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읽기 다른 20대의 탄생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16     펜타토닉 스케일pentatonic scale을 넘어!                    글 : 김지원 (길드; 다)   천재는 27살에 요절한다던데, 스스로 천재라 믿고 산 나는 28살이 되어버렸다. 대학졸업장도, 자격증도 없다. 대신 지난 5년간 공동체에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목수 일을 해왔다. 그 간의 시간들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살 길을 모색해보려 한다.               Smells like teen spirit 십대 시절을 떠올리면 나는 학교에 대한 기억보다는 학교 밖에서 친구들과 몰려다니던 것이 주로 생각난다. 그런 기억들은 교실 안의 기억들보다 역동적이다. 밤에 엄마 몰래 집을 나가 친구들과 술 마시고, 건물 지하에 락카 스프레이로 아무 의미 없는 낙서를 하고, 다른 학교 아이들과 쌈질하고, 한 평 남짓 좁은 연습실에 대여섯 명이 모여 Nirvana의 곡을 몇 번이고 합주하고, 마음에 드는 여자 친구와 어떻게든 잘해보려고 노력하던 기억들. 그야말로 smells like teen spirit이었다. 자유로워지고 싶었던 것 같다. 지루한 수업, 똑같은 일상, 내가 학생이기 때문에 해야만 하는, 주어진 일들로부터 말이다. 난 똑똑했다. 공부를...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16     펜타토닉 스케일pentatonic scale을 넘어!                    글 : 김지원 (길드; 다)   천재는 27살에 요절한다던데, 스스로 천재라 믿고 산 나는 28살이 되어버렸다. 대학졸업장도, 자격증도 없다. 대신 지난 5년간 공동체에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목수 일을 해왔다. 그 간의 시간들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살 길을 모색해보려 한다.               Smells like teen spirit 십대 시절을 떠올리면 나는 학교에 대한 기억보다는 학교 밖에서 친구들과 몰려다니던 것이 주로 생각난다. 그런 기억들은 교실 안의 기억들보다 역동적이다. 밤에 엄마 몰래 집을 나가 친구들과 술 마시고, 건물 지하에 락카 스프레이로 아무 의미 없는 낙서를 하고, 다른 학교 아이들과 쌈질하고, 한 평 남짓 좁은 연습실에 대여섯 명이 모여 Nirvana의 곡을 몇 번이고 합주하고, 마음에 드는 여자 친구와 어떻게든 잘해보려고 노력하던 기억들. 그야말로 smells like teen spirit이었다. 자유로워지고 싶었던 것 같다. 지루한 수업, 똑같은 일상, 내가 학생이기 때문에 해야만 하는, 주어진 일들로부터 말이다. 난 똑똑했다. 공부를...
김지원
2019.02.28 | 조회 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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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15 왜 그렇게 오래 된 책을 읽어?              글 : 김고은 (길드;다)    똑똑이가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헛똑똑이가 되지 않기 위해 공부한다.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그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공부한다.                 * 이 글에 나오는 이름은 ‘명식’을 제외하곤 모두 가명입니다.                      길드다 멤버들은 2018년 9월부터 11월까지 유투브 미니강의를 진행했다. 유튜브 미니강좌는 각각의 주제를 가진 네 사람이 15분씩, 총 3달에 걸쳐 강의하고 강의 영상을 유투브에 올리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우리 또래의 문제를 옛 할아버지들에게 물어본다는 컨셉의 <할아버지에게 물어보자>를 준비했다. 강의를 하기 위한 강의안을 쓰고, 현장강의 리허설을 하고, 강의를 한 뒤에는 편집정보를 넘기고, 영상을 편집해주는 친구가 편집해주기까지 일련의 과정은 우리의 예상보다 품이 훨씬 많이 들어갔다. 멤버들 모두가 다른 일들과 함께 준비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부족했고, 특히 나 같은 경우는 고전에 대해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았다.    ...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15 왜 그렇게 오래 된 책을 읽어?              글 : 김고은 (길드;다)    똑똑이가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헛똑똑이가 되지 않기 위해 공부한다.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그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공부한다.                 * 이 글에 나오는 이름은 ‘명식’을 제외하곤 모두 가명입니다.                      길드다 멤버들은 2018년 9월부터 11월까지 유투브 미니강의를 진행했다. 유튜브 미니강좌는 각각의 주제를 가진 네 사람이 15분씩, 총 3달에 걸쳐 강의하고 강의 영상을 유투브에 올리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우리 또래의 문제를 옛 할아버지들에게 물어본다는 컨셉의 <할아버지에게 물어보자>를 준비했다. 강의를 하기 위한 강의안을 쓰고, 현장강의 리허설을 하고, 강의를 한 뒤에는 편집정보를 넘기고, 영상을 편집해주는 친구가 편집해주기까지 일련의 과정은 우리의 예상보다 품이 훨씬 많이 들어갔다. 멤버들 모두가 다른 일들과 함께 준비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부족했고, 특히 나 같은 경우는 고전에 대해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았다.    ...
김고은
2019.02.08 | 조회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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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14 길드다 2018, 마이너스 500만원              글 : 김고은 (길드;다)    똑똑이가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헛똑똑이가 되지 않기 위해 공부한다.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그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공부한다.                 * 이 글에 나오는 이름은 ‘명식’을 제외하곤 모두 가명입니다.                      공부로 돈을 벌겠다고 일층에 길드다 공간을 꾸렸을 때, 우리 앞으로 문탁 네트워크가 있는 이층에서 500만원이 뚝 떨어졌다. 물론 500만원이라는 금액에 대해서는 온도 차이가 있었다. 목공 일을 하는 지원에겐 그다지 큰돈이 아니었을 터이고,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동은에게는 꽤나 큰 액수였을 터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진짜 문제가 되었던 건 500만원이라는 금액이 아니었다. 한동안 나는 이 돈을 받았으면서도 나와는 별 상관이 없는 돈인 것 마냥 굴었다. 다른 멤버들도 나와 별 다를 게 없어 보였다. 우리는 장장 5년을 같이 공부했지만, 함께 돈을 만져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500만원 앞에...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14 길드다 2018, 마이너스 500만원              글 : 김고은 (길드;다)    똑똑이가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헛똑똑이가 되지 않기 위해 공부한다.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은 그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공부한다.                 * 이 글에 나오는 이름은 ‘명식’을 제외하곤 모두 가명입니다.                      공부로 돈을 벌겠다고 일층에 길드다 공간을 꾸렸을 때, 우리 앞으로 문탁 네트워크가 있는 이층에서 500만원이 뚝 떨어졌다. 물론 500만원이라는 금액에 대해서는 온도 차이가 있었다. 목공 일을 하는 지원에겐 그다지 큰돈이 아니었을 터이고,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동은에게는 꽤나 큰 액수였을 터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진짜 문제가 되었던 건 500만원이라는 금액이 아니었다. 한동안 나는 이 돈을 받았으면서도 나와는 별 상관이 없는 돈인 것 마냥 굴었다. 다른 멤버들도 나와 별 다를 게 없어 보였다. 우리는 장장 5년을 같이 공부했지만, 함께 돈을 만져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500만원 앞에...
김고은
2018.12.29 | 조회 671
지난 연재 읽기 다른 20대의 탄생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13     나에게 예술은                 글 : 이동은(길드; 다)   문탁에 온 뒤 살아가는 것과 공부하는 것이 멀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인지 내가 공부를 잘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가끔씩 잘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순간을 늘려가고 싶다.                   1. 예술프로젝트가 만들어지게 된 경위는 이렇다. 그 당시 문탁 근처를 어슬렁거리다 가끔 만나서 놀고 이야기를 나누던 청년들의 공통분모가 바로 예술이었기 때문이다.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 연기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 영화를 만들고 싶은 사람. 하지만 대부분 백수에 다양한 이유들로 지속적인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 청년들을 모아서 “판은 깔아 줄테니 너희들은 결과물만 내라!”고 만든 것이 바로 예술프로젝트다. 그리고 나는 이 만들어진 판에 참여했다. 그리고 한 번도 그림을 배우거나 하지 않은 내가 예술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분명 친구들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2년동안 진행하고 난 이후엔 이제 예술작업으로 밥벌이를...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13     나에게 예술은                 글 : 이동은(길드; 다)   문탁에 온 뒤 살아가는 것과 공부하는 것이 멀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인지 내가 공부를 잘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가끔씩 잘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순간을 늘려가고 싶다.                   1. 예술프로젝트가 만들어지게 된 경위는 이렇다. 그 당시 문탁 근처를 어슬렁거리다 가끔 만나서 놀고 이야기를 나누던 청년들의 공통분모가 바로 예술이었기 때문이다.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 연기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 영화를 만들고 싶은 사람. 하지만 대부분 백수에 다양한 이유들로 지속적인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 청년들을 모아서 “판은 깔아 줄테니 너희들은 결과물만 내라!”고 만든 것이 바로 예술프로젝트다. 그리고 나는 이 만들어진 판에 참여했다. 그리고 한 번도 그림을 배우거나 하지 않은 내가 예술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분명 친구들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2년동안 진행하고 난 이후엔 이제 예술작업으로 밥벌이를...
이동은
2018.12.29 | 조회 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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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12     청년 모임, 이제 됐다 : 해봄, 석운동, 길드다                    글 : 김지원 (길드; 다)   천재는 27살에 요절한다던데, 스스로 천재라 믿고 산 나는 28살이 되어버렸다. 대학졸업장도, 자격증도 없다. 대신 지난 5년간 공동체에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목수 일을 해왔다. 그 간의 시간들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살 길을 모색해보려 한다.               요즘 청년들은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 취업, 결혼, 출산, 주거 등 현재의 중년들이 청년기에 당연하게 이루어 냈던 것들을 지금의 청년들은 쉽게 이루지 못한다. 스펙 쌓기 레이스는 고되고, 점점 길어진다. 백수도 많고, 나이가 찬 알바도 많다. 아예 정상적인 루트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가려는 사람들도 있다.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정상성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취업준비를 위해 인생을, 이 한 몸 바치는 것이 얼마나 비합리적인가를 깨닫는다. 그래서인지 청년은 자주, 걱정 섞인 목소리로 호명된다. 그런데 나에게 ‘청년’이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어색하다. 입에 붙지 않는다. 내 입에 붙지 않을...
다른 20대의 탄생     대학을 안 가고, 못 가고, 자퇴한 우리들의 이야기. 학교를 관두라는 말, 직장을 관두라는 말은 많지만 어떻게 살라는 말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다. ‘다른 20대의 탄생’은 세 명의 20대가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질문들을 던지고 길을 찾아가는 구체적인 과정을 담은 글이다.           다른 20대의 탄생 #12     청년 모임, 이제 됐다 : 해봄, 석운동, 길드다                    글 : 김지원 (길드; 다)   천재는 27살에 요절한다던데, 스스로 천재라 믿고 산 나는 28살이 되어버렸다. 대학졸업장도, 자격증도 없다. 대신 지난 5년간 공동체에서 인문학을 공부하고, 목수 일을 해왔다. 그 간의 시간들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살 길을 모색해보려 한다.               요즘 청년들은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 취업, 결혼, 출산, 주거 등 현재의 중년들이 청년기에 당연하게 이루어 냈던 것들을 지금의 청년들은 쉽게 이루지 못한다. 스펙 쌓기 레이스는 고되고, 점점 길어진다. 백수도 많고, 나이가 찬 알바도 많다. 아예 정상적인 루트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가려는 사람들도 있다.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정상성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취업준비를 위해 인생을, 이 한 몸 바치는 것이 얼마나 비합리적인가를 깨닫는다. 그래서인지 청년은 자주, 걱정 섞인 목소리로 호명된다. 그런데 나에게 ‘청년’이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어색하다. 입에 붙지 않는다. 내 입에 붙지 않을...
김지원
2018.12.02 | 조회 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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