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회차 후기

오영
2026-11-01 22:44
7

이중표 샘의 <근본불교> 두 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세미나를 마친 후 요요샘은 결과적으로 이 책을 읽기 잘했다고 평가하셨습니다. 주제별로 경전을 꼼꼼히 읽은 다음, 이중표샘 방식으로 개념 정리를 하는 것이 각자 경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로서도 그동안 헷갈렸던 개념들을 정리하며 우왕좌왕하던 지점도 좀 해소되었습니다. 처음 오온에 대해 공부했을 때만 해도 불교에서 말하는 객관적인 요소설처럼 생각했었거든요. 

 

이중표샘은 ‘참된 나’라는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을 쓰셨는데 오온이 참된 나라고 할 때 그 의미는 우리가 자아라고 여기는 것은 실체가 아니라 우리가 하는 다섯 가지 착각, 망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중표 샘은 어째서 오온이 다섯 가지 망상인지를 조목조목 설명해 주십니다. 6입처, 12처, 18계 역시 우리가 실체라고 착각하고 있는 현상이 왜 발생하는가를 가르치는 붓다의 방편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에 따라 다르게 말씀하셨으나 그 핵심은 무상·고·무아, 연기와 사성제입니다. 오온라고 하든 6입처라고 하든, 12(입)처라고 하든 ‘나’라고 하는 실체가 있고 그 내부에 지각하고 인식하는 주관이 있고 그 바깥에는 인식되는 객관적 대상이 있다는 분별은 무명촉에서 발생하는 망상입니다.

촉, 즉 식과 명색이 접촉하여 ‘무엇이 있다는 착각’이 생겨나고 이로부터 내가 있다는 착각이 일어납니다. 오온은 존재를 이루는 재료가 아니라 삶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 모습입니다. 그러므로 붓다의 가르침은 ‘나라고 여기는 다섯 가지 착각’이 어떻게 발생하고 성립하는가,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기는 괴로움을 어떻게 멈추고 제거하는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연기법은 붓다가 깨달은 진리로 오온의 성립 과정과 오온이 끊임없이 상속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식과 명색의 순환적인 연기로 인해 중생은 생사의 세계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러나 허망한 생사의 세계가 이어지는 원인과 조건이 사라지면 곧 열반입니다. 연기의 실상을 바로 알아 무명이 소멸하면 생사가 본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로써 생사를 벗어나 열반을 증득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계가 법의 세계입니다. 무명을 조건으로 행이 있는 곳이 법계인데 그곳이 곧 마음입니다. 마음의 세계는 연기하는 세계이고 법은 연기의 법칙에 의해 조건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연기하는 법계의 실상을 알지 못하고 살아가면 생사의 세계이고, 법계를 깨달아 여법하게 살아가면 생사의 세계가 곧 열반의 세계입니다. 따라서 열반이란 새로운 것을 얻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이 바른 삶으로 전환되는 것을 뜻합니다. 중생의 몸을 떠나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법계를 바로 보고 나와 세계를 분별하지 않고 살아가는 삶이 곧 열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 주에는 에세이 초고를 가지고 만납니다. 어느새 올 한 해의 공부를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올해의 공부를 시작하면서 올해를 마무리할 무렵이면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불확실한 미래가 불안하고 두렵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모든 것은 지나가고 변하기 마련이니까요.

남은 시간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해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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