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여자들의 비범한 글쓰기 워크숍

겸목
2023-11-1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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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12일 평범한 여자들의 비범한 글쓰기 시즌3 워크숍 다녀왔어요. 기온이 많이 떨어져 이제는 겨울이구나 싶은 날씨였습니다. 워크숍 장소 근처에 안도 타다오의 작품인 뮤지엄 산이 있어서 워크숍 전에 다녀왔어요. '청춘'을 상징한다는 푸른 사과도 보고, 삼각형의 하늘도 쳐다보고, 빛과 조명을 이용한 착시효과를 예술적으로 감각할 수 있는 제임스 트럴전도 감상하고, 명상센터에서 명상까지 마쳤어요. 뮤지엄 산은 전체적으로 명상과 휴식을 주제로 한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할 최종에세이를 위한 합평의 시간!! 여덞 편의 글을 살펴보려니 시간이 진짜 많이 걸리더군요. 그래서 합평은 다음날 아침까지 이어졌습니다. 1년 사이 우리는 서로에 대해 알게 된 바도 많고, 그 사람의 글쓰기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점도 있었지만, 우리가 쓴 글에서 그것을 어떻게 살려낼 수 있을지, 그것이 '수사'나 '글쓰기 숙련'의 의미를 떠나, 좀 더 나은 '생각'을 하게 된 것인지, 그것이 우리의 삶과는 어떻게 연관될 것인지..... 이야기하는 일은 쉽지 않았어요. 서로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어렵네요. 그래서 저는 워크숍을 마치며 모든 조건으로부터 떨어져 '투명하게' 봐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것을 고려하게 되고, 고려해야 하지만, 그러다보니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가치를 따지게 되고, 망설여져서요. 그래서 그냥 '글'로 설명될 수 있는가? '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 그것에 집중에 보기로 했어요. 1년 동안 내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문제의식이 너무 한정적이 되는 것은 아닌지, 나에게 집중해도 그 문제의 해결이 뾰족하게 나는 것도 아니니, '막연'하다는 느낌이 더해지는 것 같아요.

 

 

뾰족한 수는 없고, 갈길도 묘연해 보이지만, 어떻게 우리는 그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됐을까? 싶으면 뿌듯하기도 해요. 우리에겐 말하지 못했지만,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있었구나, 그것을 밖으로 드러내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스스로의 자존감을 지켜가는 데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덕분에 저는 글쓰기의 현장이 얼마나 버라이어티한 곳인가 알 수 있었고, 각각의 이야기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다뤄져야지 일반화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주는 휴강입니다. 2주 후에 초고를 고쳐서 만나요. 이 글이 나에게 어떤 의미여야 할까? 글을 쓰며 분명해진 것은 무엇인가? 헷갈린다면 무엇과 무엇 사이에서 헷갈리고 있는가? 누구보다 나에게 '설득'되는 글을 써봅시다. 안도 타다오는 청춘을 젊은이의 한때가 아니라 '절정'을 향해 가는 시간이라고 하더군요. 우리에게도 푸릇푸릇한 사과 한 알 남아 있지 않을까요? 

 

 

댓글 1
  • 2023-11-13 13:02

    막바지 가을의 끝자락에서 다녀온 시즌3 워크샵은, 참암 따듯했습니다.
    7명이라서 조금은 단촐하다 싶었으나,
    맛나는 술 한잔을 하며 나누는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교류의 풍성함이었습니다.

    덕분에, 날은 추웠지만,
    돌아오는 내내 따스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시즌3의 아쉬움이 배가되었네요^^

    겸목샘의 말처럼, “모든 조건으로부터 투명하게 보기”를 하며 글을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