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터 에코 챌린지-릴레이 첫번째, 어디에 담을까?

뚜버기
2021-12-0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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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에 얼떨결에 미니 에코챌린지를 시작하고 벌써 9개월이 지났다니!

그 사이 내게 찾아온 뭔가 변화가 있기는 할까? 애프터 에코 챌린지에 초대받아 되돌아 보았다. 

아직 몸에 잘 붙이지 못한 것들도 있고, 놀라운 경험도 있고, 내 머릿속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된 것도 있다.

 

1. 여전히 몸에 붙이기 힘든....방심하면 금방 돌아가는 것들

3월 당시엔 카페에서 일회용 컵을 받지 않는 것, 장 볼 때 쇼핑 비닐을 받지 않는 것 등을 미션으로 삼아 하루 일지를 근근히 채워갔다. 나중에 등장하신 에코챌린저들에게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만한 것들이지만 그때의 나에게는 습관이 되지 않은 일들이었다. 

다행히 그 정도는 이제 몸에 익힌 것 같다.  반면에 손수건 챙기기, 플라스틱에 담긴 물건 안 사기 등은 아직도 힘든 부분들이다.

 

2. 놀라운 경험 ... 자력 이동 

자동차로 수송되는 이동 말고 자신의 발로 이동하는 것을 자력이동이라 한다.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가는 것 말이다. 뚜버기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그동안 걷기와는 너무나 멀게 살아온 나는 올 여름 자력이동의 신세계를 경험하게 되었다. 부끄럽게도 십 년 넘게 수지에 살면서 차로 스치기만 했던 곳이 너무 많았다. 내 발로 디디며 골목들을 지나면서 비로소 내가 살아가는 이 동네를 조금 생기있는 곳으로 느끼게 된 것 같다. 

 

3. 자누리 용기 재사용의 고민

내게 가장 큰 변화는 내가 하고 있는 일- 자누리 화장품 만들기에서 용기 재사용 고민을 진지하게 하게 된 것이다.

파지사유에 용기내 가게가 있지만 화장품은 용기 내서 사기가 어려운 품목에 속한다.

화장품류는 오염에 약할 뿐더러 용기에 달라붙어서 쉽게 닦이지도 않다 보니 한번 쓴 용기는 선뜻 다시 쓰기가 어렵다. 그러니 버려지는 용기가 집집마다 꽤 될 것이다.  에코 챌린지를 하고 나니 화장품을 담아 쓰고 버리는 용기를 최대한 줄이는 방법이 없을까 이리저리 궁리를 하게 되었다. 

자누리작업장에서 함께 일하는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  결과로 만들어 낸 것이 스킨과 세럼 리필이다.

  - 리필해서 가져갈 수 있는 스킨과 세럼

 

세럼 스포이드는 조심해서 분리하면 깨끗이 씻을 수 있기에 충분히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스포이드를 분리한 세럼 용기  - 스포이드를 분리한 세럼 용기 

 

스킨은 리필이 쉽도록 플라스틱 스프레이 용기 대신 털어쓰는 캡 용기로 바꾸었다.  다 쓴 용기를 잘 씻고 말리고 소독해서 리필하면 되니 용기 재사용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

사실은 꼭 자누리스킨병에 담지 않아도 된다. 적당한 병이라면 어디에 담아도 상관 없기도 하다. 요 아래 것은 내가 제일 애용하는 스킨 병과 샴푸병이다(화장품 원료가 담겨있던 병이랑 레몬주스병을 재사용한 것).

 

가장 난이도 높은 것은 로션인데 끈적한 로션이 입구가 좁은 유리병 속에 들어있으니 세척이 쉽지 않다. 거기에 플라스틱 펌프는 아예 씻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것을 어떻게 용기 재사용이 가능하게 바꿀 수 있을까가 요즘의 과제다. 크림통처럼 입구 넓은 용기에 담아서 쓰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인 것 같다. 

    (크림통에 담은 바디로션)

 

적당한 용기를 가져와서 쓸 만큼 만들고 담아가는 화장품... 그런 것까지 챙기기엔 바쁜 세상이지만 해볼 만한 재미도 있지 않을까? 소중한 자원을 아껴 쓸 수 있는 작은 실천이기도 하면서~~

댓글 10
  • 2021-12-06 21:35

    로션용기 바꾸기!!

    지금 쓰고 있는 크림 다 쓰면 도전해보겠습니다~~

    • 2021-12-06 21:43

      오! 저두요!!

  • 2021-12-06 22:48

     (뚜버기샘 차 한번 얻어 탄 기억에 의하면, 거침없는 드라이빙~~ㅎㅎ;;;)

    차를 두고 걷는다는게 말이 쉽지,

    얼마나 차 타고 싶은 유혹에 흔들리는지 쫌 알기에 뚜버기샘의 뚜벅~뚜벅~ 자력이동을 응원합니다. 저도 지금도 잘 걷고 있어요ㅎㅎ

    우리 거침없이 걸어보아요~

    • 2021-12-07 23:32

      날이 추워서 주춤하고 있는데 토토로님 응원에 힘입어 다시 힘낼께요  ㅋㅋ

  • 2021-12-07 08:22

    전 스프레이형 스킨 다 쓰고 그 병에 그대로 또 담아 와서 쓰고 있는데 이것도 편하더라고요

    다시 담을 때 코스모스님이 소독 한 번 하고 그대로 쓰고 있는데 잘~ 쓰고 있어요 담에도 또 해볼라고요

  • 2021-12-07 11:33

    화장품 용기 재활용하려고 하니 자누리 생산날짜에 맞춰서 미리 용기를 준비하지 않으면 새 용기 제품을 사게 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래서 전 용기가 비워질 때마다 씻어서 자누리 용기 재활용 서랍에 넣어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로션이랑 크림이랑 둘 다 쓰기 귀찮아서 크림만 쓰고 있는데 로션과 크림 성분이 많이 다를까요? 

    • 2021-12-07 23:28

      자기 피부에 맞는 걸 쓰면 되겠죠? 

      저는 스킨 위에 세럼 or크림or 로션 중 하나만 발라요~  좀 건조하다 싶은 분은 로션 +크림 다 바를 수도 있겠죠~~

      둥글레님,, 올 한해 열심히 용기재활용하셨던 거 칭찬해요 ㅋㅋ
      여름, 둥글레, 됴라지 이 세 분에게 자누리용기내에서 연말 감사선물 드릴 예정이예요

  • 2021-12-08 11:34

    화장품 자체를 잘 안써서 ㅋㅋㅋ 용기가 비워지질 않아요 ㅎ

  • 2021-12-11 09:15

    용기 재사용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시는 자누리화장품에 존경을 표합니다.

  • 2021-12-13 18:05

    화장품용기가 재활용이 잘 되지 않는 소재들이 대부분이라 용기내가게에서 구해서 쓰면 너무 좋겠어요~

    뚜버기샘의 동네걷기.. 저도 너무 공감하며 에코프로젝트를 함께 했던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