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의 공동체가 양생이다
춤추다 배운 연독이위경   기린     연독이위경, 중도를 지키는 삶   좋은 일을 해서 명성이 나는 것도, 나쁜 일을 해서 형벌을 받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시비선악을 넘어 중도의 도를 지키면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고, 삶을 온전히 할 수 있고, 부모를 잘 모실 수 있고, 천수를 누릴 수 있습니다. (爲善無近名,爲惡無近刑. 緣督以爲經,可以保身,可以全生,可以養親,可以盡年._낭송장자 78쪽)     위 문장은 지식을 위한 지식을 좇는 위험을 밝힌 「양생주」 1장의 후반부 내용이다. 내편에서 선악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첫 문장인데, 장자는 선과 악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삶에서 양생의 가능성을 본다. 좋은 일이 드러나서 명성을 얻게 되면 그만큼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나쁜 일로 형벌을 받게 되면 몸을 상하게 된다. 온전한 몸을 유지해야 하는 양생에서 선도 악도 해로울 뿐이라는 것이 장자의 입장이다. 그래서 중도의 삶을 통해 시비선악을 넘을 수 있을 때, 자신과 주변까지 보살피면서 온전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보았다.     원문을 살펴보면 중도의 삶은 연독이위경(緣督以爲經)이다. 직역하면 살피는 선으로써 날실로 삼는다 는 의미인데, 이때 날실은 아래 위로 지난다. 위진시대 곽상은 연독이위경을 “순중이위상(順中以爲常)”으로 주석하였다. 중심을 따름으로써 법도로 삼는다는 것이다. 살핀다는 의미의 독(督)을 가운데(中)로 주석을 달았다. 이러한 주석은 『황제내경』 「영추」편에서 사람에게는 여덟 개의 맥(脈)이 있는데, 그 중에서 독맥(督脈)은 중앙(中)을 흐르는 맥이라는 설명에 따른 영향이라고 한다. 독맥은 꼬리뼈 부근에서 등줄기를 따라 위로 올라가 정수리를 지나 인중에 이르는...
춤추다 배운 연독이위경   기린     연독이위경, 중도를 지키는 삶   좋은 일을 해서 명성이 나는 것도, 나쁜 일을 해서 형벌을 받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시비선악을 넘어 중도의 도를 지키면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고, 삶을 온전히 할 수 있고, 부모를 잘 모실 수 있고, 천수를 누릴 수 있습니다. (爲善無近名,爲惡無近刑. 緣督以爲經,可以保身,可以全生,可以養親,可以盡年._낭송장자 78쪽)     위 문장은 지식을 위한 지식을 좇는 위험을 밝힌 「양생주」 1장의 후반부 내용이다. 내편에서 선악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첫 문장인데, 장자는 선과 악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삶에서 양생의 가능성을 본다. 좋은 일이 드러나서 명성을 얻게 되면 그만큼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나쁜 일로 형벌을 받게 되면 몸을 상하게 된다. 온전한 몸을 유지해야 하는 양생에서 선도 악도 해로울 뿐이라는 것이 장자의 입장이다. 그래서 중도의 삶을 통해 시비선악을 넘을 수 있을 때, 자신과 주변까지 보살피면서 온전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보았다.     원문을 살펴보면 중도의 삶은 연독이위경(緣督以爲經)이다. 직역하면 살피는 선으로써 날실로 삼는다 는 의미인데, 이때 날실은 아래 위로 지난다. 위진시대 곽상은 연독이위경을 “순중이위상(順中以爲常)”으로 주석하였다. 중심을 따름으로써 법도로 삼는다는 것이다. 살핀다는 의미의 독(督)을 가운데(中)로 주석을 달았다. 이러한 주석은 『황제내경』 「영추」편에서 사람에게는 여덟 개의 맥(脈)이 있는데, 그 중에서 독맥(督脈)은 중앙(中)을 흐르는 맥이라는 설명에 따른 영향이라고 한다. 독맥은 꼬리뼈 부근에서 등줄기를 따라 위로 올라가 정수리를 지나 인중에 이르는...
기린
2023.06.13 | 조회 371
세미나 에세이 아카이브
  대칭적 창조를 위하여       1.   <대칭성 인류학>을 읽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은 예전에 진행했던 <도시와 영성> 세미나 인터뷰를 했을 때부터였다. 그때 같이 읽는 사람들이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었고, 예전부터 신화나 종교가 궁금했기 때문에 막연히 <대칭성 인류학>이 재밌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읽고 나니 음 재밌긴 한데… 책에서는 생각보다 광범위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었다. 신화와 종교뿐만 아니라 경제와 문화, 고고학, 인간의 마음 등등. <대칭성 인류학>을 포함한 [카이에 소바주* 전집]에는 인간의 사상 전반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시도하려는 신이치의 다양한 ‘시도’들이 담겨있었다. ‘시도’라고 강조하는 것은 신이치가 주장하는 내용들이 굉장히 촘촘하고 세밀한 내용이기보다는 하나의 공리를 제시해보는, 이론을 세워가는 과정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그의 문제의식에는 너무나 깊이 공감이 되면서도 책을 읽는 과정에서 내가 알고 있는 내용 자체를 흔들리며 ‘이게 맞나?’ 싶은 순간들이 있었다.     신이치는 911테러를 목도하고 오늘날 이런 야만적이고 윤리적이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세상의 ‘대칭성**’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는 이슬람 문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야만적이라고 칭하는 미국인들을 보며 아무렇지 않게 보복으로 발생하는 ‘야만’에 대해 질문한다. 인간의 야만스러움은 이뿐만이 아니다. 경제적 논리에 따라 가로수를 돌보지 않고 그냥 잘라버리는 공공기관들, 공장식 축산으로 불필요하게 도살당하는 수많은 동물들, 정의라는 이름으로 생명과 환경을 파괴하는 전쟁. 신이치는 오늘날의 이 수많은 행위가 과거의 문화가 사라지면서 대칭성과 비대칭성의 균형이 무너져 비대칭적인 논리가 세상을 지배하게 되어...
  대칭적 창조를 위하여       1.   <대칭성 인류학>을 읽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은 예전에 진행했던 <도시와 영성> 세미나 인터뷰를 했을 때부터였다. 그때 같이 읽는 사람들이 너무 재미있게 읽고 있었고, 예전부터 신화나 종교가 궁금했기 때문에 막연히 <대칭성 인류학>이 재밌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읽고 나니 음 재밌긴 한데… 책에서는 생각보다 광범위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었다. 신화와 종교뿐만 아니라 경제와 문화, 고고학, 인간의 마음 등등. <대칭성 인류학>을 포함한 [카이에 소바주* 전집]에는 인간의 사상 전반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시도하려는 신이치의 다양한 ‘시도’들이 담겨있었다. ‘시도’라고 강조하는 것은 신이치가 주장하는 내용들이 굉장히 촘촘하고 세밀한 내용이기보다는 하나의 공리를 제시해보는, 이론을 세워가는 과정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그의 문제의식에는 너무나 깊이 공감이 되면서도 책을 읽는 과정에서 내가 알고 있는 내용 자체를 흔들리며 ‘이게 맞나?’ 싶은 순간들이 있었다.     신이치는 911테러를 목도하고 오늘날 이런 야만적이고 윤리적이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세상의 ‘대칭성**’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는 이슬람 문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야만적이라고 칭하는 미국인들을 보며 아무렇지 않게 보복으로 발생하는 ‘야만’에 대해 질문한다. 인간의 야만스러움은 이뿐만이 아니다. 경제적 논리에 따라 가로수를 돌보지 않고 그냥 잘라버리는 공공기관들, 공장식 축산으로 불필요하게 도살당하는 수많은 동물들, 정의라는 이름으로 생명과 환경을 파괴하는 전쟁. 신이치는 오늘날의 이 수많은 행위가 과거의 문화가 사라지면서 대칭성과 비대칭성의 균형이 무너져 비대칭적인 논리가 세상을 지배하게 되어...
동은
2023.06.13 | 조회 250
요요와 불교산책
부처님의 죽음, 완전한 열반     “아난다여, 그대는 나를 위해 쌀라 쌍수 사이에 머리를 북쪽으로 한 침상을 만들어라, 아난다여, 나는 피곤하니 누워야겠다.”(『디가니까야』 「대반열반경」)   아난다는 두 그루 나무 사이에 머리를 북쪽으로 침상을 마련했다. 부처님은 오른쪽 옆구리를 밑으로 하여 사자의 형상을 취한 채, 한 발을 다른 발에 포개고, 새김을 확립하고 올바른 알아차림을 갖추며 누웠다. 꾸시나라의 말라족을 불러 작별인사를 나누고, 제자들과도 마지막 대화를 나누었다. “방일하지 말고 정진하라”는 말씀을 끝으로, 마음을 집중한 고요한 상태로 완전한 열반에 들었다. 부처님의 열반상이 옆으로 누운 모습을 하고 있는 까닭이다.       프롤로그: 부처님 없는 승가에 대한 암시   기원전 6~5세기, 부처님이 활동한 북인도 지역은 중앙집중적 왕권국가들이 벌이는 정복전쟁이 벌어지던 폭력의 시대이기도 했다. 이런 시대에 부처님은 자신을 따르는 수행자들의 조직을 사라져가는 부족 공화국들의 운영원리를 간직한 이름, 상가라고 불렀다. 승가란 상가(saṅgha)를 음차한 말로, 구성원들의 토론과 합의에 의해 운영되는 모임을 의미했다. 승가는 중앙집중적인 복종과 명령, 통제가 아니라 수행자들의 화합과 자율로 운영되는 조직이었다. 부처님은 승가의 조직자이자 지도자였지만, 자신이 승가를 이끈다거나 승가가 자신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부처님에게는 승가의 열쇠를 건넬 후계구도도 의발의 전수도 없었다. 부처님의 마지막 가르침을 전하는 경전 『대반열반경』은 부처님이 제자들게 무엇을 남기고 싶어했는지 그 정수를 투명하게 보여준다.   『대반열반경』은 부처님에게 마가다국의 재상이 찾아와서 왕이 밧지족과의 전쟁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길 수 있겠는지 질문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평화와...
부처님의 죽음, 완전한 열반     “아난다여, 그대는 나를 위해 쌀라 쌍수 사이에 머리를 북쪽으로 한 침상을 만들어라, 아난다여, 나는 피곤하니 누워야겠다.”(『디가니까야』 「대반열반경」)   아난다는 두 그루 나무 사이에 머리를 북쪽으로 침상을 마련했다. 부처님은 오른쪽 옆구리를 밑으로 하여 사자의 형상을 취한 채, 한 발을 다른 발에 포개고, 새김을 확립하고 올바른 알아차림을 갖추며 누웠다. 꾸시나라의 말라족을 불러 작별인사를 나누고, 제자들과도 마지막 대화를 나누었다. “방일하지 말고 정진하라”는 말씀을 끝으로, 마음을 집중한 고요한 상태로 완전한 열반에 들었다. 부처님의 열반상이 옆으로 누운 모습을 하고 있는 까닭이다.       프롤로그: 부처님 없는 승가에 대한 암시   기원전 6~5세기, 부처님이 활동한 북인도 지역은 중앙집중적 왕권국가들이 벌이는 정복전쟁이 벌어지던 폭력의 시대이기도 했다. 이런 시대에 부처님은 자신을 따르는 수행자들의 조직을 사라져가는 부족 공화국들의 운영원리를 간직한 이름, 상가라고 불렀다. 승가란 상가(saṅgha)를 음차한 말로, 구성원들의 토론과 합의에 의해 운영되는 모임을 의미했다. 승가는 중앙집중적인 복종과 명령, 통제가 아니라 수행자들의 화합과 자율로 운영되는 조직이었다. 부처님은 승가의 조직자이자 지도자였지만, 자신이 승가를 이끈다거나 승가가 자신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부처님에게는 승가의 열쇠를 건넬 후계구도도 의발의 전수도 없었다. 부처님의 마지막 가르침을 전하는 경전 『대반열반경』은 부처님이 제자들게 무엇을 남기고 싶어했는지 그 정수를 투명하게 보여준다.   『대반열반경』은 부처님에게 마가다국의 재상이 찾아와서 왕이 밧지족과의 전쟁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길 수 있겠는지 질문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평화와...
요요
2023.06.11 | 조회 372
세미나 에세이 아카이브
몸에서 마음으로, 그리고 다시 생명으로   장자에 대해 내가 읽은 것이라곤 『낭송장자』와 왕보의 『장자를 읽다』가 전부이다. 『장자』는 백 명이 읽으면 백 명의 장자가 나온다는 말처럼 그 해석의 폭이 넓고 어려운 텍스트인데다, 나는 그 지난한 원문 공부를 한 적이 없다. 장자를 읽었으되, 장자를 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다 5년 만에 『장자를 읽다』를 다시 읽었다. 그동안 주역공부를 그럭저럭 이어왔고, 새로 서양철학 공부를 시작했다. 이같은 공부의 지평에서 다시 장자를 읽으면, 처음 장자를 대했을 때 받았던 감동의 근거를 알 수 있을까. 이 글은 장자 내편을 자신만의 방식대로 해석하는 왕보를 따라 가면서, 그것을 찾아 나서는 여정 정도가 될 것이다. 그렇더라도 장자의 전체 내용을 다루는 건 어림도 없다. 여기서는 인간, 생명의 보존을 다루는 <인간세>와 현실세계를 떠난 마음을 다루는 <소요유>편을 주로 다루면서 왕보가 장자를 해석하면서 발견한 특이점을 찾아내 보려 한다.   몸의 운명은 피할 수 없다 『장자를 읽다』는 내편 7편, 외편 15편, 잡편 11편 등 총 33편으로 되어 있는 전체 내용 중에서 ‘장자 중의 장자’로 인정받는 내편 7편을 다루고 있다. 그 내편 7편도 원래의 순서와는 다르게 재배열되었다. 왕보는 왜 <소요유(逍遙遊)>로부터 시작해 <응제왕(應帝王)>으로 끝나는 원래의 차례를 무시하고, <인간세>로부터 『장자』를 풀어나갔을까? 그는 <인간세>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소요유>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사실적이고, 실제적이라고 보았다. 그는 장자의 철학을 ‘생명의 철학’이라고 말하면서, ‘인간의 생존’은 인간 세상 속에서만 획득할 수 있다는 관점을 유지했다....
몸에서 마음으로, 그리고 다시 생명으로   장자에 대해 내가 읽은 것이라곤 『낭송장자』와 왕보의 『장자를 읽다』가 전부이다. 『장자』는 백 명이 읽으면 백 명의 장자가 나온다는 말처럼 그 해석의 폭이 넓고 어려운 텍스트인데다, 나는 그 지난한 원문 공부를 한 적이 없다. 장자를 읽었으되, 장자를 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다 5년 만에 『장자를 읽다』를 다시 읽었다. 그동안 주역공부를 그럭저럭 이어왔고, 새로 서양철학 공부를 시작했다. 이같은 공부의 지평에서 다시 장자를 읽으면, 처음 장자를 대했을 때 받았던 감동의 근거를 알 수 있을까. 이 글은 장자 내편을 자신만의 방식대로 해석하는 왕보를 따라 가면서, 그것을 찾아 나서는 여정 정도가 될 것이다. 그렇더라도 장자의 전체 내용을 다루는 건 어림도 없다. 여기서는 인간, 생명의 보존을 다루는 <인간세>와 현실세계를 떠난 마음을 다루는 <소요유>편을 주로 다루면서 왕보가 장자를 해석하면서 발견한 특이점을 찾아내 보려 한다.   몸의 운명은 피할 수 없다 『장자를 읽다』는 내편 7편, 외편 15편, 잡편 11편 등 총 33편으로 되어 있는 전체 내용 중에서 ‘장자 중의 장자’로 인정받는 내편 7편을 다루고 있다. 그 내편 7편도 원래의 순서와는 다르게 재배열되었다. 왕보는 왜 <소요유(逍遙遊)>로부터 시작해 <응제왕(應帝王)>으로 끝나는 원래의 차례를 무시하고, <인간세>로부터 『장자』를 풀어나갔을까? 그는 <인간세>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소요유>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사실적이고, 실제적이라고 보았다. 그는 장자의 철학을 ‘생명의 철학’이라고 말하면서, ‘인간의 생존’은 인간 세상 속에서만 획득할 수 있다는 관점을 유지했다....
봄날
2023.06.07 | 조회 197
세미나 에세이 아카이브
유소감의『장자철학』 (도와 소요론을 중심으로)   『장자철학』은 유소감의 박사논문이다. 그는 장자 철학이 노자에 기원하고 있으며, 장자에 이르러 도가 학파가 큰 발전을 이루었다는 입장이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소요유>의 절대 자유가 도(道)의 개념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탐구하기 위함이다. 그에 따르면 장자의 도에 대한 혼동이 장자 철학 전반에 대한 오해를 낳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도, 천(天), 명(命) 등을 철학적인 범주로 분석하고, 이를 안명론(安命論), 소요론(逍遙論), 제물론(濟物論 )등 사상적(학설) 측면에서 분석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내가 여기서 중점적으로 다룰 내용은 장자의 도 개념과 소요론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이 둘 간의 관련성에 관해서이다. 먼저 지난 번 1234에서 다뤘던 장자의 해체 전략을 간략히 정리하고 여기서 내가 건진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해보자.     장자의 해체 전략 저자 정용선은 『장자』의 <소요유>편이 해체 전략의 오리엔테이션 같은 역할을 한다고 평가한다. 대붕우화로 시작해 무하유지향으로 끝을 맺는 이 편은 비현실적이고 과장적인 에피소드들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거대 담론을 첫 머리에 배치한 이유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좁은 시각을 벗어나 “시각의 전환”을 도모하기 위한 해체 전략이라고 저자는 풀이한다. 여기서 “대붕의 비상”은 시각을 달리하여 더 큰 것을 볼 수 있다는 장자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과장적 비유’이다. 따라서 해체 전략에 따르면, 비상이나 소요(유)는 그 자체로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자신의 경험치를 초과하는 어떤 상태(경지)로 해석해야 한다. 이것이 ‘초탈적 자유’이며, ‘매순간 자신을 해체하는 과정만 있을 뿐 절대자나 절대...
유소감의『장자철학』 (도와 소요론을 중심으로)   『장자철학』은 유소감의 박사논문이다. 그는 장자 철학이 노자에 기원하고 있으며, 장자에 이르러 도가 학파가 큰 발전을 이루었다는 입장이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소요유>의 절대 자유가 도(道)의 개념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탐구하기 위함이다. 그에 따르면 장자의 도에 대한 혼동이 장자 철학 전반에 대한 오해를 낳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도, 천(天), 명(命) 등을 철학적인 범주로 분석하고, 이를 안명론(安命論), 소요론(逍遙論), 제물론(濟物論 )등 사상적(학설) 측면에서 분석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내가 여기서 중점적으로 다룰 내용은 장자의 도 개념과 소요론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이 둘 간의 관련성에 관해서이다. 먼저 지난 번 1234에서 다뤘던 장자의 해체 전략을 간략히 정리하고 여기서 내가 건진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해보자.     장자의 해체 전략 저자 정용선은 『장자』의 <소요유>편이 해체 전략의 오리엔테이션 같은 역할을 한다고 평가한다. 대붕우화로 시작해 무하유지향으로 끝을 맺는 이 편은 비현실적이고 과장적인 에피소드들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거대 담론을 첫 머리에 배치한 이유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좁은 시각을 벗어나 “시각의 전환”을 도모하기 위한 해체 전략이라고 저자는 풀이한다. 여기서 “대붕의 비상”은 시각을 달리하여 더 큰 것을 볼 수 있다는 장자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과장적 비유’이다. 따라서 해체 전략에 따르면, 비상이나 소요(유)는 그 자체로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자신의 경험치를 초과하는 어떤 상태(경지)로 해석해야 한다. 이것이 ‘초탈적 자유’이며, ‘매순간 자신을 해체하는 과정만 있을 뿐 절대자나 절대...
여울아
2023.06.07 | 조회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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