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행성 #22] 바다가 섰습니다!!!

사이
2024-04-0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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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경 바다가 처음 뒤집었을 때 놀라움과 함께 여러 가지 걱정이 떠올랐다. ‘이게 듣기만 한 뒤집기 지옥인가…?’맘카페에서 보았던 후기들이 쫙 떠오르면서 이제 적응한 잠 패턴들이 깨지고, 기저귀 갈이대와 바운서를 졸업해서 당근에 팔아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뒤집기 적응기가 지나니 그 순간 내가 겪어야 할 변화가 걱정돼 마음껏 기뻐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다음 성장의 변곡점에서 선 축하 후 걱정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280일경 바다가 내 몸을 잡고 서다가 갑자기 손을 딱 뗐다! 금방 넘어질 줄 알았는데 두 발에 힘을 딱 주고 약 5초 동안 서있었다. ‘어….? 내가 지금 뭘 본 거지?’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이걸 다시 영상을 담고 싶었다. 바다가 다시 내 무릎을 잡고 섰는데 내가 뒤로 물러서서 가까스로 영상에 담았다! 나도 모르게 ‘꺅꺅꺅!!’ 소리를 질렀다. 우리는 함께 환하게 웃었고, 나는 바다를 안고 너무너무 대견하고 기특하다고 엉덩이 토닥토닥했다.

 

침팬지는 20개월에 새끼를 낳고, 인간은 10개월에 아기를 낳는다고 한다. 그만큼 인간은 목도 가누지 못하고, 반만 성숙하게 태어난다. 인간은 학습하기 위해 태어난 종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두 발로 서기 위해 배밀이하고, 네 발 기기 자세를 하고, 손으로 옆에 가구를 잡으며 발끝으로 서본다. 그리고 꽈당꽈당 수십번 넘어지고 으앙 울면서 드디어 두 발로 서는 연습을 한다. 바다의 성장은 300만 년 전부터 인간이 직립하기 위한 생명 진화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 같다. 바다는 걸음마를 연습하고, 엄마는 축하를 연습한다. 이제 발 때면 또 다른 고생이 시작되겠지만, 이 놀라움을 기쁨을 기억하려고 한다!

 

바다는 벌써 311일이 되었습니다!!

10개월이 지나가고 있네요~

사실 3월 되자마자 바다가 장염에 걸려서 하루에 5~6번씩 응가를 했어요...

거의 18일 정도 그래서 기저귀 갈다가 3월은 지나간거 같네요^^;; 

다행히 바다는 많이 아프지 않고 잘 먹고 잘자고 했습니다!

 

 

 

이제 잡고 서느라고 화분이 쓰러졌네요 ㅜㅜ 

 

오랜만에 파지사유 북토크에도 놀러갔습니다! 

바다가 엥~ 울어가지고 ㅎㅎ 많은 분들 뵈어서 너무 반가웠어요!!

 

새봄샘 겨울샘 가족과 명리학 인연으로 만난 샘들 함께 양평으로 봄소풍도 다녀왔습니다!

 

마지막은 바다 닭다리 먹는 장면으로~~

 

댓글 8
  • 2024-04-09 16:58

    드뎌 직립보행의 인간이 되었군요, 바다가^^
    글구 닭다리...표정...이렇게 좋을수가...ㅋㅋㅋㅋㅋㅋ

  • 2024-04-11 05:55

    바다의 까치발에도 중력이 미치니, 아장아장 걸어가겠지요~

  • 2024-04-11 15:00

    균형잡고 설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한 일이네요~ 바다도 깜짝 놀란 듯요~
    꽃도 보고, 풀도 보고 많이 놀러 다니면 좋겠네요!

  • 2024-04-11 22:50

    곧 유모차 탈출 사건 발생하지 않을까 예측해봅니다. ㅋ

    엄마손 잡고 아장아장 걸을 날이 점점 다가오는 군요.

  • 2024-04-12 04:38

    날이 좋아 바다델고 나들이 가기 젛겠네요
    서고 걷고
    바다의 세상이 더 넓어지겠어요
    직립 축하 축하

  • 2024-04-12 08:27

    바다가 혼자 두 발로 서는 순간을 포착하다니! 저도 같이 기쁨의 탄성이 나오네요.ㅎ
    인간의 진화사가 응축된 경이로운 순간입니다.^^

  • 2024-04-12 13:11

    에궁.. 장염으로 고생했군요. 다 나은 거죠?
    바다 손에서 힘이 느껴지네요ㅎㅎㅎ
    에너지넘치는 바다 따라다니려면 사이님도 아자아자!

  • 2024-04-13 11:24

    곧 걷겠군요.
    그리고 사이님의 새로운 고군분투가 시작되겠구요.
    ㅋㅋㅋㅋ
    바다가 낯 가리지 않게 자주 보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