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강학원] <생명관리정치의 탄생> 1, 2강 후기

MOON*MAG
2026-10-0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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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쓰는 후기인 것 같네요. 지난 시간은 <생명관리정치의 탄생> 첫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첫 시간부터 많은 분들이 어렵다고 말씀하셨는데요, 1강이 유독 지난번에 이야기했던 내용 혹은 앞으로 더 자세히 설명할 내용들을 간략하게 개괄하고 있어서 그럴 수 있습니다. 또 통치성의 흐름을 이야기하다가도 옆길로 새면서(‘진실진술체제의 역사’라던가, 변증법 비판과 함께 ‘전략의 논리’라던가) 유독 내용이 많아졌기 때문에 헷갈릴 수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 차리고 맥락을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겠죠! 물론 참지 않는 소이는 “푸코가 강의를 제대로 못했다”고 했지만요ㅎㅎ 어쨌든 오늘 후기는 그 맥락을 다시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국가이성의 새로운 변형과 그 저지로서의 법 권리

지난 책 <안전, 영토, 인구>의 마지막 강의는 16~17세기에 접어들면서 중세까지 이어져 오던 그리스도교의 사목권력이 약해지고, 국가 그 자체만을 원리로 삼는 ‘국가이성’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그 국가이성은 세 가지 원리를 특징으로 갖고 있습니다. 화폐의 순환을 통해 국력을 증진하기 위한 중상주의와, 무제한적 원리 하에 이루어지는 내치, 그리고 군사 및 외교를 통해 유지되는 유럽의 균형이 그것이죠. 그런데 지난 책 마지막 강의에서는 내치가 해체되고, 국가이성이 새로운 형태로 변형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 내용이 이번 책의 내용이 될 것이고, <생명관리정치의 탄생> 1강은 그 전반적인 개괄이 되는 것이죠.

 

새로운 통치성의 특징으로 푸코가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은 통치성이 ‘내적으로 자기를 제한하는 형태’라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국가이성은 중세의 왕조나 신앙을 원리로 삼을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사목권력처럼 목자들을 천국으로 이끌어야 하는 ‘명확한 목표’ 또한 없죠. 국가이성은 오로지 국가 그 자체, 끝없는 국력의 증진만을 목표로 합니다. 그를 위해서 적용되는 규율의 강도 역시 무제한적이죠. 끝없는 범주와 강도의 규율을 통해 끝없는 국부의 증대, 그것만이 목적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었겠지요? 푸코는 16세기 때부터 이미 국가이성에 대한 저지로서 ‘법 권리’가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이것이 1강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싶어요. 국가이성을 저지하는 것으로서의 법권리의 구도가 18세기는 물론 그 이후의 통치성에서도 나타나거든요. 요컨대 국가이성(공권력)과 사법과의 관계가 근대국가 통치성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시대를 거듭할수록 법권리가 국가이성을 저지하는 것으로만 나타나지는 않지만요.

 

 

새로운 통치이성 – 정치경제학으로 나타나는 유럽의 자유주의

16, 17세기를 거쳐 국가이성에 맞서는 법 권리와, 여러 가지 현실적 상황 속에서 국가이성은 새로운 변화를 거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타나는 형태를 푸코는 유럽의 자유주의라고 부릅니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간소화된 통치’, 스스로 간소화되기를 바랬지만 실제로는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여러 가지 문제에 시달린 통치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문제들을 만들기도 하고,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게 한 영역이 정치경제학인 셈이지요. 푸코에 따르면 많은 정치경제학자들이 원래는 법이론가였다고 합니다. 즉 기존의 국가이성을 비판하고 저지하던 이론가들이 그들의 새로운 무기로 꺼내든 게 정치경제학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16, 17세기의 법 권리를 주장하던 이들처럼 국가이성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 말하자면 정치경제학자들은 공법을 통해 통치이성을 실현하고자 했던, 그 두 지점을 나름대로 변용하며 화해시킨 장본인들이라고 봐야 합니다.

 

실제로 국가이성, 공권력이 제한된 방식은 두 가지입니다. 그리고 그 각 방식에 따라 ‘법률’과 ‘자유’의 의미도 미세하게 달라집니다. 2강의 핵심이 이 내용이죠.

 

 

공권력을 제한하는 두 가지 길

하나는 프랑스 혁명으로 대두되는 혁명의 길입니다. 이들은 인권 선언을 통해 근대의 천부인권과 국민주권을 확립했죠. 이는 고전적인 형태의 법권리를 계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컨대 과도한 노동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는 형태를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즉 ‘인권’을 중심으로 국가이성을 제한하는 형태죠. 따라서 이 길에서 ‘법률’은 의지의 표현, 즉 혁명을 통한 집단적 의지의 표현으로 여겨집니다. 나아가 ‘자유’는 인권으로부터 출발해 구상된 자유, 즉 모든 개인은 근원적으로 자신의 수중에 어떤 종류의 자유를 가지고 있으며, 그 일정한 부분을 양도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개념으로 나타납니다.

 

다른 하나는 영국의 급진주의, 공리주의의 길입니다. 이들은 법권리가 아니라 통치실천 그 자체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나라의 자원이나 인구, 경제 등 통치의 대상을 분석하며 어떠한 통치성의 실천을 제한하거나 더 적절한 방식을 구상하는 것이죠. 요컨대 통치의 실질적 작용을 통해 그것은 어떤 한도 내에서 유용한가, 그것은 어디서부터 유용하고 또 무용해지는가를 분석합니다. 이 일을 가장 많이 한 이들이 정치경제학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통치 규제의 실질적 효과를 분석하거나, 여러 가지 지표를 살펴보며 국부 증대를 위한 더 나은 전략을 제시하고, 유용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규제는 제한합니다.

 

 

시장과 유용성, ‘이해관계’

그렇다면 정치경제학자들은 무엇을 보고 그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요? 판단이 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바로 ‘시장’과 ‘유용성’입니다. 따라서 18세기의 시장은 단순히 공정한 가격을 중심으로 교환이 일어나는 정의의 공간이 아닙니다. 그곳은 정치경제학자들의 이론이 증명되는 무대, 즉 ‘진실진술의 장소’로 거듭납니다. 이를테면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이론은 시장에서 대한 정부의 규제를 약화, 거의 없애야 한다는 이론입니다. 시장의 가격은 ‘알아서 제 자리를 찾아간다’는 식의 ‘사회적 자연법칙’인 것이죠. 시장은 이런 진실체제와 관계 맺으며 그것이 증명되는 장소가 되는 셈입니다.

그리고 그 이론을 정립하는 기준은 수치화된 시장에서의 지표를 통해 나타나는 ‘유용성’이 됩니다. 정부의 규제로 나타난 효과가 얼마나 유용했는가를 따지는 것이죠. 물론 그것은 국부를 증진하는 데 있어서 얼마나 유용했는가입니다. 그리고 이런 국부의 증대가 곧 시민들의 행복, 반대로 시민들의 행복이 곧 국력의 증진으로 이어지는 ‘공리주의’가 이와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푸코는 공리주의를 철학이 아니라 통치 기술이라고까지 말하죠.

 

이런 시장의 교환메커니즘과 공법의 유용성이 아우러지는 ‘이해관계’가 18세기 통치성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정리하면 근대의 시작과 함께 등장한 국가이성의 법 권리와의 대립 구도를 통해 그 변형이 일어났고, ‘시장’과 ‘유용성’을 중심으로 한 이해관계를 장착하게 되면서 새로운 통치성, 즉 유럽의 자유주의로 나아가게 되었다고 보면 됩니다.

 

중간중간 언급하지 못한 중요한 내용들이 있긴 하지만, 일단 이런 흐름을 이해하는 게 우선인 것으로 보입니다. 점점 현안적인 내용과 연결될 지점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 흥미진진하네요. 다들 어려우시더라도 정신 차리고 힘내 봅시다~

 

다음 주 발제는 새은과 현진입니다!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시고 다음주에 뵈어요~

댓글 6
  • 2026-10-08 16:45

    푸코 버전의 정치경제학 비판으로 읽혀서 재밌고 마르스크 자본과 같이 읽어보고 싶고 그러네요.ㅎㅎ 계급투쟁 대 대항품행!?
    일목요연한 후기 감사합니다.

  • 2026-10-09 23:33

    푸코가 안전영토인구 맨 앞에서 생명권력을 다룰거다 라고 하면서 설명했던 것들의 연장선이자, 안전메커니즘의 연장선으로서의 생명권력을 대대적으로 다루는 책인 것 같아 설레입니다 ㅎㅎ

  • 2026-10-12 23:19

    o0o 저는 푸코가 강의를 못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두괄식으로 써줬으면 좋겠다고 했을 뿐....ㅋㅋㅋㅋㅋ 하지만 두괄식으로 서술될 수 없는 철학의 매력...이 있는 것이겠지요...헣허허

    정치경제학을 통치이성으로 볼 수 있느냐- 에 대한 이야기를 오래 했던 게 기억나는데, 푸코가 언급한 개념과 단어들의 층위를 잘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점에서 흐름 정리가 많이 도움되네요~ 감사합니다!

  • 2026-10-13 12:41

    한 주 사이 리셋된 1, 2강이었습니다^^;; 우현이 잘 정리해주셔서 후기를 통해 열심히 복기하며 4강 발제 준비도 했습니다~
    1학기에 읽은 책이 차곡차곡 쌓여 2학기 마지막 책 <생명관리정치의 탄생>으로 한 챕터가 마무리되나 싶기도 하고요!
    새로운 통치이성을 알아가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 2026-10-13 13:39

    프랑스식 전통적 혁명의 길과 영국식 급진주의의 길, 두 방향성의 차이가 흥미로웠던 파트였습니다. 철학사에 있어 영미철학과 대륙철학이 구분되는 것처럼 유럽의 학문사에서는 상이한 두 지리적 공간의 차이를 주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일까 궁금해지네요.

  • 2026-10-13 15:35

    댓글도 늦었지만..그래도.. 큰 흐름을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말에 다시 읽어봤는데도 여전히 어려운 구절이 많은 푸코 읽기 입니다. 그래도 우현샘 말대로 큰 줄기를 따라간다고 생각하고 읽어나가 보겠습니다. 저는 혁명의 길과는 전혀 다른 방향인 듯 보이는 공리주의가 18세기 공권력을 제한하는 방식 중 하나였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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