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한(?) 산토리니에서 릴렉스...

조르바여행단
2017-05-01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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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한 산토리니에 도착했다.

그리스여행 가운데 딱히 정해진 일정이 없는 곳이 산토리니였다.

그래서 우리는 산토리니에 있는 동안 각자 원하는 편한 행동을 하기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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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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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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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먹고 마시기로!!!

숙소의 주인아저씨는 5리터짜리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을 비롯하여

우조, 락키, 럼주 등등 구비된 술을 종류대로 마음껏 마셔도 된다고 허락해주셨다.

그래서 우리는 먹고 마셨고 얼굴에 취기가 무르익을 무렵

밖에서는 우리의 기분처럼 폭죽을 터뜨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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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우리 숙소가 있는 동네에서 제일 큰 베이커리의 아들 결혼식이란다.

그래서 불꽃놀이를 한다고^^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옆집 아줌마랑 이런 수다를 떨고 들어와

우리는 다시 먹고 마시며 불꽃 튀는 밤을 보냈다.

뿔옹과 건달바는 퇴근길인문학으로 불꽃 튀는 설전을...

게으르니와 새털은 예술가가 될 것이냐 예술가를 만드는 사람이 될 것이냐를 두고....

달팽이는 럼주에 오렌지쥬스를 섞어마시며 간과 위장에서 격렬한 불꽃놀이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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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에는 술병난 달팽이만 숙소에 두고 우리는 레드비치에서 잠을 자려 했으나

햇볕이 너~무 뜨거워 오래 자지는 못했다.

 

셋째날에는 <그리스인 조르바>를 끝까지 읽었다.

두목과 조르바의 만남으로 시작되었던 소설은 과부를 사랑한 꽃청년의 죽음과

과부의 피살과 조르바를 사랑한 부블리나의 죽음과 조르바의 죽음까지...

많은 죽음으로 끝을 맺었다.

두목과 조르바의 만남에서 시작된 우리의 여행도 이젠 끝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은 달팽이의 술병이 나아서 함께 바다로 나왔다.

(달팽이의 술병은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역사적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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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기를 맞은 산토리니는 그리스 대표 관광지답게

물가가 비싸고 사람들이 많고 렌트카들이 뿜어내는 매연이 심한 그런 곳이다.

물론 화보 같은 풍경은 멋짐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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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뭔가 우리는 이 화보 같은 비주얼 속으로 풍덩 들어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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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선셋을 보겠다고 구비구비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었고

화보 같은 사진 찍는 일도 심드렁해서

개~편한 여행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이...

다들 이런 심드렁한 심사에 빠져 있을 때

레스토랑의 잘 생긴 직원이 우리의 정신이 번쩍 드는 한 마디를 던졌다.

"너희는 베케이션을 왔잖아. 서두르지 말고 릴렉스 해봐~"

레스토랑에 들어서는 순간 비싼 가격에 좀 놀랐고, 주문한 음식이 너무 늦게 나와 짜증났고

의외로 생선요리가 맛있어 조금 기뻤던 우리는

기쁨도 잠시, 접시를 비우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때 디저트접시를 들고온 잘 생긴 직원이 이렇게 말했다.

"릴렉스~~"

잘 생긴 청년의 말이라 그 말이 더욱 찌리릿 감전을 일으켰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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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리스여행은 막바지로 다다르고 있다.

낯설음과 놀라움, 경탄과 일탈의 즐거움도 슬슬 엔코가 나고 있다.

짐가방에 구겨진 옷처럼 체력도 조금은 지쳐간다.

그러나 아직 우리가 보지 못한 수니온곶의 선셋을 기대하며

내일은 산토리니를 떠나 아테네로 돌아간다.

크레테의 앱솔르트 선셋, 산토리니의 릴렉스한 선셋,

그리고 마지막 하나 남은 수니온곶의 선셋도 기대해 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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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산토리니에서 꼭 가봐야 할 곳 가운데 한 곳인 아틀란티스 서점에 갔다왔다.

<어린왕자> <헤망웨이><그리스인조르바>의 초판본이 엄청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고

예쁜 디지인의 출판물이 아기자기하게 진열되어 있어 흥미로웠다.

"우린 이걸 어떻게 써먹을 수가 있을까?"

조르바가 비난하는 식료품상의 계산기가 우리의 머릿속에서 계속 돌아가고 있다.

이러면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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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2017-05-01 06:48

    하하...이미 모두들 릴렉스 아냐?

    '진창'! (심지어 달팽이까지^^) 그 자체잖아? ㅋㅋㅋㅋㅋ 

  • 2017-05-01 11:30

    점점 다들 풀어져가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달팽이 맛간 모습 봤어야 하는데 ㅋㅋ
    좀 더 릴렉스하면서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길~~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요

  • 2017-05-01 12:12

    그리스 술국은 뭘까 궁금!

    달팽이샘이 대표로 술병난건가요...ㅋㅋ

  • 2017-05-01 19:22

    주로 먹고..눕고..어쩌다 계단오르고..

    게으르니는 어딘가 초연해 보이고

    새털은 아기 미소네요^^

    건달바가 젤 행복해보이고요..

    달팽이 쌍화탕 주고 싶당~

    모두들 지쳐가는게 낯선곳에 간 사람들답군요...

    그러나 단 한명은 지쳐선 안됩니다. 뿔옹 알지요? ㅋㅋ

  • 2017-05-01 22:48

    웨이터에 한 표. 

    건달바샘과 뿔옹샘이 나눈 불꽃튀는 설전이 궁금한 일인입니다. 

    담에 이런 기회 있으면 가보고싶은 일인이기도 합니다. 

  • 2017-05-02 00:20

    후기의 사진 화질이 갑자기 좋아졌군요! 인터넷이 잘 되는 곳인가요??

    예술가가 될 것인가, 예술가를 만드는 사람이 될 것인가하는 이야기는 무엇이였으려나 궁금!

    그나저나 와..... 개(~)부럽네요..........!!!!!!

  • 2017-05-02 14:07

    모두들, 끈을 잘랐나? 

    ㅎㅎ 아직 못 잘랐겠지? 여전히 브레이크가 작동하고 있겠지.

    달팽이가 서 있던 해변가에서 춤을 췄어야 했는데....

    고은에게 공감 100 퍼 ~

  • 2017-05-02 19:43

    난 대구에서 엄마 심부름 핑계로 잠깐 나와서

    친구만나 길맥 한 잔 하면서 그리스 간 친구들 개~~부럽다며

    어둑해진 하늘에 대고 엄청 씹어 댔다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