이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좀 나았다, 심했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니고 몸 컨디션에 따라, 그리고 기온 차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 등교하고 출근하던 때에 특히 비염이 심했고, 그때의 친구들은 모두 저를 '코찔찔이'라 기억합니다.

 

늘 코가 간질간질하고 수시로 콧물이 흐르는, 깔끔치 못한 이 증상을 오래 겪다보니 그동안 제가 닦아낸 콧물의 양도 어마어마합니다. 처음에는 휴지로 많이 닦았습니다. 그래서 어떤 브랜드의 티슈가 좋은지, 몇 겹짜리가 좋은지, 흡수력과 부드러움이 어느 정도일 때, 내 콧물을 가장 무리없이 닦을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콧물을 닦는 횟수가 많으니 코 주변이 금방 헐어서 아무 휴지나 쓸 수는 없었거든요. 가끔 손수건을 사용했지만, 어렸을 땐 친구들이 '할머니' 같다고 놀리는 것이 마음에 걸렸고, 성인이 되었을 땐 왠지 쿨-한 현대인이라면 손수건 따위 안 쓸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손수건으로 바꾼지도 꽤 오래되었네요. 우선 휴지는 그 자체로 먼지가 많습니다. 휴지 먼지 때문에 다시 재채기가 나고 콧물이 나고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아무리 부드럽고 좋은 휴지를 사용해도 알레르기 비염에게는 좋은 선택지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쓰고 버리는 휴지의 양이 신경쓰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로는 콧물을 닦는데 최적인 손수건을 찾느라, 또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금까지의 결론은 얇고 부드러운 면 재질의 손수건이 가장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손수건인 줄 알고 열심히 골라도, 실제로 사용해보면 예상보다 부드럽지 않은 것도 많았고, 면 소재이라도 먼지가 많은 것도 있고, 흡수력이 시원찮은 것도 많았습니다. 

 

그러다 가장 실패없는 선택은 소창 손수건임을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소창 손수건은 기본에 충실한, 최적의 면 소재인 동시에 '자수'라는 고급스러운 패턴까지 가능하더라구요.  그래서 이제는 소창 손수건에 정착하려 합니다. 저는 소창 손수건과 베프가 되려구요. 아니, 저는 손수건 없이는 한시도 못 사는 사람이니 소창 손수건과 한 몸이 되려구요. 🙂

댓글 4
  • 2022-03-27 23:48

    코찔찔이 하니 생각났어요. 가방 안들고 다닐 때 손수건을 어떻게 지참할지..

    팔목에 감아야겠네요.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그러고 다녔었는데 주로 땀닦을 때 썼어요.

    밖에서도 집에서도 감고 있어 봐야겠어요..

  • 2022-03-28 05:53

    저도 코밑이 늘 헐었는데 소창 손수건쓰는 요즘 덜하네요 ㅋㅋ

    소창이 제일이여ㅡㅡ

  • 2022-03-28 08:56

    손수건 진짜 많네요.

    알록달록 예쁘네요

  • 2022-03-28 16:28

    다양한 손구건을 가지고 있군요~

    갑자기 국민학교 입학때(ㅋㅋ) 왼쪽 가슴에 달아주면 손수건 생각이...

    저도 코찔찔이라 면손수건의 포근한 촉감 공감되요~ 특히 달팽이가 뚜버기라고 신발 수 놓아준 게 제일 감촉이 좋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