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터 에코 챌린지-릴레이 두번째, 에코는 불편해!!

코스모스
2021-12-07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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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은 내게 가장 정신없었던 해로 기억될 것 같다. 공동체에서 논의가 흘러가는 데로 따라가다보니 생태공방에 합류하게 되었는데 놓치는 것이 많았고 고민이 깊지 못했다. 주변이 어지러웠고 개인적으로 외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힘들었다.  특히나 3월은 이사까지 겹쳐서  내게  에코챌린지는 그저 숙제였을 뿐이었던 것 같다. 나는 하루하루 일지를 메꾸기에 급급했다.

 

상황이 어지러웠던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 나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에코생활을 막 주장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앞장서서 에코에코 하면 적당히 할 수가 없어 엄청 귀찮아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게으른 나는 분리수거 할 때도 가끔씩은 뚜껑을 따로 분리 안하고 플라스틱 수거함에 넣고 싶고, 비닐에 붙은 스티커를 오려내기 귀찮을 땐  비닐 째 종량제 봉투에 넣어버리고 싶기도 하다. (사실 가끔씩 그렇게 한다 ㅠㅠ)  그리고 용기내로 음식을 사오기 보다는 집에서 편하게 배달음식을 먹고 싶고,  이젠 내 차를 다시 갖고 싶다.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오는 것 같다가도 어떤 때는 차가 없어 엄청 불편하고 때로는 못참겠다. 

 

그런데 자의반 타의반으로 에코에코 하다보니 어느새 주방에는 씻어말리고 있는 종이팩과 병뚜껑 분리수거를 위한 용기, 다회용 필터, 씻어 말리고 있는 비닐 봉투, 일회용 비닐 장갑 대신 사용하는 라텍스 장갑 등등 나의 에코 생활을 보여주는 물품들이 널브러져 있다.

 

한번 에코의 바다에 뛰어드니 이런저런 아이디어도 떠올랐다.

자누리에서는 이전부터 손수건에 수를 놓아 비누세트를 포장해왔는데 이번에는 화장품 세트도 소창으로 포장을 했고, 친구를 위해 만든 가죽 필통은 짜투리 천을 이용해서 포장을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농사모임에 2번이나 갔을 뿐아니라  내 생애 처음으로 김장을 자력으로 해냈다. 

모두 궁금하지도, 해 보고 싶지도 않은 일들이었다.

 

 

누군가에겐 별거 아닌 일들 일 수 있지만 평생을 도시의 아파트에서만 살아온 내게는 엄두도 안났던 일들이라 이런 변화가 너무 신기하고 내 자신이 대견하기까지 하다.

 

 

이제 ,

불편하게 여겨져서 대충하고 싶었던  일들이 일상이 되고,

평생  내 일은 아니라 생각했던 일들을 기꺼이 하게 되었다. 

이런 변화가 혼돈의 2021년을 보낸 내게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물론,

나는 앞으로도 아마 엄청나게 귀찮음이 몰려오는 어느 때는 불편한 에코 보다는 편한 쪽을 선택할 테다. 

그러나 ,

에코 생활을 경험하지 못했던  이전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

그냥 그게 맞는 거니까. 당연히 그랬어야 하니까.

그리고,

언젠가는 불편한 에코가 아니라 안불편한 에코, 나아가 친한 에코가 되리라~~~

 

 

 

 

 

 

 

댓글 11
  • 2021-12-07 23:58

    라텍스 장갑과 다회용 필터 저도 따라해야겠네요
    일회용장갑 안쓰려고 노력하고는 있지만 가끔 쓰게 되는데 라텍스장갑을 구비하면 안쓸 수 있겠네요
    가지고 있던  커피드립용 필터가 몇개 안남았는데 다시 사지말고 금속필터로 바꿔야겠어요

    코스모스의 에코 실천도 응원합니다~~

    • 2021-12-09 17:49

      라텍스장갑  씻어서 쓰면 꽤 여러번 쓸 수 있어요~~ 

      추천합니다!

  • 2021-12-08 08:20

    코스모스쌤의 김장독립 만세~~~~!

    • 2021-12-09 17:49

      살짝 부끄럽다는 ~~ ^^

  • 2021-12-08 08:35

    몸고생. 마음고생. 혼돈의 2021속에서 

    좋은 변화를 다양하게 만들어낸 코스모스샘! 

    부라보~~~!!

    • 2021-12-09 17:50

      부라보 에코라이프!!

  • 2021-12-08 11:38

    부엌 풍경이 저랑 비슷하네요

    우유팩 엎어놓은 거, 병뚜껑 모아놓은거, 비닐 말려놓은 거.. ㅋㅋㅋ

    하나 더 있다면 파뿌리 말리는 통 ㅎㅎ

     

    노력하여 하다보면 어느 순간 편안하게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요?

    코스모스의 "安에코" 화이팅!!! 

    • 2021-12-09 17:52

      역쉬!!!

      안(편안할 안) 에코 좋네요~

  • 2021-12-09 09:10

    오~ 코스모스의 변신은 아름답군요.^^

    에코스모스라고 부르고 싶은 장난끼가 동했는데.. 눌렀어요.ㅋ

    • 2021-12-09 17:48

      에코스모스! 재밋어요 ㅎㅎ

  • 2021-12-13 18:07

    김장의 성공을 몹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