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행성 #14] 아빠 행성에게

사이
2023-10-1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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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에서 부부 그리고 부모로. 겉으로 봤을 때 너무 자연스러운 관계의 변화였지만, 점점 줌으로 확대해서 보면 갈등과 긴장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특히 작년에 부부에서 부모로 변화하는 과정은 예상하지 못한 반전의 반전의 반전의 일들이 펼쳐졌다. 그 시간이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육아를 시작한 지 120일이 지난 시점에 우리의 지난날을 쭉 돌이켜 보니 엄마와 아빠로서 재탄생하기 위한 과정이었나 싶다. 

 

관계에 있어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선이었다. 가족이든, 친구든, 연인이든, 동료든 각자의 개인적 그리고 사회적 관계의 선을 잘 지키려고 노력했다. 오지랖과 집착은 금지였고, 멀어지면 멀어지는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하지만, 육아를 시작하니 남편과 나를 뒤엉켜 놓은 선을 발견했다. 지루한 일상, 육체적 고통, 성장의 기쁨, 때로 느껴지는 원망과 미움이 얽혀있다.

 

내가 바다에게 모유를 줄 때 남편은 밥을 차리고, 내가 설거지하면 남편이 바다를 안아주고, 바다와 외출할 때면 남편의 운전이 필요하다. 바다의 입, 나의 가슴, 남편의 팔과 다리가 한 몸처럼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서로를 토닥였다가, 화도 내다가, 사과도 했다가, 또 바다를 보며 함께 웃는다. 지금까지 육아가 힘들지만, 또 생각보다 그렇게 육아가 힘들다고 느끼지 않았던 이유는 아빠라는 행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라는 행성이 존재하기 위해서 아빠 행성도 존재해야 하기에. 물론 언젠가 사라질 수도 있고 영영 멀어질 수도 있지만, 공동의 과제를 함께 수행하는 동료의 존재가 소중하다.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추석이 지나니 벌써 바다가 131일이 되었네요! 

10월 20일 금요일 12:30에 바다 데리고 파지사유에 방문하려고 합니다 🙂

그때 바다랑 바다아빠랑 함께 만나요!! ㅎㅎ

 

바다는 가족들과 만나서 100일 잔치를 했습니다!

바다랑 아기 수영장도 다녀왔네요~

아빠가 비행기 태워주면 제일 좋아하는 바다에요~

추석에는 알록달록 옷을 입고 할아버지 댁에 갔어요~

안녕~ 인사하는 바다!

아빠 품에 폭 안겨있는 바다에요. 

 

선물받은 머리핀을 했어요!

 

 

 

 

 

 

댓글 5
  • 2023-10-13 09:03

    으앙...........
    아기수영장 바다....넘 귀여워~~~~~~~~~~~

  • 2023-10-15 19:25

    아기는 쑥쑥 크네요~
    이번주 오프라인 만남 기대됩니다ㅎㅎ

  • 2023-10-16 12:11

    비행기 탄 모습과 머리핀 찌른 모습을 픽해봅니다. 소장하고 싶네요!!

  • 2023-10-17 17:34

    바다야 점점 귀여워지네!!!! 귀여워어엉!!!!!!!!!!

  • 2023-10-19 11:43

    바다가 부러운 건 왜죠?
    바다 엄빠 멋지십니다!! 금욜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