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서뎐> - 겸서야, 입학 축하해!

문탁
2016-02-28 22:14
1007

지난 수요일, 주술밥상 첫번째 메인디쉬의 날.

막간을 틈타 잠시 겸서의 초등학교 입학 축하 세레모니가 열렸습니다.

 

12.jpg

 

 

 

그러자 문탁의 꼬마들이 막~~항의를 했습니다. "왜, 겸서만............?"

그러게 말입니다. 왜 겸서만 축하세레모니를 해줘서 우리는 화를 자초한 것일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90.jpg

 

 

1. 겸서!  최연소 세미나 회원

 

SSM10512.jpg

 

 

   저희가 겸서를 처음 본 것은 문탁네크워크의 공부방 시절입니다. 그 때 겸서는 태어난지 갓 6개월쯤 되었나?... 겸서 엄마는 겸서를 데리고 서성이면서 일리치 세미나를 했습니다. 아직도 저한테는 그 당시 겸서엄마의 <그림자노동>의 발제문이 있습니다. ㅋㅋㅋ

 

 

2. 겸서, 아빠랑 같이 니체를 읽었습니다

 

DSC_0063.gif

 

   겸서엄마의 육아휴직이 끝나자 이제 겸서아빠가 육아휴직을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겸서아빠는 겸서를 띠에 메고 니체세미나를 하러 왔습니다. 저는 그의 전화번호를 <진성일 니체 겸서>라고 저장했습니다. 까먹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00.jpg

  

그는 니체를 읽으면서 청량리라고 자신의 닉네임을 만들었습니다.....니체의 '영원회귀'에서...회기역을 떠올리고...회기역의 다음 정거장인 청량리역으로 자기의 닉네임을 만든 거라고 했죠.. 쫌....황당했었습니다. 푸하핫....

 

DSC_38883.jpg

 

 

 

3. <슈퍼맨> 이전에 이미 우리에게는 청량리가 있었고,  삼둥이가 있기 전에 이미 우리에게는 겸서가 있었습니다.

 

겸서는 문탁에는 드문 '어린이'였고, 게다가 '남성'이었습니다. 문탁의 종다양성의 측면에서...완벽^^한 존재였습니다.

우리는 겸서의 돌도 치뤄주고 세 돌도 치뤄주면서 그를 받들어모셨습니다. 겸서가 크는 게 뿌듯하고 신기하고 재밌었습니다.

 

DSC02702.JPG

 

촛불2.JPG

요요.JPG

 

 

4. 겸서가 문탁에서 음...공부를 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호호...

 

  겸서아빠가 공부할 동안 우리는 겸서가 귀동냥이라도 하길 바랐습니다. 하지만...뚯대로 되는 일이 어디있겠습니까?  겸서는 오히려 점점 악동이 되어갔습니다. 이제 겸서는...음.... 오면 예쁘고 가면 더 예쁜 아이가 되어갔습니다.

 

   DSC_46762.jpg

 

   DSC_0048.jpg

 

DSC_0081.jpg

 

5.JPG 

 

DSC_0014.jpg

 

 

5. 겸서를 키운 것의 8할은 텃밭이었습니다.

 

비록 우리가 겸서에게 공부를 시키지는 못했지만 육체노동을 시키기는 했습니다.  비포 월든이었던 텃밭의 흙과 바람이 겸서를 키웠다고 하면 ..음...너무 오글거리는 멘트겠죠? ㅋㅋ

 

3.jpg

 

f00d4e225d1a76f3bcdbfdb706a576aa.jpg

 

6.  겸서는 악어떼 1기와 깊은 우정을 쌓았습니다.

 

    겸서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은 것은 아마도 악어떼 1기일 겁니다. 아빠가 악어떼1기의 이끔이를 오랫동안 맡았으니까요. 하지만 겸서야, 기억하렴. 니네 아빠가 악어떼를 돌볼 동안, 너를 돌본 것은 바로 나였단다. 내가 온 몸을 던져 너와 블록놀이, 소꿉놀이, 기차놀이를 했다는 것을...ㅠㅠㅠ....

 

d35402f1cc8d71e7214f25f3c9293f57.JPG

 

 

7. 겸서는 1기 웹진의 단골 주인공이었습니다. 

   청량리가 똥파리아빠로 살았던 시절, 그의 사적인 삶은 문탁에서 공공연히 공유되었습니다. (음...저는 엄마랑 살기..를 연재해볼까요? ㅋㅋ)  겸서의 흔적, 똥파리의 흔적, 문탁의 흔적이 웹진1기에 함께 남았습니다.

55.jpg

8. 그런 겸서가 이제 학교를 갑니다.

 

   겸서가 이제 학교를 갑니다. 우리는 겸서의 입학을 축하해주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겸서를 빌어 우리 스스로를 축하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겸서의 입학을 계기로 우리도 문탁의 어느 한 시절을 잘 갈무리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몇년 후 겸서가 또 쑤욱 커서 청년의 낯빛이 될 때,  문탁네트워크는 어떤 표정으로 어떤 색깔로 존재하게 될까요?

   다음 세레모니를 기다려보겠습니다.

 

     

20160224_194318.jpg

 

 

 

 

 

 

댓글 9
  • 2016-02-28 22:24

    청량리-겸서-악어떼-텃밭-학교입학...

    이 언저리 쯤쯤 제 기억도 몇 개 끼어있네요^^

    그나저나 문탁샘은 이 많은 사진을 어떻게 저장하고 있다가

    이렇게 스토리를 엮으실까요.....

    음..... 이건 좀 불가사의한 경지....

  • 2016-02-28 23:17

    그날 여러 어린이들의 원성에 축하를 못해주었어요.

    무슨 이유든 축하할 일은 축하해주면 되는 일인데요^^

    겸서야 입학 축하해!

    겸서 엄마 아빠도 학부형 된 것 축하해요!!

     

  • 2016-02-29 13:48

    겸서의 역사가 곧 문탁의 역사였군요...ㅎ

    청량리의 닉네임이 그런 뜻이라니 재밌네요..ㅎㅎ

    누군가 한참 보니...느티나무샘..느므 다소곳해 보이신다....ㅎㅎㅎ

  • 2016-03-01 07:53

    겸서 입학을 축하합니다.^^

  • 2016-03-03 23:10

    <에므(M)뎐>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상우(유지태)가 은수(이영애)에게 묻습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네, 사랑은 변합니다...

    M과 GDY패밀리의 만남은 다소 복잡합니다..

     

    처음에는, 겸서가 아직 보이지도 않았을때 M은 곰돌이를 사랑했었습니다.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사랑하기엔 상상력이 부족하거든요....

    M도 그랬었습니다..

    이것이 M의 첫번째 사랑이었습니다.

    그 뒤 M은 곰돌이와의 인연으로 청량리와 겸서를 만납니다...

    주변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연령대인 겸서와의 만남은 강렬했습니다.

    중간에 잠깐, 청량리를 만났지만 그것도 잠시.

    어디로 튈지 모르고, 점점 자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겸서를 M은 사랑했습니다..

    (아, 어쩌면 청량리와의 만남도 겸서와의 만남을 숨기기 위함이었나요? 글쎄요...)

    무려 7년 동안 말입니다.

    이것이 M의 두 번째 사랑입니다.

    최근 M은 한서를 만났습니다...겸서와의 만남에 비하면 최근의 일이지요.

    점점 커가는 겸서는 이제 M도, 곰돌이도, 청량리도 아닌 무언가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아, 어쩌면 겸서에 대한 M의 사랑은 외사랑이었나요? 글쎄요....)

    그래서인지, M은 이제 한서에게로 눈을 돌리는 듯 합니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그에게 M은 물량공세로 구애를 합니다.

    (다행히 사탕이 먹히는 나이입니다..)

    아마도, 이것이 M의 세 번째 사랑.......일런지도 모릅니다.

    그런 타인에 대한 M의 사랑으로 곰돌이와 청량리, 그리고 겸서도 자랐는지 모릅니다...

    (한서는 아직 사탕을 더 좋아합니다...)

    곰돌이와 청량리도 M의 사랑하는 마음을 배웁니다.

    어찌 그 사랑이 M에게만 있었겠습니까....

    저 사진 속에, 아니 그 사진 밖에 다른 이에게도 

    겸서와 곰돌이, 청량리는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M은 하나가 아니라 그 모두를 이야기하는 것일까요?....아마도)


    고맙습니다..............

    그래서 더 분발해 봅니다...

    이번에는 M과의 네 번째 사랑을 하기 위해.

     1111.jpeg

    • 2016-03-04 07:52

      아, 갈등때린다.

      GDY 패밀리 중, 누가 더 이쁜가?

       

      구관이 명관이야, 곰돌이!

      나의 "첫사랑, 끝사랑," 겸서!

      두번째 사랑, 한서! (아, 한서, 너무 예뻐..)

      웬수같은 사랑, 청량리.......?! (제발, 공부좀 해라. ㅋㅋㅋ)

       

      음, 갈등 때린다!

       

  • 2016-03-08 09:27

    겸서 백일 때, 한서 백일 때.... 아이들 사진에 붙였던 문구가 있습니다.

    "주신 사랑에 감사하고, 나누며 살겠습니다"

     아이들 키우며 살아가는 고개 고개마다, 삶의 매듭 매듭 마다.... 느끼고 있어요.

    문탁에서 뵙는 여러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도 그리고 저와 청량리에게도 가장 큰 선물이지 안을까 싶습니다.

    감사해요!!!!!!!!

     그리고 곰도리가 공부하는 것을 기대하지도 않는 이 작금의 현실을 어떻게 타개해 볼 수 있을지.... 고민해야겠습니다!!!!!!

    (고민하지 말고 그냥 공부하라구요??????  ㅋㅋ )    

  • 2016-03-08 16:08

    ㅋㅋㅋ  그땐 다들 젊었구만...^^

  • 2016-03-11 16:32

    불만에 쌓인 아이들이 표정을 어찌 저리 잘 포착했을까..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