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탁&감이당&남산강학원이 함께하는 루쉰로드 4탄 2일차 여행기!

이현진
2016-08-0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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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감이당과 남산강학원의 MVQ 프로그램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공부하고 있는 이현진이라고 합니다.
지금 중국에서 문탁샘, 곰샘, 근영샘 그리고 아이들이 함께하는 <루쉰로드>가 진행 중인거 아시죠?
오늘이 2일차 인데요.  2일차의 소식과  문탁샘의 근황(?)을 함께 전합니다.
 
 
오늘 한국은 올여름 최고 기온을 찍었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연구실 가족 여러분 부디 몸 보중하시길 바라요.(^^)/

루쉰로드 2일차는 앉아 있는 게 일인 하루였어요.
베이징에서부터 대만해협과 가까운 샤먼까지
중국 대륙을 남북으로 가로질러 무려 11시간 동안이나 고속열차(울나라로 치면 KTX)를 탔답니다.

왜 그런 고생을 비싼 돈 주고 사서 했냐고요?
루쉰로드의 취지에 맞게 '베이징역에서부터 샤먼 대학까지' 루쉰의 행적을 따라 달린 것이죠.
물론 시대가 변해서 루쉰이 갔던 철길을 그대로를 갔는지는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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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 선이 우리가 달린 철길이에요.
암튼, 우리는 여섯 개의 성(하북-산동-강소-안휘-강서-복건), 스물 다섯 개의 기차역(베이징, 천진, 공자의 고향 곡부,영화 <아바타>의 배경이 된 황산, 이탁오의 고향 천주, 장금샘 동생 선영샘이 사시는 복주 등등) 을  지나 샤먼에 도착했어요.
그 길고 긴 여정을 많은 사진으로 생생하게 전달해 드릴게요.(글쓰기 싫어서 사진 막 뿌리는 거 아닌 거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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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로드 팀이 타는 고속철도는 아침 8시 40분 출발.
그래서 아침 일찍 준비해서 거의 출발 시간과 맞아 떨어지게 베이징남역에 도착했어요.
오늘은 평일 그리고 그때는 아침 9시도 되지 않은 시각이었지만 역 안에는 사람이 그득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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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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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내부도 분비기는 마찬가지네요.
조심 조심 앞으로 앞으로 우리팀이 타는 3번 차로 갑니다.
마침 곰샘, 문탁샘, 근영샘은 맨 앞자리네요.
어제 하루종일 걷느라 고생한 발에 휴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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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자리는 우리들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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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을 벗어나자 열차가 고속으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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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넘고 물 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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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도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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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도 지나고 (의도치 않은 농부산천 생수 PPL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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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도 지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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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곳도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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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비가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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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화창한 곳을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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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답게 풍경이나 날씨가 변화무쌍하죠?
오늘의 점심은 기차에서 파는 도시락과
어제 마트에서 구입한 한국인의 매운맛 신라면.
비주얼은....제가 사진을 잘못 찍은 탓이에요. 실은 맛있고 양도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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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민옹이가 살신성인한 먹방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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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당 보충에 입까지 즐겁게 해준 시연샘 특제 주전부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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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도 아직 가야 할 길은 멀어요 ㅠ.ㅠ
아직 7시간이나 남았네요.
민옹은 글 쓰고, 책 보고, 음악 들으며 시간을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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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탁샘, 근영샘도 책 읽기 삼매경에....
오늘 아침, 숙소에서 기차역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기차 타고 가는 동안 가져온 책의 4분의 1은 읽을 수 있을까'라고 우려하시던 곰샘은 주무시네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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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면서도 요것조것 챙기느라 바쁘신 쭌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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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 보고, 스트레칭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담소도 나누고
그렇게 열차 안에서의 시간이 조금씩 흘러감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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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해가 지고 샤먼이 점점 가까워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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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책을 읽는 문학 청년 민옹군
근데 민옹아 왜 낮이랑 페이지가 비슷한 거 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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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1시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샤먼에 도착!
일어서는데 아구구 소리가 먼저 나왔어요.
여행 마스터 쭌언니도 기차를 11시간 타는 건 처음이라고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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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시계 보이시나요? 밤 9:05분경 샤먼북역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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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북역에서 다시 차로 30분 정도 달려 시내에 있는 호텔에 무사히 안착했습니다.
오는 길에 둘러보니 관광도시답게 도시가 화려하더라고요.
남방이라 그런지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야자수를 닮은 가로수도 있고요.
내일 날 밝으면 자세히 보고 사진방에 또 기록 남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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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2016-08-05 08:50

    아.. 샤먼

    루쉰이 쫒기다시피 간곳

    삼한집에 수록되어 있는 <어떻게 쓸 것인가?>에 샤먼에서의 심정을 회고한 부분이 있어서

    옮겨 적어 보겠습니다.

    " 생각건대 작년에 샤먼에 죽치고 있을 무렵, 남들이 나를 몹시 꺼려하여 마침내 '귀신을 공경하되  이를 멀리하는'

    식의 대우를 받고  도서관 이층의 한 방에 모셔졌다. 낮에는 그래도 도서관 관원이나 파손된 책을 수리하는 직원, 열람하는

    학생들이 있었지만 밤 아홉시가 지나면 모두 뿔뿔이 돌아가버려 거대한 양옥 속에 나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정적

    속으로 가라앉아 갔다. 정적은 술처럼 진해지고 가벼운 취기를 느끼게 했다. 뒤편의 창으로 바라보면 우뚝 속은 바위산에

    숱한 하얀 점이 보인다. 무덤 무더기이다.  외따로 노란 불빛이 보이는 것은 난푸퉈사의 우리등이다. 앞쪽은 바다와 하늘이

    하나가 되어 어슴푸레하고, 흑색 솜과 같은 밤의 색깔은 곧장 가슴 깊은 곳까지 덮쳐 온다. 나는 돌난간에 기대어 먼 데로

    눈을 돌리고 나 자신의 심장 소리에 귀기울인다. 아득한 사방에서 헤아릴 수 없는 비애과 고뇌의 영락과 사멸이 이 정적

    속으로 뒤섞여 들어와 그것을 약주로 바꾸어 빛깔과 맛과 향기를 더한다. 그럴 때 나는 무엇인가  쓰고 싶었는데 쓸 수 없었고

    쓸 도리도 없었다. 이것도 내가 말했던 '침묵하고 있을 때 나는 충실함을 느낀다. 입을 열려고 하면 공허함을 느낀다'의

    한 예이다"

    글 속의 '무덤무더기' 부분이 루쉰이 '무덤' 표지 사진을 위해 찍었다던 그곳이겠죠?

    황량하고 쓸쓸함이 묻어나던 그 사진 한장이 생각나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조화석습'에 수록되어 있는 루쉰의 글들을 좋아하는데요

     샤면에서 집필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더 샤먼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문탁샘~

    더 야위어 보이세요

    더운 여름 잘 챙겨 드시고 끝까지 홧팅!

  • 2016-08-05 09:38

    여기가 이렇게 더운데 거기는 얼마나 더울까...라고 걱정했는데..

    쾌적해 보이는 기차 안에서 11시간...음..좀 길다...가시느라 땀 한방울 안 흘리셨네.

    저 이후..엔 더위먹는 장면 나오나요? ㅎㅎ

    건강히!잘! 루쉰을 만나보고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