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행성#11] 우리가 만드는 쓰레기

사이
2023-08-0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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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키우면 하루 동안 많은 쓰레기들이 나온다. 기저귀가 7~9개, 면봉, 물티슈, 알콜 솜 등등… 또 모유수유를 하면 일회용 수유 패드로 속옷에 붙여 속옷이 젖지 않게 도와준다. 육아에서는 위생이 중요하다면서 회사들이 건티슈, 구강티슈, 모유티슈, 아기 지퍼팩 등등… 이것도 저것도 필요하다며 마케팅하고 있다. ‘뭐 이런 것까지, 팔아?’ 라면서 황당해하지만, 혹시 모르니 면봉은 개별 포장으로 되어 있는 것을 산다.

내가 컸을 때는 이런 것들이 없이 어떻게든 다 육아를 했고, 다 잘 커왔을 것이다. 시어머니랑 이야기하다가 천 기저귀를 썼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헉’하고 놀랐다. 이렇게 많은 양의 기저귀를 어떻게 다 빨고 널었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문탁의 많은 샘들도 천 기저귀를 쓰셨겠죠..?) 우리의 손과 발이 편해진 만큼 이 쓰레기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인데 편리함에 항상 지금 당장 쉬운 선택에 손이 간다. 갑자기 궁금해져서 요즘도 천 기저귀를 쓰는지 궁금해서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몇몇 천 기저귀 사용 후기도 있었고 또 천 기저귀 카페도 있었다. 활발하지는 않지만, 지구를 위해서 엄마들은 노력하고 있었다.

(3일치 기저귀 쓰레기ㅜㅜ)

작년에 에코 세미나를 들으면서 책도 읽으면서 환경에 관해 생각은 많이 했지만, 막상 내 생활과 연결되기 쉽지 않다. 특히 물티슈 사용을 줄여보려고 주방 행주를 놓았지만, 습관적으로 물티슈에 손이 가게 된다. 언제부터 우리가 물티슈를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사용하기 시작한 걸까…?  자본주의 시대에서 이 몸의 편리함을 공략하여 여러가지 제품을 빠르고 값싸게 만들어낸다. 한 번 편리함을 느끼면 다시 돌아가기 힘든 게 만들어놓았다. 그나마 내가 줄일 수 있는 일회용품은 수유패드였다. 빨아서 쓰는 수유패드가 있어서 그걸 쓰면서 일회용을 줄이려고 하고 있다.

아이를 생각하니 더욱더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하게 된다. 이미 나도 편안함이 몸에 베어있는데 바다에게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을 어떻게 알려줄 수 있을까? 최근에 아는 지인분의 딸이 유치원에 다니는데 유치원에서 ‘지구가 아프다’고 배웠고, 집에서 에어컨을 틀면 안 된다면서 몹시 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고 들었다. 어쩌면 내가 앞으로 바다에게 배워야할지도 모른다. 많은 것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작은 실천을 하는 하루하루가 되길 바란다.

 

바다가 67일차가 되었습니다!

신기하게 저번에 '울음수행'글을 쓴 뒤로 바다가 울음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ㅎㅎ

그리고 어제 오늘 새벽 수유 없이  9시간 30분 통잠을 잤습니다!

조금씩 바다랑 리듬이 맞아가고 있나봐요 🙂

멍~ 때리다가 갑자기 헤벌쭉 웃는 바다에요

어제는 2개월 예방접종 주사 맞고 피곤해서 많이 울었네요. 울다가 지친 우리 바다 ㅜ

 

짧은 바다 영상도 볼 수 있어요! 

https://youtube.com/shorts/CrmFhNXpmbI

댓글 7
  • 2023-08-09 23:29

    옛날 엄마들은 애기들을 어떻게 키웠을까. 세탁기도 없던 시절의 엄마들은...

    저 역시 애기 키우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사이님 글을 읽다보니 요즘 육아에 비하면 제가 애기 키운방식도 꽤 고전스러웠던 거였구나 싶습니다.

    어쩔수 없는건 일회용을 쓰고,
    가능한 건 다회용을 쓰고,
    안사도 되는 용품들은 패스하고....
    그럽시다.

    (유투브 보고 왔어요. 육아 영상 유투브 채널? 요즘 육아의 뉴 노멀 인가요? ㅎ
    라떼는 개인 홈피에 육아 포스트 올리곤 했는데..)

  • 2023-08-10 13:53

    9시간 30분 통잠!! 반가운 소리네~

  • 2023-08-10 18:34

    천기저귀 쓰고, 거즈 손수건 여러장 준비해놓고 아이를 닦아주던 때,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군요.^^
    풍속은 바뀌어도 아기를 보면 저절로 미소 짓게 되는 건 예나 지금이나 진리!ㅎㅎㅎ

  • 2023-08-11 07:56

    첫째는 잠깐 천기저귀를 구경시켜준 기억은 있으나
    곧 우리집에서도 사라졌던 기억이 나네요
    일회용 기저귀 가능한 오래 채우다가
    아이 피부 발진에 놀랐던 기억도 나고ㅋㅋ
    처음이라 겪을 시행착오와 마음의 우여곡절~
    가볍게가볍게 풀어내다보면 지혜가 생겨날 거에요~~
    비가 들이치는 날에 바다 영상 보며 웃습니다
    글도 사진도 영상도 고맙구만요^^

  • 2023-08-11 09:50

    바다 정말 예쁘군요. 저 사진들, 웃는 모습도 예쁘지만 마지막 사진이 젤 좋은건 한번 울려보고 싶은거겠죠?
    우리 바다 언제 볼 수 있을까요? 보면 꼭 울려봐야쥐~

  • 2023-08-12 00:14

    없으면 없는대로 잘 살았는데
    있는데 안쓰긴 정말 어렵죠
    아기 키울 땐 특히
    힘든데 빨래라도 좀 줄여야죠

    통잠 자는 바다 효녀 ㅋㅋ

  • 2023-08-14 09:05

    9시간 통잠, 생각만 해도 피로가 풀리네요~
    이제 길게 자는 시간도 늘어나겠죠, 많이 컸다~~바다야!

    천기저귀 뽀송뽀송, 통기도 잘 되고, 비용도 적게 들고 좋았죠.
    아기 피부에 좀 더 좋지 않을까 싶어서 가끔은 써 보는 것 추천합니다.

    그래도 고민하는 사이샘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