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풍>을 보다

문탁
2024-02-09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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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신문 김은형 기자의 <너도 늙는다>라는 칼럼을 좋아합니다.

그의 가장 최근 칼럼에 영화 <소풍>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그런데 최근 콘텐츠들은 확 달라졌다. 제목부터 ‘노인=관조’라는 도식처럼 보여 호감이 가지 않던 영화 ‘소풍’(2월7일 개봉)을 보고 뒤통수를 맞은 듯 얼얼했다. 이제까지 노인을 그려온 대중 영화·드라마와 달리 독할 만큼 객관적으로 현실을 다루고 있었다. 부유한 이도, 빠듯한 이도 이제는 작은 여유를 가질 만한 나이건만 자식들은 여전히 바지 안 가시처럼 발목을 찔러대고, “소풍 가자!” 결연히 외쳤다가 곧바로 “내일 가자”가 나오는 몸은 통제를 벗어난 지 오래다. 영화는 모든 장면에서 노인을 화면 안 피사체에서 끌어내 나의 부모, 나의 미래와 연결한다."

 

 

오, 구래? 그럼 봐야쥐.

완젼! 한겨레의 영화담당기자이자 <너도 늙는다>의 칼럼니스트 김은형의 안목 하나 믿고 <나이듦연구소> 스텝 전원이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평일 낮인데도 극장엔 제법 사람이.

아무래도 임영웅 효과? ㅋㅋㅋ (이 영화 OST를 임영웅이 불렀답니다^^)

 

 

영화는 어땠을까요?

네, 맞습니다.

만듦새는, 딱 생각하시는 그 수준...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내 이야기라고 생각할만한 구석이 여기 저기서 "리얼"하게 튀어나옵니다.

 

마지막 엔딩... 결국 이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아무르> 같은 것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제 우리도 이런 영화를 만들때가 된 것 같긴 합니다. 

앞으로도 나이듦과 죽음에 관한 더 많은 이야기, 더 진화된 이야기들이 나오겠죠? ㅎㅎㅎ

 

 

 

 

"연명 치료 / 필요 없다 써놓고 / 매일 병원 다닌다"

 

"심각한 건 / 정보 유출보다/ 오줌 유출"

 

"안약을 넣는데 / 나도 모르게  / 입을 벌린다"

 

 

 

 

댓글 5
  • 2024-02-11 12:01

    차를 타고 가다가 버스에 걸려있는 안마기기의 문구가 '부모님께 선물하세요'가 아니라 '나에게'로 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저건 더이상 자식에게 건강문제를 의존할 수 없는 현재의 50~60대를 타겟으로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미래보다는 자식들에게 헌신했던 70대를 대표하는 것으로 보였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들과의 갈등, 온전히 스스로 감당해야하는 노년의 질병에 대해 자녀 관찰자 시점이 아닌
    당사자의 관점에서 다뤄진다는 점이 새로웠습니다.
    몸이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을 그날이 왔을 때, 부끄럽지 않게 도와달라고 할 수 있는 친구 혹은 누군가가 필요해요.

  • 2024-02-11 17:36

    설날에 어머니 성묘갔을 때 그동안 한 번도 절을 안하셨던 아버지가 절을 하며 "여보, 나 좀 데려가 달라"며 흐느끼시더군요.
    기다리는 이도 없고, 더이상 내일에 대한 기대도 없고, 살아갈 의미도 없다고 아버지가 말씀할 때마다 맨날 하는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이날따라 아버지의 흐느낌에 유난히 목이 메였습니다.
    아마 영화 <소풍>을 봐서 더 절실하게 아버지의 그 쓸쓸함이 와닿았던 것 같아요.

    • 2024-02-12 07:30

      아이고, 아부지....ㅠㅠ

  • 2024-02-12 02:34

    노배우들의 연기가 스크린 밖을 나와 내 눈 앞에 보이는 착각이 들만큼 현실과 딱 붙어 있었어요, 나이듦의 현실도 마찬가지로 좀더 가까이 다가왔던 영화 였습니다

  • 2024-02-12 15:39

    엄마의 무표정에서 내가 느끼는 것도 비슷한 거였는데...ㅠㅠ
    엄마는 이런 친구들이 없구나 싶어 안타깝기도 하고
    이런 영화가 이렇게 리얼하게 만들어질만큼 우리의 문제로 바짝 다가왔다는 걸 새삼 느꼈네요

    역시 친구밖에 없다는 걸 깨닫게 해준 영화
    우리 빨리 뭉쳐서 같이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