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식히고 가슴은 데우고.. 월든으로 오세요~

요요
2016-05-2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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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후라서 그런걸까요?

한가히 파지사유에서 라떼 한 잔하고 있는데

달팽이가 와서 외칩니다.

"월든으로 와서 방진복 소녀 같이 만들어요~"

방진복 소녀?

더이상 산재로 인한 죽음이 없기를 바라는 'NO MORE DEATH'가 씌어져있구요.

반올림농성장에서 받아온 패턴을 이용해서 만드는 인형이랍니다.

월든으로 건너갔더니

오늘이 마침 월든 지킴이를 하는 매니저들의 회의날이기도 하더라구요.

토용, 띠우, 달팽이, 봄날, 그리고 도라지, 엄지, 물방울, 느티 등이 회의하면서 열심히 작업중이었어요.

저도 한 자리 끼어서 어설픈 솜씨로 바느질을 해서 가방에 매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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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는 길에 월든에 들리시면 재료가 준비되어 있어요.

이어가게를 지키는 매니저들이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려주니.. 꼭 하나씩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삼성반도체 노동자들 뿐 아니라 모든 작업장에서

더 이상의 죽음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땀 한땀 바느질을 하다보면 완성이 됩니다.

책읽고, 세미나 하면서 지친 머리를 식히는데는 바느질이 아주 좋아요.

게다가 손작업에 열중하다 보면 명상의 효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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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에서는 바느질에 열중하고 있는데

다른 한 쪽에서는 가죽가방을 만드는 친구들이 있었는데요.

요즘 손작업의 맛에 흠뻑 빠진 시스터즈라고 해요..

지금은 공정연구에 완전 몰입해서 열띤 토론 중입니다.

어떻게 재단을 해야 하는지, 어디에 구멍을 뚫어야 하는지, 머리를 맞대고 있더군요.

이렇게 말이죠!^^

어떤 결과가 나올지 참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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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참! 요즘 월든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방석만들기인데요.

문탁에서 쓰고 있는 방석이 낡기도 하고 모자라기도 해서

이어가게에서 모아놓은 청바지를 잘라서 업사이클링 방석을 만들고 있어요.

우리가 쓸 방석, 우리가 함께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진은 샘플이랍니다. 예쁘지요?

청바지천을 잘라서 붙이는 건 손바느질로 하구요..

최종 완성품은 미싱작업을 해서 만든다고 해요.

세워놓은 방석은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고,

테이블에 깔아 놓은 것은 중간단계까지 작업한 것이랍니다.

오며가며 방석 만들기.. 같이 해주시길 학수고대하고 있어요.^^

꼭 오셔서 방진복 소녀든 방석이든 같이 만들어요.

머리는 식히고, 가슴은 데우고..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요?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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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2016-05-27 17:02

    지난 주 금욜 오후 더위를 피해서 월든에 갔어요

    시원하고 쾌적하더라구요

    올여름 피서지로 월든 강추합니다

  • 2016-05-27 17:54

    자주 갈게요~

  • 2016-05-27 19:53

    바느질 솜씨가 없어도 괜찮으시다면..공부 중간에 잠깐씩 갈게요~~

  • 2016-05-27 20:39

    전 요즘 '옥시' 사태를 보면서 계속 생각해요. 사실 삼성반도체 문제와 옥시 문제가 다른게 아니잖아요? (자본가의탐욕+편리한화학물질)

    다만,  힘없는 여공들만이 당하는 재앙이 아니라 이제 누구라도 피해갈 수 없는 보편적 재앙이 되어 버린거죠.

    바로 우리가 눈 감고 모르는 척 살고 있는 동안에!

     

    세월호와 메르스가 학교 갔다가 죽고, 병원 갔다가 병 걸리는 거였잖아요? 근대 시스템의 본질을 비극적으로 드러낸 거죠.

    포스트 세월호와 메르스 이후 등장한 미세먼지와 옥시사태!  보편적 재앙의 구조를 훨씬 더 잘 보여주고 있군요. ㅠㅠ.

    누구나 피해자뿐 아니라 나아가 언제라도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이 보편적 재앙의 구조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