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술에 관한 물음] 5회차 후기

토용
2025-07-15 01:34
146

이번 시간은 20~22장까지 했다. 22장은 하이데거를 몰라서인지, 독해가 충분하지 못해서인지 정말 이해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후기는 패스하고 21장까지만 대략적으로 정리해볼까 한다.

 

2부의 제목은 ‘근대(성)와 테크놀로지-의식’이다. 1부에서 중국의 테크놀로지 사상을 코스모테크닉스적인 도-기 합일로 탐구한 저자가 2부에서는 시간과 근대(성)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이 사유를 더욱 확장시켜 간다. 저자는 중국의 테크놀로지-사유가 서구의 테크놀로지-사유에 직면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묻겠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유럽과 같은 근대(성)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근대(성)-물음 자체를 재사유하면서 현 시대를 위한 코스모테크닉스를 재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근대(성)에 대한 사유는 기하학과 시간으로부터 시작한다. 이미 니덤에 의해 중국에서 근대과학과 기술이 발전하지 못했던 이유는 밝혀졌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고대 중국인들은 체계적 기하학-공간에 대한 지식-을 발전시키지 않았으며, 시간이라는 주제를 정교화하지도 않았다.

 

기하학은 시간의 공간화를 요구하고 허용하는데, 다시 이 공간화는 기술적 수단을 통한 외부화와 이상화를 포함한다. 기하학적 필증성은 인과관계의 메커니즘화 뿐만 아니라 논리적 추론을 허용한다. 그리고 그와 같은 메커니즘화에 기반해 가능해지는 기술적 대상과 기술체계는 경험, 역사, 역사성 등 시간성의 구성에 참여한다. 기하학화는 시간의 공간화이다. 시각적으로 시간의 운동을 표현한다. 이상화된 형태로 미래에 기억해낼 수 있는 방식으로 시간을 공간화하는 동시에 외부화한다.

 

중국은 서구에서처럼 정교한 시간-물음을 사유하지 않았다. 서구는 직선적 시간 개념을 가진다. 시간은 한 점에서 다른 점으로 운동하는 관점, 즉 ‘사이’라는 관념을 가진다. 그에 반해 중국은 순환의 시간 관념을 가진다. 때와 순간을 의미하는 시時가 존재했다. 사시, 24절기처럼 순환적이고 포괄적인 시간 개념을 가진다.

 

니덤에 의하면 중국에는 기하학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중국에 기하학 지식이 없었을 리는 없다. 양자강과 황하를 다스려온 역사에서 기하학적 지식은 당연히 필요했다. 니덤의 말은 기하학에 대한 체계적 지식이 없었다는 것이다. 17세기 말 중국에서 유클리드의 『기하학 원론』이 번역되고서야 기하학과 논리체계가 나타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하학은 본질적으로 쓰기와 도식화를 요구한다는 의미에서 기계적이고 시간적이다. 스티글러의 탈구축에 따르면 진리는 상기라는 플라톤 개념은 기술적 차원에 의해 보충되어야 한다. 잊어버린 진리를 상기하는 것은 기억의 기계적 외부화를 나타낸다. 외부화된 상기를 제3차 파지라고 한다.

 

중국이 시간과 기하학을 정교화하지 못했지만 서양과 다른 방식으로 발전한 것일 수도 있다. 중국의 시간은 기하학적으로 다루지 못한 새로운 시간화로 읽을 수 있고, 또 중국은 자연(코스모스)과 운행(시간)에 대한 다른 이해가 있었다.

 

시간과 관련된 기술은 근대적 무의식이 되었다. 즉 기술은 근대 내부에서 결코 주제화된 적이 없지만 근대에 대한 이해방식과 그것을 지각하는데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테크놀로지적 무의식은 비가시적이면서 가시적인 존재로서, 코기토에게 세계를 착취할 수 있는 의지와 자기확신을 부여했다. 한계없는 테크놀로지적 무의식의 착취는 산업의 파국과 환경위기를 불러왔다.

 

근대(성)의 종언은 테크놀로지적 무의식을 의식화함으로써 가능하다. 테크놀로지적 의식은 시간 의식으로 자기의 유한성에 대한 의식이다. 유한성과 기술성의 관계에 대한 의식이다. 근대(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사유를 위해서는 시간과 역사에 대한 물음을 기술-물음과 연관시켜야 한다. 육후이는 중국의 기술-물음을 이해하기 위해 하이데거를 경유하기는 하지만 서양과 동양을 등치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전유하고 그것을 종언으로 차연시키며, 차연시키는 중에 닦달, 즉 현대기술을 재-전유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댓글 6
  • 2025-07-15 09:18

    스티글러가 <기술과 시간>을 통해 테크놀로지적 무의식에 대한 정신분석을 했다는 육후이의 말이 무슨 말인지 감을 잡게 해주는 후기입니다.^^
    저는 <존재와 시간>에서 2부 현존재의 역사성 파트가 정말 어려웠는데 여기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에고.. 시간성이 또 문제군요!ㅜㅜ

  • 2025-07-15 23:14

    28장 요약 입니다...

  • 2025-07-16 00:22

    25장 요약 올립니다.

  • 2025-07-16 07:44

    저는26장입니다

  • 2025-07-16 09:12

    24장 근대초극

  • 2025-07-16 09:30

    27장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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