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읽기 뚜벅뚜벅 마을경제학
[뚜벅뚜벅 마을경제학 개론 #2]     마을경제학개론 제1장은 선물이다                 글 : 뚜버기             나는 글 쓰는 게 하나도 재미없다. 그런데 이번에 글을 쓰려고, 그것도 재미없는 경제로 글을 쓰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건 ‘마을경제’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이다   문탁에서 운영하는 자율카페 <파지사유>의 아침은 세미나하러 온 학인들이 문을 열고 청소기를 돌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세미나가 끝나고 나면 밥당번들이 준비한 소박한 점심식사가 학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주방 앞에는 선물 받은 식재료들이 빼곡이 적혀진 ‘선물의 노래’ 칠판이 붙어있다. 누군가의 텃밭에서 온 싱싱한 푸성귀, 나눠먹기 위해 넉넉하게 만들어온 밑반찬들, 집안 어른 손맛이 깃든 김치. 가져온 찬거리를 주방에 슬쩍 던져놓고 나가면 기어코 누가 가져온 선물인지 밝혀내서 칠판에 적는다. 선물을 가져온 본인이 자발적으로 뭘 가져왔노라고 칠판에 적는 경우도 많다. 한번은 문탁의 이런 풍속(?)이 불편하다는 분이 있었다. 선물 가져오라고 노골적으로 조장하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본인은 생색내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 처음 문탁에 왔을 때는 이런 것들이 의아했었다. 밥당번이나 청소도 선물이라고 말하는 데, 안하면 눈치 보이니까 의무감으로 하는 것 아닐까. 과연 선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1. 우리는 모두 증여의 윤리에서 나왔다     사람은 누구나 손해 보지 않고 욕구를 충족시키려 하기 때문에, 똑같은 가치를 지닌 것을 내 줄 때에만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렇기에...
[뚜벅뚜벅 마을경제학 개론 #2]     마을경제학개론 제1장은 선물이다                 글 : 뚜버기             나는 글 쓰는 게 하나도 재미없다. 그런데 이번에 글을 쓰려고, 그것도 재미없는 경제로 글을 쓰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건 ‘마을경제’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이다   문탁에서 운영하는 자율카페 <파지사유>의 아침은 세미나하러 온 학인들이 문을 열고 청소기를 돌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세미나가 끝나고 나면 밥당번들이 준비한 소박한 점심식사가 학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주방 앞에는 선물 받은 식재료들이 빼곡이 적혀진 ‘선물의 노래’ 칠판이 붙어있다. 누군가의 텃밭에서 온 싱싱한 푸성귀, 나눠먹기 위해 넉넉하게 만들어온 밑반찬들, 집안 어른 손맛이 깃든 김치. 가져온 찬거리를 주방에 슬쩍 던져놓고 나가면 기어코 누가 가져온 선물인지 밝혀내서 칠판에 적는다. 선물을 가져온 본인이 자발적으로 뭘 가져왔노라고 칠판에 적는 경우도 많다. 한번은 문탁의 이런 풍속(?)이 불편하다는 분이 있었다. 선물 가져오라고 노골적으로 조장하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본인은 생색내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 처음 문탁에 왔을 때는 이런 것들이 의아했었다. 밥당번이나 청소도 선물이라고 말하는 데, 안하면 눈치 보이니까 의무감으로 하는 것 아닐까. 과연 선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1. 우리는 모두 증여의 윤리에서 나왔다     사람은 누구나 손해 보지 않고 욕구를 충족시키려 하기 때문에, 똑같은 가치를 지닌 것을 내 줄 때에만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렇기에...
뚜버기
2019.07.04 | 조회 532
지난 연재 읽기 사기-인생극장
[사기, 인생극장 / 2회]    전전긍긍(戰戰兢兢)에도 ‘급’이 있다       글 : 기린    ______   『사기』를 읽었다. 모든 인간에게는 자기만의 ‘드라마’가 있다고 믿게 되었다. 그 믿음으로 한 편, 한 편 상영하는 인간극장! 막이 올랐다.              동양 고전의 원문을 읽다보면 내가 알고 있던 뜻과는 다른 사자성어를 만나게 되곤 한다. ‘전전긍긍’도 그 중 하나다. 이 사자성어는 바라지 않는 일이 자신에게 닥칠까 조바심 내는 모습을 표현할 때 쓴다. 그러다보니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안절부절 못한다는 부정의 의미로 더 자주 쓰였다. 하지만 원문에서 전전긍긍(戰戰兢兢)은 전쟁(戰)에 나아갔을 때 두려워하는(兢) 그 마음으로 매사에 임하라는 의미였다. 전쟁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죽음이다. 살아남기 위한 마음가짐. 그렇다면 전전긍긍은 두려운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늘 대비하는 태도이기도 한 것이다. 다만 무엇을 두려워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에 이르기도 한다. 제대로 전전긍긍하는 삶, 무엇이 필요할까?       고난에서 배우지 못한 전전긍긍     염파는 인상여가 자신보다 윗자리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울화통이 터져서 사람들에게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녔다.     -나는 조(趙)나라 장수로서 전쟁에 나가 큰 공을 세웠다. 세 치 혀밖에 놀릴 줄 모르는 인상여 따위와는 감히 비교도 할 수 없거늘! 내 그 자를 만나기만 하면 반드시 결판을 낼 것이다. 인상여는 그런 염파를 피해 다녔고 부하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인상여가 말했다.   -나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진(秦)나라 소왕 앞에서 위세에...
[사기, 인생극장 / 2회]    전전긍긍(戰戰兢兢)에도 ‘급’이 있다       글 : 기린    ______   『사기』를 읽었다. 모든 인간에게는 자기만의 ‘드라마’가 있다고 믿게 되었다. 그 믿음으로 한 편, 한 편 상영하는 인간극장! 막이 올랐다.              동양 고전의 원문을 읽다보면 내가 알고 있던 뜻과는 다른 사자성어를 만나게 되곤 한다. ‘전전긍긍’도 그 중 하나다. 이 사자성어는 바라지 않는 일이 자신에게 닥칠까 조바심 내는 모습을 표현할 때 쓴다. 그러다보니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안절부절 못한다는 부정의 의미로 더 자주 쓰였다. 하지만 원문에서 전전긍긍(戰戰兢兢)은 전쟁(戰)에 나아갔을 때 두려워하는(兢) 그 마음으로 매사에 임하라는 의미였다. 전쟁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죽음이다. 살아남기 위한 마음가짐. 그렇다면 전전긍긍은 두려운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늘 대비하는 태도이기도 한 것이다. 다만 무엇을 두려워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에 이르기도 한다. 제대로 전전긍긍하는 삶, 무엇이 필요할까?       고난에서 배우지 못한 전전긍긍     염파는 인상여가 자신보다 윗자리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울화통이 터져서 사람들에게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녔다.     -나는 조(趙)나라 장수로서 전쟁에 나가 큰 공을 세웠다. 세 치 혀밖에 놀릴 줄 모르는 인상여 따위와는 감히 비교도 할 수 없거늘! 내 그 자를 만나기만 하면 반드시 결판을 낼 것이다. 인상여는 그런 염파를 피해 다녔고 부하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인상여가 말했다.   -나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진(秦)나라 소왕 앞에서 위세에...
기린
2019.06.21 | 조회 469
지난 연재 읽기 둥글레의 인문약방
[둥글레의 인문약방 / 2회] 자기도 아프면서 누굴 치료한다고 글 : 둥글레 문탁에 와서 생전 처음으로 철학과 문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엄청 흔들렸다. 내 흔들림과 함께 해준 친구들이 있다. 그 친구들과 약방을 차려볼까 한다. 약학과 인문의역학이 버무려진 ‘인문약방’을!    천식이라는 아이러니 회사에 다닐 때 기침감기를 심하게 두 번 앓았다. 두 번 다 기침이 한 달가량 지속되는 감기였다. 기침을 해대면서도 난 병원에 간다거나 약을 먹는다거나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몸에 이상이 왔는데도 그것을 무시했다. ‘더 심해지면 약 먹지 뭐’라는 생각도 있었고, 무엇보다 일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었던 시기다. 증상이 심해지자 폐렴인가 싶어서 내과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폐렴은 아니었고 기관지 알레르기였다. 다른 말로 하면 알레르기성 천식이다. 그때는 그 상황이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다. 종합병원 근무할 때 난 호흡기약물 상담서비스(Respiratory Service)를 전문적으로 하는 약사로서 폐질환 환자들에게 흡입제 사용법을 지도했다. 그런데 내가 천식에 걸리다……. 천식 치료제의 부작용을 너무 잘 알기에 처음부터 사용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예전부터 관심이 있던 단식과 채식 요법으로 몸을 정상화시키자 마음먹었다. 생애 최초의 단식을 3일 동안 했다. 그리고 동물권과는 아무 상관없이 오로지 내 몸을 위해 채식을 하기 시작했다. 등산도 하고 건강 관련 책도 열심히 읽었다. 비쌌지만 유기농으로 먹거리를 채우려고 노력했다. 대부분의 빵에 우유가 들어있어서 책을 보고 직접 비건 빵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외국 고객들과 식사 자리에서도 양해를 구하고 고기를 먹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채식을 했다....
[둥글레의 인문약방 / 2회] 자기도 아프면서 누굴 치료한다고 글 : 둥글레 문탁에 와서 생전 처음으로 철학과 문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엄청 흔들렸다. 내 흔들림과 함께 해준 친구들이 있다. 그 친구들과 약방을 차려볼까 한다. 약학과 인문의역학이 버무려진 ‘인문약방’을!    천식이라는 아이러니 회사에 다닐 때 기침감기를 심하게 두 번 앓았다. 두 번 다 기침이 한 달가량 지속되는 감기였다. 기침을 해대면서도 난 병원에 간다거나 약을 먹는다거나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몸에 이상이 왔는데도 그것을 무시했다. ‘더 심해지면 약 먹지 뭐’라는 생각도 있었고, 무엇보다 일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었던 시기다. 증상이 심해지자 폐렴인가 싶어서 내과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폐렴은 아니었고 기관지 알레르기였다. 다른 말로 하면 알레르기성 천식이다. 그때는 그 상황이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다. 종합병원 근무할 때 난 호흡기약물 상담서비스(Respiratory Service)를 전문적으로 하는 약사로서 폐질환 환자들에게 흡입제 사용법을 지도했다. 그런데 내가 천식에 걸리다……. 천식 치료제의 부작용을 너무 잘 알기에 처음부터 사용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예전부터 관심이 있던 단식과 채식 요법으로 몸을 정상화시키자 마음먹었다. 생애 최초의 단식을 3일 동안 했다. 그리고 동물권과는 아무 상관없이 오로지 내 몸을 위해 채식을 하기 시작했다. 등산도 하고 건강 관련 책도 열심히 읽었다. 비쌌지만 유기농으로 먹거리를 채우려고 노력했다. 대부분의 빵에 우유가 들어있어서 책을 보고 직접 비건 빵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외국 고객들과 식사 자리에서도 양해를 구하고 고기를 먹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채식을 했다....
둥글레
2019.06.14 | 조회 481
지난 연재 읽기 플라톤이 돌아왔다
[플라톤이 돌아왔다 11회] 폭군에 대하여, '안녕 주정뱅이' -『국가』 9권               문탁에서 공부하고 생활한 지 어느새 9년째다. 시간은 정말 자~알 간다. 정신없이 후딱 지나갔다 세미나에서 오고간 말들을 모아서 ‘10주년 자축이벤트’를 준비중이다. 거기엔 분명 당신의 생각도 단팥빵의 앙꼬처럼 들어있다는 사실을 이 연재를 통해 확인해보시라          글 :  새 털         문탁샘도 아닌데 문탁에 왔더니 ‘쪼는’ 인간으로 살고 있다 요즘 먹고 사는 시름에 젖어 ‘쪼는 각’이 좀 둔탁해졌다 예리해져서 돌아갈 그날을 꿈꾸며 옥수수수염차를 장복하고 있다                 1. 음주의 법칙, 쉽게 끝나지 않는다     잠자코 앉아 있는 규 대신 훈이 소주 한병을 더 시켰다. 소주가 오자 주란이 턱을 받친 손을 내려 소주잔을 집었다. 나도 줘. 훈이 주란의 잔에 소주를 따르고 규와 자기 잔도 채웠다. 셋은 잔을 부딪치고 그대로 비워냈다. 다시 한순배가 돌았다. 이번에는 규가 잔을 채웠다. 눈은 내리고, 술은 들어가고, 이러고 앉아 있으니까 말야, 규가 초조하게 술잔을 빙빙 돌리며 말했다. 우리 다시는 서울로 못 돌아가도 괜찮을 것 같지 않냐? 그들은 말없이 소주잣을 비우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굵어진 눈발이 쉼 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옅은 취기로도 그들은 위태했다. -권여선, 「삼인행」, 『안녕 주정뱅이』, 72~73쪽     해가 한낮의 쨍한 높이에서 서쪽으로 기우는 속도로 숲은 조금씩 어두워졌다. 그들은 주종을 소주에서 맥주로...
[플라톤이 돌아왔다 11회] 폭군에 대하여, '안녕 주정뱅이' -『국가』 9권               문탁에서 공부하고 생활한 지 어느새 9년째다. 시간은 정말 자~알 간다. 정신없이 후딱 지나갔다 세미나에서 오고간 말들을 모아서 ‘10주년 자축이벤트’를 준비중이다. 거기엔 분명 당신의 생각도 단팥빵의 앙꼬처럼 들어있다는 사실을 이 연재를 통해 확인해보시라          글 :  새 털         문탁샘도 아닌데 문탁에 왔더니 ‘쪼는’ 인간으로 살고 있다 요즘 먹고 사는 시름에 젖어 ‘쪼는 각’이 좀 둔탁해졌다 예리해져서 돌아갈 그날을 꿈꾸며 옥수수수염차를 장복하고 있다                 1. 음주의 법칙, 쉽게 끝나지 않는다     잠자코 앉아 있는 규 대신 훈이 소주 한병을 더 시켰다. 소주가 오자 주란이 턱을 받친 손을 내려 소주잔을 집었다. 나도 줘. 훈이 주란의 잔에 소주를 따르고 규와 자기 잔도 채웠다. 셋은 잔을 부딪치고 그대로 비워냈다. 다시 한순배가 돌았다. 이번에는 규가 잔을 채웠다. 눈은 내리고, 술은 들어가고, 이러고 앉아 있으니까 말야, 규가 초조하게 술잔을 빙빙 돌리며 말했다. 우리 다시는 서울로 못 돌아가도 괜찮을 것 같지 않냐? 그들은 말없이 소주잣을 비우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굵어진 눈발이 쉼 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옅은 취기로도 그들은 위태했다. -권여선, 「삼인행」, 『안녕 주정뱅이』, 72~73쪽     해가 한낮의 쨍한 높이에서 서쪽으로 기우는 속도로 숲은 조금씩 어두워졌다. 그들은 주종을 소주에서 맥주로...
새털
2019.06.04 | 조회 649
지난 연재 읽기 뚜벅뚜벅 마을경제학
  [뚜벅뚜벅 마을경제학 개론 #1]     갭투자도 모르는 내가 경제를 공부한다니                 글 : 뚜버기             나는 글 쓰는 게 하나도 재미없다. 그런데 이번에 글을 쓰려고, 그것도 재미없는 경제로 글을 쓰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건 ‘마을경제’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이다.                   친구들과 마을작업장을 열어 이런 저런 작당모의를 하고 ‘마을경제’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나는 이 실험을 다른 사람들과도 공유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냉정했다. 먹고 살 만 사람들의 한가한 소리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오랫동안 함께 작업장을 꾸려온 몇몇 친구조차 도대체 마을경제가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 마을경제는 허황된 소리고 나는 뜬구름만 잡고 있는 걸까. 사람들과 ‘마을경제’에 대해 더 이야기해보고 싶다. 그렇다고 말이 되는 소린지 아닌지 따져보자는 것은 아니다.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을경제를 생각해 보는 것을 노리고 있다. 환영이든 반발이든 다양한 생각과 만날 때 마을경제는 분명 질기고 생생한, 구체적인 우리 삶의 개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 삶을 흔드는 괴물일까?     일의 발단은 9년 전 용인 수지 동천동의 <인문학 공간 문탁네트워크> (이하 문탁)와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문탁의 주변경관은 몰라볼 정도로 바뀌었다. 한적한 변두리 마을의 동네 텃밭 자리엔 다세대 주택과 아파트들이 빽빽이 들어섰지만 나는 9년을 변함없이 뻔질나게 문탁을 들락거리며 살고 있다. 늘...
  [뚜벅뚜벅 마을경제학 개론 #1]     갭투자도 모르는 내가 경제를 공부한다니                 글 : 뚜버기             나는 글 쓰는 게 하나도 재미없다. 그런데 이번에 글을 쓰려고, 그것도 재미없는 경제로 글을 쓰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건 ‘마을경제’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이다.                   친구들과 마을작업장을 열어 이런 저런 작당모의를 하고 ‘마을경제’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나는 이 실험을 다른 사람들과도 공유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냉정했다. 먹고 살 만 사람들의 한가한 소리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오랫동안 함께 작업장을 꾸려온 몇몇 친구조차 도대체 마을경제가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 마을경제는 허황된 소리고 나는 뜬구름만 잡고 있는 걸까. 사람들과 ‘마을경제’에 대해 더 이야기해보고 싶다. 그렇다고 말이 되는 소린지 아닌지 따져보자는 것은 아니다.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을경제를 생각해 보는 것을 노리고 있다. 환영이든 반발이든 다양한 생각과 만날 때 마을경제는 분명 질기고 생생한, 구체적인 우리 삶의 개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 삶을 흔드는 괴물일까?     일의 발단은 9년 전 용인 수지 동천동의 <인문학 공간 문탁네트워크> (이하 문탁)와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문탁의 주변경관은 몰라볼 정도로 바뀌었다. 한적한 변두리 마을의 동네 텃밭 자리엔 다세대 주택과 아파트들이 빽빽이 들어섰지만 나는 9년을 변함없이 뻔질나게 문탁을 들락거리며 살고 있다. 늘...
뚜버기
2019.05.31 | 조회 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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