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내 장보기-3일차> 아들 오는 날

겨울
2022-06-11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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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들이 집에 와서 같이 저녁을 먹기로 한 날이다.

아들은 외식을 하든가 시켜 먹자고 했지만, 나는 용기내 장보기도 할 겸 집에서 먹자고 했다.

남편이 산책 나가자고 하여 얼른 장바구니와 삼겹살을 담을 그릇을 챙겼다. 

아들은 고기를 좋아한다. 특히 소고기를. 그래서 아들이 집에 올 때면 평소에 안 사던 소고기를 사곤 하는데, 환경오염을 가장 많이 시키는 것이 소 사육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부터 가능하면 소고기를 안 사려고 한다. 그렇게 내 마음속에서 타협한 것이 삼겹살.

걸어서 이삼십분 정도 거리의 행복중심을 향해 걸어가는데 날이 엄청 덥다. 텀블러를 가지고 나왔으면 아이스커피라도 사서 마시며 걷겠는데 텀블러는 안 챙겨 나왔다. 유난히 더위를 타는 남편을 배려하여(?) 커피숍에 들어가 컵이 일회용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 아이스커피를 시켰다. 빨대는 주지 말라고 했다.

행복중심에서는 모든 식재료가 포장되어 있어서 마땅히 살 것이 없었다. 샐러드에 필요한 올리브유를 사가지고 나왔다.

이제 시장으로~

우리 동네에는 오래된 재래시장이 있다. 전에는 원당시장이라고 했는데 동네 이름이 바뀌면서 인헌시장이 됐다.

옛날에는 저울에 무게를 재서 샀는데, 요즘은 소분하여 바구니에 담아놓거나 아예 비닐포장을 해놓는다.

(사진은 아래 댓글을 봐주세요~ 여기 사진을 넣었는데 사라졌어요.^^;;;)

모든 채소를 비닐포장하여 파는 채소가게. 안쪽에 포장 작업대 앞에 서서 작업하는 분이 보인다.

(사진은 아래 댓글을 봐주세요~)

봉지에 싼 것과 안 싼 것이 혼재되어 있는 채소가게와 과일가게. 요즘은 비닐 포장이 자꾸 늘어난다.

비닐포장을 전혀 안 한 곳을 찾아서 장을 봤다.

여기서 감자, 애호박, 오이를 샀다. 다 해서 7000원! 온누리상품권으로 샀다~ㅋ

이번에는 정육점으로~ 삼겹살 한 근을 달라고 하고 얼른 용기를 내밀었다. "여기 담아주세요!"

그런데 한 근에 22000원이나 한다. 고기를 안 먹는 게 정답인 듯~

장바구니도 묵직해졌고 둘 다 더위에 지쳐서 마을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준비를 하다가 맥주가 없다는 데에 생각이 미쳐서 남편보고 편의점에 가서 사오라고 했다. 남편이 장바구니를 달라고 한다. 오늘 같이 장을 보고 자기도 협조하려는 거겠지. 흐믓한 마음으로 장바구니를 내줬다.

그런데 아뿔사! 캔맥주를 사왔다. 행사라서 11000원에 6캔이나 줬다나.

으음...그래도 여하튼 오늘의 장보기는 성공적이라는 결론을 내며, 앞으로는 행복중심과 한살림 같은 생협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 시장을 많이 이용하자는 생각을 해본다.^^

 

(대표사진은 초등학교에 갓 들어간 앞니 빠진 아들과 강아지로 했어요~)

댓글 12
  • 2022-06-11 23:51

    모든 채소를 비닐포장하여 파는 채소가게. 안쪽에 포장 작업대 앞에 서서 작업하는 분이 보인다.

    • 2022-06-11 23:52

      봉지에 싼 것과 안 싼 것이 혼재되어 있는 채소가게와 과일가게. 요즘은 비닐 포장이 자꾸 늘어난다.

      • 2022-06-11 23:56

        이렇게 삼겹살을 담아왔다~

        오래 전에 플라스틱 용기를 모두 없앴는데, 친정에 이런저런 먹거리를 나르게 되면서 최소한의 용기를 두고 쓰고 있다.

  • 2022-06-12 08:36

    그래요. 비닐 포장을 피하려면 재래시장이 좋지요. 대구 엄마네 가서 장을 볼때 재빨리 말해야 해요."비닐에 담지마세요. 비닐 안주셔도 됩니다"하고요. 속도가 중요해요. 안그러면 그새 담아버려서 이중일이 되거든요.

  • 2022-06-12 11:11

    와 재래시장이 근처에 있어서 좋네요~~ 두분이 알콩달콩 장보러 가시는 모습~ 괜히 미소가 지어져요^^ 겨울쌤의 에너지넘치는 용기내에 저도 힘이납니다!!

    식용유가 다 떨어져서 동네 아이쿱가서 유리병에 든 식용유를 샀어요. 아무래도 값은 더 나가겠죠. 아껴서 써야죠.

    마침 옆에 종이포장된 밀키트가 있더라고요~~올타쿠나했는데. 집에 와서 뜯어보니 비닐이 엄청 들어있었어요 ㅠㅠ 비닐 제로까지 실천하신 겨울쌤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 2022-06-12 11:15

     

    겨울님의 장보기에 이야기가 있네요.

    서사가 생기는 장보기^^
    우리 동네에도 화욜마다 마을장이 서는데,
    거기서도 비닐포장과 포장 안된 야채를 담아갈수 있어요. 장을 더 이용해야겠다 싶어요.

    요 근처에 사시는 분들,

    동문 5차 화요 장터에서 만나요~ 😁

  • 2022-06-12 11:39

    고집할게 아니라 … 

    네! 저도 다시 유연하게~~ 시장으로~~~
    재미나요!! 감사해요 ☺️ 

  • 2022-06-12 18:53

    싱그러운 채소 보따리가 든든해보여요!!!

  • 2022-06-12 19:47

    와우~ 겨울샘의 장보기!!

    재미와 감동이~~~ ㅎㅎ

    저도 지금 광교로 이사 오기 전 동네에서는 포장없이 장볼 수 있는 곳이 꽤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서 너무 아쉽네요 ㅠㅠ

  • 2022-06-12 21:13

    아드님의 어린 시절 사진에 가슴이 뭉클~

  • 2022-06-13 09:18

    올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겨울님의 삶이 입체적으로 다가옵니다. 

    그 층이 겹겹이 쌓여가면서 가족들의 이야기도 정겹네요ㅋ

    그리고 늘 배웁니다~ 고맙습니다^^

  • 2022-06-13 15:23

    비닐까지 없는 장보기는 진짜 쉽지 않은데

    겨울님의 용기내 어떤 도전이 펼쳐질까 기대감이 쑥쑥 올라가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