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연 2부 - 굿바이 파지스쿨러! (2)

관리자
2016-12-2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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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쓰다 갑자기 중단한 앞의 글에 너무 많은 댓글이 붙어서...이어지는 글은 새글로 작성합니다)

파지스쿨은 네 과목을 공부합니다.

<인문>과 <고전>에서 읽고, <글쓰기>에서 씁니다. 그리고 앎과 삶을 일치시키려는 <N 프로젝트>

이제 N프로젝트 발표에 이어 <인문>과 <글쓰기>에서 공부한 것을 보여줍니다.

먼저 소리가 루쉰의 <작은 사건>을 암송합니다. [외침]이라는 책에 수록되어 있는 글인데 광인일기나 아큐정전처럼 유명하진 않지만 루쉰의 마음과 문체가 잘 표현되어 있는 아주 빼어난 소품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작품이죠. 그런데 소리가 이 작품 전문을 암송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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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진짜 감동했습니다. JYP가 맨날 그러잖아요? 노래라는 것은... 소리반 공기반이다. 전 소리가 그걸 암송하는 순간  JYP에게 빙의되서 속으로 이렇게 외치고 있었어요. "아, 이게 바로 소리반 공기반 암송이다!!!!" ㅋㅋ...

루쉰이 소리를 통해, 소리의 음성과 숨소리와 태도와 눈빛을 통해 저에게 전달되었습니다. 그 순간 소리는 루쉰이었습니다. 아...소리는 루쉰을 읽! 었! 습니다. 읽고 말았던 것입니다!

다음엔 수아와 소연이의 맹자 암송과 맹자 에세이 발표였습니다.

와우~~ 이 친구들도 장난 아닙니다. 맹자를 줄줄, 좔좔 외우는데... 도대체 이 아이들이 뛰어난 겁니까? 아니면 이 아이들의 선생이 훌륭한 겁니까? 

그리고 맹자의  "홀로 즐길 것이냐 아니면 (백성과) 함께 즐거워할 것이냐"를 자신의 파지스쿨 (친구들과 관계)경험으로 녹여낸 수아의 에세이.  제선왕의 측은지심을 공감능력이라 이해하고, 나아가 그것은 제대로 읽고 보는 것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이것을 자신의 파지스쿨 강정탐방경험과 연결시킨 소연의 에세이는... 참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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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질의응답. 이 때 등장한 걸 크러쉬 그룹^^

하하! 세상에나 제일 무서운 게 바로 윗 기수라고 하더니... 파지스쿨 졸업생들이 수아와 소연에게 쉴 틈을 주지 않고 질문을 퍼부어댑니다. 전 이 친구들이 무슨 논문심사하러 온 심사위원인줄 알았습니다. (얘들아, 올챙이 적 생각좀 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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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아이들이 잘 대답을 했을까요? 아님 속으로 "도대체 이 언니들.... 왜 이러는거야?" 라고 생각했을까요?  사진을 통해 짐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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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발표는 다 끝나고 제3회 파지스쿨 졸업식입니다. 해가 거듭할수록 관록이 쌓이는게 아니라 피부가 좋아지는 (음...의심스럽군^^) 우리의 쿨장, 노라님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행사 때 빠질 수 없는 초청공연도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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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이 졸업장을 수여하고, 선배들이 꽃다발을 전달합니다. "아....아름다운 밤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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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들의 졸업을 축하해주러 온 분들의 덕담이 이어집니다. 민서를 파지스쿨에 꼭 보내겠다고 미리 예약하는 한가위님. 

아...자기도 파지스쿨 다녔어야 하는데, 동생을 보니 질투난다며 엄청난 립서비스 내공을 발휘한 수아 오빠. 

소리의 새로운 면모를 보았고 이제 소리와 좀 더 소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쁨을 표현하신 소리어머니. 

파지스쿨이 도대체 뭐하는 곳인지 딸 아이 졸업식에서야 비로소 제대로 알게 되었다는 소연 아버지...ㅋㅋ... 

모두 모두 좋은 말씀을 (약간의 msg를 첨가해) 듬뿍 듬뿍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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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졸업식에 '눈물 한 방울'은 어쩔 수 없는 의례인 모양입니다. 이번에 울컥하신 분은 수아 어머님입니다. 

수아가 빼닮았을 게 분명한 수아의 어머니. 수아처럼 씩씩하고 활달하실 것 같은 수아 어머님이 갑자기 울컥~ 하시더군요. 

아마도 수아가 기특해서, 하지만 수아가 또 애틋해서 그런게 아닐까요? "애틋하고 찬란한.... 우리 딸!!" 아마도 그런 마음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여기에 불쑥 공명한 우리의 여울아 쌤!

여러분! 쪼쪼대는 여울아가 얼마나 여린 마음의 소유자인지, 모두 잘 모르시죠?  요기 증거사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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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기쁨과 환호, 공감과 격려....이렇게 알홈답게....졸업식이 끝났습니다......................................................................................라고 할 때쯤 갑자기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우리의 쏴~~ 가 성큼성큼 나서더니 프로그램 하나가 더 있다는 겁니다. 자기들이 선생들에게 상장을 수여한다는 것입니다.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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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제부터 선생들이 받은 상들을 대 방출, 대 공개합니다. 기대하셈.

히말라야가 받은 상은...<일심동체상> ....ㅋㅋ.. 하반기에는 뿔옹샘과 안 싸우고 사이좋게 지낸 걸 아이들이 칭찬하는 상입니다.  

여울아가 받은 상은...<쪼쪼상>입니다.  상장에는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위 사람은 어떤 일이 있어도 세심하게 아이들을 쪼아대며 불가능한 일을 가능한 일로 바꾸는 비상한 재주를 선보였으므로 이에 상장을 수여함"... 아, 이 아이들 천재 아닙니까?

이에 비해 진달래는 <잡답상>을 받았습니다. 내용인즉 수업과는 별개이지만 스쿨러들에게 아주 중요한 잡담에 적극 동참한 것을 치하하는 거래요. 푸훗! 

뿔옹은 <피드백상>..늘 냉정하게 피드백을 해주기 때문에 자신들이 감정을 벗어나서 사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네요. 노라는 <노라엄마상>입니다. 엄마와 같은 마음으로 간식도 많이 주고 기발하고 재치있는 수업을 선사했다네요. 노라는 진정한, 진정한, 파지스쿨의 추장입니다! 

마지막으로 게으르니. <안게으르니>상을 받았군요. 아침일찍부터 문탁에 나와 늘 꾸준히 자신의 일을 근면하게 하는 모습이 몸으로 모범을 보인거랍니다. 와...아이들은 모든 걸 다 보고 있고, 모든 걸 다 알고 있습니다. 

정말 멋진 아이들이고 정말 멋진 선생들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의례. 사진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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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열일곱인생학교팀과 주학스탭들이 연석회의를 했습니다. 학교에 대해 수업에 대해 교육에 대해 서로의 생각이 날 것으로 많이 드러났습니다. 주학과 열일곱팀의 생각의 차이도 컸지만 (늘 그렇듯이) 우리끼리 더 많이 차이를 드러내고 떠들어댔습니다.

이 꼴을 계속 지켜보던 우경윤샘... 묻더군요. "도대체 파지스쿨은 학교의 목표가 뭡니까?"

선생님, 대답해드릴게요. 

우리 목표같은 거 없어요.... 다만 인생의 어느 한 때.... 새로운 친구들을 만났고 그들과 같이 공부하고 밥먹고 지지고 볶으면서 우정을 쌓았습니다. 많이 힘들었지만 벅차게, 벅차게 기뻤죠.... 찬란했던..... 시절이었습니다!....라고 말입니다.

굿바이! 수아, 소연, 소리, 일윤!! 

굿바이! 2016년!

피에쑤: 이날 <향연>을 보고 가장 크게 든 생각. 음...이제 은퇴하자!! 이제부터 은퇴후를 고민해야겠어요...호호호~~ 

댓글 3
  • 2016-12-21 09:51

    공기반 소리반요? ㅎㅎ 

    소리 연주곡도 감성이 깊어져 인상적이었어요.

    소리가 곡이 너무 졸린 거 아닌가 걱정할 때 응원했어요. 

    제게 처음 들려주던 날 눈물이 찔끔나더라구요. 

    소리가 그동안 외롭고 힘들었던 게 다 느껴져서요. 

    어제 마지막 밀회때 누군가 수아에게 물었어요. 너 암송한 거 다 이해하고 한 거니?

    하하 그럼요... 

    수아가 질수축알이나 형제처자 이산 부분을 얼마나 처절하게 외쳤는지

    흔흔연 부분에서 어떻게 미소를 띄었는지 내가 다 기억해주마~

    암송해본 사람은 알지... 암기와 어떻게 다른지. 올해 난 그것 하나 건졌다!

    소연이의 에세이~ 보는 능력 키우기. 질의응답하다 왜 양에 집착하냐?는 명언을 남겼네요. 

    아마도 선배들은 보지 않은 것도 헤아리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인 듯. 

    저는 무대에 서 있기만해도 장한 악어떼와 무대만 올랐다하면 멋진 파지스쿨, 

    둘 다 만나는 경험을 했는대요. 사실 극과 극의 경험입니다. 

    어제 수아는 연습 때 나온 우렁찬 목소리 때문에 많이 기대했는데, 실망했다고 해요.

    수요일 밤마다 벽하나를 두고 수아는 악어떼가 어떻게 지지고 볶았는지를 지켜본 셈이지요. 

    이것으로 그동안 조련사여울아는 없다는 게 제 생각이예요. 

    그냥 내가 너에게 집중하고 있어 라는 신호를 보내면 아이들은 자기가 가진 만큼 내보이는 게 아닐까해요. 하하.

  • 2016-12-21 13:02

    세 번에 걸친 후기라니! 

    사진 고르는데도 힘들었을듯요..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여울아샘의 말은 끝이없다.

    이제 파지스쿨 다닐 때보다 더 많이 만날 거면서!!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네버엔딩 스토리ㅋㅋㅋ

  • 2017-06-07 12:32

    이게 맞는 것 같은데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