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1일차 /코끼리들의 옷 말리기
작은물방울
2021-10-12 18:18
174
오랜만에 비가 오지 않는 날....
빨래를 했다. 빨래를 하고 널기를 할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이 놈의 티셔츠들은 왜 이리 큰 것인가???.....
코끼리는 코끼리를 낳고
토끼는 토끼를 낳듯이
덩치 큰 남자의 아들은 점점 흉부가 부풀어 가고 있다.
커어어~~~다란 티셔츠는 자리를 많이 차지해서 널 공간이 부족하다.
옷걸이에 걸어도 보았지만 마른 옷을 걷을 때 떨어지는 옷걸이가 불편하다.
집값이 올라 이사를 간다는 말이 걸렸는지 친정 엄마가 필요한 것을 사라며 오십만원을 주었다.
그러면서 다른 집의 건조기 이야기를 꺼낸다. 먼지를 다 털어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며...
난 그 돈을 받고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건조기는 50만원보다 비싼데........'
하지만 맘과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난 햇빛에 잘 마른 빨래 냄새가 좋아'
가난한 엄마의 성의를 모른 척 하고 싶은 것인가? 아님 나.... 정말로 햇빛 냄새가 좋은걸까?
느즈막하게 널어 논 빨래가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밤 이슬을 머금고 축 늘어져 있다.
아무래도 건조기 그 놈을 사야겠다..... 아니 가을 볕이 좋을테니 조금만 더 이렇게 살아볼까?
금세 겨울이 올테니 그 전에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엄마의 오십만원은 그 사이 어디로 갔는지 출처를 알 수 없는 곳에 가 있다.
올 봄에도 이런 고민을 똑같이 했었다. 그 때 찬결이가 이렇게 말했다.
'비가 오는 날엔 제가 크린 @@@에 가서 말려올께요'
이 동네는 크린@@@ 가 멀다.
아들놈에게 심부름을 자주 시키면 다이어트가 저절로 되어 작은 티셔츠를 입을 수 있을텐데....
그런데 아들은 나를 닮아 말만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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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물방울의 생활에세이! 느낌 좋아요!!
몇 달전 집수리 하려고 견적을 낼 때, 인테리어 회사에서는 당연히 건조기를 놓는 줄 알고 공간을 만들어 놓았지요.
저희집은 동향이라 햇볕이 너~~무 잘 들어 잠잘 때도 다음날 아침의 햇볕을 피해 썬크림을 바르고 자야할 정도인데,
뭔 건조기?? 그리고 빨래는 바람에 더 잘 마르는데...
물론 장마철에는 빨래 건조가 대략 난감이지만 그간의 노하우로 건조기 없어도 잘 말리는 기술을 장착해서 문제 없어요.
누구나 필수품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나에게는 아닐 수 있죠.
물방울이 건조기를 살지 안살지 앞으로의 관전포인트가 되겠네요^^
오~~물방울이 아직 동천동 어딘가에 있는 기분이 드는게 무지 반갑군요!!!!
요즘 머스마들은 워낙 오버핏을 좋아하니까, 찬결이가 슬림해질지라도, 옷까지 스몰 사이즈(아기곰 사이즈)로 바뀔일은 없을것이오~
우리집도 기본이 XL. 어쩔땐 XXL.
빨랫줄에 널때마다 크고 무겁소ㅜㅜ
코끼리를 잘 길들이셔요ㅎㅎㅎ
아아 물방울 안돼~~ 건조기 안돼~~
내게 크린 @@@을 알려준 은인인데, 배신하면 안돼지~~
난 그 눈에 밟히고 발에 밟히던 세탁소들을 두고도 어찌 몰랐는지
장마철마다 젖은 빨래 말린다고 선풍기를 빨래에게 돌려두고 노심초사하다가
결국은 해나오면 다시 빨기를 거듭하였소..
이제는 크땡땡을 찾아가 가뿐하게 건조시키고 오는데,
그 가벼운 발걸음끝에는 언제나
그 신천지를 알려준 물방울이 따라오는데...
그리 가버릴라하면 안되지 않겠소? 흑흑
이상, 기계 좋아하면서 의외로 기계와 멀게 사는 자누리였소
건조기가 있는 저는.... 좋더라구요.^^;;
우연히 얻은 기계이지만 기계를 두고 안 쓰는 건 어렵더라구요.
찬결이가 기특하네요.
ㅋㅋㅋ 찬결 보고싶당
ㅋㅋㅋ
건조기로 말리면 옷이 약간 줄어들어 저절로 작은 티셔츠를 입게 된다구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