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읽기 플라톤이 돌아왔다
[플라톤이 돌아왔다 12회] 『국가』의 ‘엔딩 요정’은 BTS -『국가』 10권     문탁에서 공부하고 생활한 지 어느새 9년째다. 시간은 정말 자~알 간다. 정신없이 후딱 지나갔다 세미나에서 오고간 말들을 모아서 ‘10주년 자축이벤트’를 준비중이다. 거기엔 분명 당신의 생각도 단팥빵의 앙꼬처럼 들어있다는 사실을 이 연재를 통해 확인해보시라          글 :  새 털   문탁샘도 아닌데 문탁에 왔더니 ‘쪼는’ 인간으로 살고 있다 요즘 먹고 사는 시름에 젖어 ‘쪼는 각’이 좀 둔탁해졌다 예리해져서 돌아갈 그날을 꿈꾸며 옥수수수염차를 장복하고 있다       1. 영혼, 뷰티인사이드 (beauty inside) 『국가』10권에서 우리는 ‘이데아’ ‘이상국가’와 함께 플라톤의 주요개념 가운데 하나인 ‘영혼 불멸’을 만나게 된다. 아킬레우스, 오뒷세우스, 이아손, 테세우스, 헤라클레스 등 그리스의 영웅들은 전쟁과 괴물과 맞서 싸우는 데 자신의 목숨을 던졌다. 그리고 명예를 얻어 오늘날까지 신화와 전설로 살아남는 불멸의 존재가 되었다. 명예와 불멸은 그리스 사람들에게 표준이 되는 생활양식의 전범(典範)이었다. 이 말은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플라톤 철학의 혁신은 ‘이름’을 ‘영혼’으로 교체했다는 점이다. 플라톤의 도식에 따르면 ‘사람은 죽어도 영혼은 남는다’. 플라톤은 가시적이고 가변적인 감각의 세계와 비가시적이고 불변적인 지성의 세계로 이분법적 인식론을 체계화했던 공식대로, 인간의 삶도 가시적이고 파괴적인 육체와 비가시적이고 불변하는 영혼으로 이분법적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변덕스러운 감각세계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불변하는 지성의 세계를 알고자 힘써야 하는 것과 같이, 언젠가는 파괴되는 육체를 보살피는 삶이 아니라 불변하는 영혼을 돌보는 삶이 되어야...
[플라톤이 돌아왔다 12회] 『국가』의 ‘엔딩 요정’은 BTS -『국가』 10권     문탁에서 공부하고 생활한 지 어느새 9년째다. 시간은 정말 자~알 간다. 정신없이 후딱 지나갔다 세미나에서 오고간 말들을 모아서 ‘10주년 자축이벤트’를 준비중이다. 거기엔 분명 당신의 생각도 단팥빵의 앙꼬처럼 들어있다는 사실을 이 연재를 통해 확인해보시라          글 :  새 털   문탁샘도 아닌데 문탁에 왔더니 ‘쪼는’ 인간으로 살고 있다 요즘 먹고 사는 시름에 젖어 ‘쪼는 각’이 좀 둔탁해졌다 예리해져서 돌아갈 그날을 꿈꾸며 옥수수수염차를 장복하고 있다       1. 영혼, 뷰티인사이드 (beauty inside) 『국가』10권에서 우리는 ‘이데아’ ‘이상국가’와 함께 플라톤의 주요개념 가운데 하나인 ‘영혼 불멸’을 만나게 된다. 아킬레우스, 오뒷세우스, 이아손, 테세우스, 헤라클레스 등 그리스의 영웅들은 전쟁과 괴물과 맞서 싸우는 데 자신의 목숨을 던졌다. 그리고 명예를 얻어 오늘날까지 신화와 전설로 살아남는 불멸의 존재가 되었다. 명예와 불멸은 그리스 사람들에게 표준이 되는 생활양식의 전범(典範)이었다. 이 말은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플라톤 철학의 혁신은 ‘이름’을 ‘영혼’으로 교체했다는 점이다. 플라톤의 도식에 따르면 ‘사람은 죽어도 영혼은 남는다’. 플라톤은 가시적이고 가변적인 감각의 세계와 비가시적이고 불변적인 지성의 세계로 이분법적 인식론을 체계화했던 공식대로, 인간의 삶도 가시적이고 파괴적인 육체와 비가시적이고 불변하는 영혼으로 이분법적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변덕스러운 감각세계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불변하는 지성의 세계를 알고자 힘써야 하는 것과 같이, 언젠가는 파괴되는 육체를 보살피는 삶이 아니라 불변하는 영혼을 돌보는 삶이 되어야...
새털
2019.08.02 | 조회 741
지난 연재 읽기 둥글레의 인문약방
[둥글레의 인문약방 / 3회]     바이오 기술의 과속 스캔들           글 : 둥글레       문탁에 와서 생전 처음으로 철학과 문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엄청 흔들렸다. 내 흔들림과 함께 해준 친구들이 있다. 그 친구들과 약방을 차려볼까 한다. 약학과 인문의역학이 버무려진 ‘인문약방’을!                            바이오 스캔들 최근 한 유전자 치료제가 큰 스캔들에 휩싸였다. 국내 최초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케이 주(이후 인보사)’이다. 인보사는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이다. 그러나 7월 9일 자로 식약청은 인보사의 허가취소를 확정했다. 인보사는 연골을 재생하기 위한 동종 연골세포(1액)와 염증과 통증을 억제하기 위한 성장인자 유전자(TGF-beta1 gene)가 도입된 연골 세포(2액)로 구성된다. 그런데 2액의 세포가 신장 세포로 밝혀졌다. 식약청의 조사 결과, 개발사에서 허가서류에 허위정보를 기재했고, 또 2액의 세포가 신장 세포임을 알면서도 숨긴 것이 드러났다. 식약청은 이 회사를 형사 고발했다. 식약청의 허가취소 발표 후 이 개발사의 주식은 거래가 중지되었고 수많은 투자자들의 손해가 예상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미 이 약을 투여받은 사람들에게 어떤 부작용이 발현될지 짐작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유전자 치료제는, 유전자 도입을 위한 벡터1)로 사용된 바이러스가 어떤 사람에게는 심각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을 가진다. 또 유전자가 원치 않는 위치에 도입되면 오히려 종양을 유도할 수도 있다. 인보사의 경우는 벡터나 유전자 문제는 크게 없어 보이지만 다른...
[둥글레의 인문약방 / 3회]     바이오 기술의 과속 스캔들           글 : 둥글레       문탁에 와서 생전 처음으로 철학과 문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엄청 흔들렸다. 내 흔들림과 함께 해준 친구들이 있다. 그 친구들과 약방을 차려볼까 한다. 약학과 인문의역학이 버무려진 ‘인문약방’을!                            바이오 스캔들 최근 한 유전자 치료제가 큰 스캔들에 휩싸였다. 국내 최초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케이 주(이후 인보사)’이다. 인보사는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이다. 그러나 7월 9일 자로 식약청은 인보사의 허가취소를 확정했다. 인보사는 연골을 재생하기 위한 동종 연골세포(1액)와 염증과 통증을 억제하기 위한 성장인자 유전자(TGF-beta1 gene)가 도입된 연골 세포(2액)로 구성된다. 그런데 2액의 세포가 신장 세포로 밝혀졌다. 식약청의 조사 결과, 개발사에서 허가서류에 허위정보를 기재했고, 또 2액의 세포가 신장 세포임을 알면서도 숨긴 것이 드러났다. 식약청은 이 회사를 형사 고발했다. 식약청의 허가취소 발표 후 이 개발사의 주식은 거래가 중지되었고 수많은 투자자들의 손해가 예상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미 이 약을 투여받은 사람들에게 어떤 부작용이 발현될지 짐작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유전자 치료제는, 유전자 도입을 위한 벡터1)로 사용된 바이러스가 어떤 사람에게는 심각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을 가진다. 또 유전자가 원치 않는 위치에 도입되면 오히려 종양을 유도할 수도 있다. 인보사의 경우는 벡터나 유전자 문제는 크게 없어 보이지만 다른...
둥글레
2019.07.19 | 조회 820
지난 연재 읽기 뚜벅뚜벅 마을경제학
[뚜벅뚜벅 마을경제학 개론 #2]     마을경제학개론 제1장은 선물이다                 글 : 뚜버기             나는 글 쓰는 게 하나도 재미없다. 그런데 이번에 글을 쓰려고, 그것도 재미없는 경제로 글을 쓰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건 ‘마을경제’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이다   문탁에서 운영하는 자율카페 <파지사유>의 아침은 세미나하러 온 학인들이 문을 열고 청소기를 돌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세미나가 끝나고 나면 밥당번들이 준비한 소박한 점심식사가 학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주방 앞에는 선물 받은 식재료들이 빼곡이 적혀진 ‘선물의 노래’ 칠판이 붙어있다. 누군가의 텃밭에서 온 싱싱한 푸성귀, 나눠먹기 위해 넉넉하게 만들어온 밑반찬들, 집안 어른 손맛이 깃든 김치. 가져온 찬거리를 주방에 슬쩍 던져놓고 나가면 기어코 누가 가져온 선물인지 밝혀내서 칠판에 적는다. 선물을 가져온 본인이 자발적으로 뭘 가져왔노라고 칠판에 적는 경우도 많다. 한번은 문탁의 이런 풍속(?)이 불편하다는 분이 있었다. 선물 가져오라고 노골적으로 조장하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본인은 생색내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 처음 문탁에 왔을 때는 이런 것들이 의아했었다. 밥당번이나 청소도 선물이라고 말하는 데, 안하면 눈치 보이니까 의무감으로 하는 것 아닐까. 과연 선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1. 우리는 모두 증여의 윤리에서 나왔다     사람은 누구나 손해 보지 않고 욕구를 충족시키려 하기 때문에, 똑같은 가치를 지닌 것을 내 줄 때에만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렇기에...
[뚜벅뚜벅 마을경제학 개론 #2]     마을경제학개론 제1장은 선물이다                 글 : 뚜버기             나는 글 쓰는 게 하나도 재미없다. 그런데 이번에 글을 쓰려고, 그것도 재미없는 경제로 글을 쓰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건 ‘마을경제’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이다   문탁에서 운영하는 자율카페 <파지사유>의 아침은 세미나하러 온 학인들이 문을 열고 청소기를 돌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세미나가 끝나고 나면 밥당번들이 준비한 소박한 점심식사가 학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주방 앞에는 선물 받은 식재료들이 빼곡이 적혀진 ‘선물의 노래’ 칠판이 붙어있다. 누군가의 텃밭에서 온 싱싱한 푸성귀, 나눠먹기 위해 넉넉하게 만들어온 밑반찬들, 집안 어른 손맛이 깃든 김치. 가져온 찬거리를 주방에 슬쩍 던져놓고 나가면 기어코 누가 가져온 선물인지 밝혀내서 칠판에 적는다. 선물을 가져온 본인이 자발적으로 뭘 가져왔노라고 칠판에 적는 경우도 많다. 한번은 문탁의 이런 풍속(?)이 불편하다는 분이 있었다. 선물 가져오라고 노골적으로 조장하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본인은 생색내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 처음 문탁에 왔을 때는 이런 것들이 의아했었다. 밥당번이나 청소도 선물이라고 말하는 데, 안하면 눈치 보이니까 의무감으로 하는 것 아닐까. 과연 선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1. 우리는 모두 증여의 윤리에서 나왔다     사람은 누구나 손해 보지 않고 욕구를 충족시키려 하기 때문에, 똑같은 가치를 지닌 것을 내 줄 때에만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렇기에...
뚜버기
2019.07.04 | 조회 533
지난 연재 읽기 사기-인생극장
[사기, 인생극장 / 2회]    전전긍긍(戰戰兢兢)에도 ‘급’이 있다       글 : 기린    ______   『사기』를 읽었다. 모든 인간에게는 자기만의 ‘드라마’가 있다고 믿게 되었다. 그 믿음으로 한 편, 한 편 상영하는 인간극장! 막이 올랐다.              동양 고전의 원문을 읽다보면 내가 알고 있던 뜻과는 다른 사자성어를 만나게 되곤 한다. ‘전전긍긍’도 그 중 하나다. 이 사자성어는 바라지 않는 일이 자신에게 닥칠까 조바심 내는 모습을 표현할 때 쓴다. 그러다보니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안절부절 못한다는 부정의 의미로 더 자주 쓰였다. 하지만 원문에서 전전긍긍(戰戰兢兢)은 전쟁(戰)에 나아갔을 때 두려워하는(兢) 그 마음으로 매사에 임하라는 의미였다. 전쟁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죽음이다. 살아남기 위한 마음가짐. 그렇다면 전전긍긍은 두려운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늘 대비하는 태도이기도 한 것이다. 다만 무엇을 두려워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에 이르기도 한다. 제대로 전전긍긍하는 삶, 무엇이 필요할까?       고난에서 배우지 못한 전전긍긍     염파는 인상여가 자신보다 윗자리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울화통이 터져서 사람들에게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녔다.     -나는 조(趙)나라 장수로서 전쟁에 나가 큰 공을 세웠다. 세 치 혀밖에 놀릴 줄 모르는 인상여 따위와는 감히 비교도 할 수 없거늘! 내 그 자를 만나기만 하면 반드시 결판을 낼 것이다. 인상여는 그런 염파를 피해 다녔고 부하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인상여가 말했다.   -나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진(秦)나라 소왕 앞에서 위세에...
[사기, 인생극장 / 2회]    전전긍긍(戰戰兢兢)에도 ‘급’이 있다       글 : 기린    ______   『사기』를 읽었다. 모든 인간에게는 자기만의 ‘드라마’가 있다고 믿게 되었다. 그 믿음으로 한 편, 한 편 상영하는 인간극장! 막이 올랐다.              동양 고전의 원문을 읽다보면 내가 알고 있던 뜻과는 다른 사자성어를 만나게 되곤 한다. ‘전전긍긍’도 그 중 하나다. 이 사자성어는 바라지 않는 일이 자신에게 닥칠까 조바심 내는 모습을 표현할 때 쓴다. 그러다보니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안절부절 못한다는 부정의 의미로 더 자주 쓰였다. 하지만 원문에서 전전긍긍(戰戰兢兢)은 전쟁(戰)에 나아갔을 때 두려워하는(兢) 그 마음으로 매사에 임하라는 의미였다. 전쟁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죽음이다. 살아남기 위한 마음가짐. 그렇다면 전전긍긍은 두려운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늘 대비하는 태도이기도 한 것이다. 다만 무엇을 두려워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에 이르기도 한다. 제대로 전전긍긍하는 삶, 무엇이 필요할까?       고난에서 배우지 못한 전전긍긍     염파는 인상여가 자신보다 윗자리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울화통이 터져서 사람들에게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녔다.     -나는 조(趙)나라 장수로서 전쟁에 나가 큰 공을 세웠다. 세 치 혀밖에 놀릴 줄 모르는 인상여 따위와는 감히 비교도 할 수 없거늘! 내 그 자를 만나기만 하면 반드시 결판을 낼 것이다. 인상여는 그런 염파를 피해 다녔고 부하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인상여가 말했다.   -나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진(秦)나라 소왕 앞에서 위세에...
기린
2019.06.21 | 조회 469
지난 연재 읽기 둥글레의 인문약방
[둥글레의 인문약방 / 2회] 자기도 아프면서 누굴 치료한다고 글 : 둥글레 문탁에 와서 생전 처음으로 철학과 문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엄청 흔들렸다. 내 흔들림과 함께 해준 친구들이 있다. 그 친구들과 약방을 차려볼까 한다. 약학과 인문의역학이 버무려진 ‘인문약방’을!    천식이라는 아이러니 회사에 다닐 때 기침감기를 심하게 두 번 앓았다. 두 번 다 기침이 한 달가량 지속되는 감기였다. 기침을 해대면서도 난 병원에 간다거나 약을 먹는다거나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몸에 이상이 왔는데도 그것을 무시했다. ‘더 심해지면 약 먹지 뭐’라는 생각도 있었고, 무엇보다 일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었던 시기다. 증상이 심해지자 폐렴인가 싶어서 내과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폐렴은 아니었고 기관지 알레르기였다. 다른 말로 하면 알레르기성 천식이다. 그때는 그 상황이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다. 종합병원 근무할 때 난 호흡기약물 상담서비스(Respiratory Service)를 전문적으로 하는 약사로서 폐질환 환자들에게 흡입제 사용법을 지도했다. 그런데 내가 천식에 걸리다……. 천식 치료제의 부작용을 너무 잘 알기에 처음부터 사용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예전부터 관심이 있던 단식과 채식 요법으로 몸을 정상화시키자 마음먹었다. 생애 최초의 단식을 3일 동안 했다. 그리고 동물권과는 아무 상관없이 오로지 내 몸을 위해 채식을 하기 시작했다. 등산도 하고 건강 관련 책도 열심히 읽었다. 비쌌지만 유기농으로 먹거리를 채우려고 노력했다. 대부분의 빵에 우유가 들어있어서 책을 보고 직접 비건 빵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외국 고객들과 식사 자리에서도 양해를 구하고 고기를 먹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채식을 했다....
[둥글레의 인문약방 / 2회] 자기도 아프면서 누굴 치료한다고 글 : 둥글레 문탁에 와서 생전 처음으로 철학과 문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엄청 흔들렸다. 내 흔들림과 함께 해준 친구들이 있다. 그 친구들과 약방을 차려볼까 한다. 약학과 인문의역학이 버무려진 ‘인문약방’을!    천식이라는 아이러니 회사에 다닐 때 기침감기를 심하게 두 번 앓았다. 두 번 다 기침이 한 달가량 지속되는 감기였다. 기침을 해대면서도 난 병원에 간다거나 약을 먹는다거나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몸에 이상이 왔는데도 그것을 무시했다. ‘더 심해지면 약 먹지 뭐’라는 생각도 있었고, 무엇보다 일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었던 시기다. 증상이 심해지자 폐렴인가 싶어서 내과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폐렴은 아니었고 기관지 알레르기였다. 다른 말로 하면 알레르기성 천식이다. 그때는 그 상황이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다. 종합병원 근무할 때 난 호흡기약물 상담서비스(Respiratory Service)를 전문적으로 하는 약사로서 폐질환 환자들에게 흡입제 사용법을 지도했다. 그런데 내가 천식에 걸리다……. 천식 치료제의 부작용을 너무 잘 알기에 처음부터 사용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예전부터 관심이 있던 단식과 채식 요법으로 몸을 정상화시키자 마음먹었다. 생애 최초의 단식을 3일 동안 했다. 그리고 동물권과는 아무 상관없이 오로지 내 몸을 위해 채식을 하기 시작했다. 등산도 하고 건강 관련 책도 열심히 읽었다. 비쌌지만 유기농으로 먹거리를 채우려고 노력했다. 대부분의 빵에 우유가 들어있어서 책을 보고 직접 비건 빵을 만들어 먹기도 했다. 외국 고객들과 식사 자리에서도 양해를 구하고 고기를 먹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채식을 했다....
둥글레
2019.06.14 | 조회 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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