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으로 공생자되기 4회차 후기

메리포핀스
2023-04-0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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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내용을 보고 있지만 다른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기에  더-낭독 세미나 책읽기는 그 자체로 선물이 된다. 이렇게 매주 월요일 아침에는 선물을 서로 주고 받으며  하루가 시작되어서 참 좋다. ^^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 p.190~193

미혼 여성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아줌마 같다.”이다. ‘아줌마’에 대한 혐오는 남성 중심적인 한국 사회가 나이 든 여성에게 가하는 처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여성의 나이 듦에 대한 이 집요한 비난은, 여성들도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여성에 대한 가장 쉬운 모욕이며 통제 방식이다. 한국 남성들은 여성이 그 말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너무도 잘 안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능력이나 자원보다 나이와 외모가 계급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10대, 20대 초반 여성은 또래 남성보다 권력이 많다. 그러나 50대쯤에 이르면 여성과 남성의 권력은 비교 불가능하게 된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젊고 예쁜 여성은 ‘억압받지 않는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woman)은 모든 여성(female)을 가리키는 개념이 아니다. ‘아줌마’는 여자가 아니라 제3의 성인 것처럼 계급과 나이, 외모, 결혼 여부 등에 따라 ‘진정한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이 있다. 남성 중심 사회는 여성 개인을 여성이라는 전체 집단의 속성에 귀속시키지만, 사실 남성 사회가 원하는 여성의 개념은 대단히 협소하다. 정숙하고 젊고 예쁜 여성만이 여성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성별 사회에서 ‘여성적’ 자원과 ‘남성적’ 자원은 동등하게 평가되지 않는다. ‘여성적 자원인’ 몸은, 소멸하는 유한한 자원이지만 남성의 자원은 그렇지 않다. 남성은 일생 동안 남성으로 산다. 성폭력 가해자 중 70대 남성은 흔하다. 그러나 여성은 특정 연령층만 여성으로 간주되며 나이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아마도 우리 사회에서는 20대 후반 이후부터 여성들이 나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지 않는가 생각한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의 몸을 기준으로 분류된 타자이다. 남성의 몸과 다르다는 것이 여성 억압의 근거가 되는 성차별 사회에서는 여성의 존재성은 언제나 몸으로 환원된다. 남성의 몸과 다르다는 것이 여성의 존재 ‘의의’ 방식이 되기 때문이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몸의 경험을 근거로 형성되는 여성의 정체성은 남성 중심 사회가 ‘부여’한 것이지만, 남성은 행위하는 주체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획득’한다. 그러므로 남성은 어떠한 경우에도 몸으로 환원되지 않으며 그들의 정체성은 몸의 기능과 상태(나이)에 의해서가 아니라 세상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에 의해 형성된다.

 

댓글 4
  • 2023-04-06 09:35

    메리포핀스샘의 목소리로 읽는 책도 너무 좋습니다.
    같은 내용이지만 각 각의 목소리마다 뭍어나오는 느낌이 모두 달라서 책이 아니라 마치 사람을 읽는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 낭독세미나가 있어서 행복하네요.

  • 2023-04-07 09:39

    포핀스님 목소리도 좋구
    정희진님 글도 좋구
    포핀스님 후기도 좋구

  • 2023-04-07 09:59

    와우 월요일 아침의 선물! 이 표현, 참 좋네요.
    네 서로 다른 네 명의 여성이 모여 페미니즘에 대한 책을 읽는 다는 것이 선물같네요.
    이번 시간에 메리님이 아들에게 이 책을 읽어 주신단 애기를 듣고 '와~~ 참 좋다.'라고 생각했어요.
    2찍이라고 제가 쫌 비하(^^;;;;)했던 20대 남성이었는데..ㅎㅎㅎㅎㅎ
    아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신다니 박수를 보냅니다.
    그런 선물같은 낭독이 앞으로도 쭈~욱 계속 되길 바래 봅니다.

  • 2023-04-07 15:04

    바쁜 일정에 녹음 올리시느라 고생하셨어요.
    또박또박 읽어주시니 귀를 쫑긋 세우고 듣게 됩니다.
    아줌마라는 말도 잘 써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