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란 선생님의 <포스트휴먼> 강좌, 첫 번째 시간이었습니다.
로지 브라이도티와 <포스트 휴먼>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여러 힌트들을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선 기억에 남았던 것은 강의 시작과 함께 이경란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브라이도티와 <포스트 휴먼>에 대한 개략적인 코멘트였는데요.
― 이탈리아 변방 태생으로 호주와 프랑스에서 수학하고 네덜란드에서 교수로 활동한 브라이도티의 이야기. 들뢰즈의 포스트구조조의와 뤼스 이리가레의 페미니즘, 비판 이론 등으로부터 받은 영향.
― 다양한 철학자들의 이론과 주장을 가져와 견주고 분석하며 ‘지도 그리기’를 해나가는 브라이도티의 연구 스타일 탓에 일부 비판자들이 그를 두고 ‘짜깁기’라는 평가절하를 내리기도 한다는 것.
― 그럼에도 지도 그리기 자체기 결코 쉽지 않은 작업임은 분명하며 우리에게 여러 시사점을 줄 수 있다는 것.
― 다만 <포스트 휴먼>에서는 전개 과정에서 브라이도티가 여러 곳에서 가져온 개념을 다소 선험적으로 제시하며 사용하고 있기에 처음 읽는 독자들에게는 장벽이 될 수 있다는 것
등등 말씀해주신 내용들 대부분에 공감이 갔습니다. 무엇보다 주체의 위치가 다층적이고 복수적이라 주장하며 나는 어떤 주체일까 고민했던 브라이도티의 문제의식, 그로부터 나아가 여성이나 외국인 등 기존의 ‘오래된 타자’ 뿐 아니라 비인간 존재를 비롯한 ‘새로운 타자’들과의 조우를 고민하며 페미니즘을 갑옷 삼아 포스트휴먼 영역에 이르는 브라이도티의 여정을 듣고 나니 전반적인 관점에서 책의 내용을 돌아볼 수 있었던 듯합니다.
한편으로 또 흥미로웠던 것은 포스트휴먼적 조건에 대한 내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더 이상 기존의 휴머니즘을 유지할 수 없도록 하는, 시대적으로 포스트휴먼 담론을 요구토록 만든 로지 브라이도티의 포스트휴먼적 조건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경란 선생님은 다음과 같이 설명해주셨습니다.
we - are(all) - in - this - together - but - we - are - not - one - and - the - same.
: 즉, ‘우리’는 서로 같은 동일자도 아니고 유일무이한 일자도 아니지만 포스트휴먼 조건이라는 동일한 상황에 ‘함께’ 처한 자들이다.
서로 별개의 분야였던 기술 영역들 ― 특히 생명유전학이나 신경과학, 정보기술, 인공지능, 나노 테크놀로지, 사물 인터넷들 등이 통합되는 시대. 인간의 기술과 선진자본주의가 지구 전체의 안녕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 다시 말해 인류세이자 자본세이며, 기존의 '오래된 타자'들에 '새로운 타자'들이 더해진 시대.
브라이도티에 따르면 이 시대는 인간 종과 다른 종들의 관계를 변화시키고, 남자/여자, 흑인/백인, 인간/동물, 죽은/살아있는, 중심/주변 등의 범주들 사이 분할선을 지우고 범주들 각각 내부의 분할선 역시 지움으로써 전통적 휴머니즘(인간중심주의)에 도전하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또한 그와 같은 ‘혼종성’과 ‘횡단적 연계성’이 기존의 권력 구조를 크게 변화시키지 못하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탈인간중심주의적 세계의 인간은 자유로워지기는커녕 생명 및 살아있는 물질을 목표로 하는 전지구적 통제 · 상품화 네트워크에 종속될 뿐입니다. 이 네트워크들은 거미줄처럼 분산되어 리좀적으로, 다중심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해부하는 권력의 지도 또한 비선형적으로 그려져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그 과정에서 통합되지 않은 비단일적 주체들을 위한 새로운 윤리를 발명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처한 포스트휴먼적 조건입니다.
이 외에도 반휴머니즘과 포스트휴머니즘의 차이, 트랜스휴머니즘과 포스트휴머니즘의 차이 등등 많은 고민과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있었는데요. 이번 주 수요일 마지막 강의를 통해 이 내용들을 더욱 폭넓게 확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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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단어들의 연속이지만 강의를 해주신 덕에 조금은 어림잡아서
포스트휴먼과 로지 브라이도티를 더듬어 가는 것 같아요
인류학셈나에서 읽는 숲은 생각한다 책과 연결되는 지점도 보여서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