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행진] 꽃과 나비가 된 사람들
히말라야
2017-03-14 11:23
678
지난 토요일 오전 동천동 일대가 꽃을 든 사람들로 인해...꽃밭이 되었습니다.
꽃 하나씩 들고 서울 광화문까지 가는 버스에 함께 몸을 실으니, 버스도 꽃버스가 되었다는 소문이...ㅎㅎ
광화문에 도착하니... 꽃 뿐만이 아니라 나비와 해바라기와....여러가지 소리들로 북적입니다.
그 와중에서 꽃밭 사람들은 꽃노래와 춤으로 나비행진 연습을 목이 터져라...(내 목만 터진 거?) 합니다.
역시 ..제 목만 터진듯...하군요. 그래도 즐거워들 하시니... 좋았습니다~~
어디선가...파지스쿨 졸업생 수아와 소연이 나타나서 반갑습니다. 둘 덕분에 꽃밭이 더욱...풍성~~~
제일 신난 사람은...바로 이 분인듯~~
이제 열지어 앉아 퍼레이드가 시작되기를 기다립니다....꽃을 든 남자~~들...아름답습니다..
저 뒤에 요요샘도... 신나셨네요...ㅎㅎ
꽃 ..나비... 달팽이가 모두 한가족이 되었습니다~~ 근데 왜...퍼레이드 시작안하지...
누구의 발언, 또 누구의 발언...발언...발언....그러면서
"탄핵다음 탈핵이다"를 백만번쯤 외치고...
결국 꼬마 나비들의 입에서...하품이 나와버릴 때쯤
드뎌 ...지진 앞에선 핵발전소가 선두에 서서.....퍼레이드를 시작합니다~
핵발전소에서부터 눈물을 머금은 전기를 흐르게 하는 송전탑 전사들....
그런 전기를 끝없이 소비하는 탐욕의 도시를 지나....
드뎌..희망의 삼두매를 앞장세운...희망이 따라갑니다~
오마이뉴스에서...이날 등장한 삼두매를 설명한 것을 잠깐 인용해 봅니다...
"개인의 삼재나 국가적 재앙을 막기 위해 집집마다 붙였다는 것입니다.
즉 핵 사고라는 국가적 재난 사태를 막기 위해, 그리고
박근혜 정부가 만들어놓은 적폐들을 청산하기 위해 이날 광화문에 삼두매가 등장한 것입니다."
흠... 우리가 동네탈핵릴레이에서 탄핵정국을 이용하듯 여기서도 탈핵과 탄핵이 섞입니다.
탈핵이 탄핵을 이용하듯...탄핵도 탈핵을 이용합니다...이용이라기보다는..
마주침을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해야할까요? ^^;;
동천동부터 심어서 피어난 희망의 꽃밭입니다.
거대인형들에 대비해서, 긴 행렬에 대비해서
그리고 탄핵정국에 모여든 사람들에 비교해서...
너무 작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꽃과 나비들은 굳게 막아선 경찰버스 앞에서 즐겁게 춤추고 노래했고요~
꽃밭 사이를 뛰노는 노루와 사슴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까 꽃 속에 들어있던 한가위샘이 어느새...노루로 탈바꿈~
무겁고 큰 꽃을 입고 다니느라..땀이 뻘뻘~~
이날 자룡님... 엄청나게 많은 카메라에 찍히셨습니다.ㅎㅎ
"영웅이 되지 않아도, 내 이름 아는 사람 없어도
평범한 하루가 세상을 바꾸네..." 라는 노랫말처럼
다른 세상이 도래하기를 희망하며 ....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이 하루를 그렇게 함께 보낸 것 같습니다.
"(핵발전소) 없는 세상"... ( ) 속에 핵발전소 대신...어떤 말을 넣을 수 있을까요.
탐욕? 성장신화? 사회적비리? 불평등? 세월호?
무수히 많은 말들을 넣어서 생각해봅니다.
탄핵정국이 아니었다면, 그 자체로 빛나고 사건으로서의 이슈가 될 수 있었을텐데...
탄핵정국 속에서는 그저 "사전 행사" 정도로 묻혀서 약간은 씁쓸했고...
저의 진행미흡으로...일사분란하게 퍼레이드 진행에 동참하지 못하고 여기 저기 헤메기도 했지만...
그래도 우리는 요렇게 이뻤습니다...
녹색다방과 함께 "후쿠시마 마주보기"에 동참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
*** 저희들 사진은 녹색당원이신 윤건원샘이 찍어주셨고요... 멀리서 전체를 찍은 사진들은 클리앙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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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시인이 시를 쓰네
행복하도다 행복하도다 샴페인 병처럼
그의 내부에서 봄이
기포들을 밀어올리니
병마개가 곧 솟아오르리"(노시인이 시를 쓰네 전문)
평생을 과수원 농부로 일하면서
자연과 존재의 본질을 노래한 노르웨이 시인의 시입니다.
꽃이 피는 것도 봄이 오는 것도 나비행진도 탈핵도
샴페인 병마개가 솟아오르는 것도 모두 하나이군요..
사람꽃도 있습니당 ㅎ
처음엔 '퍼레이드'라는 것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난리북색통 속에서 내가 선두인지, 중간인지, 끝인지도 모르는 채 걸어가다 보니...음....이게 뭘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액티비티, 퍼포먼스, 퍼레이드... 이런 단어들에 대해 좀 더 고민이 들더라구요.
퍼레이드? 우리가 하는 게 '데모(demonstration' 나 'show'는 아니죠? 아마도 제의적 행위나 공연에 더 가까운 거겠죠? 어쩌면 현대화된 마당극? 혹은 굿(판)?
그렇다면 내가 거기에 참여한다는 것은 또 뭘까요?
어쨌든 상념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