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의 언어> 1회차 후기
<여신의 언어> 1회차 후기
새 공간 첫 세미나 <여신의 언어> 읽기 모임!!
책의 무게와 금액이 너무 큰 문턱이었던 걸까요 ㅎㅎ 그래도 처음 오신 분까지 있는 나름의 알찬 세미나가 시작됐습니다. 새로 오신 분께서는 아직 닉네임을 고민중에 있으세요. 그때까지는 여신님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ㅋㅋㅋ 반갑습니다!
<여신의 언어> 읽기 모임은 그동안 문탁에서 해왔던 세미나중에서 가히 실험적인 세미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 책이 엄청나게 클 뿐만 아니라... “고고신화학”이라는 낯선 분야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첫시간에는 이 낯선 학문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고고신화학은 간단히 얘기해서 선사시대의 상징 체계와 사회 구조를 복원하려는 학문입니다. 그러다보니 고고학과 언어학, 신화학을 넘어 인류학까지 결합되어있는 학문이라고 해요. 저희가 읽고 있는 <여신의 언어>는 그 고고신화학이라는 학문이 정립하게 된 역할을 한 ‘마리야 김부타스’의 대표작입니다.
고고신화학이 정립되기 이전에는 고대 그리스의 유물을 남신 숭배나 야만-미개-문명 순으로 발전하는선형적 발전구조로 파악했습니다. 김부타스는 이런 접근법을 바꾸어 이분적이지 않은 문명 그 자체를 보여주고자 했어요. 그 계기가 된 것이 쿠르간 유적의 발견이었습니다. 김부타스는 여기서 알렉산더 마샥(1918-2004)의 영향을 받아 선사시대의 기호가 무작위적인 무늬가 아니라 체계적인 구조와 의례적 수행이 담겨있는 것이라는 걸 자신의 연구에 적극적으로 적용시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태초에 신들은 여신이었다>를 쓴 메를린 스톤과 함께 작업하면서 유물의 연구가 점점 여성학적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저희는 고고학이 여성학적인 관점을 가지게 된 것은 요한 야코프 파흐호펜(1815-1887)의 <모권론>의 영향도 있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여성학적으로 해석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 추측했어요. 왜냐하면 김부타스의 작업 자체가 여신의 흔적을 찾기 위해 발굴작업을 한 것이 아니라 쿠르간 문명에 대한 연구를 할 수록 여신을 숭배한 흔적이 아니면 설명될 수 없는 유물들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책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볼까요?
사실 <여신의 언어>는 김부타스의 주장이 짙게 배여있는 책은 아닙니다. 김부타스 본인은 사실 수많은 유물 속에 드러난 상징들을 마치 사전처럼 찾아볼 수 있도록 작업했다고 밝히고 있어요. 때문에 가장 원시적인 기호, 문양인 V 부호부터 시작합니다. 이번에 읽은 분량 속에 담겨있는 주요 기호는 제가 했던 메모를 보시면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요.

저희는 모두 본격적으로 유물들을 살피면서 ‘이게 맞아?’라고 생각했는데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설득이 되는 신기한 경험을 했죠 ㅋㅋㅋ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물과 물에 사는 새입니다. 저는 사실 모든 부호들이 너무 신기했는뎅... 생각보다도 ‘물줄기’의 묘사가 나중에 나온게 흥미로웠어요. 가장 쉬운 부호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뒤에 나타난 것으로 보아 선사시대 유물에 다양한 흔적들이 무작위로 만들어진게 아니라 명확한 의도가 담겨있다는걸 알 수 있었거든요. 다른 분들의 자세한 이야기는... 다른 분들이 남겨주시길 ㅎ...
책을 읽을 때 막상 세미나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지 걱정이 됐는데 다행히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건... 유물을 통해 우리가 추상적인 가상의 세계가 아니라 ‘구체적’인 실재를 떠올려볼 수 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김부타스는 상징이 아주 구체적인 체계와 구조를 가지고 있는 문명을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이는 유물 속의 다양한 기호와 묘사들이 현실과 연결되고 그것들의 연상이 특정한 의미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보여준다는 겁니다. 이건 상상의 차원이 아니라 그들의 현실과 생활을 보여주는 요소입니다. 고대시대를 다룬다는건, 특히나 유물을 통해 이를 연구한다는 건 그 구체성을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그러고보니 저는 지금까지 상징은 추상적인 그들의 의식세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자꾸만 생각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물론 무엇이 구체적인 것인가! ‘유물론’적으로 바라본다면 그렇기야 하지만... 김부타스의 작업은 그것이 반드시 형이하학적인 것만을 보여주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신화학에 관심을 갖게 된건 레비스트로스의 <신화학>을 읽었기 때문인데요, 레비스트로스와 책에서 언급하는 르루아 구랑은 구조주의 인류학자로서 대립되는 개념으로 인간의 사유구조가 만들어져 있다고 주장합니다. 쉽게 예시를 들어보자면 여성/남성의 기호가 구별되어 사용된다는 거죠. 구조주의 인류학자들은 대립되는 체계 자체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김부타스는 그러한 이분법 자체를 지양하며 고대인들의 사유방식과 일상 자체가 여신의 활동성 아래 이루어졌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실 오늘날 예수를 떠올리면 남자가 떠오르는 건 신이라는 기호를 남성이 독점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신이 여성이었던 시절에는 그러한 대립자체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말로만 하니 잘 와닿지가 않네요. 분명 구체적이라고 했음에도 좀처럼... 적용이 쉽지는 않습니다 ㅎㅎ 그래도 계속해서 읽어나가다 보면 익숙해지겠지요. 새로 오신 여신님(책 속에 여신 아님!)께서는 플라톤의 ‘코라’ 개념에 대해서도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이데아, 감각세계와 함꼐 플라톤의 세 가지 개념 중 하나인 ‘코라’는 이데아와 감각세계 사이의 ‘감각적 모태’를 의미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 감각 자체를 받아들이는 용기에 대해서 고민하며 책을 읽어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첫시간인데도 그림들과 잔뜩 함께하니 재미있는 세미나였습니다 ㅎㅎ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요??
다음 시간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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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 | 2025.09.22 | 141 |

맞아요! 도판으로 가득한 책을 읽으며 토론하는 세미나라니, 눈이 호강하는 세미나에요.
저는 <여신의 언어>를 읽으며 올드유럽의 여신문명과 쿠르칸 문명의 충돌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접했습니다.
인도-유럽어 문명의 기원은 올드유럽이 아니라 가부장적인 쿠르칸 문명에 있었다는 마리야 김부타스의 가설이지요.
엥겔스는 생산력 발달과 사유재산의 출현을 가부장사회의 기원으로 보았는데, 김부타스는 전혀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문명충돌이라는 가설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만..
신화고고학의 가설과 인류학에서 말하는 선물사회에서 교환사회로의 전환을 교차적으로 비교하며 읽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사실 김부타스가 이야기하는 평등한 여신문명은 인류학에서 만나는 문자없는 사회, 국가없는 사회와 거의 유사하기도 하니까요.
저는 세미나를 마치고 나서 김신명숙님이 쓴 책, <여신을 찾아서>을 구입했어요.
저자서문에 보니 멀린스톤의 <신이 여자였던 시절>이 인용되어 있더라고요. 호수샘이 찾은 책이름이 나와서 반가웠어요.ㅎㅎ
이 책에 보니 '여신운동', '여신순례'라는 것이 있었더라고요.ㅎ
마리야 김부타스의 <여신의 언어>가 이 운동들에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것 같아요.
이 겨울, 당분간 '여신'에 빠져서 지내게 될 것 같은 예감입니다.
53p
빈차 문화 토기 뚜껑... 이집트 무덤에서 미이라의 내장을 보관하는 토기들이 생각난다. 책에서는 그 토기 뚜껑이 보여주는 동물들에 대해서 다루는데 곰이나 고양이가 아니라 새를 형상화 했다는 주장이다. 눈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부엉이를 본땄다고 하는데 부엉이의 등장이 좀 뜬끔없다. 물- 물새에서 눈-부엉이로의 전도라고 해야 할까. 물새에서 새의 상징이 달라졌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68p
다양한 민담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고고신화학이 민담과 긴밀하게 연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길쌈과 바느질이 여신과 연관이 되어있다는 것인데 책에서는 금요일이 여신의 날이라고 한다. ‘주일’이 일요일인 것이 도대체 무슨 근거인가 싶었는데 금요일이 여신의 날과 연관이 있는 것 또한 궁금해진다. 민담은 출처가 불분명한데... 이것에 대한 문제도 있진 않을까?
71p
음악과 여신의 연관성에 대해서 분석하고 있다. 음악과의 연관성이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유물들이 의례와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81p
그물망에 대해서 상세히 다루고 있다. 그물망은 마름모, 삼각 m, v 등등 다양한 부호가 모두 혼합되어 있다. 그물망 문양은 분명ㅎ안 경계를 가지고 묘사되는데 알, 음문, 자궁, 물고기-부레 등등 우주적인 연관성을 보여주는 문양이다. ‘생명성’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앞선 아테네에 이어서 아르테미스의 등장! 아테네나 아르테미스나 사냥과 지혜, 전쟁과 관련된 신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문양과 함께 발전 과정을 살펴보니 흥미롭다!
사회학 초보자인 저에게 고고신화학은 사실 암호 해석같은 느낌이어서, 이렇게 큰 책을 받아들고 어떻게 읽어나가나 걱정이 된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너무나 실력자 분들이시라.. 다행스러운 마음입니다. 수만 개의 유물을 연구하고 분류하여 수천 개의 도판으로 엮어낸 김부타스의 치열한 학구열에 경외심을 느낍니다. 특히 사유재산 개념이 등장하기 이전, 평화롭고 평등했던 여신 중심 사회를 복원하고자 했던 그녀의 신념이 책에서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1주차에서 살펴본 도판 중에서 특히 모두의 감동을 불러 온 것이 바로 p23 "가슴 아래 M자 문양이 새겨진 조각상"인데요, 몽환적으로 감은 눈,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섬새한 디테일, M자, V자, 나비 문양이 새겨진 여신의 상징물은 기원전 수천 년 전 사람들의 여신에 대한 숭배가 담긴 걸작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숭배가 단순히 다산이나 여성의 신체적 여성성 때문만이 아니라 여성이 가진 자연 그 자체, 우주 풍요의 원천이라는 고대인의 세계관에 기반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오.. 뜨겁네요 ^^ 저도 <여신을 찾아서>를 주문했어요. 요요샘 말씀대로 김부타스 유니버스에 즐겁게 젖어들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도 <여신의 언어> 읽으면서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 중심으로 찾아보았습니다..
1. ‘여신’이라는 단어에 저절로 숭배 의식과 종교를 떠올렸던 것 같다. 막연히 사제가 있고 집단 의식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런데 물레와 김쌈, 야금 등 생활 속 도구들과의 연관에 이르니 생활 속에 배어 있는 상징들로 상상이 된다. 자주 다 함께 상기하고 싶은 이야기, 누구나 늘 마음에 두고 있는 어떤 이야기—주로 생명력, 태어남과 죽음을 통한 끝없는 재탄생—를 공유하려는 마음이 있었던 어떤 문명을 떠올려보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다.
2. 64쪽 “그런데 이 작품들은 명백히 여신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기 떄문에 올드 유럽의 전체적인 상징의 맥락에서 떼어내 이해해서는 안 된다.” 이 주장이 나온 것은 아일랜드 노스의 무덤에서 발견된 유물에 관한 것이다. 사실 김부타스가 프랑스, 스페인과 심지어 아일랜드, 스코틀랜드까지 올드 유럽에 포함시켜 다루는 것이 약간 의아했다. 같은 생활 문화권으로 보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이다. 다만 ‘여신의 언어’가 확인되는 유물의 경우 기본적으로는 동남부 유럽을 중심으로 보되 서유럽도 주변부로서 포함시킨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2주차 텍스트 읽고 간단히 정리해봅니다.
* 여신의 눈: 신성한 물의 원천, 모든 것을 보는 힘, 전지전능함(후기 구석기시대부터 분명히 나타나서 신석기 시대까지 지속)
* 빈차인의 올빼미 눈: 토기 뚜껑과 가면(새 여신) -> 초자연적 통찰력, 지상의 뭇 생명들의 삶을 영위하는 물의 원천
* 눈과 태양의 특별한 관계: 언어학적으로도 증명됨. 술리(suli), 여신의 마법적인 재생의 눈을 태양으로 이해함
* 성혈과 샘: 성혈은 작은 샘. 20세기까지도 이어짐
* 열린 입과 여신의 부리: 신의 기원을 의미
주둥이가 달린 용기: 물그릇으로 여인을 의인화, 신성한 물의 원천이 여신임
* 물레 길쌈, 악기 등: 여성들이 각종 기예 및 예술의 발명가(그리스의 아테나, 로마의 미네르바)
cf.에르(Er): 이하 ai툴 참고
플라톤의 국가론 10장
이미지에 표시된 에르(Er)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Plato)의 저서인 국가론》(The Republic) 제10권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인물
1. 에르의 정체
에르는 전쟁터에서 전사했다가 12일 만에 다시 살아난 전사로 묘사됩니다.
죽어 있는 동안 사후세계를 경험하고 돌아온 그는, 영혼이 어떻게 심판을 받고 다시 태어나는지(윤회)를 사람들에게 증언하는 역할을 합니다.
2. 본문 내용과의 연결 (천구의 음악)
텍스트에서 언급된 "하늘의 구심점인 원반... 물레 주위를 돈다"는 내용은 에르가 사후세계에서 목격한 '아난케(필연)의 물레'를 뜻합니다.
천구의 음악(Music of the Spheres): 에르의 이야기에 따르면, 우주는 여러 겹의 동심원(구면)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구면마다 사이렌(Siren)이 한 명씩 앉아 있습니다.
이 사이렌들이 각각 특정한 음을 내어 8개의 음이 합쳐진 하나의 화음을 만드는데, 이것이 바로 본문에서 설명하는 '구(球)의 음악' 또는 '우주의 화음'입니다.
요약
여기서 에르(Er)는 사후세계를 여행하며 우주의 질서와 음악(사이렌의 노래)의 조화를 목격하고 이를 지상에 전달하는 '목격자이자 메신저'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 숫양과 새 여신: 생계에 미치는 영향으로 인해 숭배의 대상임. 숫양의 뿔 형태의 추상성, 영원한 부, 행복 숫양의 뿔이 나는 시기가 봄의 시작
* 그물망 모양: 우주와 연결, 생명의 원천
숫양의 뿔의 문양과 여신의 상징들의 연관성을 기반으로 숭배의 대상화가 된 것이 아닐지 추측해보며 함께 이야기 나눠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