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20일차 - 냉장고는 정리 못 할 것 같아요

진달래
2021-09-27 23:25
160

에코 챌린지 기간동안 냉장고를 꼭 정리하고 싶었는데, 벌써 20일차 

띠우샘은 하루도 빠지지않아서 이미 끝냈다. 

예전에 신문에서 어느 유명 쉐프가 쓴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왜 우리는 냉장고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느냐는 내용의 글이었다. 

꽤 인상적이어서 오래 기억에 남았는데,   어째 누가 썼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아마 내용은 이제 우리가 시장에서 식재료를 바로 사서 바로 조리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우리가 음식 재료를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

그리고  대형 마트의 냉장 진열대

저온 창고, 냉장 배송 등등 

실제 보이지 않지만 얼마나 많은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가를 집어주면서 

우리는 어찌보면 전기를 먹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이야기였다. 

친정 엄마는 김치 냉장고가 없는 나를 제일 불쌍하게 본다. 

-전기를 딱히 아껴 쓰지 않는 내가 그나마 집에 김치냉장고가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좀 더 생각해보면 우리는 아주 큰 냉장고에 살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요즘 가끔 든다. 

요전에 보은에 갈 일이 있었는데 동네마다 하우스처럼 지어 놓은 곳에 작은 나무들이 있어서 봤더니 

대추 나무였다.  오래전에 집에 있던 커다란 대추나무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수확하기 좋게 개량했는지 작은 나무에 대추가 다닥다닥 달려 있었다. 그도 하우스에....

이렇게 재배되는 작물이 얼마나 많은지. 

우리가 사시사철 먹고 있는 야채나, 이제 제철 과일이라는 말이 무색한 과일들... 

 

 

신문에 난 어느 은행 광고에 '무공해차'라는 문구가 눈에 걸렸다. 

무공해차라고  쓰인 걸 보니 아마도 전기차이지 않을까? 

전기차는 무공해차일까? 

우리나라는 원자력 발전소만이 아니라 화력발전소의 수도 국토면적에 비해 월등히 많다. 

전기가 저절로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면 전기차를 과연 무공해차라고 말할 수 있을까? 

 

에코라는 말이, 깨끗하다는 말이 과연 좋은 건지 매번 나는 헷갈린다. 

어느 면에서는 그게 옳을 수 있지만 다른 쪽면도 옳은 것이 될지 모를 때가 많기 때문이다. 

 

냉장고 정리는 못하고 오늘 아이스팩을 하나, 또 생태공방에 갖다 두었다.^^;;

 

댓글 3
  • 2021-09-28 09:05

    진달래님 21일동안 공생자행성을 함께 떠돌았네요

    관계의 층위가 쌓여가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기회에 만날지 모르지만, 

    그게 뭐든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으쌰으쌰^^~해요

  • 2021-09-28 13:02

    맞아요 전기차 광고 보면 자본주의의 트릭이 느껴지죠  

  • 2021-09-28 21:10

    글쵸 저도 요즘에 과일나무들을 보면 좀 글터라구요. 높이는 크지 않게 해서 사람들이 수확하기 좋게 만들고, 과일은 많이 열릴 수 있게 지지대에 묶어 가지를 길게 펼쳐 놓은 모습은... 왠지 고문당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런 걸 기술이 좋아졌다고 말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여튼 너무 부자연스러워서 이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