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터 에코챌린지 릴레이 열 번째, 뭐, 에코챌린지?

micales
2021-12-1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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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래도 사실대로 고백해야겠다. 나의 에코챌린지의 전과 후는 달라지지 않았다(매번 그렇듯이 또다시). 내가 에코챌린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그냥 우연에 가까웠다. 어느 날,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토토로샘께서 혹시 에코챌린지를 진행하는데 참여할 의사가 없는지 물었고, 나는 아무 생각 없이(?) 하겠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여러 뉴스나 잡지들에서 환경관련 소식들을 접하던 터라, 내가 앞으로라도 환경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조금이나마 행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 그리고 에코챌린지를 실천하는 동안 많은 것들을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나 스스로에게 강제로라도 환경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느낌이었다. 다만, 문제는 내가 에코챌린지가 끝난 후에 다시 일상으로 복귀했다는 것이다. 역시 오랬동안 박힌 습관은 어디가지 않는다더니, 나 자신이 그런 처지가 되고 말았다. 에코챌린지를 끝내고 조금씩 나는 다시 환경에 무감각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그것에 대해 잊어버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던 도중 문자 하나가 왔다. 다들 에코챌린지가 끝나고 환경운동과 관련해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짦게나마 후기를 써달라고 말이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어라? 그게 있었나? 아 맞다...망했다.' 쓸 게 없었다. 당연한 결과였다. 내가 그 뒤로 실천한 게 없으니 말이다. 내가 에코챌린지를 시작하기 전과 같이, 이번에도 나에게 '환경문제'라는 말은 '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는 것, 그래서 별로 할 말이 없는 그것'으로 다가왔다. 

 

  아마도 (나를 포함해서)요즘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적어도 한 번씩은 환경문제에 대해서 들어봤을 것이다. 어디에서라도 접할 수 있는 이슈아닌가. 문제는, 에코챌린지뿐만이 아니라, 환경문제에 대해서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문제라고 동의는 하겠지만, 정작 생활에서는 그것에 대한 인지가 부족할 뿐 아니라 알고있다고 하더라도 잊어버리기가 굉장히 쉽다는 것이다. 어딜 나가든 보이는 쓰레기들, 마구 쓰는 휴지들, 생각없이 쓰는 일화용품 등등...여기저기서 덮쳐오는 일상에서의 (환경에 대한)무관심은 특히나 나같이 반만 걸쳐있는 사람들에게 금방 넘어가도록 만든다. 어찌보면 토토로샘의 예상치 못한 일격(?)을 받고 지금 여기 앉아서 반성문 아닌 반성문을 쓰고 있는 나도 그러한 문제의식에 대해서 정말 잠깐 눈을 떴다가 다시 원래대로 복귀한 사람들 중 하나이다. 그나마 유일하게 내가 에코챌린지 뒤에 바뀌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가끔씩 눈에 들어오는 작은 인식들이다. 이를테면 길을 가다가 보이는 쓰레기들, 휴지를 쓸 때 불현듯 느껴지는 경각심, 혹여나 내가 쓰는 휴지와 일회용 마스크가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일상에서의 가끔, 그리고 정말 짧게 스쳐지나가는 생각들. 이걸 가지고 무언가를 '실천'한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유일하게 내가 나에게서 바뀐 것이 있다고 느끼는 점은 이러한 잠깐의 문제의식들이다. 아마 그 다음의 단계는 뻔할 것이다. 그 지나가는 단상들을 모아서 직접 행동으로 실천하기. 그러나 아직도 나는, 거기까지도 올라가지 못했다. 다만 아주 조금, 진짜 조오오오오오금 변했을 뿐. 

 

  지금이라도 해야지, 해야지 하는데, 정말 될까? 뭐, 내가 실천하는 것에 달렸겠지. 지금당장 휴지부터 아껴야지.

 

댓글 7
  • 2021-12-16 09:06

    조오오오오오금 변했다고 솔직한 고백을 하는 재하군은 분명히 변한것임 ㅋㅋ

  • 2021-12-16 09:51

    아주 사연이 구구~절절~하구나!ㅎㅎ

     

    즉, 한마디로 딱히 변한게 없으나, 앞으로는 조금이나마 변하긴  해야겠다는 말이니, 나는 종종 재하에게 또 다시 일격(ㅋ)을 가하도록 하마! 괜찮지? ^^

     

    • 2021-12-16 18:28

      두 사람의 티키타카 또한 관전 포인트~ ㅎㅎ

  • 2021-12-16 14:47

    가끔 눈에 들어오는 게 점점 걸리게 되겠죠^^

  • 2021-12-17 07:44

    😉 💘

    하하하~  담번엔 재하가 어떤 챌리지를 하는데 어떤 소재를 다뤄볼까요 ?  하는 질문을 하는 글을 짧게 던져주면 좋겠당 ! 

    수고많았어요, 재하군.

    같이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

  • 2021-12-17 18:57

    쑥쑥 커서 청년이 되가는 재하군^^
    고백 잘 읽었어요ㅎㅎㅎ

  • 2021-12-17 19:06

    ㅋ 눈앞의 것이었던 에코를 손안의 것으로 만나가는 변화의 과정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