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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레의 인문약방/7회]     늙음이 당황스럽다     작년 중반부터 생활에 변화가 있었다. 엄마와 함께 살게 되었고, 약국을 옮겨 일하고 있다. 새로운 약국엔 노인 손님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자연스럽게 나는 노인들과 예상치 않았던 관계 속에 놓이게 되었다. 엄마와 함께 살게 되면서는 모르던 엄마의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이 변화들이 자주 날 당황스럽게 했다.     약국으로 출근하는 노인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약은 노인이라면 응당 복용해야 하는 것처럼 노인들 처방에 자주 등장한다. 여기에 퇴행성 관절염, 백내장, 빈뇨나 요실금, 불면증, 변비 등 노화 현상에 대한 약들이 추가된다. 최근엔 치매를 예방해준다는 뇌 영양제를 너도 나도 유행처럼 지어간단. 어떤 분은 미리 예방한다면서 우울증 약을 처방받아 와서 날 놀라게 했다. 약국에 자주 오는 노인들을 보면서 알게된 사실이 많다. 조금만 아파도 병원에 가는 것은 기본이고, 이 병원 약을 먹고 잘 안 낫는 것 같으면 바로 다른 병원으로 가서 또 약을 탄다. 종합병원에서부터 동네에 있는 병원들까지 섭렵하고 다닌다. 노인들은 약으로 산다며 한 달 생활비보다 한 달 병원비가 더 많이 든다는 한 할머니의 푸념이 진실일지도 모른다. 어떤 특정한 약에 몸을 길들인 노인들도 많다. 물약으로 된 종합감기약(판콜 또는 판피린)을 감기와 상관없이 습관적으로 복용하거나, 박카스의 경우는 두말하면 잔소리일 정도로 노인들의 최애품이다. 한 할머니는 액상 멀미약을 매주 10병씩 사가는데 사실 이 모든 약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다. 카페인에 중독된 것이다. 이밖에 우황청심원이나 소화제 물약...
[둥글레의 인문약방/7회]     늙음이 당황스럽다     작년 중반부터 생활에 변화가 있었다. 엄마와 함께 살게 되었고, 약국을 옮겨 일하고 있다. 새로운 약국엔 노인 손님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자연스럽게 나는 노인들과 예상치 않았던 관계 속에 놓이게 되었다. 엄마와 함께 살게 되면서는 모르던 엄마의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이 변화들이 자주 날 당황스럽게 했다.     약국으로 출근하는 노인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약은 노인이라면 응당 복용해야 하는 것처럼 노인들 처방에 자주 등장한다. 여기에 퇴행성 관절염, 백내장, 빈뇨나 요실금, 불면증, 변비 등 노화 현상에 대한 약들이 추가된다. 최근엔 치매를 예방해준다는 뇌 영양제를 너도 나도 유행처럼 지어간단. 어떤 분은 미리 예방한다면서 우울증 약을 처방받아 와서 날 놀라게 했다. 약국에 자주 오는 노인들을 보면서 알게된 사실이 많다. 조금만 아파도 병원에 가는 것은 기본이고, 이 병원 약을 먹고 잘 안 낫는 것 같으면 바로 다른 병원으로 가서 또 약을 탄다. 종합병원에서부터 동네에 있는 병원들까지 섭렵하고 다닌다. 노인들은 약으로 산다며 한 달 생활비보다 한 달 병원비가 더 많이 든다는 한 할머니의 푸념이 진실일지도 모른다. 어떤 특정한 약에 몸을 길들인 노인들도 많다. 물약으로 된 종합감기약(판콜 또는 판피린)을 감기와 상관없이 습관적으로 복용하거나, 박카스의 경우는 두말하면 잔소리일 정도로 노인들의 최애품이다. 한 할머니는 액상 멀미약을 매주 10병씩 사가는데 사실 이 모든 약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다. 카페인에 중독된 것이다. 이밖에 우황청심원이나 소화제 물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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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4 | 조회 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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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레의 인문약방/6회]     지르텍 주세요       “그런데 왜 지르텍을 달라는데 다른 약을 권하는 거야?”    “아마도 같은 성분과 효능인데 가격이 저렴한 약이 있어서 그랬겠지. 지르텍은 팔아도 남는 거 하나도 없어!”   친구가 저런 질문을 하면 난 약사를 사기꾼이나 도둑놈처럼 보는 것 같아서 흥분한다. 지르텍을 비롯해 광고로 유명해진 브랜드 약들은 모두 사정이 같다. 광고 비용이 약 가격에 반영되어서 원가가 올라가 비싸게 들어온다. 게다가 이런 약들의 가격으로 약국을 비교하기 때문에 약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거의 마진 없이 판다.  모든 광고가 그렇겠지만 약은 유난히 광고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건강은 언제나 다다익선 아닌가! 새로운 모델이 광고를 하면 여지없이 곧 그 약을 찾는다. 하지만 유명한 약이라고 해서 모두 다른 약에 비해 효과가 뛰어나다고 할 수 없다. 저렴하면서도 효과가 좋은 약은 많다. 이런 사정들을 사람들에게 일일이 설명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나는 브랜드명으로 약을 찾는 사람에게 대체로 다른 약을 권하지 않는다. 다른 약을 권할 때 불신의 눈빛을 보내거나, 아예 ‘닥치고 달라는 대로 줘’라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게 싫다. 어떨 땐 그 사람에게 더 맞는 약이 있어도 입을 다물 게 된다.  이렇다 보니 약국에 들어와 몇 마디 하는 말에도 느낌이 온다. 내가 어디까지 에너지를 쓸 것인가가 거의 자동으로 결정된다고나 할까? 하지만 몇 마디 말도 없이 입 다물고 약을 건넬 때, ‘이건 아니지 않나?’라는 찌꺼기가 남아...
[둥글레의 인문약방/6회]     지르텍 주세요       “그런데 왜 지르텍을 달라는데 다른 약을 권하는 거야?”    “아마도 같은 성분과 효능인데 가격이 저렴한 약이 있어서 그랬겠지. 지르텍은 팔아도 남는 거 하나도 없어!”   친구가 저런 질문을 하면 난 약사를 사기꾼이나 도둑놈처럼 보는 것 같아서 흥분한다. 지르텍을 비롯해 광고로 유명해진 브랜드 약들은 모두 사정이 같다. 광고 비용이 약 가격에 반영되어서 원가가 올라가 비싸게 들어온다. 게다가 이런 약들의 가격으로 약국을 비교하기 때문에 약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거의 마진 없이 판다.  모든 광고가 그렇겠지만 약은 유난히 광고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건강은 언제나 다다익선 아닌가! 새로운 모델이 광고를 하면 여지없이 곧 그 약을 찾는다. 하지만 유명한 약이라고 해서 모두 다른 약에 비해 효과가 뛰어나다고 할 수 없다. 저렴하면서도 효과가 좋은 약은 많다. 이런 사정들을 사람들에게 일일이 설명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나는 브랜드명으로 약을 찾는 사람에게 대체로 다른 약을 권하지 않는다. 다른 약을 권할 때 불신의 눈빛을 보내거나, 아예 ‘닥치고 달라는 대로 줘’라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게 싫다. 어떨 땐 그 사람에게 더 맞는 약이 있어도 입을 다물 게 된다.  이렇다 보니 약국에 들어와 몇 마디 하는 말에도 느낌이 온다. 내가 어디까지 에너지를 쓸 것인가가 거의 자동으로 결정된다고나 할까? 하지만 몇 마디 말도 없이 입 다물고 약을 건넬 때, ‘이건 아니지 않나?’라는 찌꺼기가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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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9 | 조회 1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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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레의 인문약방/5회]   달콤살벌한 다이어트   일반적으로 여름에는 약국이 한가하다. 감기나 알레르기 질환들이 뜸한 계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일하는 약국은 사정이 좀 다르다. 노인 환자들이 많아서 늘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에 대한 처방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여름이 되자 약국으로 일명 ‘다이어트 처방’이 몰려들었다. 다이어트 처방은 계절에 상관없이 늘 있지만 노출이 많은 여름이 되면 당연히 더 늘어난다. 근무약사 입장에서는 이 처방을 가져오는 손님들이 달갑지는 않다. 처방 일수가 길고 약 가짓수가 많아서 조제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 약을 먹으면서까지 살을 빼려는 그들이 곱게 보이지 않는다. 다이어트 처방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원칙적으로는 진료과에 상관없이 발행이 가능하다. 여러 약국에서 근무하는 동안 나는 거의 다이어트 처방을 조제했다.   소름 끼치는 다이어트 처방 다이어트로 허가를 받은 약은 식욕억제제와 지방흡수(소화) 억제제로 크게 두 가지다. 하지만 처방을 보면 약 종류가 5가지가 넘어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어떤 병원에서 처방했건 이 처방들은 마치 복사라도 한 듯이 비슷하다. 위 두 가지 약 이외에 간질 치료제, 우울증 치료제, 각성제, 당뇨약, 비충혈 제거제(감기로 인한 코막힘 치료), 변비약, 이뇨제, 유산균 제제, 녹차추출물 등이 추가된다. 여기에 알약으로 나오는 한방 제제(방풍통성산이라는 처방)까지 쓰인다. 약사로서 처방 내용을 보면 소름이 절로 끼친다. 약들의 작용과 부작용을 알게 되면 과연 복용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지방 섭취가 많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주로 식욕억제제인 암페타민류(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마진돌)가 처방된다. 이...
[둥글레의 인문약방/5회]   달콤살벌한 다이어트   일반적으로 여름에는 약국이 한가하다. 감기나 알레르기 질환들이 뜸한 계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일하는 약국은 사정이 좀 다르다. 노인 환자들이 많아서 늘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에 대한 처방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여름이 되자 약국으로 일명 ‘다이어트 처방’이 몰려들었다. 다이어트 처방은 계절에 상관없이 늘 있지만 노출이 많은 여름이 되면 당연히 더 늘어난다. 근무약사 입장에서는 이 처방을 가져오는 손님들이 달갑지는 않다. 처방 일수가 길고 약 가짓수가 많아서 조제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 약을 먹으면서까지 살을 빼려는 그들이 곱게 보이지 않는다. 다이어트 처방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원칙적으로는 진료과에 상관없이 발행이 가능하다. 여러 약국에서 근무하는 동안 나는 거의 다이어트 처방을 조제했다.   소름 끼치는 다이어트 처방 다이어트로 허가를 받은 약은 식욕억제제와 지방흡수(소화) 억제제로 크게 두 가지다. 하지만 처방을 보면 약 종류가 5가지가 넘어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어떤 병원에서 처방했건 이 처방들은 마치 복사라도 한 듯이 비슷하다. 위 두 가지 약 이외에 간질 치료제, 우울증 치료제, 각성제, 당뇨약, 비충혈 제거제(감기로 인한 코막힘 치료), 변비약, 이뇨제, 유산균 제제, 녹차추출물 등이 추가된다. 여기에 알약으로 나오는 한방 제제(방풍통성산이라는 처방)까지 쓰인다. 약사로서 처방 내용을 보면 소름이 절로 끼친다. 약들의 작용과 부작용을 알게 되면 과연 복용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지방 섭취가 많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주로 식욕억제제인 암페타민류(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마진돌)가 처방된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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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0 | 조회 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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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레의 인문약방/4회]   수면제와 네모창   강박과 수면제 5월부터 새로운 약국에서 근무하기 시작하면서 나에게 근심이 하나 생겼다. 이 약국은 오래된 의원 옆에 있어서 노인 환자들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방문하는 노인들 중 반 이상이 수면제 처방을 받아 온다. 약사 인생에서 요즘 수면제를 가장 많이 조제 투약하고 있는 것 같다. 수면제는 ‘향정신성의약품’(이후 향정)¹으로 분류되고 마약과 같은 법률로 관리된다. 향정을 오남용 하면 정신적, 신체적으로 의존성이 생기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따라서 의료기관에서는 향정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고 국가기관에서는 의료기관을 불시에 감사한다. 감사가 오든 안 오든 약국에서는 향정 개수를 세서 관리하고 그 조제 내역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보고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향정을 취급하는 것은 까다로운 일이다. 그런데 이렇게 손쉽게 수면제를 처방받고 있다니! 나는 놀랬다. 물론 수면제는 작용시간이 짧고 부작용을 줄였기 때문에 다른 향정에 비해 안전하다. 그래도 장기간 복용했을 때의 부작용²을 무시할 수 없다. 이 정도면 수면제 처방을 남발하고 있다고 해야 하지 않나? 특히 약물대사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이 이렇게 일상적으로 수면제를 먹어도 괜찮을까? 최근 살인 사건이나 성폭행 사건에 수면제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그만큼 수면제를 구하기 쉬워진 것 때문일까? 걱정스러웠다.     수면제를 받아 가는 노인들과 이야기를 해보며 알게 되었는데, 대부분의 노인들이 수면 장애에 대해 강박을 느끼고 있었다. 흔히 말하길, 나이가 들면 잠이 준다고 한다. 동양 의학에서 볼 때, 노쇠로 인해 정기가 줄면 혈도 준다. 거기에 따라 잠도 자연스럽게...
[둥글레의 인문약방/4회]   수면제와 네모창   강박과 수면제 5월부터 새로운 약국에서 근무하기 시작하면서 나에게 근심이 하나 생겼다. 이 약국은 오래된 의원 옆에 있어서 노인 환자들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방문하는 노인들 중 반 이상이 수면제 처방을 받아 온다. 약사 인생에서 요즘 수면제를 가장 많이 조제 투약하고 있는 것 같다. 수면제는 ‘향정신성의약품’(이후 향정)¹으로 분류되고 마약과 같은 법률로 관리된다. 향정을 오남용 하면 정신적, 신체적으로 의존성이 생기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따라서 의료기관에서는 향정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고 국가기관에서는 의료기관을 불시에 감사한다. 감사가 오든 안 오든 약국에서는 향정 개수를 세서 관리하고 그 조제 내역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보고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향정을 취급하는 것은 까다로운 일이다. 그런데 이렇게 손쉽게 수면제를 처방받고 있다니! 나는 놀랬다. 물론 수면제는 작용시간이 짧고 부작용을 줄였기 때문에 다른 향정에 비해 안전하다. 그래도 장기간 복용했을 때의 부작용²을 무시할 수 없다. 이 정도면 수면제 처방을 남발하고 있다고 해야 하지 않나? 특히 약물대사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이 이렇게 일상적으로 수면제를 먹어도 괜찮을까? 최근 살인 사건이나 성폭행 사건에 수면제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그만큼 수면제를 구하기 쉬워진 것 때문일까? 걱정스러웠다.     수면제를 받아 가는 노인들과 이야기를 해보며 알게 되었는데, 대부분의 노인들이 수면 장애에 대해 강박을 느끼고 있었다. 흔히 말하길, 나이가 들면 잠이 준다고 한다. 동양 의학에서 볼 때, 노쇠로 인해 정기가 줄면 혈도 준다. 거기에 따라 잠도 자연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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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2 | 조회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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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레의 인문약방 / 3회]     바이오 기술의 과속 스캔들           글 : 둥글레       문탁에 와서 생전 처음으로 철학과 문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엄청 흔들렸다. 내 흔들림과 함께 해준 친구들이 있다. 그 친구들과 약방을 차려볼까 한다. 약학과 인문의역학이 버무려진 ‘인문약방’을!                            바이오 스캔들 최근 한 유전자 치료제가 큰 스캔들에 휩싸였다. 국내 최초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케이 주(이후 인보사)’이다. 인보사는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이다. 그러나 7월 9일 자로 식약청은 인보사의 허가취소를 확정했다. 인보사는 연골을 재생하기 위한 동종 연골세포(1액)와 염증과 통증을 억제하기 위한 성장인자 유전자(TGF-beta1 gene)가 도입된 연골 세포(2액)로 구성된다. 그런데 2액의 세포가 신장 세포로 밝혀졌다. 식약청의 조사 결과, 개발사에서 허가서류에 허위정보를 기재했고, 또 2액의 세포가 신장 세포임을 알면서도 숨긴 것이 드러났다. 식약청은 이 회사를 형사 고발했다. 식약청의 허가취소 발표 후 이 개발사의 주식은 거래가 중지되었고 수많은 투자자들의 손해가 예상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미 이 약을 투여받은 사람들에게 어떤 부작용이 발현될지 짐작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유전자 치료제는, 유전자 도입을 위한 벡터1)로 사용된 바이러스가 어떤 사람에게는 심각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을 가진다. 또 유전자가 원치 않는 위치에 도입되면 오히려 종양을 유도할 수도 있다. 인보사의 경우는 벡터나 유전자 문제는 크게 없어 보이지만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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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레
2019.07.19 | 조회 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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