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엿) 난리가 났어요~~

문탁
2017-06-1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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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그러니까 문탁이 시작된 해. 문탁이 875-2, 2층으로 이사를 와서 공들여 리모델링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우리는 엄청난 수해를 당했었습니다.

비가 들이쳤나구요?  아뇨! 비는 한 방울도 오지 않았지만... 수해를 당했습니다. ㅋㅋ

자세한 정황이 궁금하신분은 요기를 클릭!!

 

 

 

 그러다가 두번째 발견!

"앗, 오이지다!"

"오이지가 새는거야"

"그렇구나.. 오이지를 어디에다 옮기지?"

"여기 새 비닐있어요. 여기에 다시 담아요"

 

그렇게 누군가는 오이지를 수습하고, 누군가는 걸레를 빨고, 누군가는 해체된 냉장고의 서랍들을 닦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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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음.. 이상해. 이거 오이지 국물 아닌 것 같아"

(맛을 보고) "오이지가 하나도 안 짜" (요요)

(바닥의 흥건한 국물을 직접 찍어먹어보면서) "달아요"(청량리)

"오이지에 소금 대신 설탕 넣은거 아냐? " (달팽이)

 

어쨌든 꺼내고 닦고 또 닦고..... 그러다가 달팽이가 모든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앗, 알았다. 오이지를 누르려고 물엿통을 올려놓았는데 그 물엿이 샜나봐요"

 

오, 마이,  갓!!

오이지를 돌이 아니라 물엿으로 누른다는 이 창의적인? 황당무계한? 발상은 도대체 누가 한거야?

(지모여인이었다는 것까지 확인했습니다. ㅋㅋㅋ)

 

닦아도 닦아도 끝이 없는 물엿!

급기야 냉장고 하단의 나사를 해체, 냉장고 저 밑까지 닦고 닦아도 끈적거리는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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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어제밤

파지사유 물(엿) 난리는

많은 사람들이 달라붙어서 대충 초벌 수습을 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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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파지사유 씽크대쪽 바닥을 제대로 닦아내지 않으면

우리는 올해 온갖 개미족, 날벌레족과 함께 여름을 나야겠죠? ㅋㅋ

어쨌든, 영화를 함께 봤지만 이 사태를 겪지 않고 일찍 자리를 뜨신 모모님들은, 행운이십니다.  (아니, 안타깝습니다. 이 무용담에 참여못하셔서^^)

첫번째 물난리와 더불어 두번째 물(엿)난리를 또 겪으신 요요님께는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ㅋㅋㅋ (요요는, 늘 사건현장에 있어.일복을 타고났어.....ㅋㅋㅋㅋㅋ)

어쨌든.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와중에 누구누구누구누구들은... 계속 이 사건이 우연이냐? 필연이냐? 를 떠들어댔습니다. 끈적거리는 달큰한 액체의 정체를 모를 때의 공포 (오웰인지 반오웰인지...모시라 모시라), 사건의 원인을 알았으니 이건 필연의 인식이라는 둥 아니라는 둥... 어쨌든 기-승-전-스피노자? ㅋㅋ... 거의 문탁판 '알쓸신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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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컷!

 

엄마, 아빠들이 물엿과 사투를 벌이는 사이에 초여름밤을 맘껏 즐긴 파지사유 아이들.

그리고 겁나 예쁜^^, 우리 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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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 2017-06-10 09:33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어머니가 부르십니다. 어제 집에서 담근 오이지 항아리가 샌대요. (어제도 오이지를 100개나 담그신다고 해서 제가 왔다리갔다리.. 엄청 고생했었는디...) ㅠㅠㅠㅠㅠㅠ

    아, 이쯤되면 '오이지 사태' 군요. 이제 오이지 먹지 말아야겠다. ㅋ

  • 2017-06-10 10:13

    물엿사테에 범인으로 지목된 지모양임니다. ㅎ

    너무 피곤하다는 둘째딸을 버려두지 못해 영화를 보지 않고 집으로 돌아와 버려

    7년만에 재현된 사건현장에 함께 있질 못했군요 ㅠ

    고생하신 분들께 죄송해서 죽은 듯이 있어야 하지만 너무나 오해를 하는 부분이 있어

    해명이라도 하고 욕을 먹어야 겠다 싶어 댓글을 답니다. ㅋ

    "오이지를 돌이 아니라 물엿으로 누른다는 이 창의적인? 황당무계한" 에 대한 오해입니다.

    더 꼬들 꼬들 한 오이지를 위해 유행하는 요즘 new레시피가 물엿에 오이지를 담는 겁니다

    지난 금욜 저희 밥티스트들은 200개의 오이를 국솥에 소금물을 끓여 담아 놓았지요

    어제는 꼬들꼬들해진 오이를 건져 비닐에 담고 물엿 10키로를 부은 다음 냉장보관하였습니다.

    다음주에 나눠드리기 전까지 냉장보관을 하려구요.

    근데 여기서 사단이 생긴겁니다. 제 생각엔 비닐이 하중을 못이겨 어딘가의 이음세가 터진 것 같아요

    비닐을 여러겁 못한 것이 천추의 한입니다 .ㅠㅠrabbit%20(1).gif

    암무튼 어제 날벼락을 맞아 청소를 도우셨던 분들에게 심심한 감사를 전합니다. rabbit%20(32).gif

    물엿의 흔적은 밥티스트들이  말끔이 닦아 놓겠습니다.

     

  • 2017-06-10 10:30

    ㅋㅋ 물엿으로 누른 것이 아니라.. 창의적 레시피였군요^^

    오이지 얼른 주세요~~ 빨리 먹어보고 시퍼요 ㅋㅋ

  • 2017-06-10 10:32

    물엿을 오이지에 넣었을 줄은 정말 더 상상도 못했네 ㅋㅋㅋ

  • 2017-06-10 10:33

    에고 이 구구한 사연이 담긴 오이지를 어찌 먹어야 할까요.

    새콤달콤 무쳐서 이 사건을 이야기로 곁들여 먹으면 더 맛있겠네요.

    오이지 감사히 맛나게 먹겠습니다. 주술밥상 홧팅!!

  • 2017-06-10 11:15

    영화 보고 문탁의 역사적 상황에 같이 하지 못한 불행한 모모중 하나입니다.

    상황을 짐작해 보니 제가 파지를 나온 바로 직후 사태인 것 같은데...

    이런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졌었네요

    촛점 흔들린 사진만으로도 사태의 규모를 짐작케 합니다.

    에고...... 모두들 애쓰셨네요

    덕분에 이번 오이지는 아주 특별한 오이지가 되겠군요

     

  • 2017-06-10 14:10

    맞아요! 오이지에 물엿을 넣으면 수분이 쪽 빠져서 꼬들꼬들해져요~! ㅎ

    맛있겠다~~~~~

  • 2017-06-12 15:55

    오이지를  소금에 담갔을때보다 ~~

    물엿에 넣었을때 더 많은 물이 나왔나봐요.......

    오이지 200여개가 냉장고 한칸에 다 들어 간다고  주술 밥티스트들은

    엄청 좋아라 하였어요.

    이리 물엿 난리가 날 줄은 모르고..

    토욜에 오영샘과 새털샘이 " 빡빡 " 청소하였어요잉....

     

    • 2017-06-12 23:02

      사실 토요일 아침  숨은 조력자가 있었어요. 

      새털님과 새털님 부군께서 고생하셨어요. 

      냉커피 한 잔 꼭 대접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