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대로 42길
      언제 어디서나 영화를 볼 수 있지만, 정작 영화에 대해 묻지 않는 시대.  우리는 영화와 삶의 사이길, 영화대로 사는 길에 대한 질문으로,  산업과 자본의 도구가 아닌 영화로서의 영화를 보고 읽습니다.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영화에 있습니다.   #살아있다 와드 알-카팁, 에드워드 와츠 감독, <사마에게, برای سماء, For Sama>(2019)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시리아는 1946년 독립한다. 하지만 이집트와 연합국가 형태를 띠고 있다가, 1960년대 초 연합을 탈퇴하면서 여러 번의 군사쿠데타가 일어나고 결국 정권을 잡은 ‘알아사드’정부가 40년 넘게 부자세습과 독재정치로 시리아를 지배한다. 영화에서도 잠깐 나왔는데, 2011년 알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학생들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은 시민들의 무장투쟁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독재 알아사드 정부를 타도하려는 군 출신들이 반군을 형성하여 대립하고, 주변의 아랍 국가들이 개입하면서 종파갈등으로까지 이어진다. 무슬림의 대부분은 수니파이고, 시아파는 10~15% 정도다. 그런데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부는 대부분 시아파 출신들이다. 그래서 시아파 이란과 러시아는 알아사드 정부군을, 수니파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은 반군을 지원한다. 2012년 상황은 더욱 나빠졌고, 이라크에서 발생한 수니파 무장단체 IS가 시리아 북부(알레포가 있는 지역)를 점령하면서 시리아는 거의 무정부 상태에 놓이게 된다. 내전으로 인해 시리아의 북부도시 알레포에는 매일같이 폭격이 쏟아지고 복구 역시 불가능해 보인다. 더구나 외부의 지원이나 뉴스보도가 거의 끊겨 고립된 상황. 시민들은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함께 찾아 나선다. 지극히 평범한 인물인 ‘와드’와 ‘함자’ 그리고 그들의 딸 ‘사마’...
      언제 어디서나 영화를 볼 수 있지만, 정작 영화에 대해 묻지 않는 시대.  우리는 영화와 삶의 사이길, 영화대로 사는 길에 대한 질문으로,  산업과 자본의 도구가 아닌 영화로서의 영화를 보고 읽습니다.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영화에 있습니다.   #살아있다 와드 알-카팁, 에드워드 와츠 감독, <사마에게, برای سماء, For Sama>(2019)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시리아는 1946년 독립한다. 하지만 이집트와 연합국가 형태를 띠고 있다가, 1960년대 초 연합을 탈퇴하면서 여러 번의 군사쿠데타가 일어나고 결국 정권을 잡은 ‘알아사드’정부가 40년 넘게 부자세습과 독재정치로 시리아를 지배한다. 영화에서도 잠깐 나왔는데, 2011년 알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학생들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은 시민들의 무장투쟁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독재 알아사드 정부를 타도하려는 군 출신들이 반군을 형성하여 대립하고, 주변의 아랍 국가들이 개입하면서 종파갈등으로까지 이어진다. 무슬림의 대부분은 수니파이고, 시아파는 10~15% 정도다. 그런데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부는 대부분 시아파 출신들이다. 그래서 시아파 이란과 러시아는 알아사드 정부군을, 수니파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은 반군을 지원한다. 2012년 상황은 더욱 나빠졌고, 이라크에서 발생한 수니파 무장단체 IS가 시리아 북부(알레포가 있는 지역)를 점령하면서 시리아는 거의 무정부 상태에 놓이게 된다. 내전으로 인해 시리아의 북부도시 알레포에는 매일같이 폭격이 쏟아지고 복구 역시 불가능해 보인다. 더구나 외부의 지원이나 뉴스보도가 거의 끊겨 고립된 상황. 시민들은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함께 찾아 나선다. 지극히 평범한 인물인 ‘와드’와 ‘함자’ 그리고 그들의 딸 ‘사마’...
청량리
2022.02.27 | 조회 271
지난 연재 읽기 길드다 아젠다
차명식 (길드다)      보다 큰 선을 위한 투표     돌이켜보면 내게 선거권이 생긴 이후로 나는 지금까지 선거에서 크게 고민을 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매 선거마다 내게는 당연히 찍어야 할 당과 후보들이 있었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도 최소한 당연히 찍지 말아야 할 당과 후보들이 있었다. 그것은 딱히 후보의 공약이나 약력을 샅샅이 훑지 않더라도, 선거판마다 쏟아지기 마련인 뉴스의 홍수에서 허우적거리지 않더라도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내게 있어 선거란 인물이나 당에 대한지지 이전에 내가 지지하는 가치 - 선善을 증명하고 확인받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더 훌륭한 선, 이 사회를 위한 공동의 선이 무엇인지는 내게 항상 명확했기 때문이며, 자연히 어디에 표를 던지는 것이 ‘옳은’ 일인가도 항상 분명해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와 같은 사람이 나뿐이 아니리라 확신한다. 역사를 보아도 보다 큰 선을 향한 지향은 각 개인들의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여러 사람들의 협력과 공동행동을 이끌어내며 사회 변혁의 동력으로 작용해왔다. 이는 몇몇 사가들이 근대 이후 한국 사회의 역동적인 변화를 설명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들은 한 개인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을 충성으로 여겼던 일본의 ‘무사도’와 군주의 뜻을 거스르는 한이 있더라도 더 큰 선으로 군주를 이끄는 것이야말로 충성이라 여겼던 조선의 ‘선비정신’의 차이를 논하면서 언제나 더 큰 선을 향해 ‘일치단결’했던 한국사의 궤적을 그려낸다. 일제강점기에 그 더 큰 선이란 일본제국이란 열강에 대한 투쟁과 민족의 독립이었다. 해방 이후 한국전쟁부터 분단기에는 경제 발전과...
차명식 (길드다)      보다 큰 선을 위한 투표     돌이켜보면 내게 선거권이 생긴 이후로 나는 지금까지 선거에서 크게 고민을 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매 선거마다 내게는 당연히 찍어야 할 당과 후보들이 있었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도 최소한 당연히 찍지 말아야 할 당과 후보들이 있었다. 그것은 딱히 후보의 공약이나 약력을 샅샅이 훑지 않더라도, 선거판마다 쏟아지기 마련인 뉴스의 홍수에서 허우적거리지 않더라도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내게 있어 선거란 인물이나 당에 대한지지 이전에 내가 지지하는 가치 - 선善을 증명하고 확인받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더 훌륭한 선, 이 사회를 위한 공동의 선이 무엇인지는 내게 항상 명확했기 때문이며, 자연히 어디에 표를 던지는 것이 ‘옳은’ 일인가도 항상 분명해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와 같은 사람이 나뿐이 아니리라 확신한다. 역사를 보아도 보다 큰 선을 향한 지향은 각 개인들의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여러 사람들의 협력과 공동행동을 이끌어내며 사회 변혁의 동력으로 작용해왔다. 이는 몇몇 사가들이 근대 이후 한국 사회의 역동적인 변화를 설명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들은 한 개인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을 충성으로 여겼던 일본의 ‘무사도’와 군주의 뜻을 거스르는 한이 있더라도 더 큰 선으로 군주를 이끄는 것이야말로 충성이라 여겼던 조선의 ‘선비정신’의 차이를 논하면서 언제나 더 큰 선을 향해 ‘일치단결’했던 한국사의 궤적을 그려낸다. 일제강점기에 그 더 큰 선이란 일본제국이란 열강에 대한 투쟁과 민족의 독립이었다. 해방 이후 한국전쟁부터 분단기에는 경제 발전과...
문탁
2022.02.24 | 조회 399
영화대로 42길
    언제 어디서나 영화를 볼 수 있지만, 정작 영화에 대해 묻지 않는 시대.  우리는 영화와 삶의 사이길, 영화대로 사는 길에 대한 질문으로,  산업과 자본의 도구가 아닌 영화로서의 영화를 보고 읽습니다.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영화에 있습니다.   우울의 시대, 더욱 필요한 웃음 <델리카트슨 사람들(1991)> 장 피에르 주네, 마르크 카로 감독     웃음은 강장제이고, 안정제이며, 진통제이다. Laughter is the tonic, the relief, the surcease for pain - 찰리 채플린   만화적 상상력을 스크린에 담다 1974년, 장 피에르 주네는 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감각적이고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마르크 카로와 처음 만났다. 둘은 함께 독특한 CF촬영과 단편을 찍으며 영화적 감각을 익혀나갔고, 촬영감독 다리우스 콘지를 만나면서 그 만화적 상상력을 더욱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이들이 힘을 합쳐 만든 첫 작품이 바로 <델리카트슨 사람들>이다. 이 영화는 1990년 도쿄영화제 영시네마상을 받으면서 우리나라 영화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일본만화원작). 그런데 실제 내용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채 포스터만 보고 당시 유행하던 컬트영화로 소개되었다고 한다. 컬트영화는 금기에 도전하고 논리를 파괴하면서 기성세대를 비웃고 관객의 기대도 위반하는 것이다. 물론 이 영화가 기존의 표현방식과 다르긴 하지만, 컬트로 보기에는 영상이나 인물들의 표현이 너무나 아름답고 몽환적이며 거기에 감독의 독특한 유머코드까지 들어있다.   제목에 등장하는 ‘델리카트슨’은 햄이나 소세지, 치즈 등을 파는 가게를 말하는데, 영화에서는 인육을 파는 정육점 건물의 이름이다. 세상은 핵전쟁 이후에 심각한 식량난으로...
    언제 어디서나 영화를 볼 수 있지만, 정작 영화에 대해 묻지 않는 시대.  우리는 영화와 삶의 사이길, 영화대로 사는 길에 대한 질문으로,  산업과 자본의 도구가 아닌 영화로서의 영화를 보고 읽습니다.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영화에 있습니다.   우울의 시대, 더욱 필요한 웃음 <델리카트슨 사람들(1991)> 장 피에르 주네, 마르크 카로 감독     웃음은 강장제이고, 안정제이며, 진통제이다. Laughter is the tonic, the relief, the surcease for pain - 찰리 채플린   만화적 상상력을 스크린에 담다 1974년, 장 피에르 주네는 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감각적이고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마르크 카로와 처음 만났다. 둘은 함께 독특한 CF촬영과 단편을 찍으며 영화적 감각을 익혀나갔고, 촬영감독 다리우스 콘지를 만나면서 그 만화적 상상력을 더욱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이들이 힘을 합쳐 만든 첫 작품이 바로 <델리카트슨 사람들>이다. 이 영화는 1990년 도쿄영화제 영시네마상을 받으면서 우리나라 영화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일본만화원작). 그런데 실제 내용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채 포스터만 보고 당시 유행하던 컬트영화로 소개되었다고 한다. 컬트영화는 금기에 도전하고 논리를 파괴하면서 기성세대를 비웃고 관객의 기대도 위반하는 것이다. 물론 이 영화가 기존의 표현방식과 다르긴 하지만, 컬트로 보기에는 영상이나 인물들의 표현이 너무나 아름답고 몽환적이며 거기에 감독의 독특한 유머코드까지 들어있다.   제목에 등장하는 ‘델리카트슨’은 햄이나 소세지, 치즈 등을 파는 가게를 말하는데, 영화에서는 인육을 파는 정육점 건물의 이름이다. 세상은 핵전쟁 이후에 심각한 식량난으로...
띠우
2022.02.14 | 조회 329
논어 카메오 열전
“인을 구하여 인을 얻었으니 또 무엇을 원망했겠는가?”(求仁而得仁 又何怨) 「술이,14」 중   백이숙제 이야기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는 고죽국(孤竹國) 군주의 아들들이다. 그들의 아버지는 맏이인 백이가 아니라 숙제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싶어 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숙제는 백이에게 왕위를 양보하려 했다. 이에 백이는 ‘아버지의 명령’이라면서 나라 밖으로 도망을 갔다. 숙제도 왕위에 오르려 하지 않고 도망을 가, 결국 고죽국 사람들은 중간 아들을 왕으로 세웠다. 고죽국을 나온 두 사람은 서쪽의 서백창(西伯昌)이 노인을 잘 봉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를 찾아가기로 했다. 그러나 그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서백창은 죽고 그의 아들 무왕(武王)이 막 은(殷)나라의 주(紂)왕을 치러 갈 참이었다. 백이와 숙제는 이에 무왕의 말고삐를 잡고 간언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장례도 치르지 않고 바로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효(孝)라 할 수 없습니다. 신하의 신분으로 군주를 치러 가는 것은 인(仁)이라 할 수 없습니다.” 그러자 무왕의 곁에 있던 신하들이 그 둘을 죽이려고 했다. 이 때 강태공이 말리며 말했다. “이들은 의로운 사람들(義人)이다.” 전쟁에 나간 무왕은 은나라를 멸망시키고 주(周)나라를 세웠다. 천하의 사람들이 주나라를 따랐지만 백이와 숙제만이 주나라의 백성이 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다. 이들은 주나라의 곡식을 먹지 않고,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뜯어 먹으며 살다 굶어 죽었다.『사기열전』「백이열전」   사마천의 『사기열전』 중 첫 번째 편인 「백이 열전」 속 백이와 숙제의 이야기이다. 자기들의 뜻을 지키기 위해 수양산에 들어가 굶어 죽은 이 두 사람의 행동은 이후 지조 있고 청렴한 선비의 모범으로 칭송받았다....
“인을 구하여 인을 얻었으니 또 무엇을 원망했겠는가?”(求仁而得仁 又何怨) 「술이,14」 중   백이숙제 이야기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는 고죽국(孤竹國) 군주의 아들들이다. 그들의 아버지는 맏이인 백이가 아니라 숙제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싶어 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숙제는 백이에게 왕위를 양보하려 했다. 이에 백이는 ‘아버지의 명령’이라면서 나라 밖으로 도망을 갔다. 숙제도 왕위에 오르려 하지 않고 도망을 가, 결국 고죽국 사람들은 중간 아들을 왕으로 세웠다. 고죽국을 나온 두 사람은 서쪽의 서백창(西伯昌)이 노인을 잘 봉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를 찾아가기로 했다. 그러나 그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서백창은 죽고 그의 아들 무왕(武王)이 막 은(殷)나라의 주(紂)왕을 치러 갈 참이었다. 백이와 숙제는 이에 무왕의 말고삐를 잡고 간언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장례도 치르지 않고 바로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효(孝)라 할 수 없습니다. 신하의 신분으로 군주를 치러 가는 것은 인(仁)이라 할 수 없습니다.” 그러자 무왕의 곁에 있던 신하들이 그 둘을 죽이려고 했다. 이 때 강태공이 말리며 말했다. “이들은 의로운 사람들(義人)이다.” 전쟁에 나간 무왕은 은나라를 멸망시키고 주(周)나라를 세웠다. 천하의 사람들이 주나라를 따랐지만 백이와 숙제만이 주나라의 백성이 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다. 이들은 주나라의 곡식을 먹지 않고,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뜯어 먹으며 살다 굶어 죽었다.『사기열전』「백이열전」   사마천의 『사기열전』 중 첫 번째 편인 「백이 열전」 속 백이와 숙제의 이야기이다. 자기들의 뜻을 지키기 위해 수양산에 들어가 굶어 죽은 이 두 사람의 행동은 이후 지조 있고 청렴한 선비의 모범으로 칭송받았다....
진달래
2022.02.13 | 조회 605
영화대로 42길
  언제 어디서나 영화를 볼 수 있지만, 정작 영화에 대해 묻지 않는 시대.  우리는 영화와 삶의 사이길, 영화대로 사는 길에 대한 질문으로,  산업과 자본의 도구가 아닌 영화로서의 영화를 보고 읽습니다.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영화에 있습니다.       영화를 '듣는다'는 것 <스코어 : 영화음악의 모든 것  SCORE: A Film Music Documentary>(2016)           M본부의 <출발, 비디오여행>은 1993년에 시작됐으니, 그 역사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영화소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요즘엔 ‘비디오’로 영화를 보는 사람은 당연히 없을뿐더러, 영화소개 프로그램을 ‘텔레비전’으로 보는 건 옛날 사람들이다. 반면 라디오는 매체의 특성상 영화에서 흘러 나왔던 음악을 중심으로 영화를 소개한다. 1998년에 시작된 CBS의 <신지혜의 영화음악>은 영화음악 방송의 초장수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유튜브’가 대세인 요즘 영화를 영상이 아닌 음악으로 소개하는 건 어쩐지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아 보인다. 그럼에도 <신영음>이 20년 이상, 지금도 여전히 애청된 이유도 분명 존재한다. “이 시간이 방송을 듣는 사람들에게 아지트같이 편안하고 아늑한 시간이었으면 좋겠어요. 잠시 숨어 영화음악으로 숨 쉴 수 있는 시간이요.” 진행자인 신지혜 아나운서의 말이다. 결국 영화를 ‘듣는다’는 건 아지트에 숨어들어야 찾을 수 있는 나만의 또 다른 영화감상법이다. 영화에서 사운드트랙(soundtrack)이라는 말은 영화에 쓰이는 모든 ‘소리’를 지칭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영화 <봄날은 간다>(2001)에서 상우(유지태)가 녹음하는 자연의 소리도 은수(이영애)가 진행하는 라디오프로그램이 아니라 영화에 삽입되었다면 그 영화의 사운드트랙이 된다. 그러나 좁은 범위에서는 영화에 흐르는...
  언제 어디서나 영화를 볼 수 있지만, 정작 영화에 대해 묻지 않는 시대.  우리는 영화와 삶의 사이길, 영화대로 사는 길에 대한 질문으로,  산업과 자본의 도구가 아닌 영화로서의 영화를 보고 읽습니다.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영화에 있습니다.       영화를 '듣는다'는 것 <스코어 : 영화음악의 모든 것  SCORE: A Film Music Documentary>(2016)           M본부의 <출발, 비디오여행>은 1993년에 시작됐으니, 그 역사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영화소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요즘엔 ‘비디오’로 영화를 보는 사람은 당연히 없을뿐더러, 영화소개 프로그램을 ‘텔레비전’으로 보는 건 옛날 사람들이다. 반면 라디오는 매체의 특성상 영화에서 흘러 나왔던 음악을 중심으로 영화를 소개한다. 1998년에 시작된 CBS의 <신지혜의 영화음악>은 영화음악 방송의 초장수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유튜브’가 대세인 요즘 영화를 영상이 아닌 음악으로 소개하는 건 어쩐지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아 보인다. 그럼에도 <신영음>이 20년 이상, 지금도 여전히 애청된 이유도 분명 존재한다. “이 시간이 방송을 듣는 사람들에게 아지트같이 편안하고 아늑한 시간이었으면 좋겠어요. 잠시 숨어 영화음악으로 숨 쉴 수 있는 시간이요.” 진행자인 신지혜 아나운서의 말이다. 결국 영화를 ‘듣는다’는 건 아지트에 숨어들어야 찾을 수 있는 나만의 또 다른 영화감상법이다. 영화에서 사운드트랙(soundtrack)이라는 말은 영화에 쓰이는 모든 ‘소리’를 지칭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영화 <봄날은 간다>(2001)에서 상우(유지태)가 녹음하는 자연의 소리도 은수(이영애)가 진행하는 라디오프로그램이 아니라 영화에 삽입되었다면 그 영화의 사운드트랙이 된다. 그러나 좁은 범위에서는 영화에 흐르는...
청량리
2022.01.30 | 조회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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