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자활지원센터 W-lng 방문기

게으르니
2017-02-0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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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탁의 이층까페와 파지사유에서는 여성자활지원센터 윙에서 원두를 공급받습니다.

 연말 워크샵에 월든더치커피가 17년 계획을 세우면서

지난 1년간 문자로만 원두 주문했던 무심을 넘어 유심^^ 관계망을 넓혀보면 어떨까...

심중의 뜻을 밝혔더니

신년 벽두부터 월든 매니저들이 언제 갈거냐.... 거듭 물어서^^

원두 담당 이미지씨와 연락하여 방문 의사를 전하고 약속 시간을 잡은 것이 목요일 오전!

문탁에서 월든 매니저팀과 파지 큐레이터, 월든더치 생산자가 한 차로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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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이면서 신길동 그가게 매니저이자 사회복지사인 이미지님과

센터국장이자 사회복지사인 박정애님의 안내로 방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원두 공급자와 구매자의 일부터^^

17년부터 직접 가게에서 직접 블랜딩한 원두를 공급한다는 계획 아래 진행 중인

새로 블랜딩한 원두 시음부터^^

월든팀의 예민한 입맛으로 다양한 피드백을 하고 본격적 이야기로 들어갔습니다.

오른 쪽 사진은 가게 안 출입구 앞에 전시된 센터에서 생산하는 품목들입니다.

 

1953년 현재 센터장인 최정은님의 할머님이 전쟁 미망인들을 보살피는 자선사업을 시작하여

1976년 사회법인으로 탈바꿈했고^^ 은성원 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었답니다.

2007년까지는 사회 취약계층여성들의 쉼터로 운영을 했으며

2007년을 기점으로 쉼터는 문을 닫고 자활지원센터 윙으로 다시 한 번 탈바꿈했답니다.

 

2017년 현재

로스터리카페 <신길동 그가게>

핸드메이드 작업장 <윙-1953>

십대여성 자립 훈련매장<오덮밥 홍대점>

우리동네 혼밥집 <오덮밥 신길점>

소셜키친<다정하게 밥한끼>

쉐어하우스<상도동 우리집>

 

등을 운영하며

"윙은 일을 하는 여성, 일을 통해서만 보수를 받는 여성, 일을 통해 과거의 상처와 대결하는 여성,

일을 통해 존엄한 존재로 거듭나는 여성과 함께 합니다."

를 실천하는데 전심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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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과 관련 윙의 여러 공간을 둘러보며 그간의 활동과 역사를 들었습니다.

그 후 신길동 오덮밥에서 주문한 덮밥과 함박스테이크를 먹으며

활동가들의 애환과 센터에 오는 여성들의 면면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각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시면 월든 매니저들에게 물어보시면

이야기보따리를 풀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저는 공부하는 사람이라 그런가 공간 구석 구석에 붙은 문구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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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커피 생산자로 옥상텃밭에 설치된 원두가루 말리는 도구도 눈여겨 보았습니다^^

태양광으로 커피찌꺼기를 말려 가져라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16년 사업이 끝나서 중단된 상태라네요.

아... 커피가루 우리도 말리면 쓸데가 나올까... 뭐 이런 상념들이....

 

윙 활동가들과 나누었던 많은 이야기가 오늘 함께 갔던 모든 친구들에게 각자 울림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옛날 건물이 가지고 있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도 인상적이었고요.

 

문탁에 니체 강의를 하러 오셨던 이수영샘이 16년까지 덮밥집을 운영하는 주체로

공부의 현장으로 삼아 고군분투하셨다고 합니다.

올해는 공부와 집필을 위해 다른 둥지로 떠나셨답니다.

윙은 17년에는 '인권'을 주제로 워크샵 형식의 공부를 계속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각자의 감상과 질문을 품고 지금의 차를 타고 동천동으로 돌아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윙의 리플렛에 적힌 문구로 방문기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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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2017-02-09 21:15

    저한텐 완전 신길동 그 동네....! 네요. 제가 나서 자란 골목이 거기 어디거든요. ^^

    친정 가면 꼭 들러봐야겠어요. 

    그리고 커피찌꺼기... 그거 뭐 해보자고 제가 그랬잖아요~궁시렁궁시렁.ㅋ

  • 2017-02-09 21:20

    도라지 친정 갈 때 나도 같이 갑시다~

    • 2017-02-09 22:45

      오늘 작업때문에 같이 못 갔지만 담엔 도라지 친정 나들이에 새털이랑 꼭 붙어 가고 싶구나.

  • 2017-02-09 21:46

    파지사유를 오픈하고 한 몇 개월은 아름다운커피에서 블렌딩한 원두를 공급받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수영선생님이 강의하러 와서 

    아름다운 커피는 파지사유가 아니어도 사는 곳이 많지만

    윙에서 볶는 커피는 사주는 사람이 별로 없다며 어디 커피를 사야겠냐고 말하길래

    우리는 망설이지않고 거래처를 바꾸었다. (물론 코코아는 아름다운 커피에서 계속 받고 있다.)

    파지사유 커피맛이 별로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한편으로는 친구들에게 좀 미안했고

    한편으로는 원두 선택의 기준이 취향인지, 연대인지, 정치적 올바름인지.. 늘 조금씩은 헷갈리곤 했다.

    나는 오늘 자로 그 헷갈림을 끝내기로 했다.

    왜냐고? 우리가 구입하며 지불하는 원두값이(커피매출이 크지 않아 사실 큰 금액도 아니다.)

    윙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아주아주 요긴하게 쓰인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신길동 다녀온 친구들에게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시원해지고, 고민이 사라져버렸다.^^

    그래도.. 스타**도 커피*도 아니고, 엔젤***도 아닌, 파지사유에 와서 커피를 마시면서

    파지사유 커피맛 별로라고 투덜대는 친구들의 지청구는 앞으로도 쭈욱 듣고 싶다.ㅋㅋ

  • 2017-02-11 09:49

    박정애님, 이미지님, 최정은님을 뵙고

    나의 삶이 참 안일하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최근 집문제로 고민이 많았는데 .... 내가 배가 많이 부르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오래된 공간을 고치고 꾸미고 청소하고 .. 그렇게 유지해오면서

    그 안에 많은 이야기가 담겼더군요.

    어제 본 타이페이 카페스토리는 판타지같은 영화였지만

    내 중심의 이야기만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내게 묻게되고

    누군가와 함께 만들어가는 '윙'의 스토리처럼

    나도 함께하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 2017-02-12 09:50

    11년째 상처입은 영혼들과 함께 하시는 박정애국장님께 계속 하시는 동력이 무엇이냐 물었더니

    초창기엔 그들을 바꿔보겠노라는 오만함이 있었지만 이젠 윙에서 사는 게 이럴 수도 있구나 하고 한 순간이라도

    경험하게 하는 것,  그래서 나중에라도 기억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 하시면서

    다른 데선 만날 수 없는 희한한(?) 친구들과 엉켜 사는게 재밌으시다고

    그래서 계속 할 수 있었다 하시더군요..

    엄청난 내공이 느껴졌습니다.

    그곳에서 고르고 볶고 블랜딩한 커피로  이어져 있다는 것이 새삼 다행이다 싶네요...

    뭔가 다른 것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막연히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