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허리를 삐끗해서 거동이 불편합니다.

생리대를 만들려고 했지만 부득이 건너뛰게 되었습니다.

기냥 쉬어가는 타임으로 요 세줄만 쓰고 끝내려다

주섬주섬 생각나는대로 적어봅니다.

소창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잘 생각나진 않습니다.

누런 소창, 소박한 소창에 마음이 끌린 것도 같습니다.

그게 몇 달전 일로, 소창을 사서 생리대를 만든게 시작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행주로 쓰고 있는데, 너무 거칠고 까글거려서였습니다.

똑같이 몇 번 삶았지만 지금 소창보다 거칠었던 것 같습니다.

소창이면 다 같은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가봅니다.

허리가 아프니 웃깁니다. 누우면 일어나기 어렵고 일어나면 눕기 어렵습니다.

어제는 봄날의 살롱에서 메모를 발표하기로 한터이라

누우면 못일어날까봐 몇시간을 앉아 있었습니다.

그 때 떠오른게 소창의 탄력성이었습니다. ㅋㅋ

우리가 말을 따로 따로 하지만 구김이 잘간다는건 탄력성이 안좋다는거고,

조직이 튼튼하다는 말이고 덜 부드럽다는 말이겠지요.

탄력이 약하면 모양새가 허물어질 것이고 너무 크면 뻣뻣할겁니다.

옷감도 중도가 필요한가봅니다.

탄력은 우리가 느끼는 촉감에도 기여합니다. 무명은 비단보다는 덜 부드럽습니다.

지난번에 무명이 비단을 대체했다고 했는데,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

비단보다 더 오래되었거나 함께 쓰인 직물이 마섬유라고 합니다.

토용이 말한 <맹자>에도 이 마섬유가 나옵니다.

갈(褐)옷이라고 하는데, 거친 직물이고 비단에 비해 평민층에서 주로 이용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보통 삼베라고 부릅니다. 삼베는 무명보다 더 거칩니다.

용기내가게에 삼베 수세미가 새로 들어왔는데, 생각보다 부드러워서 의아했습니다.

지금도 어머니가 지어주신 여름 삼베저고리를 한번 입어본적도 없지만,

고이 모셔두고 있는데, 뻣뻣하기가 종이는 저리가라입니다.

찾아봤더니 마섬유도 종류가 여럿이더군요.

무명과 삼베는 비단과 달리 식물성섬유입니다. 그래서 감촉도 차이가 나지 않습니까?

비단은 단백질 섬유라 부드러움이 차갑고 매끈매끈하지요.

식물성섬유는 따뜻한 느낌이 있습니다.

이리저리 추적해보니 식물성은 실에 꼬임이 있는게 차이를 만드는 거 같습니다.

비단은 그런 꼬임이 없습니다.

꼬임이 가운데 빈공간들을 만들게 되고 공기를 넉넉히 품게 되어 따뜻한 촉감을 줍니다.

식물성섬유의 주성분은 변비 막는걸로 유명한 셀룰로오스입니다.

세포벽의 주성분이지요. 이들은 가는 사슬이라 열매를 떠나 수분이 빠지면 서로 배배꼬게 됩니다. 그 결과 꽤 안정적인 구조를 갖고, 끓는 물에도, 세제에도 끄덕없습니다.

반면 비단은 물세탁과 세제에 손상되기 쉽지요.

무명과 삼베의 차이는 아주 작습니다.

무명은 씨앗을 품은 열매에서 나온다면 삼베는 식물 줄기에서 나옵니다.

삼베는 무명보다 셀룰로오스 외의 단단한 성분이 있어서 좀 더 질기고 거칩니다.

무명이 평민들에게 선호된 건 삼베와 무명 중간쯤에서 적당히 강하고 적당히 부드럽기 때문이었을 것같습니다.

제 허리가 일어나고 앉는데 무리없을 만큼 적당히 탄력성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은 제가 그냥 소창입니다.

아까 같은 소창인데도  거칠기가 차이가 나더라고 했는데,

그것은 실의 가늘기, 직조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수학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