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감성기르기 프로젝트 #11 <버섯 & 매미>

토토로
2023-07-3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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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째 이어지는 폭염. 오늘도 다를 바 없다. 집을 나와 엘레베이터를 타면 바로 그 안에서 후끈함과 시큼한 냄새가 느껴진다. 올 여름엔 마스크를 쓰지 않고 보내고 있으니 이 것 만으로도 정말 감사하다 싶지만, 여름이 힘든건 어쩔 수 없다. 한 동안은 비가 쏟아져서, 요즘은 폭염때문에 산책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운동도 집안에서 실내자전거로 해결한다. 생태일지를 생각하면 뭐든 건지러 나가야 하는데....어쩐담.

 

버섯을 찾아서

고민 끝에 지난 주에 광교산 '입구까지 만' 가 봤다. 요요샘이 사랑하는 버섯을 나도 찾아서 생태일지에 기록해 보리라! 라는 야무진 꿈을 꾸며, 더위를 무릅쓰고 나갔다.

그런데...헉!!! 너무 숨막히게 습하고 더운데다, 모기들이 공격을 해대는 바람에 다섯 군데 이상 물리고 말았다. 긴 바지를 입고 나갔건만 나의 맨 팔뚝만 집중 공략하는 모기라니. 가려운 곳을 긁어대면서도 차마 그냥 돌아올 수가 없어 이리저리 바닦을 훑어본 결과, 나도 버섯을 '쫌' 발견하긴 했다. 요요샘이 찾아 낸 버섯들처럼 화려하고 다양한 종류는 아니었지만, 이게 어디냐 싶어서 찍어두었다. 

 

그런데 이 버섯들 중에 이름을 아는 버섯이 하나도 없다. 같은 종류인지 서로 다른 종류인지 조차도 잘 모르겠다.

더 자세히 찾아보고 싶었으나 더위와 가려움, 모기의 공격에 후다닥 근처 이마트로 피신하고 말았다.

 

(귀여운 꼬마 밤송이도 발견^^)

 

귀를 찌르는 매미 울음

여름이 깊어지자 매미 울음이 요란맞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아주 귀가 따가울 정도로 시끄럽다. 그러나 뭐 어쩌겠는가. 암튼 아침에 요란맞은 매미 울음으로 눈을 떠서, 한낮에도 그렇게 매미 소리를 듣고, 밤에는 지쳐 잠이 든다. 개구리는 밤에만, 멀리서, 울기 때문에 은근 정취가 있건만 매미는 진짜 시도때도 없이.....ㅠㅠ  정말 멋도 낭만도 없어 보인다.

 

오늘 아침엔 뒷 베란다 쪽 방충망에 매미가 척 하니 들러 붙었다. 소리도 없이 그냥 그렇게 세 시간이 넘게 앉아 있는 매미를 보다가 호기심이 발동해서 사진을 찍고, 확대해서 살펴보다가 위키백과에 검색도 해 보았다.

 

매미가 방충망에 들러 붙어 있어서 나는 아랫 부분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매미의 주둥이가 저렇게 빨대처럼 길~~~구나....

자세히 들여다 보니 은근 멋져보인다. 튼튼한 전차 느낌이 난다! ㅎㅎㅎㅎ

조용히 앉아서 쉬고 있으니 방해되지도 않고, 그 모습에서 여름의 정감도 느껴지는 것이 꽤 괜찮다.

 

(출처-위키백과)

 

우리집 방충망에 들러붙은 매미가 울지 않은 것은 암컷이었기 때문이다. 개구리와 마찬가지로 매미도 수컷만 운다.

 

 

이렇게 지지부진 하지만, 아주 조금씩 여름에 어울리는 생태감성이 길러져 가는 것 같다.

눈에 띠는 변화는 아니지만 어차피 천천히 갈 생각이니 괜찮다^^

날이 좀 시원해지면 수원에 새로 생겼다는 수목원 두 군데에 방문할 계획이다.

선선한 가을이 오면....

댓글 9
  • 2023-07-31 19:59

    매미를 이렇게 가까이서 자세히 볼 일은 아마 잘 없을텐데 생태감성기르기 프로젝트가 토토로에게 더불어 저에게 자세히 매미를 들여다보게 하네요
    더울땐 좀 쉬고 선선해지면 돌아오셔요~~

  • 2023-08-01 01:27

    버섯과 매미 이야기를 전해주는
    토토로샘 덕분에 이밤은
    좀 기이하게 선선한걸요^^
    버섯과 매미, 음소거와 음향 최대출력?? ㅎ
    뭔가 대비되면서도 여름에 어울리는 한 쌍이네요~
    아~ 비온후
    미니 버섯들이 우리집 화분에 자주 출몰하더라구요~ 노랑 분홍 하양 색도 가지가지~
    아주 흥미로운 친구들이예요~

  • 2023-08-02 09:20

    비 그치고 나니 더위가 제 눈을 가립니다
    버섯이 앞에 있어도 눈길도 못 주었을텐데
    덕분에 구경해요~
    팝스타 노래도 알려주셔서 좋구요~~ㅎㅎ
    수원에 생긴 수목원 이름도 알려주세요

  • 2023-08-02 11:43

    제가 어쩌다 보니 이 더위에 새에 관한 책을 읽고 있는데 새말고 곤충은 어떠냐고 물었던 분이 생각나네요.^^ ㅎㅎ 매미는 곤충이군요!ㅋㅋ

  • 2023-08-02 18:08

    수원 수목원 언제 같이가요^^

  • 2023-08-02 23:46

    곤충들이 은근 자세히 보면 멋지더라구요. 구조도 색도.. 덕분에 매미 암수 구분 가능해질 것 같아요!

  • 2023-08-04 12:46

    매미는 도심형 곤충인가봐요 정작 산 근처엔 없는 듯ᆢ

  • 2023-08-05 17:27

    집에 앉아만 있어도 더운데... 어떻게 산 '입구'까지 가셨는지요? 대단하십니다요!
    모기 공격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버섯을 찾아 사진을 찍으셨다고요? 정말 대단하십니다요!
    저는 매미 소리에 새벽잠 깨었다고 짜증만 냈는데...샘은 그들을 자세히 들여다보시고 멋찜을 발견하셨군요. 우어- 대단하십니다요!

  • 2023-08-07 14:01

    휴가 중 발견한 거미 두 마리
    왜 이러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