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차 <사지마라>

토토로
2022-10-1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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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차 <사지마라>!!

11일 동안 나는 정말 사지 않고 살았을까....대답은 오우~~NO!!! 

자급자족이 불가능한 도시에 살면서 사지 않는 다는 것은 생존 자체가 바로 피폐해짐을 의미한다. 특히 먹거리 구매를 하지 않는다면  더 그렇다.

(백미를 사지 않아 까끌거리는 100% 현미밥을  먹었다는 노라샘 가족ㅎㅎ)

물론 집집마다 큰 냉장고와 씽크대 속에 각종 식재료가 있으니 며칠은 그럭저럭 살 수 있겠지만, 그 조차도 소비활동의 결과물인 것을...

 

그래서 나는 <사지마라 > 11일 차인 지금...아~~이게 만만한 챌린지가 아니구나. 엄청 고민스런 챌린지 구나...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과연 무엇을 사고, 무엇을 사지 말아야 할까...라는 둥글레샘의 고민에 무척 공감이 된다.

 

마지막까지 지갑을 닫을 수 없는 것. 그건  대부분은 먹거리일 것이다.

(이미 오늘 나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려 몇가지를 사들고 왔다.)

그러나 한편으론 어떤 식단으로 먹을 것인가의 문제를 제기해 볼 수도 있다.

채식위주의 간소한 식단을 위한 소비에서 부터,  최소 7첩 반상 이상의 고기가 들어간 상차림, 혹은...편의점에서 사먹는 차가운 도식락 식단까지.

먹거리를 위한 소비도 각양각색이니, 그저 돈을 절약하는 차원이 아니라, 진지한 고민이 담긴 소비 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흠....이 챌린지....은근 레벨이 높군!!!'  이러면서 어느새 11일이 지났다.

 

과연 무엇을 사고, 무엇을 사지말아야 할까. 사야 한다면 어떻게 사야 할까.

소비가 너무 없다면 장사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먹고 사나.

책을 도서관에서 빌리려고만 하면 출판업이나 동네 서점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어떻게 하나...

사람들이 외식을 줄이고 집밥 위주로 살아가면 그 많은 식당 주인들은 어떻게 하나...

이런 저런 생각에 소비를 정말 잘 해야겠다, 무조건 안 사는게 좋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소비해야 할까..하는 질문이 머릿속에 맴돈다.

이번 챌린지가 끝날때 쯤이면 어느 정도 나만의 소비 기준과 원칙, 노하우가 생겼으면 좋겠다.

 

일단...소비를 안하고는 살수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두며,

오늘 일지에는 지난 여름 우리가족이 사먹은 식당 음식들을 일부 소개 해볼까 한다.

지난 여름, 너무 덥고 습한데다, 나는 코로나 까지 걸려서  밥 하기가 힘들었다.

게다가 돌아가면 남편은 재택근무, 작은 아들도 코로나, 큰 아들은 일주일 넘게 군 휴가를 오는 탓에 집에 늘 가족이 있었다.

입맛도 없고 밥하기도 싫은데, 징긍징글하게 식구들은 집에 있게 되었고, 덩달아 나에겐 식사를 챙길 일이 훨씬 더 많아진 것이다.

 

평소에 우리집은 외식을 자주 하지 않고, 쓰레기 많이 나와서 배달은 거의 시키지도 않는데(일년에 두어번), 무거운 몸으로 끼니를 챙기려니 식사 시간 돌아오는게 무서울 지경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음식을 포장해 와서 집에서 먹는 것이었다.

외식도 여러번 했다.

다행히 가족들이 식당에 통 들고 가서 사오라는 말을 잘 들어주었다.(아마 먹는것을 무쟈게 좋아하기 때문인 듯!)

그중 일부, 사진 찍어 놓은 것을 올려본다.

 

사진으로 남기지 않았지만 용기 들고 가서 김밥, 비빔밥, 설렁탕...등등 사왔으니 #용기내를 나름 잘 실천한 것이다.

가끔 생각없이 나무 젓가락을 받아 온 적도 있지만 군 소리 없이 용기내를 따라준 우리집 세 남자들을 칭찬해주고 싶다.

이렇게 포장해 와서 먹은 덕분에, 그나마 나는 매일 이어지는 삼시세끼 고통에서 아주 가끔 숨통이 트였다.

이런건 꽤 괜챃은 소비....이리라!

 

 

 

 

 

댓글 9
  • 2022-10-13 17:13

    사는것을 줄이는가보다 어디에 쓸것인가가 더 중요한것 같아요~

    그런데 반찬통에 담기 사온 음식들이 넘  맛있어 보여서 주린배를 부여잡고 있어요 ㅎㅎㅎ

  • 2022-10-13 17:54

    저도 그집 세남자들에게 칭찬을 ㅋㅋ

     

    전 드디어 쌀 샀어요

    아무도 100프로 현미밥을 안 먹으려고 해서 ㅋㅋ

    몸에 안 좋은 쌀밥만 먹고 있어요.

     

    친구들이 사주는 떡볶이며, 호박이며, 과일이며, 총각김치를 먹고 있어요.

     

    토토로님 용기를 보니

    먹고싶은 것이 막 떠오르네요 ㅠ

     

  • 2022-10-13 22:25

    어떻게 살까?

    가 어떻게 살까? 

  • 2022-10-14 00:16

    오이소박이가 왜케 맛나보이는 것일까요?

    용기낸 오이라 그런가 ㅋㅋ

    잘 사야 잘 산다!! 

  • 2022-10-14 20:03

    음식문화도 많이 바뀌는 것 같아요. 시장에 새로 생겼다하면 완제품 파는 반찬가게더라구요

    동네에 간편식 파는 무인판매점도 생겼어요

    간편식을 밀키트라고 하는 것도 안지 얼마안되었네요

    찬거리부터 고민하는 저희 새대와는 달라도 넘 달라요.

    전 양념가게를 해볼까 생각한 적도 있는데...필요 없겠어요 ㅎㅎ

    • 2022-10-15 10:26

      올해 제가 사는 아파트 근처에

      무인 밀키트 판매점이 세 곳이 생겼어요.

      저긴 장사가 얼마나 될까.

      안 팔린 밀키트는 어떻게 되나.

      맛은 있나....

      궁금하면서도 발걸음은 그 안으로 들어가지지는 않아요. (묘한 거부감..)

      음식 문화가 참 빠르게 변하지요.

       

       

  • 2022-10-15 10:01

    정성스런 글이네요.. 마음이 가득 느껴져요

    많이 배웁니다^^

  • 2022-10-15 13:30

    저번에 밥을 같이 먹은 새봄님이 남은 음식을 담아가려고 빈통을 가지고 오신 것을 보고 놀라고 감동하고 감사하고 그랬어요. 난 뱃속에 넣고 오느라 고생하는데... 용기 내기 다시 상기합니다

  • 2022-10-15 13:53

    가족수가 많으면 정말 먹는 게 큰 일이네요~

    용기내 외식도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