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카메오 열전
진성자(제나라 대부 진항)가 간공을 시해했다. 공자께서 목욕재계하고 조정에 나가 애공에게 알렸다. “진항이 그의 임금을 시해하였으니 그를 토벌하십시오.” 애공이 말했다. “세 대부들에게 말하시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대부의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감히 고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임금께서는 세 대부들에게 말하라 하시는구나.” 공자께서 세 대부들에게 가서 말했으나 모두 안 된다고 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대부의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감히 고하지 않을 수 없었다.” (陳成子弑簡公 孔子沐浴而朝 告於哀公曰 陳恆弑其君 請討之 公曰 告夫三子 孔子曰 以吾從大夫之後 不敢不告也 君曰 告夫三子者 之三子告 不可 孔子曰 以吾從大夫之後 不敢不告也) <논어> 헌문-22   내가 동양 고전을 처음 읽었을 때 겪은 어려움 중 하나는 한 사람이 여러 이름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진성자(陳成子)도 그런 사람 중에 하나였는데, 여기는 진성자라고 되어 있지만 대체로 전성자(田成子)라고 하고, 진항(陳恒), 전항(田恒), 혹 전상(田常)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성자(成子)는 그의 시호이며, 이름이 항(恒)인데 『사기』에는 상(常)으로도 되어 있다. 진성자 혹은 전성자라고 하는 것은 원래 이들이 진(陳)나라에서 살다가 제(齊)나라로 이주하여 성을 전(田)으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강(姜)씨의 제나라에서 전(田)씨의 제나라로   사마천의 『사기(史記)』 중 「세가(世家)」는 춘추전국시대 제후국들의 역사를 쓰고 있다. 그러니까 노나라의 역사는 「노세가」에 진나라는 「진세가」를 살펴보면 된다. 그런데 제나라의 경우 「제세가」로 되어 있지 않고 「제태공세가」와 「전경중완세가」로 나누어져 있다. 제나라 군주의 자리가 강태공의 강씨에서 바로 진성자, 아니 전성자의 전씨로 바뀌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진(陳)나라에서 처음 제나라로 이주한 이는 진완(陳完)이다. 완은 원래 진나라의 공족(公族)이었다. 진나라는 순임금의 후예들에게 봉해...
진성자(제나라 대부 진항)가 간공을 시해했다. 공자께서 목욕재계하고 조정에 나가 애공에게 알렸다. “진항이 그의 임금을 시해하였으니 그를 토벌하십시오.” 애공이 말했다. “세 대부들에게 말하시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대부의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감히 고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임금께서는 세 대부들에게 말하라 하시는구나.” 공자께서 세 대부들에게 가서 말했으나 모두 안 된다고 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대부의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감히 고하지 않을 수 없었다.” (陳成子弑簡公 孔子沐浴而朝 告於哀公曰 陳恆弑其君 請討之 公曰 告夫三子 孔子曰 以吾從大夫之後 不敢不告也 君曰 告夫三子者 之三子告 不可 孔子曰 以吾從大夫之後 不敢不告也) <논어> 헌문-22   내가 동양 고전을 처음 읽었을 때 겪은 어려움 중 하나는 한 사람이 여러 이름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진성자(陳成子)도 그런 사람 중에 하나였는데, 여기는 진성자라고 되어 있지만 대체로 전성자(田成子)라고 하고, 진항(陳恒), 전항(田恒), 혹 전상(田常)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성자(成子)는 그의 시호이며, 이름이 항(恒)인데 『사기』에는 상(常)으로도 되어 있다. 진성자 혹은 전성자라고 하는 것은 원래 이들이 진(陳)나라에서 살다가 제(齊)나라로 이주하여 성을 전(田)으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강(姜)씨의 제나라에서 전(田)씨의 제나라로   사마천의 『사기(史記)』 중 「세가(世家)」는 춘추전국시대 제후국들의 역사를 쓰고 있다. 그러니까 노나라의 역사는 「노세가」에 진나라는 「진세가」를 살펴보면 된다. 그런데 제나라의 경우 「제세가」로 되어 있지 않고 「제태공세가」와 「전경중완세가」로 나누어져 있다. 제나라 군주의 자리가 강태공의 강씨에서 바로 진성자, 아니 전성자의 전씨로 바뀌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진(陳)나라에서 처음 제나라로 이주한 이는 진완(陳完)이다. 완은 원래 진나라의 공족(公族)이었다. 진나라는 순임금의 후예들에게 봉해...
진달래
2023.07.11 | 조회 295
한문이예술
昔, 어떤 과거는 오래된 극복이다   동은     1. 하고 싶은 말      언젠가 한 친구가 나에게 물었다. "선생님은 왜 선생님을 하기로 했어요?" 짧은 순간이었지만 여러 생각이 스쳤다. '내가 선생이었나?'부터 '내가 선생이어도 될까?', 그리고 '내가 어쩌다 선생이 되었지?'라는 물음으로 이어졌다. 나는 질문한 친구에게 되물었다. "왜 그런 질문을 했을까?" 친구는 "그냥 궁금해서요."라고 했지만 곧이 곧대로 듣기에는 조금 찔리는 부분들이 있었다. 내가 선생이라기엔 하고 다니는 행색이 너무 선생답지 않았나? 수업이 별로인가? 아니면 (그럴 것 같진 않지만) 혹시라도 너무 '선생'같은가^^?? 스스로 선생이라기보다는 학생이라고 생각해온 시간이 훨씬 길어서 그런지 친구의 질문에 쉽게 대답할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한문이 예술>에서 아이들 앞에 서있는 이유는 생각보다 선명했다.      그 친구의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이랬다. "너희들한테 한자로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인 것 같아." 짐짓 태연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사실 말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나는 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뭐라고 설명해야할까? 몰랐던 것을 '나 정말 그랬구나!'하고 이제서야 깨닫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수업준비의 대부분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한자의 이야기를 전할지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어떻게 전달할지에 대한 방식보다도 어떤 내용을 전달할지에 대한 내용이 훨씬 많았다. 그랬으면서 왜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던 건지...!     2. 昔      한자로 상상조차 힘든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무의미한 일일지도 모른다. 과거로 회귀하라는 것도 아니고, 그럴 수도 없는데 완전히 달라진 오늘날에 고대의 일에...
昔, 어떤 과거는 오래된 극복이다   동은     1. 하고 싶은 말      언젠가 한 친구가 나에게 물었다. "선생님은 왜 선생님을 하기로 했어요?" 짧은 순간이었지만 여러 생각이 스쳤다. '내가 선생이었나?'부터 '내가 선생이어도 될까?', 그리고 '내가 어쩌다 선생이 되었지?'라는 물음으로 이어졌다. 나는 질문한 친구에게 되물었다. "왜 그런 질문을 했을까?" 친구는 "그냥 궁금해서요."라고 했지만 곧이 곧대로 듣기에는 조금 찔리는 부분들이 있었다. 내가 선생이라기엔 하고 다니는 행색이 너무 선생답지 않았나? 수업이 별로인가? 아니면 (그럴 것 같진 않지만) 혹시라도 너무 '선생'같은가^^?? 스스로 선생이라기보다는 학생이라고 생각해온 시간이 훨씬 길어서 그런지 친구의 질문에 쉽게 대답할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한문이 예술>에서 아이들 앞에 서있는 이유는 생각보다 선명했다.      그 친구의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이랬다. "너희들한테 한자로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인 것 같아." 짐짓 태연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사실 말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나는 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뭐라고 설명해야할까? 몰랐던 것을 '나 정말 그랬구나!'하고 이제서야 깨닫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수업준비의 대부분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한자의 이야기를 전할지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어떻게 전달할지에 대한 방식보다도 어떤 내용을 전달할지에 대한 내용이 훨씬 많았다. 그랬으면서 왜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던 건지...!     2. 昔      한자로 상상조차 힘든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무의미한 일일지도 모른다. 과거로 회귀하라는 것도 아니고, 그럴 수도 없는데 완전히 달라진 오늘날에 고대의 일에...
동은
2023.07.04 | 조회 350
봄날의 주역이야기
  쌀벌레가 나타나야 쌀이 상한 것을 안다 십년이 넘도록 함께 웃고 지내던 동아리에 일이 생겼다. 표면적으로는 멤버 중 몇몇의 술이 과해서 벌인 쌈박질이지만, 그것은 오랫동안 동아리 내에서 묵혀두었던 ‘과거사’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육십갑자가 넘은 사람들이 해도 되는 말과, 절대로 하면 안되는 말을 마구 내뱉었다. 욕설을 몇 번 주고받던 사람들이 급기야 의자를 집어던지고 주먹다짐을 하고 말았다. 장수하는 동아리로, ‘성격 좋은 사람들’이 모인 동아리로 주변의 부러움을 샀었는데, 비록 술기운을 빌렸다고 하지만, 누군가의 가슴 속에 상처가 되는 말들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왔다. 십년의 우정은 어디로 가고, 곪을대로 곪아버린 관계만이 드러났다. 그것은 주역의 18번째 괘인 산풍고(山風蠱)괘가 형상화한 ‘벌레먹은 그릇’, 바로 그것이었다.   괘명인 고(蠱)라는 한자는 그릇(皿) 속에 많은 벌레가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벌레의 종류를 정확하게 규정하지 않고 있지만, 이때의 벌레는 쌀에서 생겨나는 바구미 같은 류를 생각하는 것이 적당할 듯하다. 좀 오래된 쌀독을 열었을 때 갑자기 튀어나오는 바구미처럼, 우리는 벌레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쌀이 상했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바구미가 튀어나온 순간, 일은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넘어가고, 시선은 쌀에서 벌레로 옮겨간다.     산 아래 머무는 바람이 하는 일 이렇게 나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진 데에는 나름대로 원인이 있을텐데, 64괘가 배열된 차례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측면이 있다. 산풍고괘는 18번째 괘인데, 16번째 괘는 ‘기쁨’을 나타내는 뇌지예(雷地豫)괘이고, 17번째는 ‘남을 따른다’는 뜻을 가진 택뢰수(澤雷隨)괘이다. 그러니까, 기뻐하고 따르는...
  쌀벌레가 나타나야 쌀이 상한 것을 안다 십년이 넘도록 함께 웃고 지내던 동아리에 일이 생겼다. 표면적으로는 멤버 중 몇몇의 술이 과해서 벌인 쌈박질이지만, 그것은 오랫동안 동아리 내에서 묵혀두었던 ‘과거사’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육십갑자가 넘은 사람들이 해도 되는 말과, 절대로 하면 안되는 말을 마구 내뱉었다. 욕설을 몇 번 주고받던 사람들이 급기야 의자를 집어던지고 주먹다짐을 하고 말았다. 장수하는 동아리로, ‘성격 좋은 사람들’이 모인 동아리로 주변의 부러움을 샀었는데, 비록 술기운을 빌렸다고 하지만, 누군가의 가슴 속에 상처가 되는 말들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왔다. 십년의 우정은 어디로 가고, 곪을대로 곪아버린 관계만이 드러났다. 그것은 주역의 18번째 괘인 산풍고(山風蠱)괘가 형상화한 ‘벌레먹은 그릇’, 바로 그것이었다.   괘명인 고(蠱)라는 한자는 그릇(皿) 속에 많은 벌레가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벌레의 종류를 정확하게 규정하지 않고 있지만, 이때의 벌레는 쌀에서 생겨나는 바구미 같은 류를 생각하는 것이 적당할 듯하다. 좀 오래된 쌀독을 열었을 때 갑자기 튀어나오는 바구미처럼, 우리는 벌레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쌀이 상했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바구미가 튀어나온 순간, 일은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넘어가고, 시선은 쌀에서 벌레로 옮겨간다.     산 아래 머무는 바람이 하는 일 이렇게 나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진 데에는 나름대로 원인이 있을텐데, 64괘가 배열된 차례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측면이 있다. 산풍고괘는 18번째 괘인데, 16번째 괘는 ‘기쁨’을 나타내는 뇌지예(雷地豫)괘이고, 17번째는 ‘남을 따른다’는 뜻을 가진 택뢰수(澤雷隨)괘이다. 그러니까, 기뻐하고 따르는...
봄날
2023.07.04 | 조회 287
세미나 에세이 아카이브
문어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피터 고프리스미스, 『아더 마인즈』       나의 문어 선생님 친정집 제사상에는 늘 삶은 문어가 올라왔다. 제사가 끝나면 문어를 먹기 좋게 잘라 음복을 한 뒤 술안주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곤 했다. 그렇게 내게 문어는 특별한 날에만 먹는 숙회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데 넷플릭스 다큐 <나의 문어 선생님>을 통해 만난 문어는 한낱 먹거리가 아니었다. 문어는 한 인간의 아픔을 치유하고 자연의 신비와 생명에 대한 경이를 되살려 그를 다시 살게 한 신비롭고 놀라운 존재였다.   다시 문어를 만났다. 이번에는 영화가 아니라 책 <아더 마인즈>로. 이 책의 저자인 철학자 피터 고프리스미스 역시 <나의 문어 선생님>의 주인공과 같은 스쿠버 다이버다. 그는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문어를 만났고, 문어를 관찰하고, 문어의 마음에 대해 물었고, 그 물음은 마음의 탄생에 대한 탐구로까지 나아갔다. <아더 마인즈>에서 시작한 그의 물음은 더 심화되어 의식과 마음의 진화 그리고 생명의 의미를 탐색하는 <후생동물>을 쓰게 되기에 이르렀다. 두 권의 책 모두 진화론의 관점에서 마음과 의식의 문제에 접근한다. 그는 인간이 진화의 정점에 서 있다고 보는 관점에 매우 비판적이다. 두권의 책 모두에서 마음과 의식에 대한 철학적 탐구는 최근의 과학과 철학의 첨예한 담론들을 건드리며 전개된다. 사실 이 담론들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이긴 하지만 이 글에서는 마음과 의식의 진화보다는 문어를 알아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마음과 의식의 진화 문제는 살펴보아야 할 쟁점이 많을 뿐만 아니라 관련한 공부가...
문어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피터 고프리스미스, 『아더 마인즈』       나의 문어 선생님 친정집 제사상에는 늘 삶은 문어가 올라왔다. 제사가 끝나면 문어를 먹기 좋게 잘라 음복을 한 뒤 술안주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곤 했다. 그렇게 내게 문어는 특별한 날에만 먹는 숙회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데 넷플릭스 다큐 <나의 문어 선생님>을 통해 만난 문어는 한낱 먹거리가 아니었다. 문어는 한 인간의 아픔을 치유하고 자연의 신비와 생명에 대한 경이를 되살려 그를 다시 살게 한 신비롭고 놀라운 존재였다.   다시 문어를 만났다. 이번에는 영화가 아니라 책 <아더 마인즈>로. 이 책의 저자인 철학자 피터 고프리스미스 역시 <나의 문어 선생님>의 주인공과 같은 스쿠버 다이버다. 그는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문어를 만났고, 문어를 관찰하고, 문어의 마음에 대해 물었고, 그 물음은 마음의 탄생에 대한 탐구로까지 나아갔다. <아더 마인즈>에서 시작한 그의 물음은 더 심화되어 의식과 마음의 진화 그리고 생명의 의미를 탐색하는 <후생동물>을 쓰게 되기에 이르렀다. 두 권의 책 모두 진화론의 관점에서 마음과 의식의 문제에 접근한다. 그는 인간이 진화의 정점에 서 있다고 보는 관점에 매우 비판적이다. 두권의 책 모두에서 마음과 의식에 대한 철학적 탐구는 최근의 과학과 철학의 첨예한 담론들을 건드리며 전개된다. 사실 이 담론들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이긴 하지만 이 글에서는 마음과 의식의 진화보다는 문어를 알아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마음과 의식의 진화 문제는 살펴보아야 할 쟁점이 많을 뿐만 아니라 관련한 공부가...
요요
2023.06.17 | 조회 493
세미나 에세이 아카이브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스티븐 핑거, 동녘 사이언스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수 없는 생각들, 웃고 화내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두려움, 걱정, 사랑, 충동이나 욕구 등은 모두가 마음작용이다. 종교나 철학에 대한 신념, 관계의 형성, 그리고 자아에 대한 의식도 마음에서 비롯된다. 마음은 무엇인가. 어디에서 생겨나는가, 그리고 마음을 가진 존재는 어떻게 보고, 생각하고, 느끼고, 상호작용하는가? 20세기 들어 마음을 더 이상 신비 혹은 형이상학의 영역 속에 남겨두지 않고 과학의 영역으로 끌어내려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20세기 중반의 인공지능 연구에서부터 신경생리학을 비롯한 다양한 인지과학 분야의 연구와 최근의 진화심리학까지.     스티븐 핑커가 정의하는 마음이란   스티븐 핑커Pinker는 “마음은 어떻게 작용하는가”How The Mind Works란 책에서 인지과학, 진화생물학 그리고 기타 다른 과학적 논문이나 자료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마음에 관한 과학적 연구 성과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그의 주장의 핵심은 ‘마음은 자연선택이 우리 조상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식량을 채집하는 과정에서 특히 사물, 동물, 식물 그리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정복하는 과정에서 직면했던 문제들을 해결해 주기 위해 설계한 기관들의 연산체계이다’(p.48)라는 것이다. 좀더 풀어서 설명하면 이렇다. 마음은 뇌의 활동이다. 뇌는 정보를 처리하는 기관이며 사고는 일종의 연산이다. 마음은 여러 개의 모듈 즉 마음 기관(Demon,악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모듈은 이 세계와의 특정한 상호작용을 전담하도록 진화한 특별한 설계를 가지고 있다. 모듈의 기본 논리는 우리의 유전자 프로그램에 의해 지정된다. 이러한 모듈들의 작용은 인간의 진화사(進化史) 대부분을 차지하는...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스티븐 핑거, 동녘 사이언스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수 없는 생각들, 웃고 화내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두려움, 걱정, 사랑, 충동이나 욕구 등은 모두가 마음작용이다. 종교나 철학에 대한 신념, 관계의 형성, 그리고 자아에 대한 의식도 마음에서 비롯된다. 마음은 무엇인가. 어디에서 생겨나는가, 그리고 마음을 가진 존재는 어떻게 보고, 생각하고, 느끼고, 상호작용하는가? 20세기 들어 마음을 더 이상 신비 혹은 형이상학의 영역 속에 남겨두지 않고 과학의 영역으로 끌어내려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20세기 중반의 인공지능 연구에서부터 신경생리학을 비롯한 다양한 인지과학 분야의 연구와 최근의 진화심리학까지.     스티븐 핑커가 정의하는 마음이란   스티븐 핑커Pinker는 “마음은 어떻게 작용하는가”How The Mind Works란 책에서 인지과학, 진화생물학 그리고 기타 다른 과학적 논문이나 자료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마음에 관한 과학적 연구 성과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그의 주장의 핵심은 ‘마음은 자연선택이 우리 조상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식량을 채집하는 과정에서 특히 사물, 동물, 식물 그리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정복하는 과정에서 직면했던 문제들을 해결해 주기 위해 설계한 기관들의 연산체계이다’(p.48)라는 것이다. 좀더 풀어서 설명하면 이렇다. 마음은 뇌의 활동이다. 뇌는 정보를 처리하는 기관이며 사고는 일종의 연산이다. 마음은 여러 개의 모듈 즉 마음 기관(Demon,악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모듈은 이 세계와의 특정한 상호작용을 전담하도록 진화한 특별한 설계를 가지고 있다. 모듈의 기본 논리는 우리의 유전자 프로그램에 의해 지정된다. 이러한 모듈들의 작용은 인간의 진화사(進化史)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마솥
2023.06.14 | 조회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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