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as if for the forst time!! - 도토리를 찾아^^

문탁
2015-09-2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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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gain, as if for the forst time!!

 

이번 주 화요일 <세월호와 메르스 이후, 삶의 길을 묻다>의 마지막 강의가 있었습니다.

박성준 샘의 두번째 강의이기도 했구요. 강의는 다 함께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모두 다시 한번, 마치 처음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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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문탁 인문학축제의 주제가 '반성장'입니다.

슬로건도 정해졌습니다. "富! 족함을 아는 삶, 부엔 비비르"

 '한 권의 책' 세미나도 여기저기서 진행 중입니다.

그 과정에서 한편으론 공감이 확대되고, 또 한편으론 쟁점도 많아집니다.

 

도대체 무엇이 반성장이고, 무엇이 좋은 삶일까요?

장 지오노를 빌어 대답해보고 싶어졌습니다.

 

반성장이란......

 "The place was in order, the dishes washed, the floor swept, his rifle oiled; his soup was boiling over the fire. I noticed then that he was cleanly shaved, that all his buttons were firmly sewed on, that his clothing had been mended with the meticulous care that makes the mending invisible".....이 아닐까요?

 

전...문탁이 이런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소박하고 정갈한 곳!

 

좋은 삶이란......

  "달리 할 일도 없어서 자신이 이 땅을 살려보려고 결심했다"  ...가 아닐까요?

   또 "아무런 기술이나 기계의 도움 없이 오직 양치기 노인의 영혼과 손에 의해 이런 숲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이 노인은 하느님만큼이나 능률적으로 일하는 게 틀림없다" 는 어떤지요?

 

<맹자>에 보면 "必有事焉 而勿正心 勿忘勿助長也 (반드시 일삼음이 있되 기필하지 말고, 잊지도 말되 조장하지도 말아라)  " 라는 말이 있습니다. 엘제아르 부피에라는 이름의 이 양치기 노인의 삶이 이런 것인거죠? 일삼아 하되 기필하지 않는 삶!  제가 생각하는 좋은 삶입니다.

 

장지오노는 마지막에 이런 말을 합니다. "그는 오직 신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을 스스로 해냈다"




 

2. 당신의 도토리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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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샘은 우리에게 도토리가 무엇인지, 계속 묻고 계십니다.

그리고 아마...어쩌면...  '한 권의 책'이, 혹은 '읽는다는 것'이 도토리일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계십니다.

그런 박성준 샘이 우리에게 소개하신 세 권의 책입니다.

 

하나, "읽고 쓰는 게 혁명입니다." -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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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담서원을 만든 지 5년이 지났으나 뚜렷한 성과도 없고, 집세까지 올라 통인동 155번지에서 쫒겨나게 된 상황에서, 선생님은 낙담으로 건강을 잃고 두번이나 쓰러지셨습니다. 그 때 기적처럼 만나 삶에 구원이 되었던 책이 바로 사사키 아타루의 <잘라라 기도한 그 손을> 입니다. 그 책을 통해  "읽고 쓰는 것의 힘"을 새삼 깨달으셨고, 다시 <길담서원>의 옥인동 시대를 여셨습니다.

 

둘, "꼭 같이 세미나를 하세요" -  <문명, 그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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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읽어보라고,  꼭 같이 읽어보라고 저희에게 여러번 권한 책이 바로 <문명, 그 길을 묻다>입니다. 묘하게 저희가 이번에 기획한 강좌 제목과 비슷하네요.

저희는  '세월호와 메르스 이후의 삶의 길'을 묻기 위해 세 분의 선생님을 초청했는데, <문명, 그 길을 묻다>의 저자 안희경(재미 칼럼니스트)은 재레드 다이아몬드, 노암 촘스키, 제레미 리프킨, 지그문트 바우만, 장 지글러, 하워드 가드너, 원톄쥔, A. T. 아리야라트네 등에게 질문을 하고 있군요. 다 같이 읽어봅시다.

 

 

셋째, "우리는 자연과학을 알아야 합니다" -  <우리는 모두 불멸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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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사회는 전문가의 시대, 테크노크라트의 시대입니다. 우리는 그들 전문가가 제시하는 삶의 기술적 표준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부분은 자연과학 공부와는 담 쌓고 살고 있습니다.  박성준샘은 그러면 안된다고, 그러면 결국 그들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현대인은 반드시 자연과학 공부를 해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하셨습니다.길담서원에는 <시민과학공부모임>을 만드셨다고 합니다.

문탁에서도 자연과학 공부를 하는 세미나들이 만들어졌다 없어지고, 또 만들어졌다 없어지곤... 합니다. 우리도 자연과학 공부를 꾸준히 하는 사람과 팀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지금.........? 뚜버기..............? ㅋㅋㅋ..)

 

 

선생님의 마지막 메세지는 이것이었습니다.

 

"문탁네트워크가 읽기의 혁명을 하는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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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공은, 우리에게 넘어왔습니다.

한 권의 책!  나의 도토리!! 

열번이고 스무번이고 다시 읽고 또 읽는 책이 정말 나에게 있는지 생각해볼 때가 되었습니다.

공부에도 반성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동안 강의를 해주신 윤구병 선생님, 김종철 선생님, 박성준 선생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 2
  • 2015-09-30 12:29

      첫 강좌지기의 마지막 시간으로서 박성준 선생님의 강좌를 함께 했습니다.

     

      음, 저는 '나무를 심는 사람'도, '도토리 이야기''도 모두 좋았지만, 제가 박성준 선생님의 강좌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선생님께서 끊임없이 저희들의 '이름'을 기억해주시려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실 강좌에서 청중은 그저 청중인 경우가 많습니다.  강사에 질문을 할 때도 강사가 질문자의 이름을 묻는 경우는 드물지요. 하지만 박성준 선생님은 저희의 이름을 물으셨고, 저희가 어떤 질문을 했는지를 기억하려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해 답해주려고 노력해주셨고요.

     

     물론 그는 겸허함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표현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를 좀 더 풀어 말하고 싶습니다. 강사와 청중이라는 희미한 인연들에도, 그것이 평생 단 한 번의 귀한 만남인 것처럼 진실한 마음을 다하는 것.  그리하여 함께 공부하고, 함께 일을 도모할 수 있는 관계를 엮어 나가는 것.

     

     선생님께서는 함께 공부할 사람들을 찾고 싶다 말씀하셨습니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 말하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 소망을 위하여 아주 작은 태도에서부터 진심을 다하기는 힘든 일입니다. 저는 저희의 이름 하나하나, 저희의 이야기 하나하나를 기억코자 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에서 그와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세 분의 선생님과 강좌를 함께하며 공통적으로 느낀 건 바로 그런 부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자신의 삶에서 추구하는 바를 위하여 진심을 다하는 태도. 진실한 울림. 아무쪼록, 저도 그와 같은 삶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박성준 선생님께서 가져다주신 선물들 - 꽃사과와 책, 편지 사진과 함께 강좌지기로서 소감을 마칩니다.

     

     

     

     

  • 2015-09-30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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