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꾼꾼10일차> 고사리 캐고 왔어요

띠우
2022-04-15 06:53
204

작년 베란다 농사가 잘 되지 않았던 이유 중에

너무 이른 시기에 씨뿌리기와 모종심기를 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4월 말이나 5월 초에 모종을 심을 예정이라 아직 베란다는 휑하네요.

사연많은 작년 방울토마토는 흙을 뒤집어 놓은 후 일주일 후에 옮겨 심어놓았습니다.

옮긴 후 상태가 아직 기운 없이 늘어져있어서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군요.

초보 농사꾼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아직 날씨가 충분히 따뜻하지 않은 때에

모종을 밭에 옮겨 심어 냉해를 입는 것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봄 농사에서 모종은 조금 늦다 싶어도 상관없을 정도네요.

저는 작년 경험상 우리집에 씨를 뿌리는 것은 올해는 하지 않으려구요.

제가 베란다텃밭에 심으려는 방울토마토나, 고추, 가지는

요즘 같이 갑자기 추워지는 날씨에는 냉해입기 딱 쉽겠죠. 요며칠 너무 춥네요.

뒤집어놓은 흙을 다시 뒤집으며 며칠이 지나고 있습니다.

공생자행성에는 가벼운 글들을 쓸 생각이었는데, 저는 지금 쓸거리가 없답니다ㅠㅠ

 

그럼 문탁 텃밭이야기를 쓰면 되지 싶은데,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씨뿌리기나 모종을 하지 않은 상태라 할 일이 많지는 않거든요.

1년 프로그램 공동텃밭으로 함께 시작할 예정인데 지난 수요일은 비가 와서 일이 없었습니다.

다음 주 수요일에 함께 씨뿌리러 갑니다. 기대가 됩니다ㅋ

그리하여 저는 그냥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직 농사꾼의 모습은 갖추지 못했죠...

괜히 분양받은 텃밭을 두고 올라온 디자인을 보다가

서로 도움이 되는 작물 말고 궁합이 맞지 않는 것들은 뭘까 궁금해졌습니다.

 

파를 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중이라 파 이야기가 눈에 들어오네요.

파는 대표적인 동반식물이지만

무, 풋콩 결구채소(잎이 여러겹 겹쳐서 둥글게 속이 드는 채소)와 함께 심지 않네요.

파뿌리에서 나오는 유기산이 유기물을 분해해 여기저기 양분이 생기는데

그러면 무의 뿌리가 곧게 뻗지 못하고 바람이 들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감자는 배추과 작물과 함께 심으면 좋지 않고

우엉과 가지는 뿌리가 곧게 뻗는 특성을 가져서 함께 심으면 경쟁하여 좋지 않구요.

토마토 옆에는 옥수수나 감자, 콜라비 등이 좋지 않고

바질이나 비트 옆에는 콩류가 맞지 않는군요.

 

그래도 제가 심으려는 토마토와 바질은 서로 도움을 주니 다행입니다.

병충해를 막아주고 맛도 좋아진다니 올해 농사가 잘 되면 맛보여드리겠습니다.

작은 텃밭을 가꾸면서 집에서 만들 수 있는 자연농약들도 알게 되네요.

식초를 물20배로 희석해서 분무기로 뿌려주면 방제효과가 있고

간 마늘과 물1리터를 섞어 천으로 걸러서 5배액으로 희석해 사용하면

벌레가 모여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유를 맑은 날 오전 중에 진딧물이 낀 가지에 살포하면

마르면서 생긴 막으로 진딧물이 질식해 죽는군요. 유용한 지식들입니다.

저는 농사 잘 모르니 이것저것 끄적거려보네요^^:;

 

오늘은 오전에 세미나가 있고 밤에도 영화인문학이 있는 날입니다.

그리하여  서둘러 공생자행성을 써 봅니다. 

마지막으로 며칠 전 문탁 점심으로 고사리들깨국이 올라왔었지요.

생고사리로 국을 끓인 것을 거의 먹어보지 못했던 지라 새로웠습니다. 

그 고사리 캐던 저의 모습입니다. 

제가 놀러가서 고사리 캘 거라는,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작년에도 몰랐던 것 같습니다ㅋㅋ 

 

댓글 8
  • 2022-04-15 10:44

    고사리를 어디서 캔거여?

     

    예전에 지은희 전장관한테 이효재 선생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외국에 컨퍼런스 같은데 가셔도 이효재 선생님은

    틈만 나면 지천에 널려있는 고사리를 캐셨고

    또 무슨 손수건 모자 같은 걸 사셔서 (정확하진 않은데 아마도 일회용 같은 건가봐요) 비가 오면 쓰시고 또 그걸 말려서 잘 접어서 가지고 다니다가 비가 오면 또 머리에 쓰시고 그랬다는 거에요.

     

    그때 알아봤어요. 이효재선생님이 어떤 분인지...

    훈장을 거부한다거나

    은퇴후 조용히 낙향하셔서 동네 도서관에서 애들한테 책을 읽어준다거나

    이런 일이 이미 예견된 거였죠.

     

    못견디게 그리워지네요, 선생님이. 이런 시절이 되니, 더더욱...^^

  • 2022-04-15 12:21

    고사리는 캐는게 아니라 '꺽는다'라고 하나봐요.

    (저도 오늘 알게됐어요^^;;;;;)

    고사리를 뜯는다.. 아닌가? 하고 찾아보니^^;;;

    고사리는 산에 가야 있는건줄 알았는데, 들판에서 꺽으셨네요^^

  • 2022-04-15 13:30

    ㅋㅋㅋ 고사리 꺾기는 제주도가 쵝오 !!

    KakaoTalk_20220415_131701318_01.jpg

  • 2022-04-15 18:10

    고사리를 꺽고 ㅋㅋ

    옛사람들은 독성이 많은 고사리를 어떻게 알고 삶아서 드셨을까

    백이숙제는 삶아서 먹었을까

    다음주부터 텃밭이 시작되면 쓸거리가 많아지겠네요. 띠우님

  • 2022-04-15 19:38

    갈색으로 말린 고사리가 아니라 푸른 고사리는 처음으로 먹어봤네요.

    부드럽고, 푸릇푸릇한 맛!

    저도 고사리 꺾으러 가고 싶네요^^

  • 2022-04-15 21:37

    고사리들깨탕 맛있게 먹었어요

    띠우 노라 덕분에 ㅋㅋㅋ

  • 2022-04-17 00:00

    고사리를 맛나게  먹었는데 이런 사연이 있는줄 몰랐네요.~

    띠우님의 고민을 해결하고자 담 주에 참나물 모종을 가져 갈테니 한번 키워 보시며

    어떨지요.

    다년생으로 한번 심어 놓으면 수시로  잘라서 샐러드나 쌈, 나물로도 먹을 수 있어요.

    문탁 텃밭에도 심으면 좋을듯 하지만,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 2022-04-18 17:11

      전 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