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아웃
    에어컨 논쟁 올여름 서유럽에서는 40도가 넘는 폭염(暴炎)으로 ‘에어컨 논쟁’이 벌어졌다. 에어컨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 2024년 파리 올림픽 당시에 에어컨이 없는 선수촌이 문제가 되었었다. 그때 프랑스는 파리의 평균 기온이 26.5도라는 것, 선수촌 아파트가 지열 에너지를 이용해 실내 기온을 떨어뜨리는 시스템을 사용한다는 점을 들며 에어컨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안을 식히기 위해 밖을 덥히는’ 에어컨의 사악함을 문제 삼았다. 에어컨 사용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 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좀 다르다. 최고 40도가 넘는 폭염이 6월 말부터 이어지면서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선풍기와 에어컨의 판매가 급증했는데, 그러자 에어컨 설치에 대한 찬반 논쟁이 일었다. 프랑스는 1971년 세계 최초로 환경부를 설립한 나라로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에어컨 설치에 대한 규제가 까다롭다. 여기에 오래된 건축물이 많아 실제로 에어컨의 설치가 어렵다. 하지만 폭염이 2주 이상 지속되면서 에어컨 도입에 대한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학교나 병원 등의 에어컨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다. 이 문제는 정치권 내에서 이념 공방으로 발전했으며 내년에 치러지는 대선에 ‘에어컨 규제 해제’가 주요 쟁점으로까지 떠올랐다.         우리나라도 지금은 에어컨이 필수 가전제품인 듯하지만 사실 얼마 전까지도 에어컨은 좀 사는 집에서나 사용하는 가전제품이었다. 내 기억에 15년 전만 해도 아주 더운 날이 일주일 정도였는데, 그때를 제외하고 굳이 에어컨이 필요 없었던 듯하다. 그래서 남편이...
    에어컨 논쟁 올여름 서유럽에서는 40도가 넘는 폭염(暴炎)으로 ‘에어컨 논쟁’이 벌어졌다. 에어컨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 2024년 파리 올림픽 당시에 에어컨이 없는 선수촌이 문제가 되었었다. 그때 프랑스는 파리의 평균 기온이 26.5도라는 것, 선수촌 아파트가 지열 에너지를 이용해 실내 기온을 떨어뜨리는 시스템을 사용한다는 점을 들며 에어컨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안을 식히기 위해 밖을 덥히는’ 에어컨의 사악함을 문제 삼았다. 에어컨 사용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 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좀 다르다. 최고 40도가 넘는 폭염이 6월 말부터 이어지면서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선풍기와 에어컨의 판매가 급증했는데, 그러자 에어컨 설치에 대한 찬반 논쟁이 일었다. 프랑스는 1971년 세계 최초로 환경부를 설립한 나라로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에어컨 설치에 대한 규제가 까다롭다. 여기에 오래된 건축물이 많아 실제로 에어컨의 설치가 어렵다. 하지만 폭염이 2주 이상 지속되면서 에어컨 도입에 대한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학교나 병원 등의 에어컨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다. 이 문제는 정치권 내에서 이념 공방으로 발전했으며 내년에 치러지는 대선에 ‘에어컨 규제 해제’가 주요 쟁점으로까지 떠올랐다.         우리나라도 지금은 에어컨이 필수 가전제품인 듯하지만 사실 얼마 전까지도 에어컨은 좀 사는 집에서나 사용하는 가전제품이었다. 내 기억에 15년 전만 해도 아주 더운 날이 일주일 정도였는데, 그때를 제외하고 굳이 에어컨이 필요 없었던 듯하다. 그래서 남편이...
진달래
2026.08.31 | 조회 295
줌 인&아웃
      불타는 지구를 실감하는 8월이 되면 곧바로 9월의 ‘기후대행진’을 떠올린다. 지구의 기후위기를 알리고, 대책을 마련하자고 외치며 행진하는 아스팔트 위를 문탁의 친구들은 매년 함께 걸었다. 그리고 그 한 달여 전부터 참여 분위기를 만들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파지사유 친구들이 잘한다. 2026년 올해에는 무얼 할까? 정부에서는 야심차게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였다. 이미 AI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음에도 어떻게 이런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되었는지 의아했다. 그러니 이번에는 공부를 같이 해보자. AI에 대해, 파운데이션 모델이 어떻다는 기술적 측면, 반도체와 주가, 인간 정서나 지능에 미치는 영향, 일자리 대체의 두려움 등, 이런저런 평가들이 있지만 생태적인 측면의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았다. 따라서 한 권의 책 『AI와 기후의 미래』를 가지고 세미나를 열었다. 디지털전환과 생태전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던 4회차에 걸친 세미나를 스케치해 본다.     OTT와의 이별은 어려워       “디지털 과소비에서 디지털 절제로… 전용기도 없고 채식을 지향하면서도 ott 중독은 끊기가 어렵다. 화질을 낮추고 봐야 할까?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라는데(111), 도대체 ‘개인’이 어디까지 해야 하는 걸까 싶으면서, 숨겨두었던 내 안의 ‘기후냉소주의’가 꿈틀하는 게 느껴진다. ㅠㅠ”   이 메모는 세미나에 참여한 참이 쓴 것으로, 『AI와 기후의 미래』 111쪽에서 디지털 과소비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한 데 대한 짧은 소회이다. ‘기후냉소주의’ 운운하지만, 사실 참은 누구보다 생태적 실천에 앞장서는 사람이다. 참뿐만 아니라 세미나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기후위기를 살피며 동물권, 플라스틱, 에너지 문제에 큰 관심을...
      불타는 지구를 실감하는 8월이 되면 곧바로 9월의 ‘기후대행진’을 떠올린다. 지구의 기후위기를 알리고, 대책을 마련하자고 외치며 행진하는 아스팔트 위를 문탁의 친구들은 매년 함께 걸었다. 그리고 그 한 달여 전부터 참여 분위기를 만들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파지사유 친구들이 잘한다. 2026년 올해에는 무얼 할까? 정부에서는 야심차게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였다. 이미 AI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음에도 어떻게 이런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되었는지 의아했다. 그러니 이번에는 공부를 같이 해보자. AI에 대해, 파운데이션 모델이 어떻다는 기술적 측면, 반도체와 주가, 인간 정서나 지능에 미치는 영향, 일자리 대체의 두려움 등, 이런저런 평가들이 있지만 생태적인 측면의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았다. 따라서 한 권의 책 『AI와 기후의 미래』를 가지고 세미나를 열었다. 디지털전환과 생태전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던 4회차에 걸친 세미나를 스케치해 본다.     OTT와의 이별은 어려워       “디지털 과소비에서 디지털 절제로… 전용기도 없고 채식을 지향하면서도 ott 중독은 끊기가 어렵다. 화질을 낮추고 봐야 할까?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라는데(111), 도대체 ‘개인’이 어디까지 해야 하는 걸까 싶으면서, 숨겨두었던 내 안의 ‘기후냉소주의’가 꿈틀하는 게 느껴진다. ㅠㅠ”   이 메모는 세미나에 참여한 참이 쓴 것으로, 『AI와 기후의 미래』 111쪽에서 디지털 과소비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한 데 대한 짧은 소회이다. ‘기후냉소주의’ 운운하지만, 사실 참은 누구보다 생태적 실천에 앞장서는 사람이다. 참뿐만 아니라 세미나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기후위기를 살피며 동물권, 플라스틱, 에너지 문제에 큰 관심을...
자누리
2026.08.31 | 조회 256
방과후 고전중
  <동은의 눈길대로 중국신화> 중국 신화보다 그리스 신화가 더 익숙한 90년대생. 한자를 알아가다보니 중국의 신화가 궁금해졌다. 일단은 눈길 닿는 대로! 중국의 신화를 읽어보자.         세상이 처음 생겨난 이야기      위엔커의 <중국신화전설>은 중국에서 전해지는 여러 신화와 전설을 모아놓은 책이다. 그는 여러 이야기들을 시간 순서로 구별해 중국의 신화를 소개했는데, 그 첫 대목을 굴원(B.C 339~B.C 278)의 <천문天問>으로 시작한다. <천문>은 “하늘에게 묻는다”는 의미로 굴원은 하늘을 향해 가장 먼저 세상의 시작에 대해 질문으로 시를 시작한다.   묻노니, 아득한 옛날, 세상의 시작에 대하여 누가 전해 줄 수 있을까? 그때 천지가 갈라지지 아니하였음을 무엇으로 알아낼 수 있으랴. 모든 것이 혼돈 상태. 누구라서 그것을 분명히할 수 있을까? 무엇이 그 속에서 떠다녔는지, 어떻게 확실히 알 수 있을까? 曰遂古之初 誰傳道之 上下未形 何由考之 冥昭瞢闇 誰能極之 馮翼惟像 何以識之 - 초나라 굴원의 <천문>에서. <중국신화전설> 번역본 발췌       굴원의 시에서는 “천지가 갈라지지 않았을 때”, “모든 것이 혼돈이었을 때”같은 구절을 통해 세상의 기원에 대한 중국 고대인들의 관념을 발견할 수 있다. 세상의 기원을 담고 있는 중국의 신화를 살펴보자.     하늘과 땅을 가른 반고   상하미형上下未形, 천지가 갈라지지 않았던 시절은 바로 반고신화와 연결된다. 반고신화에서 태초의 모습은 마치 큰 알과 같은 모습이었다. 그 안에서 반고가 잉태되어 1만 8천년을 보낸다. 어느 날 반고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에 진절머리가 나서 도끼를 휘둘렀다. 그러자...
  <동은의 눈길대로 중국신화> 중국 신화보다 그리스 신화가 더 익숙한 90년대생. 한자를 알아가다보니 중국의 신화가 궁금해졌다. 일단은 눈길 닿는 대로! 중국의 신화를 읽어보자.         세상이 처음 생겨난 이야기      위엔커의 <중국신화전설>은 중국에서 전해지는 여러 신화와 전설을 모아놓은 책이다. 그는 여러 이야기들을 시간 순서로 구별해 중국의 신화를 소개했는데, 그 첫 대목을 굴원(B.C 339~B.C 278)의 <천문天問>으로 시작한다. <천문>은 “하늘에게 묻는다”는 의미로 굴원은 하늘을 향해 가장 먼저 세상의 시작에 대해 질문으로 시를 시작한다.   묻노니, 아득한 옛날, 세상의 시작에 대하여 누가 전해 줄 수 있을까? 그때 천지가 갈라지지 아니하였음을 무엇으로 알아낼 수 있으랴. 모든 것이 혼돈 상태. 누구라서 그것을 분명히할 수 있을까? 무엇이 그 속에서 떠다녔는지, 어떻게 확실히 알 수 있을까? 曰遂古之初 誰傳道之 上下未形 何由考之 冥昭瞢闇 誰能極之 馮翼惟像 何以識之 - 초나라 굴원의 <천문>에서. <중국신화전설> 번역본 발췌       굴원의 시에서는 “천지가 갈라지지 않았을 때”, “모든 것이 혼돈이었을 때”같은 구절을 통해 세상의 기원에 대한 중국 고대인들의 관념을 발견할 수 있다. 세상의 기원을 담고 있는 중국의 신화를 살펴보자.     하늘과 땅을 가른 반고   상하미형上下未形, 천지가 갈라지지 않았던 시절은 바로 반고신화와 연결된다. 반고신화에서 태초의 모습은 마치 큰 알과 같은 모습이었다. 그 안에서 반고가 잉태되어 1만 8천년을 보낸다. 어느 날 반고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에 진절머리가 나서 도끼를 휘둘렀다. 그러자...
동은
2026.05.01 | 조회 155
일과 나날
          나는 디자이너로 근무할 때, 실수와 수습을 반복하는 일상에 지쳐 점차 평정심을 잃어갔다. 지금와서는 성장통이었다고 생각되지만, 당시에는 그저 도망치고 싶은 매일이었다. 아침에 눈 뜨기 싫었고 스트레스에 몸은 무거웠다. 이런 상태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매장에서 유달리 환한 웃음을 가진 친절한 직원을 만났다. 이 직원은 일이 정말 즐거워보였고, 이는 내가 원하던 모습이었다. 그 직원을 본 후로 일을 즐겁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마음가짐도 달리 해보고, 명상도 하고, 디자인 공부도 하고, 직장에서 일 잘하는 법에 관한 책도 보고, 내가 일하는 자리에 좋아하는 물건을 놓아보기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래서 직종을 탓했다. 직원의 미소가 가식일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 채 매장판매직에서 일하면 긍정적인 변화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디자인을 포기한 건 아니었지만, 커리어보다 마음을 돌보는 게 더 절실했기 때문에 그렇게 나는 매장판매직에 취직했다.   1 취업 장벽이 낮은 매장판매직 매장은 관리자의 말을 잘 듣는 직원을 원하기 때문에 나처럼 학력과 경력이 부족해 갈 곳이 없어 보이는 사람을 선호한다. 매장판매직 업무는 청소, 재고관리-필수품 관리, 손님응대-대화까지 일상의 연장선이기 때문에 크게 교육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상보다 규모가 크고 업무가 세분화 돼서 일 강도는 높다. 보통 수습기간은 3개월이지만, 평균적으로 2주 안에 적응하지 못하면 해고된다. 직원 교육에 힘이 적게 들기 때문에 적응을 못한 직원은 지체없이 해고하는 거다. 자의든 타의든 오래 일하는 사람이 적으니...
          나는 디자이너로 근무할 때, 실수와 수습을 반복하는 일상에 지쳐 점차 평정심을 잃어갔다. 지금와서는 성장통이었다고 생각되지만, 당시에는 그저 도망치고 싶은 매일이었다. 아침에 눈 뜨기 싫었고 스트레스에 몸은 무거웠다. 이런 상태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매장에서 유달리 환한 웃음을 가진 친절한 직원을 만났다. 이 직원은 일이 정말 즐거워보였고, 이는 내가 원하던 모습이었다. 그 직원을 본 후로 일을 즐겁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마음가짐도 달리 해보고, 명상도 하고, 디자인 공부도 하고, 직장에서 일 잘하는 법에 관한 책도 보고, 내가 일하는 자리에 좋아하는 물건을 놓아보기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래서 직종을 탓했다. 직원의 미소가 가식일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 채 매장판매직에서 일하면 긍정적인 변화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디자인을 포기한 건 아니었지만, 커리어보다 마음을 돌보는 게 더 절실했기 때문에 그렇게 나는 매장판매직에 취직했다.   1 취업 장벽이 낮은 매장판매직 매장은 관리자의 말을 잘 듣는 직원을 원하기 때문에 나처럼 학력과 경력이 부족해 갈 곳이 없어 보이는 사람을 선호한다. 매장판매직 업무는 청소, 재고관리-필수품 관리, 손님응대-대화까지 일상의 연장선이기 때문에 크게 교육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상보다 규모가 크고 업무가 세분화 돼서 일 강도는 높다. 보통 수습기간은 3개월이지만, 평균적으로 2주 안에 적응하지 못하면 해고된다. 직원 교육에 힘이 적게 들기 때문에 적응을 못한 직원은 지체없이 해고하는 거다. 자의든 타의든 오래 일하는 사람이 적으니...
새은
2026.03.30 | 조회 512
유물;멍때리기
원영
2026.03.30 | 조회 280
방과후 고전중
    자작나무의 <초한지> 읽기(1) 중국 역사에서 ‘통일제국’ 진한秦漢의 등장이 갖는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의미는 무엇일까. <초한지>를 통해서 당시의 시대사조와 문제의식을 읽어내고자 한다.       중국의 역사소설들이 으레 그렇듯, <초한지楚漢志>도 역사를 풀어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연의演義’의 형태로 시작되었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B.C 221)한 진秦나라는 20년도 채 되지 않아 망하고, 그 뒤를 이어 한漢나라가 등장한다. 진나라를 멸망시키는 두 주역인 유방劉邦과 항우項羽의 전쟁과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 군상의 처세와 행적을 <초한지>는 담고 있다. ‘역사소설’이라는 데서 알 수 있듯, 역사가 스포다. <초한지>의 결말이나 그 과정에 대해서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렇다면 <초한지>의 재미 포인트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역사와 소설 사이의 긴장,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결말로 사건들을 어떻게 구성하고 인물들의 형상을 어떻게 부각시켜 재미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가 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역사 속 인물에 주목하면서도 그들 안에 숨겨져 있는 시대 의식이나 시대적 물음에 집중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초한지>의 정본을 밝히는 일은 난망한 일이지만, 대개 이야기의 얼개를 만들고 책의 형태로 유통된 것은 명나라 만력 연간 견위甄偉의 <서한연의西漢演義>이다. 다양한 작가들이 필력의 구사해 나름의 <초한지>를 만들었는데, 가령 정비석과 이문열의 <초한지>를 들 수 있다. 여기서의 사건 전개와 인용은 <한 권으로 읽는 중국 고전 초한지>에서 가져왔다.       나른한 봄, 진시황의 상념   “나른한 봄날이었다.”(<한 권으로 읽는 중국 고전 초한지>, 8쪽)   <초한지>의 시작을 여는 구절이다. 이어 등장하는 진시황. 그의...
    자작나무의 <초한지> 읽기(1) 중국 역사에서 ‘통일제국’ 진한秦漢의 등장이 갖는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의미는 무엇일까. <초한지>를 통해서 당시의 시대사조와 문제의식을 읽어내고자 한다.       중국의 역사소설들이 으레 그렇듯, <초한지楚漢志>도 역사를 풀어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연의演義’의 형태로 시작되었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B.C 221)한 진秦나라는 20년도 채 되지 않아 망하고, 그 뒤를 이어 한漢나라가 등장한다. 진나라를 멸망시키는 두 주역인 유방劉邦과 항우項羽의 전쟁과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 군상의 처세와 행적을 <초한지>는 담고 있다. ‘역사소설’이라는 데서 알 수 있듯, 역사가 스포다. <초한지>의 결말이나 그 과정에 대해서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렇다면 <초한지>의 재미 포인트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역사와 소설 사이의 긴장,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결말로 사건들을 어떻게 구성하고 인물들의 형상을 어떻게 부각시켜 재미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가 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역사 속 인물에 주목하면서도 그들 안에 숨겨져 있는 시대 의식이나 시대적 물음에 집중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초한지>의 정본을 밝히는 일은 난망한 일이지만, 대개 이야기의 얼개를 만들고 책의 형태로 유통된 것은 명나라 만력 연간 견위甄偉의 <서한연의西漢演義>이다. 다양한 작가들이 필력의 구사해 나름의 <초한지>를 만들었는데, 가령 정비석과 이문열의 <초한지>를 들 수 있다. 여기서의 사건 전개와 인용은 <한 권으로 읽는 중국 고전 초한지>에서 가져왔다.       나른한 봄, 진시황의 상념   “나른한 봄날이었다.”(<한 권으로 읽는 중국 고전 초한지>, 8쪽)   <초한지>의 시작을 여는 구절이다. 이어 등장하는 진시황. 그의...
자작나무
2026.03.30 | 조회 297
요요와 불교산책
            전쟁 반대 오체투지   전쟁의 시대다. 2022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양국 군인 사상자가 200만에 육박하고 있다는데 여전히 소모적인 상호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푸틴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한 나라들도 대가를 치를 것이라 공언하고 있다. 2023년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전쟁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은 무차별 살상으로 4만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죽고, 가자 지구가 사람이 살 수 없는 폐허가 되고 난 뒤에야 끝이 났다. 얼마전 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다. 베네수엘라 침공에 연이어 미국이 전쟁의 당사자가 된 만큼 지난 두 번의 전쟁에 비해 훨씬 더 큰 충격으로 온 세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 전쟁은 우리가 사는 세계의 민낯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란의 독재자를 제거한다는 화려한 명분도 잠깐, 테헤란의 여자 초등학교에 떨어진 폭탄으로 7세~12세의 아이들 170여명이 죽었지만 공격당사자 중 누구도 참회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미국의 이란 공습은 앤스로픽의 클로드가 좌표를 설정하고, 타격 시뮬레이션을 한 뒤 이루어졌다. 수백 수천의 사람들이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전회의를 하며 전략전술을 결정하던 시대는 갔다. AI가 전략을 세우고 전술을 결정하는 AI 전쟁이 시작되었다. 오늘날의 전쟁은 군인들이 직접 총을 들고 싸우지 않는다. AI가 설정한 좌표를 기반으로 미사일이 날고 드론이 날아 표적을 맞추고, 파괴하고 사람을 죽인다.   몇년째 살상, 폭격, 파괴 소식을 듣는 것이 일상이 되다 보니 오폭으로 수백명의 아이들이 죽어도, 방사능 유출이 우려되는 핵시설을 공격한다고 해도...
            전쟁 반대 오체투지   전쟁의 시대다. 2022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양국 군인 사상자가 200만에 육박하고 있다는데 여전히 소모적인 상호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푸틴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한 나라들도 대가를 치를 것이라 공언하고 있다. 2023년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전쟁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은 무차별 살상으로 4만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죽고, 가자 지구가 사람이 살 수 없는 폐허가 되고 난 뒤에야 끝이 났다. 얼마전 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다. 베네수엘라 침공에 연이어 미국이 전쟁의 당사자가 된 만큼 지난 두 번의 전쟁에 비해 훨씬 더 큰 충격으로 온 세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 전쟁은 우리가 사는 세계의 민낯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란의 독재자를 제거한다는 화려한 명분도 잠깐, 테헤란의 여자 초등학교에 떨어진 폭탄으로 7세~12세의 아이들 170여명이 죽었지만 공격당사자 중 누구도 참회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미국의 이란 공습은 앤스로픽의 클로드가 좌표를 설정하고, 타격 시뮬레이션을 한 뒤 이루어졌다. 수백 수천의 사람들이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전회의를 하며 전략전술을 결정하던 시대는 갔다. AI가 전략을 세우고 전술을 결정하는 AI 전쟁이 시작되었다. 오늘날의 전쟁은 군인들이 직접 총을 들고 싸우지 않는다. AI가 설정한 좌표를 기반으로 미사일이 날고 드론이 날아 표적을 맞추고, 파괴하고 사람을 죽인다.   몇년째 살상, 폭격, 파괴 소식을 듣는 것이 일상이 되다 보니 오폭으로 수백명의 아이들이 죽어도, 방사능 유출이 우려되는 핵시설을 공격한다고 해도...
요요
2026.03.30 | 조회 314
할 말 있어요
          “혼은 경계를 넘나들며 온갖 곳에서 생성되고 변화한다.”(50쪽)     <너무 희미한 존재들> 북토크 리뷰를 써보면 어떻겠냐는 문맥 편집팀의 제안에, 나는 선뜻 응하지 못하고 이렇게 되물었다. “이미 훌륭한 리뷰가 두 편이나 올라와 있는데요? 하고 싶은 말은 북토크 오픈마이크 코너에서 이미 전했는데요? 아...리뷰가 될지 일기가 될지 에세이가 될지... 정체 모를 글이 나와도 전 모릅니다?"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태로 북토크를 준비하며 오간 말들, 현장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들, 그 이후에도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더듬어보았다. 그런데 끝난 줄 알았던 말들이 여전히 어딘가에서 되살아나고 있었다. 이야기는 개개인의 것으로 고정되기보다 서로를 통과하고 엇갈리며 계속 변화하는 듯했다. 나는 그렇게 이어지고, 되살아나고, 계속 변화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보기로 했다.         증발된 이야기   책 속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은둔고립청년을 주제로 한 강의를 듣던 한 청년이 질문 시간에 단상에 올라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은둔을 3년 했던 당사자입니다. 한 해 동안 자살한 사람의 수가 얼마나 되시는지 아십니까? 코로나 19 펜데믹 기간 동안 죽은 사람과 같습니다. 아무리 우리가 바이러스가 위험하다고 느끼고 두려워한다고들 하지만, 이미 바이러스보다 더 큰 위험이 존재합니다. 우리가 정말로 이런 곳에 나와서 화분 만들기 같은 것을 하고 싶어 한다고, 그것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자살에 관한 해결책을 강구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십니까? (…) 예의, 존중, 배려 같은 키워드들 때문에 문제...
          “혼은 경계를 넘나들며 온갖 곳에서 생성되고 변화한다.”(50쪽)     <너무 희미한 존재들> 북토크 리뷰를 써보면 어떻겠냐는 문맥 편집팀의 제안에, 나는 선뜻 응하지 못하고 이렇게 되물었다. “이미 훌륭한 리뷰가 두 편이나 올라와 있는데요? 하고 싶은 말은 북토크 오픈마이크 코너에서 이미 전했는데요? 아...리뷰가 될지 일기가 될지 에세이가 될지... 정체 모를 글이 나와도 전 모릅니다?"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태로 북토크를 준비하며 오간 말들, 현장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들, 그 이후에도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더듬어보았다. 그런데 끝난 줄 알았던 말들이 여전히 어딘가에서 되살아나고 있었다. 이야기는 개개인의 것으로 고정되기보다 서로를 통과하고 엇갈리며 계속 변화하는 듯했다. 나는 그렇게 이어지고, 되살아나고, 계속 변화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보기로 했다.         증발된 이야기   책 속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은둔고립청년을 주제로 한 강의를 듣던 한 청년이 질문 시간에 단상에 올라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은둔을 3년 했던 당사자입니다. 한 해 동안 자살한 사람의 수가 얼마나 되시는지 아십니까? 코로나 19 펜데믹 기간 동안 죽은 사람과 같습니다. 아무리 우리가 바이러스가 위험하다고 느끼고 두려워한다고들 하지만, 이미 바이러스보다 더 큰 위험이 존재합니다. 우리가 정말로 이런 곳에 나와서 화분 만들기 같은 것을 하고 싶어 한다고, 그것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자살에 관한 해결책을 강구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십니까? (…) 예의, 존중, 배려 같은 키워드들 때문에 문제...
경덕
2026.03.30 | 조회 408
방과후 고전중
    사건은 돌출된 고요한 변화이다 새해 들어 두 권의 책을 읽었다. 하나는 로이 스크랜턴의 『인류세에서 죽음을 배우다』이고 또 하나는 프랑수아 줄리앙의 『고요한 변화』이다. 『인류세에서 죽음을 배우다』는 3월에 발행되는 웹진 'MOON*MAG'을 위한 사전 세미나 용이었고, 『고요한 변화』는 지난해 ‘주역 철학사’ 공부의 보충으로 기획된 것이었다. 그런데 별로 관련이 없어 보였던 두 책이 문탁네트워크의 ‘이사’라는 사건으로 서로 엮이게 되었다.       “거대한 빙하의 움직임처럼, 커다란 사건은 고요한 변화에서 돌출한다.” 프랑수아 줄리앙, 『고요한 변화』       『고요한 변화』에서 줄리앙은 변화는 단절이 아니라 ‘이행’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흔히 변화라고 말할 때는 A와 A′로의 변화, 그러니까 A라는 상태에서 A′로 달라짐을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사실 변화는 A에서 A′로 이행하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이다. 서구 사유에서 변화는 존재를 중심으로 하기에 ‘그 사이’ 즉 이행과정을 사유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사유의 침묵을 줄리앙은 ‘고요한 변화’라고 칭했다. 여기서 줄리앙은 변화에 대한 동양적 사유에 주목한다. 동양에서는 변화가 전반에 걸쳐 조금씩 지속성 있게 일어나며, 여러 요소의 상호 관계에서 비롯한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변화에서는 ‘모든 것’이 변하기 때문에 결코 지각될 만큼 충분히 구별되지 않는다.”   변화를 우리는 하나의 단어로 쓰고 있지만 고전(古典)에서는 변(變)과 화(化)를 구분해서 쓴다. 변(變)이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것처럼 ‘달라진 상태’를 말하고 있다면 화(化)는 고요한 변화처럼 비가시적 영역을 나타낸다. 이렇듯 우리가 말하는 ‘변화’에는 이 두 영역, 즉 가시적 · 비가시적...
    사건은 돌출된 고요한 변화이다 새해 들어 두 권의 책을 읽었다. 하나는 로이 스크랜턴의 『인류세에서 죽음을 배우다』이고 또 하나는 프랑수아 줄리앙의 『고요한 변화』이다. 『인류세에서 죽음을 배우다』는 3월에 발행되는 웹진 'MOON*MAG'을 위한 사전 세미나 용이었고, 『고요한 변화』는 지난해 ‘주역 철학사’ 공부의 보충으로 기획된 것이었다. 그런데 별로 관련이 없어 보였던 두 책이 문탁네트워크의 ‘이사’라는 사건으로 서로 엮이게 되었다.       “거대한 빙하의 움직임처럼, 커다란 사건은 고요한 변화에서 돌출한다.” 프랑수아 줄리앙, 『고요한 변화』       『고요한 변화』에서 줄리앙은 변화는 단절이 아니라 ‘이행’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흔히 변화라고 말할 때는 A와 A′로의 변화, 그러니까 A라는 상태에서 A′로 달라짐을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사실 변화는 A에서 A′로 이행하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이다. 서구 사유에서 변화는 존재를 중심으로 하기에 ‘그 사이’ 즉 이행과정을 사유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사유의 침묵을 줄리앙은 ‘고요한 변화’라고 칭했다. 여기서 줄리앙은 변화에 대한 동양적 사유에 주목한다. 동양에서는 변화가 전반에 걸쳐 조금씩 지속성 있게 일어나며, 여러 요소의 상호 관계에서 비롯한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변화에서는 ‘모든 것’이 변하기 때문에 결코 지각될 만큼 충분히 구별되지 않는다.”   변화를 우리는 하나의 단어로 쓰고 있지만 고전(古典)에서는 변(變)과 화(化)를 구분해서 쓴다. 변(變)이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것처럼 ‘달라진 상태’를 말하고 있다면 화(化)는 고요한 변화처럼 비가시적 영역을 나타낸다. 이렇듯 우리가 말하는 ‘변화’에는 이 두 영역, 즉 가시적 · 비가시적...
우현
2026.03.01 | 조회 309
유물;멍때리기
        <계산행려도谿山行旅圖>, 북송, 범관范寬 세로 206센티×가로 103센티 타이완 고궁박물원   **범관(950?~1032?) : 북송 초기의 산수화가. 섬서성 출신. 주산主山을 화면 중앙에 배치해 비석처럼 우뚝 세우는 ‘거비산수巨碑山水’그림으로 유명하다.       그림 속 길을 가고 있는 자들에게 원경의 커다란 산과 폭포는 어떻게 감지될까. 저 먼 곳의 산은 단지 숲 그늘로만, 폭포의 웅대한 소리는 계곡물 흐르는 소리로만 감지되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산속에 들어가 있는 자들은 그 풍경의 전체를 보지 못하고 그 일부로 살아간다. 하지만 지금 그림을 보는 우리는 풍경과 거리를 둠으로써, 안에 있는 존재의 시점으로는 볼 수 없는 진면목을 접할 수 있다.     거대한 바위산은 우주의 중심처럼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지구 중력의 힘으로 수직낙하하는 폭포는 소리와 포말이 되어 공기 중으로 흩어진다. 그 한쪽에 인간은 자신의 길을 가는 데 여념이 없다(오른쪽 아래 길 가는 사람들을 보라). 그렇게 각각은 화면의 한 부분들을 차지하듯 전체 우주 질서 속의 부분들로 우주 질서 전체에 참여한다. 잘 감지되진 않지만^^. 그러하니 .... 때때로 고개를 들어 가던 길을 멈추고 하늘을 볼 일이다. 그러면 주위에 있으나 감지하지 못했던 것과 조우할지도 모르겠다.                 자작나무 천부적인 감식안이 아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믿는다. 그래서 관련 서적을 읽고 이런저런 시각 이미지를 보고 그 이미지 뒤에 숨겨진 것들을 탐구한다. 나, 공부하는 감상자다.  
        <계산행려도谿山行旅圖>, 북송, 범관范寬 세로 206센티×가로 103센티 타이완 고궁박물원   **범관(950?~1032?) : 북송 초기의 산수화가. 섬서성 출신. 주산主山을 화면 중앙에 배치해 비석처럼 우뚝 세우는 ‘거비산수巨碑山水’그림으로 유명하다.       그림 속 길을 가고 있는 자들에게 원경의 커다란 산과 폭포는 어떻게 감지될까. 저 먼 곳의 산은 단지 숲 그늘로만, 폭포의 웅대한 소리는 계곡물 흐르는 소리로만 감지되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산속에 들어가 있는 자들은 그 풍경의 전체를 보지 못하고 그 일부로 살아간다. 하지만 지금 그림을 보는 우리는 풍경과 거리를 둠으로써, 안에 있는 존재의 시점으로는 볼 수 없는 진면목을 접할 수 있다.     거대한 바위산은 우주의 중심처럼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지구 중력의 힘으로 수직낙하하는 폭포는 소리와 포말이 되어 공기 중으로 흩어진다. 그 한쪽에 인간은 자신의 길을 가는 데 여념이 없다(오른쪽 아래 길 가는 사람들을 보라). 그렇게 각각은 화면의 한 부분들을 차지하듯 전체 우주 질서 속의 부분들로 우주 질서 전체에 참여한다. 잘 감지되진 않지만^^. 그러하니 .... 때때로 고개를 들어 가던 길을 멈추고 하늘을 볼 일이다. 그러면 주위에 있으나 감지하지 못했던 것과 조우할지도 모르겠다.                 자작나무 천부적인 감식안이 아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믿는다. 그래서 관련 서적을 읽고 이런저런 시각 이미지를 보고 그 이미지 뒤에 숨겨진 것들을 탐구한다. 나, 공부하는 감상자다.  
우현
2026.03.01 | 조회 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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