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다큐보기 18일차> 나의 문어 선생님

고마리
2022-07-28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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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자? 

20대인 두 딸들이 추천한  환경 다큐 영화는

‘나의 문어 선생님(My Octopus Teacher)’이였다.

 

영화의 주인공은 삶의 목적의식이 무너져 근본적인 변화가 절실할 때,

남아프리카 공화국 웨스턴 케이프주 아프리카 끝자락에 있는 ‘폭풍의 곶’인 어릴적 고향으로 내려간다.

대서양의 바닷 속에서 암컷 문어에 매료되어 자연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이 생겨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된다.

 

삶의 변화를 주고 싶을 때는 환경에 변화를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다. 자연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나는 흙의 물컹거림에 땅을 밟지 못하는 둘째 아이 때문에 두려움을 느껴, 도시의 아파트를 떠나 시골로 이사를 했다.

도시에서의 삶은 자연과의 단절을 의미했다.

그는 바닷가 산책 중, 경이로운 자연을 아들에게 보여주었던 일을 제일 가슴 설랬던 것이라고 말한다.

나 또한 아이들의 유년시절을 자연에서의 삶으로 채워지길 바라는 마음에 봄·가을에는 작물을 심고 추수하며 토끼, 개 등 가축을 키우고 야생의 너구리, 고라니 온갖 새들의 합창소리를 들을 수 있게 노력했다.

특히 식물이 자라는 생명의 변화는 매일 매일이 경이로워 아이들과 함께 하고자 했다. 꽃들 속으로 물 흐르듯이 빠르게 움직이는 개구리의 몸짓에서 모든 생명이 가치 있는 타자임을 인식하길 바랬다.

하지만 다 자란아이들은 선택적 귀를 가지고 있어서인지 별 반응을 하지 않았다.

어릴 때의 그 순수한 호기심은 모두 사라진 것 같아 슬프다.

 

1년간 문어를 들여다보고 교감을 나누며 주인공은 인간과 문어와의 경계선이 사라진 것을 느끼고, 타자를 이해하기 위해 닥치는 대로 과학책을 읽고 공부한다. ‘왜문어가 인지력의 2/3가 바깥쪽 팔의 뇌어서 나온다. 또한 생각하고 느끼고 탐험하며 존재의 목적을 실현한다. 빨판 2천 개를 제각각 움직일 수 있다. 고양이, 개와 비슷한 지능을 가진 연체동물이다. 이런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문어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면 달라진 자신을 사랑하게 되어 모든 생명이 가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자연이 베풀어 주는 에너지를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며 타자와의 더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해 본다.

‘다시마 숲 평생 보호’ 활동에 헌신 하고 있는 그처럼 자연 생태적 삶을 살기 위한 작은 실천들을 찾아 행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지구를 살리자’가 아닌 ‘인간을 살리기 위해’.

댓글 3
  • 2022-07-30 00:14

    고마리쌤 귀농엔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자연과의 교감은 차도녀 아니고 어도녀인 저에겐 참 어렵더라고요. 글로만 배운 자연과 일상적으로 교감하게 될 날이 올까요~

  • 2022-07-30 13:49

    어도녀는 뭔가요?? ㅋㅋㅋㅋ

    두 딸의 추천작이군요.

    고마리샘은 식물선생님들과 몇 년째 함께 하고 계시지요.

    다큐 몇 편짜리인데.. 누군가 찍으면 좋겠네요 ㅋㅋ

     

  • 2022-07-31 20:43

    그러게요. 이 영화를 추천해주는 친구들이 무척 많았어요.

    문어와 이별하는 장면은 너무 슬퍼서 ㅠㅠ

    보고 싶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