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차 <사지마라>

오늘
2022-10-1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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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마라를 시작하기 몇일 전 저희부부는 살것인가 말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던 물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게임용 패드> 인데요. 단어만 들어도 너무 자극적이지요. ㅎㅎ

초등학교 3학년 저희 아이는 아직 들고다니는 핸드폰을 사주지 않았고 프로그램을 깔아서 하는 핸드폰 게임도 하지 못하고 있어요. 

작년 중반쯤부터 고전게임(보글보글, 1945 등)을 컴퓨터에 깔아서 일주일에 3시간씩 시간을 정해놓고 하고 있었는데, 

3학년 중반쯤 되니 반친구들 대부분이 핸드폰으로 게임한다며 본인도 포켓몬 고를 하고 싶다고 엄청 졸랐어요. 

 

그치만 남편의 완강한 반대로 핸드폰에 포켓몬 고를 까는것이 좌절되고 

이번엔 브롤스타즈를 하고 싶다고 반에서 안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설득 시작.  

 

남편이 요리조리 알아본 결과 원래 핸드폰에서만 가능한 브롤이

컴퓨터에서도 설치가 가능해서 저희 아이는 키보드로 조작하며 브롤스타즈를 집에서 하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한달여후 갑자기 게임이 실행이 안되는 거에요. 

원래 핸드폰으로 하는 게임인데 일부 게임으로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들이

게임을 컴퓨터에 깔아서 매크로를 실행시켜 사람이 게임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게임이  종일 돌아가도록 하기도 해서

구글에서 이런경우 계정을 정지시켜 버린다고 하네요.  저희는 단지 핸드폰으로 들고다니면서 게임을 하지 않기를 원했던 것인데 ㅜㅡㅜ

 

주말에 게임을 할수 있어서 아이는  토요일에 새벽같이 일어나서 게임을 실행시켰는데 안되니 너무 속상해 했어요. 

더군다나 원래 브롤을 안하던 아이 친구가 저희 아이와 같이 게임하겠다고 엄마 핸드폰에 게임을 깔아서 같이 하기로 약속까지 해둔 상태라 저희는 더더욱 난감했어요. 이제 게임을 못하게 되면 아이의 원망과 속상함을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고민하다가.

저 게임을 위해 패드를 하나 사야하나 까지 고민하게 되었어요.  참.. 저희 집 상식에서 게임을 위해 패드를 산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고려할 수 밖에 없더라고요.  그리고 방법이 없으면 살수밖에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아이에게 엄마아빠가 방법을 생각해보겠다고 기다려달라고 말한고 몇일 뒤에 남편이 방법을 찾아냈어요. ㅎㅎ

게임회사 계정과 구글 계정을 연동시켜 놓은 후 구글이 정지당해도 다시 새로 구글계정을 만들어 게임회사 계정과 연동하면 게임을 할 수 있다고... 저라면 방법을 못찾아내고 그냥 포기하고 패드를 샀을텐데 저희 남편 대단하네요. ㅎㅎ 

저는 게임을 시작한것 부터가 잘못이었다고 말하며 투덜댈 뿐이었는데 ㅎㅎ(남편이 고전게임을 설치해줬거든요)

 

아래 이미지가 저희 아이가 요즘 신나서 하는 브롤스타즈라는 게임이에요. 

 

이런 이유로도 패드를 살 수도 있다는 것을 실감한 사건이었고, 

앞으로 다시 어떤일이 생겨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 맞지 않는 이유로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사건이었습니다. 

부디.. 이렇게 잘 지나가면 좋겠어요 ㅎㅎ

댓글 5
  • 2022-10-18 14:39

    헉!! 남편분 대단하십니다~~~ 👍

     

  • 2022-10-18 17:42

    이렇게 고민하면서 사는데 ㅠ 전 그동안 너무 쉽게 사는것을 결정한듯...

    특히 애들꺼...

    • 2022-10-18 18:13

      저도 그래요. 아니, 그랬어요.

      저도 애들꺼는 특히.

      이제 우리도 신중하게 사는 사람이 되자고  <사지마라>팀이 된 거 잖아요. 우리 이제 쉬운 엄마, 이거 그만해요. 으쌰!

  • 2022-10-19 00:41

    ㅋㅋㅋ 오늘님네 대단쓰~

    저희집은 둘째가 폴더폰이라 

    게임을 엄마나 아빠 폰으로  주말에만 해요.

    그래서 토욜에는 (오늘님네 처럼)

    항상 꼭두새벽에 일어난다지요 ㅋㅋ

  • 2022-10-20 07:45

    오늘님 아이는 절제가 몸에 배겠네요.

    이렇게 신중하게 사는 부모를 뒀으니…

    감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