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내 장보기 14일차> 돌아다니며 사먹을 때.., 알바트로스

아낫
2022-06-23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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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로 요거트~ 두요!! 고마리샘의 보리수잼 올려서 든든한 아침!! 작은 두유를 사는 바람에 플라스틱 빨대 몇 개 나왔지만.. 앞으로는 테트라팩에 든 큰 두유를 사서 플라스틱은 나오지 않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좀 신납니다. 

   

 

비건으로 대기업? 제품이 나오면 좀 팔아주려고 합니다. 비건 식생활이 대중화되는 세상을 빨리 보고싶나봐요.

그런데 플라스틱도 사게되고.. 저 요거트는 제가 못먹는 향이더라구요. 날짜 지나고 버리진 못하고 냉장고에 있었네요. 집에서 만든 두요 네 번은 충분히 먹겠네요. 

   

작은 유리병 음료랑 누룽지, 이츠베러..라는 곳에서 나오는 비건 쿠키 같은 것을 들고 다니며 먹기도하고,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도시락도 종종 싸서 다닙니다만.. 요 며칠은 많이 사먹었네요. 스타벅스 비건 라자냐와.. 콜드브루 오트 라떼.. .. 솔직히 모르는 동네 가서 식당 찾기 어려울 때 자주 갑니다.. ㅠㅠ

이 메뉴라도 있을 때는 그나마 다행입니다.. 품절? 절품?이 얼마나 잘 되는지.. 스타벅스는 비건 메뉴를 내놓은 재미로 내놓는것이 확실한것 같아요. 

오늘은 성공! 일산쪽에 갔다가 일산 호수공원에 여미재라는 김밥집 찾아 갔습니다. 정성스런 김밥.. 비건 김밥으로 곤약과 후무스(병아리콩..) 넣은 김밥을 먹을 수 있어요! 원래 일산 호수공원 여기 저기에 앉아서 드시려는 분들로 주문하기도 어려운 김밥집인데 오늘 억수로 비가 오는 바람에 여유롭게 주문해 먹었답니다. (당근, 비트, 우엉, 곤약, 줄기콩, 후무스, 밥은 진짜 한 켜.... 미역국? 국물은 같이 간 다른 분 것..)

  

 

집에서 먹을 때는 일주일 전에 사온 두부도 구워먹고 새송이버섯 장조림도 해먹고 토마토도 삶아먹고 ..장터에서 산 열무김치로 모밀도 말아먹고..ㅎㅎ  아직도 먹을 게 많네요. 저는 용기내 장보기 하는동안 용기 들고 뭘 사오게 되질 않을 것 같은데.. 어쩌지요.. 

 

음.. 그리고.. 지난 수요일에 세미나 중에 유리병에 담긴 음료가 줄어들어 아쉽다는 이야기를 하던 중..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어쩌면 플라스틱 통이나 비닐팩에 든 것이 덜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분해되는 데 걸리는 기간, 만드는 데 드는 단위에너지.. 같은 것을 기준으로 볼 때 그런것 같다는 말씀으로 이해했고..  더 공부해봐야할 지점 같아요. .. 

그런데 이건 지금 차분히 돌이켜볼 때 드는 생각이고.. 실은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저는 왜 그런지 울컥해서 뭘 '힘주어' 이야기를 하고 편하게 듣지도 못하고... 수업 시간때문에 급히 나오게 되었고 그날 그런 내 모습을 이해해주기까지 좀 시간이 걸렸어요. 

 

그리고 듣게 된 제 마음의 말은.. '플라스틱은 물 위에 뜨잖아' 였어요.  제가 플라스틱 문제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게.. 2018년 말.. 

죽은 바다 거북들 조사를 했는데 배에서 150~300개의 플라스틱 비닐 조각이 나왔다는 캠페인 이미지였어요. 담배꽁초, 타이어 조각도 있었고요. 그때 참 망연자실했어요. 플라스틱 문제를 미세먼지.. 쓰레기 문제 정도와 연관 짓고 있다가 .. 플라스틱이 바로 살해도구가 된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그때 스티커를 오백장인가 만들어서 아무데나 주고 다녔어요.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도 마음 한 구석은 계속 제사를 지내는 것 같았어요.

그 후 바다에 사는 고래 등 많은 포유류들에게 그리고 바다 위를 날면서 물살이를 사냥하는 새들에게도 플라스틱은 바로 살해도구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특히 크리스조던의 '아름다움 너머'라는 전시를 통해서 '알바트로스'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너무 끔찍한 현실을 알게 되었어요. 알바트로스.. 아주 아주 큰 새이고.. 바다 위에서 며칠을 비행하면서 물살이들을 사냥해 배 안에 채워 와서 그걸 개워내서 새끼에게 먹이는데... 저 하늘 위에서 먹이인 줄 알고 먹었던 물살이는 플라스틱 조각이었고.. 그 조각이 어미의 목구멍은 통과했지만... 새끼의 목으로 넘어가면서는... 

아래 사진을 보시면 짐작이 되실 것 같아요. 저 새는 날지도 못하는 새끼입니다.. 시체에서 썩을 것들이 썩고 남은 자리.. 그대로입니다. 뭘 모아 놓은 것이 아니더라구요. 장기가 상해서 먹지 못하고.. 크지 못하고 .. 단 한번의 비행도 도약도 하지 못하고 저렇게 되는 수 많은 알바트로스 새끼들입니다. 

지금 시스템들은 이런 죽음을 계산에 넣을 상상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하고 .. 외면하고 있는데.. 그래서 이성과 숫자 너머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 종종 제사만 지내고 있어서 문제기도 하지만요.... 

(많이들 보셨을 것 같지만...) 비메오에서 알바트로스 볼 수 있는 주소..   

 

그날 세미나 후에.. 오랫동안 마음이 두 갈래였다가... 좀 모아지더라구요. 저는 지금처럼 화장품도 음료수도 유리병에 든 것을 사게될 것 같아요. 그리고 재사용도 계속 열심히 하구요. 재활용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자고 기업에 이야기하는 것도 좀 적극적으로 할 방법을 찾아봐야겠어요.

용기내 프로젝트하면서 용기 내는 장보기는 아직 못했지만 많은 안팎으로 많은 발견을 합니다. 얻어 먹기도 주워 먹기도 뜯어 먹기도 계속하고 이렇게 같이 공부하고 다양한 현실, 지식들도 귀동냥하면서요.. 

주저리 주저리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애주의가 사회적 본능과 동정적 충동을 확산시키는 시대가 오지만,

그 시절에 이미 "사회적 본능은 더 세심해지고 더 널리 확산되어 

결국 모든 감각적 존재에게까지 이른다."라고 지적한 다윈의 주장은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덧붙인다. 

우리 가운데 몇 사람이 

이런 덕성을 귀하게 여겨 행동으로 옮긴다면, 

그것은 가르침과 솔선수범을 통해 

자손을 번져 나가 

결국 일반적인 견해로 자리 잡을 것이다. 

공감의 시대 - 제러미 리프킨 

 

 

댓글 5
  • 2022-06-24 07:09

    뭐든 덜  쓰는 게 정답이고 그래도 뭔가 쓰게 될테니 쓰면 오래 쓰는 게 그 다음이겠죠,,

    오래 오래 재사용해봅시다.

    낡아서 쓸 수 없을 때까지

  • 2022-06-24 16:05

    알바트로스 사진,
    고개 돌리고 싶은 불편한 진실이네요.
    알면 알수록 불편해지는 마음, 그동안 정말 편하게 살았다고 반성합니다.

  • 2022-06-24 23:09

    오래전에 본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섬 영상은 정말 충격이었어요.ㅠ

    유리는 재사용하고 플라스틱 사용은 줄이고, 편한 선택을 하려는 마음은 다잡고...그렇게 계속 나아가야겠죠.

  • 2022-06-24 23:21

    오이를 선물로 드렸더니 아낫샘이 비건 오이소박이 담아주셨어요~

    김치는 젓갈 맛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니더군요~  상큼하고 새콤하게 잘 익은 오이소박이 맛났어요^^ 감사해요~~

    몇년전에 둥글레랑 함께 크리스 조단 작품전 보고 속상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여러 이유로 플라스틱이 그 무엇보다 불편하다는 것..아낫샘 글을 읽고 깨닫게 되네요... 마음이 어디를 향하는 지 살피는 아낫샘 리스펙!

     

  • 2022-06-26 23:30

    1,2주전부터 제가 걷는 탄천길에 오리들이 사라졌었는데,

    비가 내린 후 새끼 다섯 마리와 함께 돌아왔더라구요. 반갑더구만요ㅎㅎ

    그러고 나니 함께 사라졌던 고양이가 다시 나타날 것 같네요.

    오늘 밤에 비가 좀 많이 오길~~