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오전, 막스 세미나를 빼먹고(ㅜㅠ) 한빛초등학교에 수업을 다녀왔습니다.

도서관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그 중 하나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것이지요.

미처 사진을 못찍었지만 도착하였더니 자그마한 플랜카드도 붙어있었습니다. '강사:이수민'이라고 쓰여서요!!

사서선생님과 간단하게 인사하고 교장선생님과도 간단하게 인사나눴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전체인원인 130명 정도 되는 친구들과 천자문 수업을 진행했어요.

총 1시간 30분. 첫시간 40분은 진달래 쌤이, 5분 쉬고 뒤에 40분 수업은 제가 진행했습니다.

첫 수업은 가장 유명한 구절인 '천지현황 우주홍황'이었습니다.

천자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하고 문자 소개와 문장 소개 그리고 반고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지었습니다.

곧 중학교에 올라가는 친구들이라 무서울거라고 예상하고 왔는데 전혀 무섭지 않았습니다.

등장하는 순간부터 왁자지껄 어찌나 귀엽던지!! 몇개월 뒤에 교복입고 중학교를 다닐 친구들이라곤 믿겨지지 않았어요.

끝까지 정신사나워지거나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진달래 선생님의 질문에 곧잘 대답하기도 하고요.

첫시간이라 그렇겠지, 두번째 시간엔 분위가가 완전히 흐트러지면 걱정이 되더라구요.

짧은 쉬는시간 뒤라 여전히 시끌벅적한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목스트레칭을 했습니다.

중3인 동생이랑 밖에 돌아다니면 둘이 친구냐는 얘기를 자주 듣기 때문에 저는 어려보이지 않기 위한 대외용 목소리가 따로 있습니다.

목소리를 깔고서 말하는 것이지요. 그래도 저는 어리기때문에 진달래 선생님이나 게으르니 선생님과 같은 차분한 진행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중저음의 목소리로 같이 친구들과 노는 것이 저의 전략입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어요.

친구들과 너무 재밌게 놀았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해와 달과 별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다들 흥분상태였어요.

그 기세를 이어서 낭송도 기운차게 여러번 하고 왔습니다. 

세미나할 때는 항상 말을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대외적인 얘기를 해야할 때는 그정도는 아닌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항상 문탁에서 세미나를 할 때면 이렇게 말을 못하가지곤 어디가서 입 뻥긋 할 수는 있으려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ㅋㅋ

정말정말정말 재미있었어요!  친구들과 호흡맞추고 노는데 친구들이 신나하는게 보여서도 좋았고 또 저도 만만치않게 신났었구요!

학교 선생님들도 수업이 재미있으셨나봐요. 사서 선생님은 저희를 배웅하시면서 가끔씩 또 오시라는 얘기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같은 내용으로 두번째 수업해봤는데 할 수록 하면서 더 공부가 많이되는 것 같아요. (청송에 다녀오는 것도 그렇구요)

왜 문탁선생님이 남 공부시키려다가 본인만 공부하게 됐다고 하시는지도 알 것 같구요!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왕초보 한자공부하는 학생이 이런 기회를 갖게 되다니 _()_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