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읽기 고은의 걸헤이 유고걸
  *[걸 헤이 유교걸]은 길드다 김고은의 북&톡 연재글입니다. 한때 유교를 사회악이라고 생각했던 20대 청년이 <논어>를 읽으며 유교걸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습니다.           연애의   딜레마에   빠지다               연애의 딜레마      거의 6년 만에 솔로가 되었다. 간만에 솔로가 되니 ‘이제 연애 그만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 전 애인과는 좋은 시간을 보냈지만, 그렇다고 연애 자체에 대한 회의감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한 명과의 관계에 몰두하는 일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연애할 때면 애인과 하나가 되고 싶다는 강렬한 마음에 휩싸이고, 연인관계가 다른 관계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약속이 생긴다. 다른 이와 깊은 관계를 맺을 시 그 상대가 나의 성적 지향성에 부합한다면 바람피우는 일이 된다. (나의 경우엔 내 애인의 성별에 크게 개의치 않으니 사랑하는 내 동성 친구들과의 관계까지 애매해진다) 물론 다른 관계를 열심히 배타적으로 만들어도 애인과 하나가 될 수는 없다. 다투거나 같은 일에 의견이 갈릴 때면 상대와 합일될 수 없음을 체감하면서 외로움이 급격하게 밀려온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연애는 대개 낯선 존재들 사이에서 안정감을 줄 내 편을 찾기 위해, 이질적인 것들 사이에서 혼자라는 느낌을 받지 않기 위해 시작된다. 외롭지 않기 위해 시작한 연애가 외로움을 만들고,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별을 했다가도 다시 외로워지지 않기 위해 연애를 한다. 몇 번이고 반복되는 연애의 딜레마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걸 헤이 유교걸]은 길드다 김고은의 북&톡 연재글입니다. 한때 유교를 사회악이라고 생각했던 20대 청년이 <논어>를 읽으며 유교걸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습니다.           연애의   딜레마에   빠지다               연애의 딜레마      거의 6년 만에 솔로가 되었다. 간만에 솔로가 되니 ‘이제 연애 그만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 전 애인과는 좋은 시간을 보냈지만, 그렇다고 연애 자체에 대한 회의감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한 명과의 관계에 몰두하는 일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연애할 때면 애인과 하나가 되고 싶다는 강렬한 마음에 휩싸이고, 연인관계가 다른 관계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약속이 생긴다. 다른 이와 깊은 관계를 맺을 시 그 상대가 나의 성적 지향성에 부합한다면 바람피우는 일이 된다. (나의 경우엔 내 애인의 성별에 크게 개의치 않으니 사랑하는 내 동성 친구들과의 관계까지 애매해진다) 물론 다른 관계를 열심히 배타적으로 만들어도 애인과 하나가 될 수는 없다. 다투거나 같은 일에 의견이 갈릴 때면 상대와 합일될 수 없음을 체감하면서 외로움이 급격하게 밀려온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연애는 대개 낯선 존재들 사이에서 안정감을 줄 내 편을 찾기 위해, 이질적인 것들 사이에서 혼자라는 느낌을 받지 않기 위해 시작된다. 외롭지 않기 위해 시작한 연애가 외로움을 만들고,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별을 했다가도 다시 외로워지지 않기 위해 연애를 한다. 몇 번이고 반복되는 연애의 딜레마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고은
2021.03.03 | 조회 664
지난 연재 읽기 지원의 만드는 사람입니다
*[저는 만드는 사람입니다]는 인문학을 공부하는 목수 김지원의 북&톡 연재글입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건 사고들,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들을 전합니다. 매달 한 편의 글을 연재합니다.   인간이라는 비틀린 재목에서     유명한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1784년에 쓴 코스모폴리스에서의 삶을 다룬 논문에서 일찍이 “인간이라는 비틀린 재목으로 올곧은 것이 만들어진 적이 없었다.”고 말했단다. 『짓기와 거주하기』의 저자 리처드 세넷은 칸트의 이러한 주장에 일견 동의하며, 도시계획에 대한 그의 생각을 담은 책을 시작한다. “인간이라는 비틀린 재목”에 대해서 말이다. 나도 그것에 대해 할 말이 많다.   맛도 없는 햄버거   드디어 일이 터졌다. 인테리어를 시작한 삼각지 현장은 처음부터 아슬아슬했다. 오래되고 춥고 조그만 건물. 공사 시작 전부터 수도 배관이 추운 날씨를 견디지 못하고 터졌다. 난 아직 공사가 시작되기 전이었기에 책임이 없었다. 현장에서 집이 멀고 각자의 업이 있었던 클라이언트들은 물이 터진 건물을 별 수 없이 종일 방치했다. 두 건물 사이에 1mm의 틈도 없이 지어진 이 건물 2층에서 새기 시작한 물은, 불과 몇 시간 만에 양 옆의 건물 벽으로, 천정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최초로 물이 샌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옆집 햄버거 집 젊은 사장님이었는데, 급한 상황에 물어물어 나에게 전화를 걸어 왔다. 내가 전화로 아무리 잘 설명해줘도, 이 사람은 계량기를 본 적이 없다. 본 적이 없는 것을 어떻게 찾고, 잠글 수 있을까. 저녁이 되어서야 클라이언트들은 현장에 도착했고, 계량기를 잠글 수 있었다. 이미 물은...
*[저는 만드는 사람입니다]는 인문학을 공부하는 목수 김지원의 북&톡 연재글입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건 사고들,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들을 전합니다. 매달 한 편의 글을 연재합니다.   인간이라는 비틀린 재목에서     유명한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1784년에 쓴 코스모폴리스에서의 삶을 다룬 논문에서 일찍이 “인간이라는 비틀린 재목으로 올곧은 것이 만들어진 적이 없었다.”고 말했단다. 『짓기와 거주하기』의 저자 리처드 세넷은 칸트의 이러한 주장에 일견 동의하며, 도시계획에 대한 그의 생각을 담은 책을 시작한다. “인간이라는 비틀린 재목”에 대해서 말이다. 나도 그것에 대해 할 말이 많다.   맛도 없는 햄버거   드디어 일이 터졌다. 인테리어를 시작한 삼각지 현장은 처음부터 아슬아슬했다. 오래되고 춥고 조그만 건물. 공사 시작 전부터 수도 배관이 추운 날씨를 견디지 못하고 터졌다. 난 아직 공사가 시작되기 전이었기에 책임이 없었다. 현장에서 집이 멀고 각자의 업이 있었던 클라이언트들은 물이 터진 건물을 별 수 없이 종일 방치했다. 두 건물 사이에 1mm의 틈도 없이 지어진 이 건물 2층에서 새기 시작한 물은, 불과 몇 시간 만에 양 옆의 건물 벽으로, 천정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최초로 물이 샌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옆집 햄버거 집 젊은 사장님이었는데, 급한 상황에 물어물어 나에게 전화를 걸어 왔다. 내가 전화로 아무리 잘 설명해줘도, 이 사람은 계량기를 본 적이 없다. 본 적이 없는 것을 어떻게 찾고, 잠글 수 있을까. 저녁이 되어서야 클라이언트들은 현장에 도착했고, 계량기를 잠글 수 있었다. 이미 물은...
지원
2021.02.28 | 조회 803
지난 연재 읽기 해완이의 쿠바통신
          김해완 청소년 때 인문학 지식공동체인 남산강학원에 눌러앉아서 오 년간 읽는 법, 쓰는 법, 질문하는 법을 배웠다. 그 후로 쭉 글쓰기로 밥벌이를 하고 있다. 2014년에는 남산강학원과 인문의역학 연구소 감이당이 함께 하는 MVQ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뉴욕에 가서 살짝이나마 세계를 엿보았다. 2017년에는 공부와 실험을 계속하기 위해 쿠바로 넘어갔다가, 공부의 방향을 의학으로 틀게 되었다. 앞으로 신체와 생활이 결합되는 글쓰기를 해보고 싶다. 저서로는 『다른 십대의 탄생』(2011),『리좀 나의 삶 나의 글』(2013),『돈키호테, 책을 모험하는 책』(2015),  『뉴욕과 지성』(2018)이 있다       노인과 스쿠터   이보다 더 낭만적인 순간이 있을까? 비포장도로를 달려서 과외수업을 끝나는 시간에 맞춰 R을 데리러 온 남편, 가는 내내 그의 하얀 머리카락을 바라보는 자신, 거의 닳아버린 배터리로 힘겹게 움직이는 스쿠터. 미국에 사는 조카가 다음에 쿠바를 방문할 때 새 배터리를 가져다줄 예정이다. 조카는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이모의 나라에 환상을 가진다. 모든 걸 돈으로 살 수 있는 미국에는 낭만이 없다나. 그렇지만 조카가 낭만을 찾는 이미지는 살사, 럼, 말레꼰이다. 언제 멈출지 모르는 스쿠터로 집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머리가 발랑 까진 두 노인의 모습은 아니다. R의 낭만을 십대 소녀가 이해하기는 어렵다.   R은 외국인 학생들 사이에서 노련한 스페인어 선생으로 소문난 사람이다. 일주일에 과외 수업을 수차례씩 다닌다. 이 일에 뛰어든 지 벌써 삼십년 째다. 그 세월 동안 R은 어떤 학생과도 시간약속을 어기지 않았다. 쉬운...
          김해완 청소년 때 인문학 지식공동체인 남산강학원에 눌러앉아서 오 년간 읽는 법, 쓰는 법, 질문하는 법을 배웠다. 그 후로 쭉 글쓰기로 밥벌이를 하고 있다. 2014년에는 남산강학원과 인문의역학 연구소 감이당이 함께 하는 MVQ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뉴욕에 가서 살짝이나마 세계를 엿보았다. 2017년에는 공부와 실험을 계속하기 위해 쿠바로 넘어갔다가, 공부의 방향을 의학으로 틀게 되었다. 앞으로 신체와 생활이 결합되는 글쓰기를 해보고 싶다. 저서로는 『다른 십대의 탄생』(2011),『리좀 나의 삶 나의 글』(2013),『돈키호테, 책을 모험하는 책』(2015),  『뉴욕과 지성』(2018)이 있다       노인과 스쿠터   이보다 더 낭만적인 순간이 있을까? 비포장도로를 달려서 과외수업을 끝나는 시간에 맞춰 R을 데리러 온 남편, 가는 내내 그의 하얀 머리카락을 바라보는 자신, 거의 닳아버린 배터리로 힘겹게 움직이는 스쿠터. 미국에 사는 조카가 다음에 쿠바를 방문할 때 새 배터리를 가져다줄 예정이다. 조카는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이모의 나라에 환상을 가진다. 모든 걸 돈으로 살 수 있는 미국에는 낭만이 없다나. 그렇지만 조카가 낭만을 찾는 이미지는 살사, 럼, 말레꼰이다. 언제 멈출지 모르는 스쿠터로 집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머리가 발랑 까진 두 노인의 모습은 아니다. R의 낭만을 십대 소녀가 이해하기는 어렵다.   R은 외국인 학생들 사이에서 노련한 스페인어 선생으로 소문난 사람이다. 일주일에 과외 수업을 수차례씩 다닌다. 이 일에 뛰어든 지 벌써 삼십년 째다. 그 세월 동안 R은 어떤 학생과도 시간약속을 어기지 않았다. 쉬운...
관리자
2021.02.25 | 조회 486
기린의 공동체가 양생이다
날씬함이 정상이라고?    신문에서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라는 칼럼의 제목을 처음 읽었을 때, 그 제목 참 절묘하다싶었다. 뚱뚱한 몸의 삶을 정말 리얼하게 대변하는 문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뚱뚱한 몸으로 습관처럼 저렇게 다짐하고 매번 어기고 마는 익숙함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굶지 않는’ 다이어트라는 제목을 보면 일단 클릭해본다. 굶고 자야한다는 다짐과 굶고 싶지 않은 욕망이 충돌하는 일상이 떠오르는 문장이었다.    딸은 둘만 되어도 천대받는다고 생각했다는 어머니는 아들 셋과 딸 하나를 낳고 만족하셨다고 한다. 단 하나뿐인 딸을 곱게 키울 자신이 있었는데 점점 뚱뚱해지는 걸 보면 절로 한숨이 나왔다고 한다. 사복을 입고 고등학교를 간다는데 옷집에서 맞는 사이즈가 없는 곤란이 계속되자, 예쁘고 자시고 일단 큰 사이즈가 눈에 띄면 사게 되었다. 그래서 식욕이 왕성한 나를 보면 그만 먹으라는 잔소리를 일삼아 하셨고, 나는 그런 어머니의 눈초리를 피해 급하게 많이 먹어치우는 데 익숙해져 갔다. 그렇게 먹는데도 나의 위장은 거뜬하게 소화해 주었고 그만큼 정직하게 뚱뚱해졌다.    내가 청소년기를 보낼 당시만 해도 ‘비만’이 그리 흔치 않던 시대였다. 그래서 대놓고 놀림을 받은 적은 별로 없었지만, 뚱뚱한 여자라는 외모는 비호감이라는 눈치는 챌 수 있었다.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똑똑한’ 걸로 인정받기로 했다. 하지만 공부는 내 바람대로 잘 되지 않았고 식욕도 마찬가지였다. 그 사이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상식’이 통용되고 뚱뚱한 몸은 정상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날씬한 몸이 정상이라고? 나에게 공부를 잘해서 똑똑해지는...
날씬함이 정상이라고?    신문에서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 라는 칼럼의 제목을 처음 읽었을 때, 그 제목 참 절묘하다싶었다. 뚱뚱한 몸의 삶을 정말 리얼하게 대변하는 문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뚱뚱한 몸으로 습관처럼 저렇게 다짐하고 매번 어기고 마는 익숙함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굶지 않는’ 다이어트라는 제목을 보면 일단 클릭해본다. 굶고 자야한다는 다짐과 굶고 싶지 않은 욕망이 충돌하는 일상이 떠오르는 문장이었다.    딸은 둘만 되어도 천대받는다고 생각했다는 어머니는 아들 셋과 딸 하나를 낳고 만족하셨다고 한다. 단 하나뿐인 딸을 곱게 키울 자신이 있었는데 점점 뚱뚱해지는 걸 보면 절로 한숨이 나왔다고 한다. 사복을 입고 고등학교를 간다는데 옷집에서 맞는 사이즈가 없는 곤란이 계속되자, 예쁘고 자시고 일단 큰 사이즈가 눈에 띄면 사게 되었다. 그래서 식욕이 왕성한 나를 보면 그만 먹으라는 잔소리를 일삼아 하셨고, 나는 그런 어머니의 눈초리를 피해 급하게 많이 먹어치우는 데 익숙해져 갔다. 그렇게 먹는데도 나의 위장은 거뜬하게 소화해 주었고 그만큼 정직하게 뚱뚱해졌다.    내가 청소년기를 보낼 당시만 해도 ‘비만’이 그리 흔치 않던 시대였다. 그래서 대놓고 놀림을 받은 적은 별로 없었지만, 뚱뚱한 여자라는 외모는 비호감이라는 눈치는 챌 수 있었다.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똑똑한’ 걸로 인정받기로 했다. 하지만 공부는 내 바람대로 잘 되지 않았고 식욕도 마찬가지였다. 그 사이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상식’이 통용되고 뚱뚱한 몸은 정상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날씬한 몸이 정상이라고? 나에게 공부를 잘해서 똑똑해지는...
기린
2021.02.22 | 조회 484
지난 연재 읽기 아젠다 사장칼럼
  드디어 얼마 전 길드다 워크숍을 했다. 아침 10시에 시작해서 저녁 8시에 끝났다. 장장 열 시간을 꼬박 마스크-오프라인으로 강행군!! 내 이럴 줄 미리 알고 회의 전에 쌍화탕, 패독환, 프로폴리스를 챙겼었다. 예전에는 강의나 회의를 앞두고 자료나 서류를 챙겼었는데 요즘엔 이런 나만의 “EMS 구급키트”를 젤 먼저 챙긴다. 덕분에 나는 저녁6시쯤부터 이미 넋을 놓아가는 명식과 달리 끝까지 잘 버텨냈다. 하하하...      올해 워크숍의 가장 큰 이슈는 뭐였을까? 역시 코로나였다. 코로나는 길드다에 사업의 축소, 공간의 비활성화, 관계의 후퇴, 수입의 감소 등을 가져다주었는데 이 모든 건 과연 불가피했는가? 그렇다면 향후 우리의 스텝은? 두 번째 이슈는 각자의 공부와 글쓰기. 작년에 지원과 고은의 글쓰기가 지지부진했던 것도 과연 코로나 때문이었을까? 그게 아니라면 어떤 진단이 필요한 것일까?    길드다가 만들어진 2018년 워크샵      이번 워크숍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에 앞서 길드다가 걸어온 길을 잠시 살펴보자.     알다시피 길드다는 2018년 초 3천만 원의 종자돈과 문탁 공간의 한 귀퉁이를 불하받아 오랫동안 이런저런 공부를 함께 했지만 한편으로는 모래알처럼 서걱되던 4명의 청년들이 모여 시작했다. 조직의 성격은 남산강학원의 <공자스쿨>이나 규문의 <텐투텐 공부하는 청년들>과는 다른 “청년인문학 스타트업”으로 규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은 불투명했고 모든 것이 애매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후 나는 다음과 같은 총평을 남겼었다.      내가 생각하는 길드다 활동 평가의 기준, “첫째, 우리는 길드다를 통해 친구가 되어갔는가? 둘째, 우리는 길드다의 비전을 더...
  드디어 얼마 전 길드다 워크숍을 했다. 아침 10시에 시작해서 저녁 8시에 끝났다. 장장 열 시간을 꼬박 마스크-오프라인으로 강행군!! 내 이럴 줄 미리 알고 회의 전에 쌍화탕, 패독환, 프로폴리스를 챙겼었다. 예전에는 강의나 회의를 앞두고 자료나 서류를 챙겼었는데 요즘엔 이런 나만의 “EMS 구급키트”를 젤 먼저 챙긴다. 덕분에 나는 저녁6시쯤부터 이미 넋을 놓아가는 명식과 달리 끝까지 잘 버텨냈다. 하하하...      올해 워크숍의 가장 큰 이슈는 뭐였을까? 역시 코로나였다. 코로나는 길드다에 사업의 축소, 공간의 비활성화, 관계의 후퇴, 수입의 감소 등을 가져다주었는데 이 모든 건 과연 불가피했는가? 그렇다면 향후 우리의 스텝은? 두 번째 이슈는 각자의 공부와 글쓰기. 작년에 지원과 고은의 글쓰기가 지지부진했던 것도 과연 코로나 때문이었을까? 그게 아니라면 어떤 진단이 필요한 것일까?    길드다가 만들어진 2018년 워크샵      이번 워크숍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에 앞서 길드다가 걸어온 길을 잠시 살펴보자.     알다시피 길드다는 2018년 초 3천만 원의 종자돈과 문탁 공간의 한 귀퉁이를 불하받아 오랫동안 이런저런 공부를 함께 했지만 한편으로는 모래알처럼 서걱되던 4명의 청년들이 모여 시작했다. 조직의 성격은 남산강학원의 <공자스쿨>이나 규문의 <텐투텐 공부하는 청년들>과는 다른 “청년인문학 스타트업”으로 규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은 불투명했고 모든 것이 애매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후 나는 다음과 같은 총평을 남겼었다.      내가 생각하는 길드다 활동 평가의 기준, “첫째, 우리는 길드다를 통해 친구가 되어갔는가? 둘째, 우리는 길드다의 비전을 더...
문탁
2021.02.20 | 조회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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