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꾼꾼꾼 7일차> 옛 추억 한 번 떠올려봅니다~

띠우
2022-04-12 21:35
142

-이철수 판화가의 나뭇잎 편지 <봄몸살>, 잘 산다는게 무엇일까요…

 

문탁샘이 올려준 예전 농사후기를 타고 들어가 읽다보니

아기였던 겸서부터 원기, 지원이, 세빈이, 채원, 채진, 상우, 향기님네 애들까지...

그뿐만 아니라 젊디젊은 샘들 얼굴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참 많이 흘렀더라구요.

저는 농사에는 전혀 관심없는 쪽이어서 몇 번 참여하지는 않았습니다.

어린 상우랑 밭에 갔던 모습은 새롭더군요. 사진이 아니었으면 사라졌을 기억이네요.

그때 왜 갔었는지 기억을 떠올리는 중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저는 도시녀자입니다ㅋ

1970년대 서울에서 태어나 강서구 화곡동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그 후로는 엄마가 분양받은 일산 신도시아파트에서 대학졸업하고 직장다니고

신혼 때 수원성대앞에서 2년 살고 수지로 이사와 이제까지 살면서

손에 흙을 제대로 묻혀본 적이 없었다는 겁니다.

상우 태어나 주말농장을 하긴 했지만 저는 일을 거의 안 했었네요.

 

문탁와서도 농사짓는 일에는 관심도 안 갖다가

제 발로 가서 밭농사를 구경한 것은 2014년인지 15년인지가 분명하지는 않습니다만

목양교회앞에 동천자이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의 일입니다.

쫄래쫄래 마음님과 기린님을 따라서 나들이하듯 밭에 갔었죠.

그해가 아마도 그 자리에서는 마지막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두 분이 밭일을 하면서 티키타카 주고받는 말들이 정감있더라구요.

주인사정으로 땅을 못 빌리게 되어 마지막 밭에 가서 일하던 날(봉옥샘도 있었던 기억이네요),

그날도 따라나섰습니다.  그 자리를 떠야 하는 아쉬움이 두 사람 사이에 가득했습니다.

그게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밭농사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 전해져왔어요.

 

그래, 이분들이 농사를 짓겠다고 하면 이전보다는 더 참여해야지,

그때 잠시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속으로만... 그리고 잊혀졌지요.

몸을 써서 일하는 것이 엄두가 안 났던 것도 있고 힘든 일이 싫기도 했겠죠.

공부하고 각자 활동단위에서 일하다보면 밭은 떠오르지도 않았습니다.

그후에도 문탁은 현재 자리에 땅을 분양받았었죠.

어쩌다 참여한 일은 있지만 여전히 저의 일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상우와 사진이 찍힌 날도 어쩌다 참여한 날이었네요. 기억에 없는...

 

생태공방에서 농사이야기가 오갈때 저는 그 마지막 텃밭에서 일하던 모습이 생각났어요.

그 후에도 텃밭은 이어졌음에도... 문탁텃밭의 기억은 거기서 머물러있었나봅니다. 

사람이 오래 살다보면, 예전에는 몰랐던 일들을 알게 되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누가 가든 안 가든 늘 그 자리에서 일했던 분들이었네요(스페셜로 땡스입니다)!!

그때 제가 사진도 찍었었는데 아쉽게도 못 찾겠어요. 

- 두분 바쁜 일정 알고 있어서 밭에 같이 가자고 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가끔, 굳이, 도시녀자 감시하러 같이 가고 싶으시면 같이 가셔도 된다는 말씀을 전합니다(요).  

 

오늘은 배양토 뿌리고 흙뒤적거린 것밖에 없어서 옛 추억 한 번 떠올려보았습니다^^

그리고 흙살림에서 보내준 텃밭 디자인이 있어서 도움되시라고 저도 한 번 올려봅니다.

 

 

 

댓글 6
  • 2022-04-12 22:10

    그쵸..텃밭농사 역사가 나름 깊죠~~ 그때와 다른 점은 디자인?

  • 2022-04-13 10:07

    문탁 초창기, 텃밭은 텃밭이 아니라 비전이었어요.

    결국은 몇몇만 다니게 되었지만 초창기에는 거의 모든 회원이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활동이었구요.

    즉, 문탁을 한다는 것은 공부를 하는 거구, 밥을 하는 거구, 밭에 나가서 울력을 하는 거였어요.

    그게 "국가와 화폐를 넘어"의 의미였어요.

     

    시간이 지나고 모든게 희미해졌어요.

    어쩌면 땅이 개발을 기다리는 남의 땅이었던 이유도 있고

    어쩌면 우리 안에 땅과 농사에 대한 비전이 흩어진 탓도 있을 것 같아요

    생태공방팀이 되살려줘서 고맙네요.

     

     

    글구...띠우님....내, 그 아파트 아는데....거기... 나무 심으라고 만들어놓은 베란다 화단....거기서 뭐 잘 안됨.

    내가 거기 살 때...너무 뭐가 안되서 어느 해인가는 퇴비를 사다가 부어놨었는데

    몇 달 동안 실내에서 똥냄새만 나고...결국은 실패했다는 것.

     

    올해 한번 해봐요. 제대로 되면 그때는 내가 잘못한거구

    아니면...거기 뭐 잘 안되는 곳이어요 (배수구가 없지 않나?...ㅋㅋㅋ)

     

  • 2022-04-13 20:21

    ㅋㅋ 뭐가 잘 안되는 밭에서

    뭐가 잘되기를 바래봅니다.

     

    난 마음님과 기린님께 미안한 마음을 계속 가지면서 텃밭에 가겠습니다ㅠ

    그렇게 같이 가자고 할때

    쌩깠던 나를 부끄럽게 여기며

  • 2022-04-13 23:05

    저는 어찌된 일인지 그동안 문탁 텃밭에 딱 한번!! 가보았습니다. ^^;;;

    문탁 텃밭의 역사를 들으니...

    문탁에 근 십년을 다니고 있지만, 문탁에는 제가 모르는 역사가 참 많은 것 같네요. ㅎㅎ

    이번 생태공방 농사가 계기가 되어 그동안의 요런저런  문탁 텃밭 얘기들을 이렇게 들으니 참 좋습니다^^

  • 2022-04-14 22:48

    텃밭 역사를 잇는다고 생각하니 좀 뿌듯한듯

    올 한 해 땅하고 친해져봅시다 ㅋㅋ

  • 2022-04-15 22:04

    ㅋㅋㅋㅋㅋ 문탁 텃밭에 관하여... 할 얘기 좀 있었던 나로서는 ... 올해 생태공방팀의 텃밭농사가

    잘 되기를 기원하는 한 해를 보내면서 또 때를 기다려볼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