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터 에코첼린지 - 릴레이 열네번째_물건을 산다는것

오늘
2021-12-2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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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에 지금 살고 있는 곳으로 이사를 오고 집안을 쾌적하게 관리하고 살림하는게 버거운 나는 100일동안 물건을 비우는 미니멀리즘 챌린지를 했었다.

나는 기업에서 그리고 많은 캠페인들에서 사람들이 말하는 상업적인 에코생활은 이미 몸에 익숙해져 있고, 또 많이 듣고, 많이 실천해왔었다. 그런데 "100일동안 매일 한가지이상 물건 비우기 챌린지"를  하는 동안 내가 극명하게 느낀점은 '물건을 만들고, 사용하고, 나중에 그 물건을 버리는 것을 직접 해보아야, 정말로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 소비하는 삶의 자세를 배우고 체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갖고 있는 수많은 물건들이 재활용도 되지 못하고 쓰레기봉지에 줄줄이 나갈때 그 마음의 불편함. 

그리고 재활용이 어려운 물건들을 재활용해보겠다고 힘겹게 분리하고 고뇌하던 마음.

그러다보면 이 흔하고 싼 물건들이 만드는 과정은 그리 간단하지는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런 물건들을 우리는 기분전환을 위해, 귀찮으니까 라는 이유로 너무나 쉽게 사고, 또 쉽게 버리고, 그저 쌓아놓고 살고있는 일을  많이 한다. 

 

         

 

만약 물건을 얻는것과 버리는 과정에 스스로 참여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쉽게 물건을 대하지 않을것이다. 

나는 꼭 필요한 물건만을 취하고, 내가 가진것을 줄이는것이 환경에 영향을 덜주며 살아가는 방법이며, 나의 집안일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이라는것을 명확하게 알고 있고, 실천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2년만에 또 다시 이사를 해야만하는 지금 나는 저 가득한 짐 중에서 또 어떤 것을 줄일수 있을지, 몹시 피곤하게도 눈에 불을켜고 샅샅히 뒤지고 있다. 너무나 지치고 힘든 일이다. 문득 유목생활을 하면 절로 에코생활을 하겠구나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든다. 

 

물건을 왕창 찍어내고, 또 마구마구 사고, 또 마구마구 버리고, 그리고 또 찍어내고, 또 사고, 또 버리고 하는것이 발전의 큰 부분으로 이어지는 자본주의사회에서 에코를 실천하기란 쉽지 않구나 하는것을 느끼며...

 

물건 좀 줄이고 가볍게 살고싶다~

 

댓글 7
  • 2021-12-23 11:37

    저도 이사하면서 버리느라 힘들었는데

    그런데 몇달동안 새 물건을 엄청나게 샀어요 ㅠㅠ 이제 사면 내 생애 마지막이라는 명분으로 위장하고서

    사고 버리는 이 악순환 벗어나기가 어렵네요

  • 2021-12-23 16:26

    적은 물건으로도 행복하게 살기, 시장에 플러그를 꽂고 살지 않기,

    경쾌하고 즐겁게 노력해봐요.^^

    음.. 책도 덜 사야 할텐데.. 저는 그게 걸리네요.ㅎㅎ

  • 2021-12-23 17:05

    한때 미니멀리즘에 반해, 짐없이 간촐하게 아니, 휑~하게 살고 싶었어요. 근데 짐을 버리자니, 너무 찔리고 챙피하고 제 자신이 한심하더만요... 그래서 이젠 버리기에 기반한 미니멀리즘이 아닌, 덜 사자! 생각하고 있어요. 근데 세상에는 어찌나 물건이 많은지....참!!

    그나마 코로나땜에 덜 나가니 강제적으로라도 소비는  줄더군요.

  • 2021-12-23 23:17

    요즘 제가 자주 주변 사람들에게 아이들이 크면

    원룸으로 이사를 가겠다는 말을 해요.

    그럼 대부분 불가능할거란 반응을 보여요..

    그럴지도 모르지만 

    오늘님 글을 읽으며 다시 해봐야지 생각해봅니다^^

     

    이사 잘 하셔요~~

  • 2021-12-23 23:38

    하나를 사려면 하나를 버린다! 라는 각오로 살고 있는데,
    다른 건 잘 되는 편인데... 책장이랑 냉장고 속은 잘 안되네요.

    얼른 다 읽고 다 먹고 그럼 될까요? ㅎㅎ

    오늘님의 슬림한 이사를 응원합니다!^^

  • 2021-12-24 01:08

    물건 뿐만아니라 몸이든  마음이든 그게 뭐든 가볍게 살기가 넘나 어렵네요!

    정말 가볍게 살고 싶으다!!!!

     

  • 2021-12-30 09:47

    공간과 에코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네요. 우린 참 넓고 거침없고 홀가분하고 여유로운것이 너무 그리운것 같아요. 도시에 사는 우리요... 

    집에서도 빈 공간이 보이고 눈이 시원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보이는 것 없으니 할일도 생각나지 않고 ㅎㅎ 뒹굴 뒹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