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행정대집행 3주년 상경활동에 다녀왔습니다.

뚜버기
2017-06-16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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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1 밀양 행정대집행 3주년을 맞아 상경하시는 밀양, 청도 할매할배들을 만나 뵙고자 부지런히 길을 나섰습니다.

9시반 건달바, 여름, 콩땅과 함께 파지사유에서 출발~ 여유있게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 도착하니

히말라야와 길위민주주의 해은이가 맞아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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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관광버스 두대 대절해서 이계삼샘을 비롯 권기영샘과 박은숙샘도 오셨고 반가운 밀양 어르신들이 속속 내리십니다

새벽 6시에 출발하셨다니 많이 피곤하셨을텐데 그 어느 때보다 밝은 분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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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작업장학교 페스테자 친구들의 신나는 타악기 연주로 시작을 알립니다

절로 몸이 들썩이면서 올 축제 때 우리도 다함께 뭔가 두들겨봤음 좋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이날 네 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는데 무엇보다 국가 폭력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및 사과요구가 절실히 다가왔습니다

문탁에도 다녀가셨던 밀양아리랑의 배우 김영자 샘은 여전히 논리정연하게 조목조목

밀양송전탑의 말도 안되는 점들을 지적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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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세월호유가족이신 예은아버지 발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잘 할테니 이런저런 요구는 자제하고 응원만 하자는 분위기는 안 된다

우리의 요구를 더욱 큰 목소리로 주장하는 것이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길이다 이런 요지였습니다

다중의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스피노자의 정치가 떠올랐습니다.

지금 여기서우리의 정치가 있을 때만 민주주의는 가능하겠구나

정말 어렵지만 또 누구나 할 수 있는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스쳐갔습니다.

지금까지 어떤 집회에서도 보지 못했던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청와대 행정관이 나와서 할매들의 손편지27통과 진행과정이 담긴 파일, 4대 요구사항을 적은 문건을 직접 전달받더라고요

부디 형식적으로만 끝나는 거이 아니라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지더군요

할매들의 한 맺힌 응어리를 이번에 꼭 풀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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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행사가 끝나고 떨어져있던 여여샘, 지금, 동은이와 상봉

제공된 밥차에서 주신 맛난 묵밥 먹고 오후 일정있는 친구들과 헤어진 뒤 

콩땅, 여름, 여여샘과 해은이와 함께 1시반 종로경찰서 항의방문길에 올랐습니다

 왜 종로경찰서냐면 당시 밀양경찰청장이었던 김수환이 영전을 거듭해 요직인 종로경찰서장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밀양송전탑 4개 농성장에 머무르던 주민 100명을 몰아내기 위해 2천명이나 되는 엄청난 공권력을 투입했다고 합니다

용화마을 구미현쌤은 울분에 떨리는 목소리로

 알몸으로 쇠사슬을 묶고 있던 할머니들 목에 절단기를 들이대던 그날의 경찰을” 떠올리셨습니다

우리의 안전을 지켜줄 줄 알았던 경찰이 약한 이들에게 그런 폭력을 저지를 줄은 상상도 못하셨던 거죠

거기다가 밀양이 고향인아들뻘의 새파란 경찰청장이 그 현장을 진두지휘했다니 그 치욕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현장을 겪은 주민들은 우울증과 불안으로 200여차례나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 가운데 폭력 경찰들은 승승장구 영전을 거듭했다니...

우리는 계속 고향 어르신들 때려잡고 출세하니 좋나를 외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당시 한전사장 조환익이 차기 산업통상부 장관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합니다. 어이없는 일입니다.

종로서 앞에서는 재미난 퍼포먼스가 준비되어있었습니다.

당시 폭력 주범 3인의 가면을 쓰고 수의를 입은 세 사람이 오랏줄에 묶여 등장했습니다.

할매들이 당한 억울함과 한을 조금이라도 풀어드리려는 소극에서조차 할매들은 차마 큰 화를 내지 못하시더군요

폭력경찰 사진을 발로 밟지도 못하시는 분들이셨습니다

달라진 정권 아래 경찰서 앞에서 경찰서장 나오라고 욕을 해도 봐주고, 기념촬영을 위해 편의도 봐주는,

그래도 나와서 사과는 하지 않는 경찰조직, 국가권력의 아이러니를 느끼며 집회를 마쳤습니다.

이후 맛난 팥빙수 먹으며 다시 스피노자와 자유의지를 논한 뒤 

버스 한 대 놓치고 돌아오니 저녁 6시더군요. 길고 긴 서울 나들이였습니다.

 

사진도 못찍어서 어쩌나 했는데 마침 광합성을 만나서 사진 몇장 건졌네요~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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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2017-06-16 10:23

    맨 아래 맨 왼쪽분... 스따일 따봉 msn032.gif

     

    정권이 바뀌어도, 아니 바뀌었기 때문에 더욱 간절한 4대 요구를 다시 확인해봅니다.

     

    하나. 밀양송전탑의 타당성과 경찰의 폭력, 한전의 마을공동체 분열에 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공식 사과를 요구합니다.

    둘. 주민들의 재산과 건강 피해에 대한 실사를 요구합니다.

    셋. 에너지 민주화를 위한 에너지 3대 악법의 폐지 및 개정을 요구합니다.

    넷. 고리 지역의 노후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건설중인 신고리 4호기를 시작으로, 특히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신고리 5~6호기를 중단함으로써 밀양송전선로를 철거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요기서 깜짝 퀴즈!

    에너지 3대 악법은 과연 무엇일까요? 가장 빨리 댓글을 다는 분께 게으르니 더치커피 작은 병 하나 쏩니다^^

    • 2017-06-16 15:36

      전원개발촉진법, 전기사업법, 송주법(송변전시설주변지역지원법)

      • 2017-06-17 08:15

        하하... 과일이 맞추면... 한 병으로는 좀 거시기하잖아...ㅋㅋ

        하여, 두 병 쏩니다.^^ (향기야, 그대가 챙겨가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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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6-16 16:31

    이번 주는 우정의 정치를 실천하는 에티카 주간 맞네요~~

    제가 갔다오지는 않았지만.. 괜히 흐뭇해집니다.^^

    다녀오신 분들, 애쓰셨어요. 고맙습니다!

    이 날 다녀온 분들의 전언에 의하면..

    문탁의 밀양인문학캠프에 대해 어르신들이 다 알고 계시더라고..

    열심히 준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